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0 06:30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60~70년대 포크송 가수인 존 바에즈(Joan Baez)는 주로 자신의 오리지널 송보다는 다른 가수의 노래를 재해석해서 부른 것이 많습니다.  요즘은 그런 노래를 커버(cover) 송이라고 한다고 들었고, 요즘은 유튜브 등에서 그런 커버 송을 부르는 유튜브 스타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60~70년대에는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밴드들이 많았습니다.  존 바에즈는 워낙 타고난 목소리를 바탕으로 인기 가수가 되었지만, 작사작곡 실력은 그렇게까지 정상급은 아니었지요.  전에 소개드린 Diamonds and Rust라는 존 바에즈가 작사작곡한 노래의 가사 속에서도 존 바에즈는 '밥 딜런이 내 작사가 형편없다고 했다'라고 말하고 있지요.  하지만 물론 Diamonds and Rust는 매우 뛰어난 곡이고 가사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겸손한 것인지 아니면 밥 딜런과 필연적으로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존 바에즈는 공공연하게 자신의 songwriting에 대해 "그저 그렇다(mediocre)"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전에 1969년 여름 우드스탁(Woodstock) 페스티벌에서의 존 바에즈가 부른 Joe Hill이라는 노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제가 들은 그 녹음에서는 노래가 끝난 다음에도 바에즈가 다음 곡을 설명하는 말이 잠깐 동안 계속 이어졌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저도 제 작사작곡 실력이 그저 그런 편이라는 거 알아요.  그래서 목욕통 속에서가 아니면 제가 지은 노래는 부르지 않는데, 예외가 이 Sweet Sir Galahad라는 노래에요.  이 곡은 머리가 아주 긴 제 제부에 대한 노래인데, 제 여동생 미미의 첫 남편이 죽은 후 몇 년 뒤에 미미와 결혼한 이 제부는 밤마다 미미의 침실 창문으로 들어오곤 했거든요.  들어올 때는 발부터 들어왔지요." 

저는 이게 무슨 황당한 이야기인가, 그리고 가족의 저런 사적이고 어떻게 보면 민망한 이야기를 저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막 저렇게 이야기해도 되나 싶었습니다.  정작 그 녹음은 거기서 끝나버렸기 때문에 그때는 그 Sweet Sir Galahad라는 제목의 노래를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나중에야 유튜브에서 그 노래를 들었고, 또 그것이 존 바에즈가 작사작곡한 최초의 곡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미미와 그녀의 첫번째 남편 리처드입니다.)

(언니도 미인이지만 보시다시피 미미도 굉장한 미인이네요.  미미는 불행히도 51세의 나이로 암으로 인해 사망했고, 그 장례식에는 언니를 비롯해 1600여명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이 노래는 정말 바에즈의 여동생 미미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미는 바에즈보다 4살 어린 동생으로, 언니처럼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가수이자 사회 운동가였습니다.  언제나 사회성 넘치는 음악을 했던 바에즈와 함께 집회를 벌이다 언니와 함께 투옥되기도 했지요.  다들 아시다시피 존 바에즈는 한동안 밥 딜런과 연인 관계였는데, 사실 밥 딜런은 처음에는 언니인 존보다는 동생 미미에게 더 끌렸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미는 17살 때 파리에서 당시 유부남이자 8살 연상이었던 리처드 파리냐(Richard Fariña)를 만나, 결국 다음해 리처드와 결혼을 합니다.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였지요.  리처드는 혹자에 의하면 밥 딜런을 뺨치는 재능이 넘치는 음악가이자 작가였는데, 이 둘은 꽤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고 둘이서 음반을 내기도 하는 등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리처드는 미미의 21세 생일날 오토바이 사고로 그만 목숨을 잃습니다.  생일날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미미의 심정이야 말할 것도 없고, 사랑하는 동생의 그런 비극을 옆에서 봐야 했던 바에즈의 마음도 찢어졌겠지요.  그러다 약 3년 뒤, 미미는 음악 제작자였던 밀란 멜빈(Milan Melvin)과 결혼합니다.  노래 가사처럼 정말 밀란이 야밤에 미미의 침실에 몰래 창문으로 기어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들은 열애 끝에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Big Sur 포크송 축제에서 공개 결혼식을 올렸는데, 이때 화관을 쓴 미미의 행복한 모습을 본 바에즈가 여동생의 행복을 기원하며 쓴 곡이 바로 이 Sweet Sir Galahad입니다.  


(미미와 밀란의 결혼식 사진입니다.)



이 곡은 전에 소개드린 'Diamonds and Rust' ( https://nasica1.tistory.com/91 )와 함께 대표적인 바에즈의 자작곡으로 유명합니다.  바에즈의 노래들은 모두 약간 서글픈 느낌이 듭니다만, 이 노래는 그녀의 노래들 중에서 따뜻한 느낌이 드는 몇 안 되는 노래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저는 'here's to the dawn of their days'라는 후렴구의 가사와 멜로디가 정말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런데 왜 뜬금없이 원탁의 기사 갤러해드가 나오냐고요 ?  글쎄요, 밀란은 키가 크고 긴 머리를 기른 남자였는데, 외모는 마치 링컨 대통령을 연상시켰다고 합니다.  그런 외모가 원탁의 기사들 중 가장 품행이 방정하고 정의감이 넘쳤던 갤러해드를 연상시켰을까요 ?  아마 제 생각에는 바에즈가 동생 미미의 남편이 갤러해드처럼 따뜻하고 올바른 품성으로 미미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기원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사람 일이라는 것이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지요.  이유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미의 결혼 생활은 3년 만에 이혼으로 끝났고, 이후 미미는 계속 싱글로 살았습니다.  첫 남편인 리처드의 성 파리냐를 다시 쓰면서요.  그리고 바에즈는 이후 공연에서 이 곡을 부를 때마다 'the dawn of their days'를 'the dawn of her days'로 살짝 바꿔불렀다고 합니다.

이 곡이 처음 공개 콘서트에서 불려진 것은 1969년 우드스탁 공연이었는데, 제가 위에서 언급한 그 설명을 바에즈가 직접 소개하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아래 유튜브 비디오에 나옵니다.  정말 인터넷 세상이 좋긴 좋네요 !  그리고 저 목소리와 연주가 라이브 공연이라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멋집니다.  레코딩과 라이브가 전혀 차이가 없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R9cpBML9SoE



Sweet Sir Galahad (다정한 기사 갤러해드)


Sweet Sir Galahad 
Came in through the window 
In the night when 
The moon was in the yard. 

다정한 기사 갤러해드는
창문으로 들어왔어요
때는 밤이었지요
마당에는 달빛이 가득했어요

He took her hand in his 
And shook the long hair 
From his neck and he told her 
She'd been working much too hard. 

그는 그녀의 손을 맞잡고
자신의 긴 머리를 휙 젖혔어요
그리고 말했지요
그녀가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고요

It was true that ever since the day 
Her crazy man had passed away 
To the land of poet's pride, 

그게 사실이긴 했어요
그녀의 그 멋진 남자가  
시인의 긍지라는 나라로 날아간 이후 

She laughed and talked a lot 
With new people on the block 
But always at evening time she cried. 

그녀도 웃고 떠들긴 했지요
동네의 새로운 사람들과요
하지만 밤이면 그녀는 항상 울었답니다

And here's to the dawn of their days. 

이제 먼동이 트는 그들의 인생에 축배를 !

She moved her head 
A little down on the bed 
Until it rested softly on his knee. 

그녀는 침대 위에서 
머리를 좀더 내려
그의 무릎을 베고 누웠어요

And there she dropped her smile 
And there she sighed awhile, 
And told him all the sadness 
Of those years that numbered three. 

거기서 그녀는 웃음을 떨구고
잠깐 한숨을 내쉬고는
그에게 모든 슬픔을 털어놓았지요
3년이라는 세월의 슬픔이었지요

Well you know I think my fate's belated 
Because of all the hours I waited 
For the day when I'd no longer cry. 

내 운명은 늦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오래 기다렸었거든요
이제 울지 않아도 될 날을요

I get myself to work by eight 
But oh, was I born too late, 
And do you think I'll fail 
At every single thing I try? 

난 8시까지 일을 하지만
아, 내가 너무 늦게 태어난 걸까요 ?
당신 생각엔 내가 제대로 못해낼 것 같나요
제가 시도하는 모든 일에서요 ?

And here's to the dawn of their days. 

이제 먼동이 트는 그들의 인생에 축배를 !

