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혼블로워19

나폴레옹 시대의 복사기 Hornblower and the Atropos by C.S.Forester (배경: 1805년 영국 근해 HMS Atropos 함상) ---------------- (아트로포스 호의 함장인 혼블로워는 밤늦도록 그날 있었던 프랑스 사략선 나포건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막 끝내고 보고서 내용에 나름 흡족해하며 다시 읽어보고 있는 중입니다.) 함장실 문에 노크가 있었다. 대체 방해받지 않을 순간이 전혀 없단 말인가 ? "들어와." 그가 말했다. 들어온 사람은 선임사관인 존스였다. 그는 혼블로워의 손에 들려져 있는 깃털펜과 테이블에 놓인 잉크병과 종이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실례합니다, 함장님." 존스가 말했다. "제가 너무 늦게 온 게 아니었으면 합니다." "무슨 일인가 ?" 혼블로워가 물었다. 그는 존스 중.. 2019. 6. 13.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7) 화이팅이 그의 앞에 나타났는데 그의 주홍색 코트가 더럽혀지고 손목에는 검을 대롱대롱 매단 채였다. 그의 눈빛은 충혈되고 흐릿했다. "저들을 뒤로 물리게." 부시는 전투의 광기 속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의 이성을 유지하려 애쓰며 말했다. 화이팅은 부시를 알아보고 이 명령을 이해하는데 1~2초 걸리는 모양이었다. "예, 부관님." 그가 말했다. 빌딩 너머를 보니 또 다른 수병들 한무리가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혼블로워의 공격조가 반대쪽 성벽에서 출입구를 찾은 모양이었다. 부시는 주변을 돌아보고는 마침 근처에 나타난 그의 부하들 한무리를 불렀다. "나를 따라와." 그는 말하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니 성곽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올라가는 중간 지점에는 사람 하나가 죽어넘어져 있었.. 2019. 6. 3.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6) 이제 드디어, 바로 앞 요새 너머의 하늘이 약간 더 희미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어쩌면 구름 위로 달이 올라온 것일까 ? 그 쪽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하늘은 보라색 벨벳 같았고, 아직 별들이 여기저기 흩뿌려져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전에는 보이지 않던 희미한 빛이 하늘에 있었다. 부시는 몸을 뒤척이며 벨트에 불편하게 끼워져 있는 권총들을 더듬어 보았다. 그것들은 모두 공이치기가 반만 당겨진 안전 위치 (at half cock, PS1 참조) 상태였다. 그는 나중에 공이치기를 완전히 뒤로 당겨놓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했다. 수평선을 보니 보라색 하늘에 무언가 붉그스름한 색이 살짝 비치는 것 같았다. "부대에게 명령을 전달하라." 부시가 말했다. "공격 준비." 그는 명령이 대오를 따라 전달되기를.. 2019. 5. 27.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4) 제9장 더 시원한 육지에 접근하면서 바닷바람은 멈춰버렸지만, 육지와 바다의 기압 차이가 없어지는 것이 바로 이 한밤중의 바람 한점 없는 시간대였다. 바다 쪽으로 몇 마일만 가면 영원히 그치지 않는 무역풍이 불겠지만, 이 해변에는 눅눅한 고요함이 압도적이었다. 대서양에서 밀려오는 긴 파도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첫번째 여울에 부딪히자마자 잠깐 부서지는 듯 하다가 다시 살아나, 마치 한때 건강하다가 최근 병을 앓아 아직 쇠약한 사람처럼 서쪽의 해변에 규칙적으로 부딪혀 거품으로 터지곤 했다. 사마나 반도의 석회암 절벽이 시작되는 이곳에는, 작은 물길이 절벽에 꽤 넓은 협곡(gully)을 파놓은 으슥한 구석이 넓은 해변 맨 동쪽 끝부분에 있었다. 그리고 바다와 파도, 그리고 해변이 모두 불타오르는 듯 했다. 밤.. 2019. 