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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327

어느 병사의 주석 스푼 이야기 화제의 영화였던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저스 3 : 인피니티 워'에서 묘한 소품이 있었습니다. 토르가 우주 공간에서 떠돌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 일당의 우주선에 구출해낸 뒤, 뭔가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토르는 상당히 조그만 구리 사발 같은 것에서 뭔가 수프 같은 것을 스푼으로 먹고 있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타노스가 가오갤 일당 중 가모라를 붙잡은 뒤에, 가모라에게 '너 배고프지 않냐?' 라며 뭔가 먹을 것을 건네는데, 그게 토르가 먹던 것과 똑같이 생긴 조그만 구리 사발 같은 것이었어요. (유튜브를 열심히 검색해서 간신히 찾은 화면입니다. 원래도 좀 작은 사이즈의 사발인데 타노스의 손에 쥐니 거의 컵이네요. 토르가 먹던 사발 장면은 아무리 검색해도 안 나옵니다.) (인피니.. 2018. 11. 5.
국내 보수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미국 경제 활황의 비결 요즘 한국 경기가 어렵다는 신문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체감적으로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실은 제가 느끼기에는 리먼 사태 이후, 조금 더 과장하면 IMF 이후 젊은이들 취업은 항상 어려웠고 자영업자 장사도 계속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그동안 우리나라는 MB와 503 정권 하에서 대단한 호황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런 호황의 달콤한 과실은 주로 기업들과 자본가들이 다 따먹었기 때문에, 대기업에 근무하지 않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것일까요 ? 하긴 양극화는 점점 심해진다고 하지요. 생각해보면 그동안에도 보수 언론의 경제란에서도 서민 경제를 걱정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김영란법이나 노인기초연금처럼 정부에서 사회정의 또는 사회복지를 위한 규제나 법령을.. 2018. 11. 3.
영국에서는 말이, 스코틀랜드에서는 사람이 먹는 곡식 Sharpe's Trafalgar by Bernard Cornwell (배경 : 1805년 인도양 무역선 상) ----------------------------- 아침식사는 매일 오전 8시였다. 3등실의 승객들은 종종 그룹으로 나뉘어, 각 그룹 내에서 당번을 정해 앞갑판(forecastle) 쪽에 있는 주방으로부터 버구(burgoo) 한단지를 가져왔다. 버구라는 것은 오트밀 죽에 밤새 주방 난로에서 고기를 삶을 때 나온 쇠고기 기름 조각을 섞은 것이었다. 점심은 정오에 있었는데, 이 때의 메뉴도 역시 버구였다. 다만 점심 때의 버구에는 좀 탄데다 덩어리진 오트밀에 좀더 큰 고기 조각 또는 질긴 말린 생선 조각이 섞여 나왔다. 일요일에는 소금에 절인 생선과 돌처럼 딱딱한 건빵이 나왔는데, 건빵은 바구미 .. 2018. 11. 1.
오브리(Aubrey) 함장이 안주빨 세우는 이야기 저처럼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도, 술집에 가면 배불리 먹고 나옵니다. 바로 안주 때문이지요. 소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술 문화는 싸구려 소주 때문에 별다른 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고들 하지만, 사실 술 안주 문화는 상당히 발달된 편이지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도 술은 푸짐한 안주와 함께 먹는 것이 당연한 듯 합니다. (양소와 함께 명교 2대 꽃미남 중 하나였던 범요) 의천도룡기 by 신필 김용 (배경 : 원나라 말기) ---------------- 조민이 앞장서 객점에서 다섯 집 건너에 위치한 작은 주막으로 들어갔다. 주막 안에는 드문드문 몇 개의 식탁이 놓여 있을 뿐 초라했다. 밤이 깊은 탓인지 손님이 전혀 없었다. 조민과 장무기는 식탁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았다. 범요는 손짓으로서 자기는 밖에.. 2018. 10. 25.
칩, 변호사, 그리고 넷플릭스 이야기 최근 중국이 아마존과 애플의 데이터센터에 납품되는 수퍼마이크로(Supermicro)사의 서버에 쌀알만한 크기의 스파이칩을 심어서 정보를 빼내려했다는 블룸버그 뉴스가 세상을 흔들었습니다. 맨 처음에 그 뉴스를 보고 저는 전형적인 가짜 뉴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든 HW는 그 자체만으로 동작할 수는 없고, 펌웨어(firmware) 및 운영체제(OS) 등의 소프트웨어의 지원이 있어야 동작합니다. 아마존과 애플 등의 기업이 서버를 납품 받은 뒤 어떤 운영체제를 쓸지, 또 언제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런 스파이칩을 심어둔다는 것은 너무 요행을 바라는 일입니다. 2) 일반 클라우드에 사용되는 서버라면 그 속에 탑재된 데이터가 보안상으로는 크게 쓸모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8. 10. 22.
육류 요리의 정점, 젤라틴 이야기 저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요리가 고기 요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양 고기 요리가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그쪽 방면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그런 생각에 절대 동의하지 않으시겠만요. 가령 삼겹살이나 생갈비, 스테이크 같은 것들은 그냥 고기를 불에 굽는 것이쟎습니까 ? 솔직히 '고기는 저 식당이 맛있다'라는 이야기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맛에 차이가 있다면 그건 재료의 차이겠지요. 그냥 날고기를, 그것도 손님들이 직접 구워 먹는데 무슨 요리 솜씨가 필요하겠습니까 ? (이게 요리라면 국민 모두가 일류 요리사...) 물론 고기를 어떻게 자르느냐 하는 것도 요리라고 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긴 합니다. 가령 생선회같은 경우는 아예 불에 굽거나 삶는 과정조차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생선회는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는 .. 2018. 10. 18.