He just put his arm around her 
And that's the way I found her 
Eight months later to the day. 

기사는 그저 그녀를 꼭 끌어안았고
제가 그녀를 본 건 그 모습 그대로였어요
8개월이 지난 결혼식 날에서요 

The lines of a smile erased 
The tear tracks upon her face, 
A smile could linger, even stay. 

웃음 덕분에 사라졌어요
그녀 얼굴의 눈물자국이요
미소가 잠깐 보이더니 계속 웃더라고요

Sweet Sir Galahad went down 
With his gay bride of flowers, 
The prince of the hours 
Of her lifetime. 

다정한 기사 갤러해드는 꽃길을 행진했어요
즐거운 꽃의 신부와 함께요
그녀와 평생 함께 할  
그날의 왕자님이었지요 

And here's to the dawn Of their days, Of their days.

이제 먼동이 트는 그들의 인생에 축배를 !

작사 : Joan Baez




Source : http://www.richardandmimi.com/mimi-bio.html
https://en.wikipedia.org/wiki/Mimi_Fari%C3%B1a
https://en.wikipedia.org/wiki/Sweet_Sir_Galahad
https://en.wikipedia.org/wiki/Joan_Baez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유애경 2019.06.20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악에 대해선 전 잘 모르지만 가창력 하난 정말 끝내주는것 같습니다.

2019.06.06 06:30

 

경쟁력 있는 해외 저가품에 밀려 한나라의 산업이 쇠퇴하는 일은 요즘 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제조업, 특히 철강업이나 조선업 같은 것입니다.  첨단을 달리는 IT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인텔을 누르고 잘 나가는 AMD 같은 프로세서 업체는 정작 반도체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대만의 TSMC에서 위탁생산을 하지요.  우리나라 삼성전자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키우기 위해 AMD나 IBM과 협업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아이폰도 대부분 중국에 공장을 둔 대만업체인 폭스콘에서 생산합니다.  그렇게 더 경쟁력있는 제품 생산을 위해 생산비가 더 싼 곳으로 공장을 옮겨버리는 것을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라고 하지요.

 

(어린 왕자가 아니더라도 코끼리가 보여야 정상입니다.)

 



이런 오프쇼어링은 공장이 빠져나가는 나라의 노동계급에게는 큰 타격을 줍니다.  그러나 이익을 얻는 계급도 있습니다.  그런 결정을 내려서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린 경영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옮겨진 공장에 취직을 한 개발도상국의 노동계급은 큰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소위 말하는 '코끼리 그래프'입니다.  전세계 인구의 소득을 가장 적은 1부터 가장 많은 100까지의 스케일로 늘어놓고, 각 소득 분위별로 1980년대와 2000년대 사이의 소득 증가율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상아를 높이 쳐들고 있는 코끼리 모양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 그래프가 뜻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그 사이에 진행된 오프쇼어링 덕분에 소득분위 75~90% 정도의 사람들, 즉 소위 중상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못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프의 좌측 끝 즉 제일 못사는 사람들은 소득 증가율도 제일 저조하고 그래프의 오른쪽 끝 즉 제일 잘사는 사람들은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습니다.  그건 놀랍지 않습니다만 중상위 계급의 상대적 몰락은 꽤 인상적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 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미국 내에서야 중하위 계층일지 몰라도 전세계적 스케일에서 보면 중상위 계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공장들이 대만이나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으로 옮겨갔으니 당연히 그쪽 소득이 줄어들고 동아시아쪽 소득이 평균적으로 높아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코끼리의 등뼈 부분에 해당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런 현상이 꼭 1980년대 이후에만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  

광부란 언제나 거칠고 위험한 직업이고, 그래서 많은 소설이나 노래, 영화 등에서 다뤄졌습니다.  1960년대 사회성 있는 노래 가사로 인기를 끌었던 밥 딜런이 그런 광산을 배경으로 한 노래를 만들지 않았다면 매우 이상한 일이겠지요.  당연히 만들었습니다.  1964년에 만들어진 이 노래의 가사는 역시나 우울합니다.  한줄 요약하면 어느 몰락한 폐광촌의 여인의 신세 한탄 이야기입니다.  경기가 나쁘지 않던 미국 광산촌이 철광석 고갈에다 남미 광산과의 경쟁에서 밀려 몰락해버린 것이 이 노래의 배경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노래가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애환과 비극을 그린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경기가 좋고 잘 나간다고 해도, 어떤 산업 또는 어떤 업종이라도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폴더폰 잘 만들던 세계적 기업 노키아는 스마트폰의 물결에 망해버렸고, 미국 내 비디오 배급망을 장악하고 있던 블록버스터사는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려서 망했습니다.  여러분 각자가 종사하고 계신 산업이나 업종, 혹은 기술 분야도 언제 누구에게 밀려서 망할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저 폐광촌 여인의 한탄이 꼭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셈이지요.  가령 이 노래 속의 '동부'로 지칭되는 철강 회사들은 '남미 광산에서는 노동자들이 사실상 공짜로 일한다'며 미국 광부들을 실업자로 만들었지만, 결국 30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도 더 값싸고 우수한 한국제 일본제 철강에 밀려서 몰락해 버렸지요.

 

(한때 아주 잘 나가던 블록버스터 비디오 대여점 체인...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와는 별도로, 저 노래 속 여인은 오빠가 죽었을 떄도 남편이 실직했을 때도 항상 창가에 앉아서 뭔가를 기다리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저는 그게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사실 몰락한 광산촌에서 여성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역시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에밀 졸라의 소설 '제르미날'에서도, 가난한 광부 가족의 여인들이 돈이 부족하여 상점 주인에게 성매매 등의 비열한 착취를 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노래 속의 여인도, 광산촌이 몰락한 이후로는 사실상 구걸을 통해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저 노래 속에 나오는 '모여봐요 친구들, 이야기를 해줄게요' 라는 부분에서, '친구들'이란 진짜 친구라기 보다는 외지인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인지 필연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광산과는 달리 현대 사회에서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결혼한 여성들도 모두 뭔가 직업을 가지고 스스로 경제력을 갖추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남성들이 요리와 청소 빨래 등등 집안일을 열심히 해야 하겠지요.  제가 볼 때 '남자가 부엌 들락거리면 안 된다'라는 식의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남성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소위 오래된 유교적인 남녀관을 가진 남자들, 가령 며느리가 제삿상도 차리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자연도태에 의해 곧 멸종될 것 같아요.  그런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성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거든요.   

오늘의 영어 한마디는 lunch bucket 입니다.  이건 20세기 초중반까지 노동자 계급에서 주로 들고다니던 도시락통을 말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이런 양철 도시락통이 사라졌습니다만, lunch-bucket이란 단어가 이젠 '노동자 계급과 관련된' 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노래 속에서는 진짜 양철 도시락통을 뜻합니다.

 

 

(그 주인들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양철 도시락통은 살아남아 저렇게 앤티크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원작자인 밥 딜런의 버전보다는 존 바에즈의 1968년 버전이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존 바에즈 버전은 아래 URL에서 감상하세요.

https://youtu.be/m0XUfoLkG0o


North Country Blues  (북부의 블루스)

Come gather 'round friends and I'll tell you a tale
Of when the red iron pits ran a-plenty
But the cardboard-filled windows and old men on the benches
Tell you now that the whole town is empty

모여봐요 친구들 제가 이야기 하나 해줄게요 
노천광에 붉은 철광석이 넘쳐나던 시절 이야기에요 
하지만 저렇게 창문들은 골판지로 막혀있고 벤치에 노인네들이 앉아있는 것을 보면
이제 마을 전체가 텅 비었다는 걸 댁들도 알 거에요 

In the north end of town my own children are grown
But I was raised on the other
In the wee hours of youth my mother took sick
And I was brought up by my brother

제 아이들은 마을 북쪽 자락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저는 다른 쪽 끝에서 자랐지요 
제가 아주 어릴 때 엄마가 병에 걸렸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빠 손에 자랐어요 

The iron ore poured as the years passed the door
The drag lines an' the shovels they was a-humming
'Till one day my brother failed to come home
The same as my father before him

세월이 흐르면서 철광석도 넘쳐났어요 
견인줄과 삽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렸지요 
그러다 하루는 오빠가 집에 오지 못했어요 
그 전에 아빠처럼 말이에요

Well, a long winter's wait from the window I watched
My friends they couldn't have been kinder
And my schooling was cut as I quit in the spring
To marry John Thomas, a miner