5. 13.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3) 버클랜드는 결정 장애로 괴로와하면서 (in painful indecision) 그의 두 하급 장교를 쳐다보며 앉아 있었다. 부시는 그런 그에게 동정심이 느껴졌다. 만약 이 두번째 공격이 처참하게 실패한다면, 특히 전체 상륙조가 고립되어 항복이라도 해야 한다면 버클랜드의 미래는 확실하게 끝장나게 될 것이었다. "우리가 요새를 점령한다면, 함장님," 혼블로워가 말을 이었다. "만 안에 있는 사략선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다시는 그 만을 정박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건 사실이지." 버클랜드도 동의했다. 그것이 그가 받은 명령을 아주 깔끔하고도 경제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게 성공한다면 그의 평판은 완전히 회복될 수 있었다. 리나운 호가 파도를 타면서 전함의 목판들이 박자에 맞.. 2019. 5. 6.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2) 혼블로워는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도 서둘러 끼워입은 티가 나는 모습으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재빨리 선실에 나타났다. 들어서면서 그는 초조한 듯이 선실을 둘러 보았는데, 왜 상관들이 있는 이 선실로 소환이 되었는지에 대해 불안해하며 마음 고생을 한 것이 분명했고, 그 불안함은 사실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들은 이 작전 계획이란 게 대체 뭔가 ?" 버클랜드가 물었다. "듣자하니 요새를 습격하는 것에 대해 뭔가 제안할 것이 있다더군, 미스터 혼블로워." 혼블로워는 즉각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의 논점에 대해 정리하고 이 새로운 상황에 비추어 그의 최초 작전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었다. 부시는 리나운 호의 공격 시도가 실패하는 바람에 기습이라는 초기 이점을 잃은 상황에서 그의 작전 계획에 대해.. 2019. 4. 29.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1) 제7장 만신창이가 된 리나운 호에 열대의 밤이 잦아들었을 때, 리나운 호는 바닷바람에 더해 무역풍이 보내온 대서양의 파도를 간신히 이물로 가를 정도로 느슨하게 돛을 펼친 채 육지로부터 떨어진 곳을 항진하고 있었다. 버클랜드는 그의 새 선임부관, 즉 부시와 함께 앉아 현 상황을 초조하게 의논하고 있었다. 미풍이 불어옴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선실은 마치 오븐처럼 무더웠다. 탁자 위의 해도를 비추기 위해 갑판 대들보에 매달아 놓은 2개의 등불이 방 전체를 견딜 수 없는 수준으로 달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부시는 제복 밑에서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목칼라(stock)가 그의 두꺼운 목을 옥죄었기 때문에 가끔씩 손가락 두개를 칼라에 넣어 잡아당기곤 했지만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냥 그의 무거운 .. 2019. 4. 22.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0) 더 이상 육풍이 불 때도 아니라고 부시는 생각했다. 버클랜드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언덕 위의 요새에서 날아온 포탄 하나가 주돛대 삭구 고정판(the main chains)에 우지끈하고 박히면서 나무 파편이 비처럼 뿌려졌다. 화재 진압조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를 들으며 버클랜드는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 "스프링 닻줄을 잡아당기게." 그는 명령을 내렸다. "바다를 향하도록 함수를 돌리게." "예, 함장님." 후퇴 ? 패배. 그 명령이 뜻하는 바가 바로 그거였다. 하지만 패배라는 현실을 직면해야 했다. 