본문 바로가기

잡상326

초원의 빛 (Splendor in the grass) Splendor in the grass by William Wordsworth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u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 Out of human sufferi.. 2019. 4. 3.
고대 그리스의 병사들은 어떤 것을 먹었을까 ? 고대 그리스의 고전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에는 당시 병사들이 어떤 것을 먹고 마셨는지에 대한 묘사가 매우 상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서사시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BC 3~4세기의 페르시아 전쟁이나 펠로폰네소스 전쟁 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까마득한 옛날인 BC 11세기 정도의 청동기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즉 도리아인들의 침공 이후 형성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테네와 스파르타로 양분되는 그리스 시대보다 훨씬 이전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등장 인물들의 갑옷과 투구, 창 등이 모두 청동으로 되어 있지요. 다만 철기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까지는 아니고, 철이 등장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아직 철기시대 초창기라서 당시의 철(iron)에는 탄소 함량이 너무 많아 단단하기는 하지만 깨지기 쉬운.. 2019. 1. 21.
이 남자가 싸우는 방법 - Sharpe's Honour 제1장 Bertrand Cornwell의 Sharpe 시리즈 중, Sharpe's Honour 중 제 1장입니다. 맛보기로 한장만 번역했어요. ------------------------------------------------------------------------------------ 차가운 바람이 바위투성이 골짜기를 휩쓸던 습기찬 어느 봄날, 샤프 소령은 오래된 돌 다리 위에 서서 남쪽의 바위투성이 능선 낮은 쪽으로 향하는 길을 지켜보고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로 인해 언덕들은 어두워보였다. 그의 뒤쪽으로는, 머스켓 소총의 발화장치를 헝겊으로 가리고, 총구에는 빗물이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코크마개를 막아둔 채로, 5개 중대의 보병들이 늘어서 있었다. 샤프가 알기로는, 능선까지의 거리는 500야드였다.. 2019. 1. 10.
스파르타는 왜 망했을까 ? 몇년 전 영화화되어 많은 패러디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 300의 줄거리는 한마디로 '스파르타 인들의 전설적인 용맹'입니다. 물론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오락용으로 만들어진 영화에 불과하며, 많은 허구와 왜곡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줄거리 자체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BC 480년 가을, 바닷가의 협로인 테르모필라에(Thermopylae)에서, 그리스 본토를 침공하기 위해 이 곳을 통과하려는 크세륵세스의 수십만 대군을, 수도 훨씬 적고 가난한 스파르타의 용사들이 상당 기간 저지하다가 결국 옥쇄했던 사건이 이 영화의 배경이지요. (테르모필라에를 스파르타가 꽉 틀어막는다고 해도, 바다길이 뚫려 있으니까 페르시아 군은 그리스 본토를 유린할 수 있다고요 ? 사실 그렇긴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원시적.. 2019. 1. 3.
여왕과 마멀레이드 - 협상과 껍질과 아침식사 이야기 저는 신입사원 기본 교육을 싱가폴에서 싱가폴 강사에게서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협상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거기서 당시로서는 굉장히 인상적인 강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여성 강사분이 가르치려던 것은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스토리 라인을 아래와 전개하더라고요. "내가 학생 시절에 내 여동생과 냉장고에 하나 밖에 안 남아 있던 오렌지를 두고 서로 다툰 적이 있었다. 한참을 싸우고 난 뒤에야 알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오렌지로 쥬스를 만들어 마시려는 것이었는데 동생은 오렌지 껍질로 마멀레이드를 만드려는 것이었다. 알고 보면 서로 싸울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제 기억으로는 저는 그때 이미 마멀레이드가 뭔지는 대충 알고 있었고 (그것도 카투사 .. 2018. 12. 31.
크리스마스 특집 : 누가복음 16장의 부정직한 청지기 이야기 이번 글을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성경 이야기입니다. 저는 정식으로 신학을 공부하기는 커녕 성경을 완독해본 적도 없는 동네 아저씨에 불과하니 진지한 신학 강론을 쓸 수는 없고, 그냥 가볍게 읽고 웃을 만한 이야기로 쓴 것입니다. '잘 모르는 평신도들은 별의별 생각을 다 하는구나'라고 그냥 가볍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개신교 신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나일론 신자입니다. 제 와이프는 이대로 회개하지 않고 죽을 경우 제 가련한 영혼이 구원받지 못할 것이라고 무척 염려할 정도지요. 제가 제대로 된 신자로 인정을 못 받는 이유는 성서나 교회에 대해 자꾸 이런저런 의심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12사도 중 절대 베드로 같은 사람은 아니고 의심많은 도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 2018. 12. 24.