그 긴 겨우내 저는 창가에서 마냥 기다릴 뿐이었지요  
친구들은 제게 정말 따뜻한 온정을 베풀었어요 
다음해 봄이 되자 저는 학교를 그만 뒀고
존 토마스라는 어느 광부에게 시집을 갔지요 

Oh, the years passed again, and the giving was good
With the lunch bucket filled every season
What with three babies born, the work was cut down
To a half a day's shift with no reason

아, 또 세월이 흘렀고 사는 것은 괜찮았어요  
철마다 도시락통엔 음식을 채울 수 있었으니까요 
세번째 아기가 태어날 때 즈음 일이 줄었어요 
아무 이유도 없이 하루의 절반으로요 

Then the shaft was soon shut, and more work was cut
And the fire in the air, it felt frozen
'Till a man come to speak, and he said in one week
That number eleven was closing

그러더니 갱도 하나가 폐쇄되고 일이 더 줄었어요 
동네 분위기도 얼어붙더군요
그러다 외지 사람이 하나 와서 이렇게 말했어요 
1주일 안에 제11번 광산은 폐쇄될거라고요 

They complained in the East, they are paying too high
They say that your ore ain't worth digging
That it's much cheaper down in the South American towns
Where the miners work almost for nothing

동부에서는 불평을 한다는 거에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요 
그들 말로는 우리 광석은 캐낼 가치가 없대요 
저 아래 남미에서는 훨씬 싸다더군요 
거기선 광부들이 거의 공짜로 일을 한대요 

So the mining gates locked, and the red iron rotted
And the room smelled heavy from drinking
Where the sad, silent song made the hour twice as long
As I waited for the sun to go sinking

그래서 갱도들은 폐쇄되고 붉은 철광산은 황폐해졌어요
그리고 방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했지요 
낮고 슬픈 노래 때문에 시간은 훨씬 천천히 가더군요 
하루하루가 의미없이 흘렀어요 

I lived by the window as he talked to himself
This silence of tongues it was building
'Till one morning's wake, the bed it was bare
And I was left alone with three children

난 창가에 붙어 지냈고 남편은 혼잣말만 했어요 
침묵만 쌓여갔지요 
그러다 아침에 보니 침대가 썰렁하더군요 
전 아이 셋과 함께 버려진거였지요 

The summer is gone, the ground's turning cold
The stores one by one they're all folding
My children will go as soon as they grow
Well, there ain't nothing here now to hold them

여름이 가고 대지는 차가워졌어요 
가게들도 하나씩 문을 닫았지요 
제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면 가버릴거에요
여기엔 걔들을 붙잡아둘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작사: Bob Dylan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정원 2019.06.06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시카님은 아직도 마르크시즘의 영향에서 못벗어났네요.
    노동자계급이라.
    자본주의구성원을 계급구조로 이해하고 그것의 타파를 주장하는것은 마르크시즘입니다.
    몇가지 질문을 드리죠.
    노동자가 주식투자하면 그사람은 노동자입니까? 자본가입니까?
    치킨집사장은 노동계급입니까? 자본가계급입니까?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생산수단(치킨굽는기계)를 사적소유한 치킨집사장이 자본가계급이고 그 종업원이 노동자이고,
    자본가는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간단하게 사회를 이분하는데,
    그러면 sk생산직근로자(노동자)는 검침이나 돌면서 2억을 벌면서 치킨집사장(자본가)은 대부분이 망하고 월에 300버는 곳도 드문 이현상은 어떻게 설명할것인가요?


    전통적 마르크시즘에 따르면 치킨집사장도 자본가계급이죠. 이런 마크르시즘에 영향을 받은것이 586 운동권사상이구요.
    그러니까 최저시급을 올려 서민인 치킨집사장에게서 돈을 뺏어서 종업원들에게 줘서 분배를 개선한다는 황당하고 어리석은
    소득주도성장이 나오는것이지요.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보지 않은 사람은 바보요. 늙어서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있는 사람은 더 바보다( 칼 포퍼)


    인생은 짧고 자녀분들에게 이세상에 대해 가르쳐야하는데, 언제까지 마르크시즘에 영향을 받은 낡고
    좁디 좁은 586 운동권사상에 갖혀 살것입니까?
    왜 보다 커다란 세상을 보러 하지 않는지요?

    • 유애경 2019.06.06 1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홍락님 댓글이 우스워서 풉 했습니다.

    • 최홍락 2019.06.06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4년전에 정원이라는 필명으로 다시 안들어온다고 하고 알타리무로 바꿔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죠.ㅋ

    • 1324 2019.06.06 2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대로 알지 못하시는것 같아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설명을 올립니다.
      -----------
      사회계급을 나타내는 많은 용어 중, 노동계급은 정의되어 있으며 여러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다. 마르크스주의자들와 사회주의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노동계급은 자신들의 노동력과 기술 외에는 판매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한다. 이 측면으로 보면, 그들의 소득을 회사 경영과 타인의 노동으로부터 없는 개인을 제외한 비즈니스맨, 육체적 노동자들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미국에서 비학술적으로 사용할 때는, 시급을 받는 육체노동을 하는 사회계급만 의미한다. 이런 종류의 과학적이지 않고 저널리스트적인 정치 분석이 아닌 과학에서 노동계급은 대학교 학위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노동 계급의 직업은 미숙련 노동자, 장인, 사외 근무자, 공장 노동자,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 알타리무 2019.06.07 0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출처가 어디입니까?

  2. 정원 2019.06.06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미 부자들이 노력해서 부를 만들었으니 우리도 노력해서 부자들의 부를 빼앗자라고 주장하던 나시카님이 지지하던
    정치인과 사회주의정책탓에 많은 사람들이 실업난으로 고통받고 가족들과 같이 생명을 끊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편협한 586운동권사상에서 벗어나 커다란 세계로 오시길바랍니다.

  3. 연구자 2019.06.06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원님 참 대단하십니다. 실직한 사람들 노래 한번 글 쓰셨다고 나시카님이 마르크스주의자가 됩니까? 공안검사 빰치는 상상력이네요. 나시카님 글을 다 읽어본 저로서는 나시카님은 당신같이 편협한 사람이 논할 분이 아닙니다.

    • 정원 2019.06.06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직한 사람들에 대한 노래를 글로써서 문제가 아니고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를 써서 그렇습니다. 제가 덧글에 자세히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가 가진뜻에 대해 써놨는데요.

      제가 언제 노래를 문제삼았단 말입니까?

    • 최홍락 2019.06.06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알타리무가 하는 소리가 원래 그렇지요.

    • 1323 2019.06.06 2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는 현대 자본주의에서도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실제로 노동자계급을 대신할 단어가 없죠.

    • 알타리무 2019.06.07 0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계층이라는 말을 할수있는데 계급이라고 굳이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사회가 계급사회임을 암시 또는 주장하기위한것 아닌가요?

  4. ian 2019.06.07 0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시카님이 올리신 밥 딜런의 노래에 어디 자본주의와 마르크스가 나오나요?
    배움과 시적 감각이 부족하여 보이지 않은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그저 힘없는 개인이 어쩔수 없는 구조적 변화속에서 죽어가며 "아얏"소리 내는 가사인데,
    영웅적으로 아뭇소리도 내지않고 세명의 자녀와 함께 함께굶어죽는가서있으면 사상적으로 만족하시겠습니까? 정원님?

    • 알타리무 2019.06.07 0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성과 함께 감성을 기반으로 사회주의 이념과 관념을 계속퍼트리려고 하기때문이죠. 문재인 대통령의 사회주의 정책탓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은 지금도 사회주의용어를 쓰는것ㅇㅣ 참으로 사악하게 보여 덧글을 단것입니다.

    • 알타리무 2019.06.07 0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리고 저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밥딜런의 노래가사를 문제삼은게 아니라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를 문제 삼은건데요

  5. 알타리무 2019.06.07 04: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이라는 작자(문재인)가 애국에는 이념을 초월하자 공산주의자 김원봉이 그예라고 말하는 이상한 세상이니.

    아니 민주주의도 이념인데 그러면 민주주의가 아닌 방법으로도 애국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라는 뜻아닌가?

    그러니 노동자계급이라는 말을 문제 삼기보다는 예전에 안오겠다고 하고 아이디 바꾼거 그것을 더 중요시여기고 관심을 기울이다니

    아이디 바꾼들 사람이 죽어 나가요?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노동자 계급이라는 말은 자본주의사회가 계급사회라는 공산주의의 사상이 그대로 표현된 단어입니다.