과연 장발장이 훔친 빵의 정체는 무엇인가 ? 전에 인터넷 게시판에 유머 글이 하나 올라온 걸 봤습니다. '장발장이 훔친 빵' 또는 '장발장이 잘못했네' 라는 것이었지요. (저도 이 게시물 보고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웃기쟎아요.) (하지만 레미제라블에 원래 실렸던 삽화에 실린 그림은 위와 같습니다. 원작 소설에도 쇠창살이 쳐진 빵집 진열장의 유리를 깨고 빵을 훔쳤다고 되어 있으니 빵이 저 인터넷 그림처럼 클 리가 없지요.) 사실 장발장이 어떤 빵을 훔쳤는지는 레미제라블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혹시나 싶어 원문을 찾아봐도, 그냥 pain(빵)을 훔쳤다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저 영화 속 한장면의 사진 속에 나와 있는 빵은 설명 그대로, 깡파뉴 빵, 즉 pain de campagne가 맞아 보입니다. 불어로 pain이 빵이고 ca.. 2018. 10. 11.
기독교인들은 과연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있는가 ? ** 목요일은 예전 다음 블로그의 글을 옮겨놓고 있고, 이건 2011년 2월의 글입니다. 유튜브에 '일부' 개신교 일당이 가짜 뉴스 풀어놓는 것은 이때부터 횡행했던 일이었군요 ! 2011년 2월 경에 흥미로운 유튜브 비디오를 하나 보았습니다. 유럽 및 북미에서의 이슬람 인구의 폭발적 증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방금 틀어보니 아직도 이 비디오 클립은 버젓이 온라인 상태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9EksbSKw6YY 원래 영어로 제작된 이 비디오는, 지도나 그림, 음악도 무척 정성들여 만들었더군요. 그리고 한국어로 번역된 것도, 전문 성우같은 목소리의 한국어로 더빙되었고, 각종 도표도 모두 깔끔한 전문가의 솜씨로 한글화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누군가 꽤.. 2018. 10. 4.
한국 2분기 성장률이 일본보다 낮다고요 ? 오늘 "한국 2분기 성장률 美日보다 낮아…G20·OECD 평균에도 미달"이라는 기사가 네이버 포털 1면에 떴습니다. 네이버야 항상 그렇듯이 수천개의 '이게 다 종북좌빨 문재앙 때문'이라는 저주성 댓글이 도배질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가 사실일까요 ? 결과적으로 사실이긴 합니다. 9월 17일자로 나온 G20 2분기 성장률에 그렇게 나옵니다. http://www.oecd.org/sdd/na/g20-gdp-growth-second-quarter-2018-oecd.htm "일본 GDP 성장은 전분기의 0.2% 감소에 이어 0.7% 성장으로 반등했다. 전분기의 0.5%에서 1%로 미국에서도 상당히 속도를 높였고, 러시아(0.4%에서 0.9%로), 중국(1.4%에서 1.8%로)도 마찬가지였다. 실질 GDP 성장은.. 2018. 9. 30.
주한미군 사령관 내정자가 문재인의 평양선언에 제동을 걸었다고요 ?? 최근 아래와 같이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평양선언 등 남북 화해 모드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기사가 떴었습니다. "GP철수, 유엔사 판단받아야"···美, 평양선언 또 제동걸었다 에이브럼스 청문회 "北, 재래식·비대칭 위협 여전""남북 평화협정 체결돼도 정전·유엔사 소멸 안 돼,을지 중단 준비태세 약화, 봄 훈련 계획대로 진행"군사위원장 "한·미동맹 간격 벌어지고 있어 걱정" 기사 중에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 대행은 이날 "나는 우리와 동맹 한국과 사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을 우려한다"며 "한국은 북한과 최근 3차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에 대한 열망을 담았는데 이같은 사태 발전이 군사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평화협정이 한반도에서 .. 2018. 9. 27.
달콤한 착각 - 나폴리에서 온 과자 이야기 Desolation Island by Patrick O'Brien (배경 : 1811년 HMS Leopard 함상) ------ (워건 부인은 군함 뱃바닥에 있는 영창에 갇혀 오스트레일리아의 유형지로 가는 신세입니다. 군의관인 머투어린이 이 여자를 검진합니다.) "그렇게 절망하여 외톨이 노릇을 고집하시면 틀림없이 건강을 해치게 될 겁니다." 그녀는 미소를 쥐어짜 보이고는 말했다. "어쩌면 이건 그냥 나폴리 비스킷(Naples biscuits) 때문일거에요. 최소한 1천개는 먹었거든요." "줄곧 나폴리 비스킷만 드셨다고요 ? 이 군함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던가요 ?" "주긴 하지요. 곧 그런 식사도 맛있게 먹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불평한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신 것이 언.. 2018. 9. 27.
모니카는 어떻게 뉴욕 아파트 월세를 감당했을까 ?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Friends"는 우리나라 무한도전급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시트콤이었습니다. 2000년대 중에 아직도 기억이 나는 어느 미국 신문 투고란에 '난 전형적인 여피족의 삶을 살았다'라는 의미로 'TV에서는 프렌즈를 시청했다'라는 묘사를 쓴 글이 올라왔던 것이 기억날 정도입니다. 많은 분들께는 굳이 그 배역과 극중 상황에 대한 설명이 필요없을 것입니다만, 모니카와 레이첼, 피비와 조이 등 이 다섯 친구들은 뉴욕의 꽤 넓은 (제 느낌으로는 한 45평 ?) 아파트에서 일종의 쉐어하우스 형태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뉴욕이나 런던 등의 소득대비 주거비로 볼 때 서울 아파트값이 결코 비싼 편이 아니며 오히려 싼 편에 속한다고 하지요. 그에 따르면 뉴욕.. 2018.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