속물들을 위한 레미제라블 속의 돈 이야기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마리우스는 가난한 청년이지만, 그의 외할아버지는 부자로 나옵니다. 그러나 사실 외할아버지도 대단한 부자는 아닙니다. 영화 속에서, "Look down - Paris" 부분에서 마리우스와 앙졸라가 노동자들을 선동하고 있을 때 외할아버지가 그 광경을 마차 안에서 지켜보면서 통탄하고 있는 모습이 잠깐 나오지요 ? 하지만 소설 속에서 이 외할아버지는 마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당시 2인승 작은 마차라도 소유하려면 1달 유지비만도 500프랑 정도로서 엄청나게 비쌌거든요. 이 외할아버지가 마차를 탔다면 현재의 택시 같은 삯마차를 탄 것입니다. 과연 이 외할아버지 질노르망(Gillenormand) 씨는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었을까요 ? (이 분이 마리우스의 외할아버지 질노르망 씨입니.. 2018. 12. 20.
공화국의 마리안느와 자유-평등-박애 이번에 노란조끼(gilets jaunes)라는 시위대가 파리를 뒤집어 놓으면서 개선문 안에 보관되었던 마리안느(Marianne)라는 여자의 두상도 크게 파괴었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의 혀를 차게 했습니다. 특히 저 마리안느라는 여자의 표정이 몹시 화가 난 표정이라서 더욱 눈살이 찌푸려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정작 마리안느 자신은 시위대가 자신의 두상을 과격 시위로 파괴한 것에 대해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리안느 자신이 바로 저항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2013년에 썼던 것인데, 이번 노란조끼 시위대 사건으로 약간 고쳐서 옮겨 왔습니다. --------------------------- 아래 사진은 제가 몇년 전 가을 파리 여행 갔을 때 찍은 노트르담 성당입니다. 그때 오전.. 2018. 12. 13.
예수님은 진보인데 왜 목사님들은 보수인가 ? 저는 몇번 언급드렸다시피, 기독교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매주 교회에도 나가지만 그다지 믿음이 깊지 않은 반쪽짜리 신자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신앙심을 가진 분들을 이해도 하고 또 예수님의 가르침이 옳다고 느끼고 세상에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만, 과연 그 신의 이름이 여호와이고 아브라함의 하나님인지에 대한 결정적인 확신이 없어요. 그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해야 이번에 쓰는 글에 대해 오해가 없겠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성경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 열심히 성경을 읽었습니다. 물론 정식 신학 공부를 하신 신부님들이나 목사님에 비하면 어림도 없겠습니다만, 믿음을 중시하는 일반적인 개신교 신자보다는 성경을 더 많이 읽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성경을 읽을 때마다 드는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 2018. 12. 6.
문제는 세금이야 이 멍청아 ! -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 최근 해외 언론에 트럼프의 작년말 법인세 대폭 인하 효과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Trump’s tax-cut party is officially overhttps://finance.yahoo.com/news/trumps-tax-cut-party-officially-204513240.html 별로 긴 기사도 아니지만, 요약하면 '기업 세금을 대폭 깎아줬지만 트럼프의 선전과는 달리 그 혜택 대부분은 기업의 금고를 채우기만 할 뿐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극히 작더라' 라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비슷한 내용의 기사는 매우 많습니다. (물론 반대로 찬양고무하는 내용도 많습니다.) 'Trump’s Tax Cut Hasn’t Done Anything for Workers'h.. 2018. 11. 29.
유럽인들은 언제부터 고기를 배불리 먹었나 - Poule au pot 이야기 '문학과현실'사에서 출간된 빅토르 위고의 "브르타뉴의 세 아이들"이라는 소설은 솔직히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이 소설 속에는 주인공들이 마라나 당통, 콘월리스나 윌리엄 피트와 같은 실존 인물과 함께 등장하기 때문에, 제가 읽을 때 누가 실존 인물이었고 누가 가공의 인물인지가 약간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위키를 뒤져 보았으나, 대체 이 소설에 대해서는 찾을 수가 없더군요. 한참 후에야, 이 소설의 원제가 '1793' 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소설은 빅토르 위고가 마지막으로 쓴 작품으로서, 제목이 암시하듯이 프랑스 대혁명에 반발하며 일어났던 방데(Vandee) 지방의 내란을 다룬 것입니다. 줄거리는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몇가지 인상적인 대목들이 있더군요. 아마 '~.. 2018. 11. 15.
어느 병사의 주석 스푼 이야기 화제의 영화였던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저스 3 : 인피니티 워'에서 묘한 소품이 있었습니다. 토르가 우주 공간에서 떠돌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 일당의 우주선에 구출해낸 뒤, 뭔가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토르는 상당히 조그만 구리 사발 같은 것에서 뭔가 수프 같은 것을 스푼으로 먹고 있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타노스가 가오갤 일당 중 가모라를 붙잡은 뒤에, 가모라에게 '너 배고프지 않냐?' 라며 뭔가 먹을 것을 건네는데, 그게 토르가 먹던 것과 똑같이 생긴 조그만 구리 사발 같은 것이었어요. (유튜브를 열심히 검색해서 간신히 찾은 화면입니다. 원래도 좀 작은 사이즈의 사발인데 타노스의 손에 쥐니 거의 컵이네요. 토르가 먹던 사발 장면은 아무리 검색해도 안 나옵니다.) (인피니.. 2018.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