    공산주의에 가깝게 우리사회가 이행될수록 사람이 죽어나갑니다.

    지금도 소득주도 성장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직과 경제불황으로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었습니까?

    사람으로써 그런사람에게 일말의 죄책감도 들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노동자계급"이라는 말자체가 공산주의사상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임을 모르는것입니까? 공산주의 자체가 위험한 사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것입니까?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자체가 아무렇지 않다는 것입니까?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다가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을 기리는 현충일에 부끄럽지도 않단 말입니까?

    하필이면 현충일에!!!

    • 최홍락 2019.06.07 0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동자 계급 얘기했다 현충일 얘기했다 자기 아이디ㅈ바꾼거 변명했다가 왔다갔다 왔다갔다 왔다갔다...

      그렇게 정리가 안되는 의식을 가지며 실기 쉽지않을텐데ㅋㅋ

      정원으로 활동할때도 알타리무로 활동할 때도 안들어올거라고 했다가 다시 들어오는건 참 한결같긴 합니다.ㅋ

      노동자계급 대신 근로자라는 표현을 썼으면 안들어왔을까요?ㅋ 변명거리를 저렇게 길게도 적어놨네요ㅎ

    • 0_- 2019.06.11 0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정권은 맨날 지난정권 탓만한다" 소리가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보지만, 이런 거 보면 지난정권 사례를 안 끌어올 수 없지요.
      https://news.v.daum.net/v/20190610203815347?f=p

      남이 읊어준 이야기에 세뇌되서 그거 읊조리고 다니는 부끄러운 짓 그만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 하길 바랍니다.

  6. 행인1 2019.06.07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업의 흥망성쇠와 개인의 삶을 담백하게 그려져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밑에 정치충하나 날뛰는 거보고 한번 웃고갑니다.

  7. 최홍락 2019.06.07 1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코끼리 그래프는 몇년 전에 트럼프 현상과 러스트 벨트가 한참 이슈였을 때 세계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봤던 선진국의 공장 노동자 등 (하여간 이 노동자라는 단어 때문에 시비 걸 수 있다는 게 정봉준씨의 고질적인 문제겠죠.) 중산층들이 세계화와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에 반대를 했던 근거로 언급되었죠.

    그런데 말씀하신 광업이라는게 거칠고 위험한 직업이라고만 평가되는 것은 좀 아닌 것이 미국, 영국, 독일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그렇게 탄광에 위험하게 직접들어가서 곡괭이 들고 가서 광물을 캐는 것은 아니고 기계로 채굴을 하다보니 폭파나 엔지니어링 등 전문적인 엔지니어의 영역이 되어버린 지 오래 됬죠. 사실 땅파들어가서 캐야하는 광산과 그냥 산 자체를 포크레인으로 파내서 수출할 수 있는 호주나 브라질을 비교하면 호주나 브라질이 더 쉽게 생산할 수 있지요. 그렇다고 수입을 막을 수도 없는게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국내 공급만 처다볼 수만은 없으니 수입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국내 공급의 경쟁력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이고, 그렇다고 냉전도 끝나고 2차대전 때처럼 블록 경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없는데, 자원 무기화를 핑계로 국내 광산을 남겨두기도 애매하니…물론 거기 근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혹한 얘기이지만…

    2. 조선업의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른 것이...선박의 비용 항목 중에서 노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자재비가 대부분이고, 노무비도 시수와 임금을 비교할 때 생산성에서 뒤쳐지면 아무리 임금이 저렴해도 노무비 절감이 쉽지가 않아요. 결국에는 생산성인데, 영국의 경우 기존의 리벳공법을 이용해 목선에서 철선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60년대 일본의 용접•블록공법, 즉 선체를 여러 블록으로 나눠 각각 만든 뒤 이를 용접으로 조립하는 공법에서 생산성에서 완전히 뒤쳐져 몰락한 것이고요. 미국은 Jone’s Act의 영향으로 미국을 오가는 선박은 미국에서만 건조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지만, 그 결과 미국의 선박 건조 비용이 한국, 일본의 3배로 증가해버리게 되서 조선업 자체가 완전히 죽어버린 것이 있죠. 단순히 노무비 저렴한 걸로 조선업이 잘 나갈 것 같으면 왜 인도가 오랫동안 조선업 육성에 실패했는지를 설명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G7 국가인 독일과 이탈리아는 세계 조선업 순위에서 한, 중, 일 제외하면 늘 상위권이고요.

    오히려 IT나 첨단 산업 운운하는 사람들이 이런 제조업을 사양 산업 운운하는게 더 기분이 안좋은게 90년대 후반에도 2000년대에도 그리고 3년전에도 사양 산업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대표적인 업종이 화학과 조선업. 그런데, 반도체 아니면 끝장난다는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항상 무참히 박살내는 업종이 바로 이런 사양산업이라는 업종이라는 거…말뫼의 눈물 어쩌고 하면서 조선업종 포기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던 사람들이 당시 선박 계약 현황이라던가 오더북 수치라던가 최소한의 확인만 잘하면 이런 얘기를 하지는 않았겠지요. 그 때 포기하지 않고 견뎌온 업체들이 지금의 호황을 누리는 현대, 대우, 삼성이고요.

    3. 그런데 조선업의 업황과는 별도로 다른 문제가 있기는 해요.

    울산이나 거제와 같은 중공업 중심의 도시의 경우 가족들을 유지해오던 메커니즘이 “정규직-생산직 남편-전업 주부”의 업무 분장이었죠. 정규직-생산직 남성의 경우 높은 직업 안정성, 야근, 특근을 통해 높은 소득을 달성하고, 여성은 가정에서 내조를 하는 게 이 도시들의 가족 구조였던 것이 일단 이런 도시들의 경우 여성은 전업주부를 선택하지 않은 여성은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가 거의 없어서 다른 곳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회사는 이러한 역할 분담을 통해 야근 특근을 마음껏 이용해서 생산 물량을 확대해왔던 것이고…역할 분담이라는 것이 결국 산업 구조에 의해 불가피하게 진행되어 온 것이죠. 99년인가 현대자동차 파업 때 노사정 협의 끝에 구조조정을 최소화했다고, 윈윈이라고 자평을 했을 때 그 때 잘려나간 198명의 노동자 대부분이 여자였죠. (그 때 이 윈윈이라는 협상을 이끌어낸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었고요.) 여성은 생계부양자로 인정을 하지 않았던 때라서 그렇겠죠.

    그런데 99년부터 Subcontract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앞서 언급한 메커니즘이 흔들리게 되고 또 2008년 조선업 불황이 찾아올 때는 하청 노동자 중심으로 해고가 진행되어 왔죠. 문제는 앞서 언급된 저 메커니즘에서는 nasica님이 얘기하는 남녀의 역할 분담이라는 것이 연착륙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겁니다. 도시의 산업,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기업 문화 자체가 변화가 되어야 가능한 것이니까... 울산이나 거제, 통영 등 중공업 도시에서 여성이 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상황, 남자의 경제적 능력을 믿고, 전업주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 도시들이 계속 남아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업은 잘나가는데, 도시는 활력을 잃어가는 기 현상을 보게 될 수도요.

    • nasica 2019.06.09 1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항상 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구벌레 2019.06.10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서별관 밀실에서 산은 수은행장들 집합시켜 놓고 대조양 살리자고 한 최경환 님의 혜안에 감탄하고 세번 절하면 되는거죠?

      빚내서 집사라에 이어 최경환님의 혜안에 다시한번 감탄하고 갑니다.

  8. 푸른 2019.06.07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블로그에 가장 큰 장점은 알타리무같은 사람의 댓글마저 포용한다는거고, 가장 큰 단점은 저런 댓글이 있다는 것이다

    • nasica 2019.06.09 1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 raa 2019.06.10 0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이라면 맞는 말이지만 이제는 알타리무 비웃을 블로그는 아닌듯하네요.. 이상한 착각과 비논리적 주장으로 알타리무가 비웃음당하는 것처럼, 나시카님도 페미로 비웃음당하고 있는 걸 인식은 하는건지.. 젊은 세대에게 일베와 페미는 동급이라고 조언을 드렸는데 이 글에서 도태 어쩌고 부분을 보면 아직도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거부하시는듯하네요.