그 명령을 내린 뒤에도 당장 전함이 처한 위험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았다. 부시는 돌아서서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거기, 캡스턴 돌리는 거 중지 !" 톱니멈춤쇠의 철컹거리는 소.. 2019. 4. 15.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9) 선미갑판에 있는 버클랜드에게도 설명이 필요했다. 선미갑판에 가보니 부시는 정말 그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인생 최초로 독립적인 지휘권을 가지고 수행하는 첫 모험이 실패로 끝나고 있데다 그의 전함이 이런 절대절명의 위기에 놓인 것을 지켜보고 있던 이 불운한 사내는 난간의 레일을 포도주병의 코르크처럼 뜯어내려는 듯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스미스가 그에게 전달해야 할 매우 중요한 소식이 하나 있었다. "로버츠가 죽었습니다." 그는 입술 한쪽 구석을 통해서 나지막히 말했다. "안돼 !" "죽었습니다. 론치 보트를 타고 있던 그를 대포알이 두동강 냈습니다." "세상에 저런 !" 부시가 로버츠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이제 자신이 이 전함의 선임부관(first lieutenant : PS1.. 2019. 4. 8.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8) 사상자들이 끌려나가고 캡스턴 바에는 다시 수병들이 배치되었다. "밀어라 !" 부스가 외쳤다. 철컹-철컹-철컹. 캡스턴은 점점 더 천천히 돌았다. 그러더니 결국 딱 멈췄고, 멈춤목이 장력을 받아 삐그덕 소리를 냈다. "밀어라 ! 밀어 !" 철컹 ! 그리고는 아주 마지 못해 움직이듯 아주 오랜 간격 뒤에 다시 철컹 ! 그러더니 또 멈췄다. 힘을 쓰는 수병들의 팽팽한 등짝 위에 햇빛이 무자비하게 내리쬐었다. 굳은 살이 박힌 발로 갑판의 목판 틈 사이에 디딜 곳을 찾느라 더듬거리며 수병들은 캡스턴 바를 온 힘을 다해 밀었다. 그들이 힘을 쓰도록 내버려둔 채, 부시는 다시 하갑판으로 내려갔다. 그는 하갑판에서 수병들을 차출하여 상갑판으로 보내 캡스턴 바를 밀 인원을 3배로 늘렸다(to treble bank the.. 2019. 4. 1.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4) "바로 아래에 떨어졌습니다, 부관님." 바로 옆 포구에 서있던 혼블로워가 보고했다. "대포가 뜨거워지면 닿을 것 같습니다." (When the guns are hot they'll reach it. : 아래 PS1. 참조) "그럼 계속 하게." "제1 분대, 발포하라 !" 혼블로워가 외쳤다. 맨 앞의 4문의 함포가 거의 동시에 불을 뿜었다. "제2 분대 !" 부시는 포격의 충격과 그 반동으로 인해 발 아래 갑판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좁은 공간으로 매케하고 쓰디쓴 화약 연기가 흘러들어 왔다. 소음으로 감각이 거의 마비될 지경이었다. "다시 해봐, 제군들 !" 혼블로워가 외쳤다. "분대 조장들은 조준을 똑바로 하게 !" (see that you point true!) 부시 바로 옆에서 우지끈쿵쾅하.. 2019. 3. 7.
나폴레옹 시대의 아침 식사 광경 (발췌 번역) 제가 좋아하는 3대 나폴레옹 전쟁 소설 시리즈인 혼블로워, 샤프, 잭 오브리 시리즈들 중에서 아침식사 장면만 몇몇 번역을 해보았습니다. 그냥 심심풀이로 읽어보세요. 다만, 출출한 야밤에 읽으시면 좀 곤란하겠네요. Mr. Midshipman Hornblower by C.S.Forester (배경 : 1795년 프랑스) --------------------- (프랑스 망명귀족들이 영국 해군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 퀴베롱 지역에 상륙합니다. 사관후보생 혼블로워는 통역으로 이들과 동행합니다.) 그들은 번쩍이는 구리 냄비가 벽에 걸린 커다란 주방으로 들어갔고, 말이 없는 여자가 커피와 빵을 내왔다. 그녀는 애국자로서 열정적인 반혁명주의자일 수도 있었겠지만, 최소한 그런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녀의 감정은 .. 2018.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