      굳이 따지면 남자의 2억 부담은 당연히 여기면서 자기의 2백만원 월급가지고는 빼액거리는 뷔페미니스트야말로 도태될 대상 아닐까요? 실제로 이 문제로 파혼이 많이 일어나는 걸 보면 도태라는 말이 정확합니다만.. 그 예비신부 글은 만약 레딧같은 데로 번역해갔다면 객관적인 관점의 외국인들은 '애초에 반반씩 부담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저 여자는 어떻게 저렇게 이기적이냐'고 어이없어했을 뻘글이었는데, 아직도 느끼시는 게 없다면 저도 여기 더 이상 오지 않아야 할듯하군요. 나시카님의 페미 이외의 영역에 대한 식견은 감탄스럽지만, 일베가 재미있다면서 일베에 가던 인간들이 일베를 키웠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글이 많아도 페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가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좋은 글들 감사했고, 나시카님도 철없던 시절 알타리무같던 때가 있으셨을텐데 지금 나의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가 그 시절과 비슷하지 않은가 한번 돌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10년에 가까운 동안 오랜 팬으로서 마지막으로 드리는 조언입니다.

  9. 0_- 2019.06.08 0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어~

    정원 a.k.a. 알타리무 씨의 심리상태에 가장 유사한 것은 옛날 동네구석에 술주정뱅이 영감쟁이라고 봅니다.
    쌍욕만 안한다 뿐이지 문맥에 뜬금없는 이야기 (e.g. 문재인 자빨 겅산듀의자) 끌어오는게 딱 그짝이라 생각 안드세요?

    사는게 괴로워서 스트레스는 받는데, 그
    스트레스 원인도 따지고 보면 본인이 본인 스스로 인생 망치는 것 뿐인데 그것을 모르고 그저 남의 탓이나 하고있죠.
    어디 신세한탄 할 호구잡은 사람 하나 딱히 없으니, 지나가는 애먼 사람 호구잡고 구시렁 대는 그런 행태를 인터넷에서 하고 있는거죠.

  10. 기리스 2019.06.09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행인지 필연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광산과는 달리 현대 사회에서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결혼한 여성들도 모두 뭔가 직업을 가지고 스스로 경제력을 갖추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남성들이 요리와 청소 빨래 등등 집안일을 열심히 해야 하겠지요.  제가 볼 때 '남자가 부엌 들락거리면 안 된다'라는 식의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남성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소위 오래된 유교적인 남녀관을 가진 남자들, 가령 며느리가 제삿상도 차리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자연도태에 의해 곧 멸종될 것 같아요.  그런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성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거든요.

    네, 그러니 더더욱 남편만큼 일해서 남편만큼 벌 생각을 한 다음에야 가사 부담을 공동으로 하잔 소릴 해야겠지요. 제가 볼 때 "힘든 건 남자가, 돈도 남자가"라는 식의 꼴펨 교육을 받고 자란 여성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미 다 도태돼서 나시카 님 동년배들한테나 좀 남아있을, 결혼 시장에선 거의 보이지도 않아 멸종 단계에 이른 남존여비 젯상타령 남성들을 향해 쉐도 복싱하기 전에, 그 세대에 속해 그 꿀 실컷 빨아대고 부채의식+마초이즘+내 꿀단지는 포기하기 싫음의 최악의 콤보를 자랑하며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2030 남자들에게 성차별주의와 죄의식을 주입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이기적인 좌파 꼰대들의 대두를 걱정하시기 바랍니다. 세상 변한 거 모르고 여전히 자기가 차세대 진보의 대표주자인 줄 아는 분들이야말로 꼴페 여자들과 더불어 결혼을 포함한 사회적 기피 대상이고 멸종되어야 할 범사회적 암덩어리들이니까요.

  11. 나삼 2019.06.09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코끼리 그래프를 극복하려는게 트럼프의 경제정책이죠. 세계에 나가 있는 공장을 미국으로 다시 모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문재인의 기업 올가매기식 정책으로 대기업은 웅크리려 하고 잇고 중소기업은 대기업 전환하기를 꺼려 합니다. 기업뿐만 아닙니다. 힘든 경기와 인건비인상 같은 경제활동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소상공인조차 해외로의 진출을 꿈꾸고 잇습니다.
    프랑스가 겪엇던 탈출현상이 문정권이래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코끼리 그래프의 실상을 알고 있엇으면 그걸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이민정책 . 국내 노동환경의 유연성 . 민간경제의 규제완화를 통해 극복해야합니다. 허나 문정권은 그 잘난 사회주의 이상을 위해 모든것을 반대로 하고 지금과같은 암울한 시대를 만들어 냇습니다.

    나시카님. 님이 주장하시느 것들은 이미 현실을 통해 결론이 났습니다. 구 시대적인 맑시즘이 통할 세상이 아닙니다. 몇달만에 와보았는데 문정권의 실수를 통해 아직 깨달은것이 없으셔서 아쉽기만 합니다.

  12. 통통따 2019.06.09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땅에 악마의 사회주의를 박멸시켜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러니까 먼저 우리 대구 지역부터
    사회주의의 결실인 의료보험제도와
    노인연금 철폐 운동에 앞장서겠습니다.

    by 정원 a.k.a. 알타리무 a.k.a. 나삼

    • 통통따 2019.06.09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후... 사회주의따윈 없는 진정한 [자본주의]의 세계로 한국의 모든 기업이 떠나간다... 자본주의 정신으로 재벌에 우대해주는 해외 국가들이 반자본주의적인 한국을 대신할것이다....

      그결과

      마다가스카르->혁명나서 한국 재벌 쫓겨남
      중국->그냥 쫓겨남
      미국->조단위 벌금
      유럽->조단위 과징금

      이 지구상에 진정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곳이 없다니 슬프도다ㅠㅠ

    • Eugen 2019.06.14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르시나본데 국민연금,의료보험,상해보험같은 사회보장제도의 원조가 비스마르크입니다. 원래 보수의 것이에요

  13. 유동닉 2019.06.10 1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시장에서 도태되는 건 있지도 않은 유교충 남성이 아니라, 동일노동은 하지도 않으면서 동일임금 거리고 의무는 절대 똑같이 지지 않으면서 권리는 동등을 넘어 보다 많이 챙겨먹으려는 꼴펨 여성이겠죠. 결혼 정보 사이트나 중매 업체 가 보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가입해 있는 세상에 뭔 도태남 타령이신가요? 말씀하시는 도태남 끝물로 그 도태남들이 빤 꿀은 있는대로 빨아 드신 세대에 속한 분이 이러시니 더더욱 설득력 제로네요. 이런 소리 하시면서 배운 척 하실 시간에, 님과 동 세대 남자들에게 별 거 다 뺏기셨을 동년배 아내 분께나 잘 해주시고, 앞으로 회사에서 승진하실 일 있으시면 무조건 여성에게 자리 양보하시고 급여도 일정 부분 반납해 여성 동기들한테 기부나 하세요.

  14. Eugen 2019.06.14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쬐금 정치적인데 문재인 대통령한테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냐고 인터뷰를 했더니 대답이 예전부터 부인한테 집안일 다시키고 애 봐달라고 해도 무시해서 부인한테 미안헤서 그렇다고했거든요. 이거듣고 전 문재인 대통령이 참 어리석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미안하면 집안일이나 도울것이지 왜 페미정책이나 만들어서 20대 남성을 고통받게 만드냐는거죠. 20~30대 여성표때문에 그런건가요? 증오와 대립을 조장하면서? 정치인이 통합과 화합이 아니라 분쟁을 만드는게 참...586 운동권 늙어서 은퇴하면 두고봅시다.

2019.05.16 06:30


제가 올해 들어 '사람은 왜 태어났고 인생에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요즘은 뉴스도 거의 보지 않고, 중독된 것처럼 열심히 하던 게임도 끊고, 페북도 거의 하지 않고, 체중도 꽤 줄였습니다.  심지어 이 블로그도 접을까 하다가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그냥 당분간은 번역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요.  사실 인생이란 무엇이고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의문은 모든 사람들이 한두번쯤, 어쩌면 평생 고민하는 문제이긴 합니다.  그래서 모든 학문의 끝판왕은 철학이고 철학을 하다보면 결국 신학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소리를 와이프가 하던데, 저도 거기에는 꽤 공감하는 편입니다.

성경에서도 삶은 참으로 허망하고 헛된 것이라고 나옵니다.  

(전 1: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그렇게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며 출근하던 어느날 아침, 매일 보던 아파트 화단의 흙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또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이런 것이었어요. 

"저 흙 한줌 속에도 많은 벌레들과 미생물이 가득할 것이고 그것들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소중한 생명인데, 과연 그 많은 생명들에게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  나의 삶이 그것들과 비교할 때 과연 조금이라도 더 나은 점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

거기에 대해 기독교에서는 분명히 더 나은 점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영원불멸의 영혼을 가진 존재임에 비해, 동물들은 (혼만 있고 영이 없다든가 혹은 그 반대든가) 영생도 없을 뿐더러 인간의 다스림을 받는 존재들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기독교인들이 천지창조에 대해서 빅뱅 이론은 비교적 순순히 '하나님의 기적'이라며 받아들이지만, 유독 다윈의 진화론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더라고요.  제 짧은 생각으로는 돌연변이에 의해 새로운 종의 탄생이 가능하도록 DNA를 coding하신 것이 하나님이라고 생각한다면 진화론이라는 것이 굳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인간만이 특별한 존재이고 오로지 인간에게만 영혼이 있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진화론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런 점에서 불교는 입장이 꽤 다릅니다.  불경을 읽은 것이 아니라서 원전을 인용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저는 이 이야기를 신필 김용 선생의 '사조영웅전'에서 읽었습니다) 아래의 불교 설화가 인간과 동물의 생명에 대한 관점을 잘 보여줍니다.

"어느 왕자가 창가에 앉아 있었다.  느닷없이 비둘기 한마리가 날아와 왕자의 품 안으로 파고 들었고, 그 뒤를 쫓아 매 한마리가 나타났다.  매는 왕자에게 그 비둘기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는데, 왕자는 비둘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거절했다.  그러자 매는 '그 비둘기를 당장 먹지 못하면 내가 굶어죽는다.   비둘기의 생명만 소중한가 ?  나의 생명도 소중하지 않은가 ?' 라고 말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왕자는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제안했다.  '비둘기의 무게만큼 나의 살점을 떼어줄테니 그것을 먹고 대신 비둘기를 살려달라.'  그래서 정말 저울을 가져놓고 한쪽 접시에는 비둘기를 올려놓고, 다른쪽 접시에는 왕자의 살점을 조금씩 잘라 올려놓기 시작했는데, 팔과 다리, 가슴에서 아무리 살점을 많이 떼어 올려놓아도 저울은 비둘기 쪽으로 기운 채 도통 올라오지 않았다..."

사조영웅전에는 여기까지만 나오고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끝나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읽어도, 불교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무게는 동일하다고 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에게만 영혼이 있고 인간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개와 몇 분만 눈동자를 마주 보며 앉아있어도 개나 사람이나 똑같이 희노애락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물론 우리는 인간이니까, 인간끼리 서로 좀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허망한 삶에 대해서 고민하던 중, 최근 제가 고등학교 때 정말 좋아했던 Simon & Garfunkel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라는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뭔가 울컥하는 것이 있더라고요.  저는 노래에서 가사를 꽤 중요하게 보는 편인데, 이 노래의 가사는 특히 뭔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낙심한 사람들에게 정말 위안에 되는 노래입니다.  삶이 그렇게 덧없고 헛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누군가 정말 아무 조건없이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살아갈 힘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또 만약 제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도움을 받는 것 못지 않게 정말 큰 삶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항상 하나님은 왜 자력으로 살 수 있는 식물까지만 만드시지 않고, 꼭 다른 동물이나 식물의 생명을 해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동물도 만드셨을까 하고 궁금해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은 인간들이 서로 돕고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인간을 만드신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생각해보면 예수님께서 새로운 계명이라고 내려주신 것이, 바로 서로를 사랑하라는 단순한 것이었지요.  

(요 13:34)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실제로 이 노래는 폴 사이먼이 복음성가에서 영감을 받아 작사작곡한 곡이고, 제목도 다른 복음가수의 노래 가사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노래는 전반부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위로하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마침내 그 사람의 상황이 잘 풀려 순풍에 돛을 단 듯 좋은 상황이 되는 그런 희망적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이 노래 들으면서 울컥했던 부분은 (항상 그렇지만) 전체 노래의 80% 정도가 지난 부분에서 나오는 아래 부분이에요.

 

Oh, if you need a friend 
I'm sailing right behind 

 

그러니까,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silver girl이 고난에 처했을 때는 몸을 던져 silver girl을 돕는데, 이 silver girl이 이제 제자리를 잡고 잘 나갈 때에도 굳이 나서지 않고 옆이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따라가기만 합니다.  혹시 silver girl에게 도움이 필요할 경우가 또 생길 것에 대비해서요.  그야말로 아무 조건이 붙지 않은 도움을 주는 경우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친구가 많다고 자랑하지만, 대부분의 관계는 give & take의 관계에 불과합니다.  정말 아무런 조건 없이 일방적으로 아끼고 돕는 관계는 흔치 않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보는 관계, 그리고 신이 인간을 보는 관계 정도지요.  그래서 이 노래의 가사가 복음성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떄 저 노래에서 'Sail on silver girl' 이라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은빛으로 빛나는 여자가 키를 잡고 석양이 지는 바다를 항해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고 낭만적으로 들렸거든요.  그런데 뭐든 마약과 연관지어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저 'silver girl'이라는 부분에 대해 헤로인 주사 바늘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물론 그렇지 않았고, 당시 폴 사이먼와 막 결혼했던 Peggy Harper가 그때 즈음 머리칼에서 첫번째 흰머리를 발견하고 약간 우울해 했던 것을 위로하기 위해 삽입된 것이라고 합니다.  가장 우스운 부분은 이 노래 전체는 언제나 그렇듯이 폴 사이먼이 작사 작곡을 다 알아서 한 것인데, 이 'Sail on silver girl' 부분만은 아트 가펑클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고, 정작 폴 사이먼은 이 부분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이먼 & 가펑클의 노래들은 모두 폴 사이먼이 작사작곡한 것이지만, 이 노래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가펑클이 솔로로 불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이 노래는 가펑클의 작사작곡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들의 최대 히트곡인 이 노래를 가펑클이 웅장한 피날레와 함께 부르고나면 청중들이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하곤 했는데, 이 노래에서 맡은 파트가 없었기 때문에 (피아노도 다른 사람이 연주함...) 한쪽에 찌그러져 있던 폴 사이먼은 속으로 '이봐들, 그건 내 노래인데 !' 라며 질투를 느끼곤 했다네요.

 

Bridge Over Troubled Water라는 제목은 보통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라고 번역되었는데, 사실 그 번역이 더 좋긴 합니다만 여기서는 그냥 원문에 충실하게 강물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이 노래 감상은 아래 유튜브에서 하세요.

https://youtu.be/4G-YQA_bsOU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한 강물 너머 다리가 되어 

When you're weary, feeling small
When tears are in your eyes, 

I'll dry them all (all)

당신이 지치고 하찮게 느껴질때
눈물이 흘러넘치면 

내가 닦아줄게요

I'm on your side, oh, 

when times get rough
And friends just can't be found

난 당신 편이에요 

거친 시절이 찾아와
친구들이 다 사라졌을 때에도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험한 강물 위 다리처럼
나를 밟고 가면 돼요

When you're down and out
When you're on the street

당신이 낙심하고 좌절할 때
당신이 거리에 내몰렸을 때

When evening falls so hard
I will comfort you (ooo)

저녁이 너무 힘겹게 느껴질 때
내가 당신을 위로해줄게요

I'll take your part, oh, 

when darkness comes
And pain is all around

내가 당신 몫을 맡아줄게요  

어둠이 찾아오고
사방이 고통 뿐이라고 해도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험한 강물 위 다리처럼
나를 밟고 가면 돼요

Sail on silver girl
Sail on by

은빛 그대여 돛을 올려요
거침없이 나아가세요

Your time has come to shine
All your dreams are on their way
See how they shine

이제 당신이 빛날 때가 왔어요
계획대로 나아가는 당신의 모든 꿈들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보세요

Oh, if you need a friend
I'm sailing right behind

혹시 당신에게 친구가 필요하다면
내가 당신 바로 뒤에 따라가고 있어요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ease your mind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ease your mind

험한 강물 위 다리처럼
제가 당신에게 위안이 될게요


작사: Paul Simon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유지니 2019.05.16 0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와 나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셨군요. 저같은 경우는 갱년기라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몸도 마음도 요샌 뭐가 이리 복잡한지, 왜 이러고 있는지 싶습니다 ㅎㅎ. 가정과 생계가 있으니 쉴수도 없고, 딱히 무언가에 대한 의욕도 없고, 퀸의 Somebody to love나 Under Pressure 들으면서 덩달아 울적해 지던 작년 가을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사랑과 애정, 관심과 배려가 살 이유를 만들어주는거 같습니다만.... ㅎ

  2. ㅇㅇ 2019.05.16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나시카님 글을 보고 힘을 내어 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3. keiway 2019.05.16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삶의 의미와 사후세계, 영혼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불교의 윤회 사상이 깊이있게 다가오더군요.
    나라는 존재는 전생에 나무였을수도, 다음생에는 동물일수도 있고
    내가 먹은 음식이 내가 되고 나는 또 죽어서 자연이 되고...
    계속 생각하다보면 무섭고 그러다보면 허무하고...
    깊은 사색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찾아 허무를 탈출하기는 참으로 어려우니
    결국 가족이든 일이든 현실을 보며 외면하게 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나시카님 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삶의 본질을 찾느라 허무의 바다에 너무 깊게 빠지시진 않길 바래봅니다.

  4. Spitfire 2019.05.16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명제에 부딪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나시카님과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게요.. 저는 유일신을 믿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신교나 다른 종교를 부정하지도 않지만) 사후세계는 믿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지옥불에 오천만번 불타다보면 적응하는게 인간이라고 생각해서요. 천국의 풍요로움도 언젠가는 질려하는 것도 인간이라는 생각이구요.

    그러다보니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천국도 지옥도 안간다면 남 눈치보면서 열심히 살아야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허송세월하나 아둥바둥 사나 어차피 시간은 가고 죽음은 올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사람이 참 방탕해졌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고, 좋은 것만 찾고 싶고.. 이렇게요..

    그래도 지금은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번 사는 인생을 재밌게 살고 싶어서요. 방탕하게->신나게로 바뀌었다랄까요. 시간에 쫒기진 않지만 시간을 아깝게 여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디 하루빨리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활기를 찾으시길 빕니다!

  5. 유애경 2019.05.16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전에 아는분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그분은 코믹하고 유쾌한 성격에다 항상 밝은 분위기 였기에 너무나 갑작스런 죽음을 처음엔 다들 농담으로 넘길정도로 죽음 이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분 이었기에 특히나 허무 했었더랬죠.
    그러면서 나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야 겠다고 겸허해 지다가도 또 막상 현실로 돌아오면...
    나는 왜 나로 태어나서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죽으면 어떻게 되는가...등 거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번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교회 안나가니까 죽으면 지옥,까지는 생각하고 싶지않네요.
    나시카님 빨리 활력을 되찾았음 합니다!

  6. ian 2019.05.16 1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시카님의 블로그 애독자로서 나시카님께서 빨리 마음을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7. 카를대공 2019.05.16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나시카님께서 글 올리시는걸 보고 신변에 심상찮은 일이 있겠구나 짐작은 했습니다.

    인간에게 시련이란 나이를 가리지 않고,횟수 역시 사정없이 찾아오는거 같습니다.

    가까운 지인도 아니고 나시카님 사생활을 알지도 못 하는 저로서는 "극복 가능한 일"이길 바라겠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늘 시련을 견뎌내고 일어서지만 현실은 역시 다르더라고요.

    결국은 극복 못 하고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봐서......심경에 큰 타격만 아니길 빌겠습니다.

  8. 화약짱짱 2019.05.16 1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런 생각을 자주합니다.
    삶 그자체가 목적이며 동기고 의미라고요.
    사람이 어떤 삶을 살든, 그 삶의 과정인 오늘 내일 자체가 태어난 의미이며 동기고 또한 목적인거죠.
    저도 가끔 인생에 회의가 들긴 합니다만 이렇게 순간순간이 최대의 목적이며 동기라는 생각을 하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을 해치는건 그 다른 사람이 태어난 최대 목적이자 동기, 의미인 삶 그자체를 파괴하는것이기 때문에 씻을수 없는 죄이죠. 박애사상도 그런 소중한 의미와 동기를 지키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니 얼마나 좋습니까. 개인적으로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그 삶들은 동등하게 무한적으로 좋은 삶이라 생각합니다.

  9. Eugen 2019.05.16 2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존재는 존재하기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다른 의미는 없어요. 부모가 나를 낳았을 때 나의 의도(개입) 있었을까요? 그냥 낳음당한 거지요. 태어난 이상 사는거고 이왕 낳음당한 인생 최선을 다해 사는 거죠. 후회는 최악의 선택이니까요.

  10. ㅎㅎ 2019.05.16 2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댓글을 답니다만 불교얘기가 나와서 또 댓글을 달게 되네요. ㅎㅎ
    말씀하신 것처럼 부처님이, 불교라는 게 결국 부처님의 사상이지만, 생물에 대해서 단순히 동등하다고만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불교는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가르침에 인간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인 거죠. 괴로움은 우리가 인식하는 거니까요.

    좀 더 나아가서는 괴로움의 소멸을 해탈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재밌는 얘기가 나옵니다.
    바로 인간의 특별함에 대해서 입니다. 불교에서는 해탈은 인간만이 얻을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동물은 의식이나 이런 부분에서 깨달을 수 있는 형상이 갖춰지 있지 않고
    불교에서 말하는 천신이나 등등은 그들의 신성으로 인해 괴로움으로부터의 해탈의 과정이 없다고
    할 수 있겠네요.

    결국 인간이 깨달을 수 있는 특별한 존재인 이유는
    우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특별하다.^^

    더운 여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11. 지나가던 사람 2019.05.18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조영웅전의 이야기는 시비왕의 본생이라는 설화입니다. 제석천이 자비롭다는 시비왕을 시험하기 위해 자신의 부하를 비둘기로, 자신은 매로 변해 저런 일을 꾸민(?) 거죠. 결국 시비왕은 살을 떼주다 못해 저울 위로 올라갔고, 그제서야 저울은 균형을 찾았습니다. 제석천은 본 모습을 보이고 왕의 몸을 회복시켜주었고, 이 시비왕이 싯다르타의 전생이라는 게 이야기의 결말입니다. 시비왕의(혹은 부처의) 자비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소설상에선 복수를 위한 도구(?)로 이용되는, 아이러니한 에피소드로 기억합니다.

  12. 딸꾹 2019.05.18 1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종교적인 이야기, 성경 구절을 보면 지레 진저리를 치며 꺼려하곤 했습니다. 그런 경우 대개 자신의 이야기를 합리화하고 강요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랄까요.
    하지만 나시카님께서 성경 구절을 언급하는 경우에는 다시 읽어보며 그 내용에 대해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평소 쓰신 글에서 제가 느낀 바가 있기 때문이겠죠.
    알고 보이는 만큼 그 생각의 넓이도 다르니 그 크기는 비록 작으나마 다르겠지만 저도 우주에서의 나라는 사람의 크기나 생명의 이어짐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그런 생각에 미칠 때가 있습니다. 그저 화학적 조성일 약 몇 알에 몸의 상태가, 나 자신의 생각과 태도가 완전히 바뀔 때도 그렇고..
    그러다보면 대부분의 것은 결국 의미를 부여함과 만족의 범주에 있어 그것을 어디에 두냐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머무르곤 합니다.

    댓글을 자주 남기거나 하진 않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하는, 쓰시는 글들을 항상 감사히 또 즐거이 보고 있습니다. 어떤 식이어도 좋으니 부디 닫지 마시고 살살 이어가시다 다시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운내시란 말이 썩 어울리진 않지만 모쪼록 기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13. 이타카 2019.05.18 2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블로그부터 애독자였는데 댓글은 거의 처음 남겨보네요!
    이해의 범주를 넘어서는 크기의 우주에서 억겁의 세월을 존재해 왔고 계속 억겁의 시간을 이어나갈 세상에서 끽해야 백년 정도 사는 한 사람의 머리 속의 전기가 찌릿찌릿해서 내린 결론이 절대적인 의미가 사실상 있을까요?
    역설적이지만 그런만큼 개개인이 결정한 자신의 존재의 의미가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차피 절대적인 정답도 그 정답의 의미도 없는데 진정 나에게 의미있는 삶과 존재의 뜻을 찾아가고 채워나가는 것이 진정하게 의미 있는 것 아닐까요?
    저는 아직 어려서 지킬것이 적어서 그런지 '이렇게 절대적으로 의미 없는 삶에서 나에게는 의미 있는 것을 남기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임종 직전에 돌이켜 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믿음이 하루하루 내가 하는 일에 당위성을 주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는 힘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카뮈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거 같습니다.. 허허)
    무한한 시공간의 좌표가 우연히 겹쳐서 이렇게 인연이 되어 늘 insight있으신 글들이나 나폴레옹 뒷 이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적어도 주 2회 연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같은 애독자들이 있다는 점 기억해주시고 힘내셔서 꾸준히 좋은 글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도 내주세요..ㅋㅋ) 감사합니다!

  14. reinhardt100 2019.05.20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삶의 문제. 대단히 복잡할 겁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한 때 방황할 때 이것저것 몇년을 고민해보니 드는 생각은 '자살하는 것은 정말 용기가 있어야 하는 거다.'라는 결론이 들더군요. 그 정도 용기 있으면 살아남는 것이 먼저라는 결론이 도출되고요.

    나시카님께서 뭔가 큰 일이 있으신 듯 한데 지금은 그저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골이 깊으면 그만큼 봉우리도 크니까요.

  15. 풀풀주스 2019.05.20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사오기 전부터 몇년동안 너무 잘보고 있었는데 아니되옵니다 ㅠㅠ 바빠서 그러신가보다 했었는데, 독자로서 회의감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시길 바라겠습니다.

  16. ................ 2019.05.25 1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칼세이건이 창백한 푸른점을 언급하였지요. 사실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에서 탄핵이 안일어나든, 미국이
    미쳐서 전세계에 핵을 떨구던 아무의미가 없지요. 그런대 그렇다고 해서 그게 의미가 없나요?
    각각의 생물은 자신이 인지하는 세계만큼에 가치를 부여 합니다. 개미는 오늘 과자 함줌 더 발견하는데 의미를 둘거고,
    언급하신 매는 비둘기 한마리 더 잡아먹는데 가치를 부여하것죠. 그런대 그거 우리가 보기에 뭔 가치가 있나요? 없어요.
    마찬가지로 어떤 우주적 존재가 보기에 지구에서 뭔일이 일어나든 알게 뭡니까?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잖아요.
    실제론 같지 않아요. 같다고 생각하면 그거 허무주의 같아요.

2019.04.25 06:30

 


'500일의 섬머'라는 2009년도 영화가 있습니다.  공짜를 좋아하는 저는 또 케이블 TV로 봤지요.  원래 독립 영화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Fox Searchlight Pictures가 배포를 맡아 선댄스 영화 페스티벌에서 최초 상영되었고, 의외로 좋은 평가와 인기를 끌어내어 제작비 750만불의 8배인 6천만불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사람들은 변해.  감정도 변하고.  그게 한때 나눴던 사랑이 진실되지 않았다던가 진짜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다만 그건 사람들이 성장할 때, 때로는 서로 멀어지는 방향으로 성장한다는 뜻이지.)

 

 


배트맨 시리즈 The Dark Knight Rises에서 로빈 역으로 나와서 잘 알려진 조셉 고든-레빗(Joseph Gordon-Levitt)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한줄 요약하면 잘 풀리지 않은 사랑과 그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럴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요즘 여성 호르몬이 뿜뿜하고 있는 제게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고 또 작은 감동도 주었어요.  (원래 제 꿈은 회사 때려치우고 무협지를 쓰는 것이었는데, 호르몬 뿜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요즘은 30~40대 여성들을 위한 로맨스 소설을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10대~20대에게는 하이틴 로맨스 시리즈가 있어서 전 안될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이 영화 시작 부분에 아래의 자막이 나오는 것을 보고 완전히 꽂혀 버렸습니다.

Any resemblance to people living or dead is purely coincidental… Especially you, Jenny Beckman… Bitch.
살았건 죽었건 어떤 사람들과 닮은 듯 하다면 그건 순전히 우연일 뿐이다.  특히 너 말이야, 제니 벡맨... ㅆ뇬.

 

 



검색을 해보니 이건 정말 이 영화 시나리오 작가의 100% 사심을 담은 문구더군요.  이 영화에서처럼 어떤 여자와 사랑 비슷한 썸을 탔다가 결국 잘 풀리지 않아서 상심이 컸던 시나리오 작가 뉴스타터(Scott Neustadter, 독일식으로는 노이슈타터겠지만 미국인이니까 아마 뉴스타터라고 읽을 듯...)는 이 여자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이 시나리오를 썼다고 뉴스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출처 : https://www.dailymail.co.uk/tvshowbiz/article-1209556/500-Days-Summer-Revenge-writing-film-girl-dumped-you.html )  아마 저렇게 여자 실명을 밝혀도 되는가 라고 놀라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제니 벡맨이라는 이름이 그 여자의 실명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작가가 언급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비평가들에게서도 호평을 받았고 특히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어서 뉴스타터를 출세시켜주었고, 여친에게 차인 상심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이 인터뷰 당시 뉴스타터는 이미 다른 여친과 사귄지 2년이 되었는데, 너무나 행복하다고 자랑스럽게 (또는 누구 보라는 듯이) 밝혔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니 벡맨, 즉 예전 여친과 어떻게 또 연락이 되었나 봐요.  뉴스타터에게는 매우 실망스럽게도, 정작 제니 벡맨은 그 영화 속 여주인공인 섬머가 사실 자기 자신을 그린 것이라는 것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마 남자 마음 속에 남아있는 예전 여친의 모습과 기억들은 실제 예전 여친과는 많이 달랐던 모양이에요.

아마 이건 상심한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든 남자든 모든 사람에게 다 동일할 것 같습니다.  사람은 원래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기억도 자기 멋대로 왜곡해서 마음 속에 저장해둡니다.  실제로 저도 와이프와 한 20년 전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의 기억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에 굉장히 놀라곤 합니다.

 

 



이 영화 속에는 주인공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도 일부 나오기 때문에 이 영화는 제 6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고든-레빗도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고요.  그러나 이 영화에서 가장 제 심금을 울렸던 음악은 제가 중고등학교 때 들었던 사이먼&가펑클의 Bookends 라는 삽입곡이었습니다.  이 노래는 남녀 주인공이 이별 비슷한 것을 하는 쓸쓸한 장면에 백그라운드 음악으로 낮게 나왔는데, 그 쓸쓸한 기타 연주와 쓸쓸한 가사가 정말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중고등학교 때도 몰랐지만 (그떄는 사실 이 노래 제목도 몰랐습니다), 지금도 왜 이 노래 제목이 Bookends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bookends라는 것은 책상이나 선반 위에 책들을 세워놓을 때, 맨 가장자리의 책이 넘어지지 않도록 책 옆에 끼워놓는 받침대 같은 것을 뜻합니다. 


영화 장면과 함께 나오는 사이먼&가펑클의 Bookends는 아래에서 감상하세요.

https://youtu.be/ddvCWyEFqyM


Bookends (책받침 한쌍)

Time it was
And what a time it was
It was a time of innocence
A time of confidences

좋은 시절이었어요
정말 굉장한 시절이었지요
순진함의 시절이었고
자신감의 시절이었지요

Long ago, it must be
I have a photograph
Preserve your memories
They're all that's left you

아주 오래전이었을 거에요
제겐 사진이 한 장 있어요
추억을 간직하세요
당신에게 남은 건 그것 뿐이니까요

By Paul Simon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keiway 2019.04.25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Nasica 님 요즘 굉장히 감상적이신데요?
    덕분에 나폴레옹 시대사는 진도가 안나가서 아쉽기도 하고 그러네요.
    뭐든 잘 풀려서 다시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기시길 바래봅니다.

    • 푸른 2019.04.27 1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고보니 주로 나폴레옹 시대사 보던 블로그였는데ㅋㅋ 종합블로그도 아무렴 어떱니까ㅎㅎ

  2. 이슬람극단주의 2019.04.25 14: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는 하찮은데 저런데 감정을 소모하다니 시나리오 작가도 참...

  3. 2019.04.25 15: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유애경 2019.04.26 1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말이 있더군요. '남녀가 이별하고 나면 남자에겐 여자의 좋았던 것들만 기억에남고 여자에겐 남자의 안좋았던 기억들만 남기 때문에 이별후에 여자는 금방 다른 사람을 사랑할수 있지만 남자는 반대로 헤어진 여자에게 언제까지고 미련을 둔다' (물론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닙니다!)
    대강 이런 내용이었던것 같은데, 그래서 남자는 로맨틱하고 여자는 현실적이다라는 말을 듣는지도요...

    뉴스타터의 복수극(?)은 뭔가 귀여운데가 있네요^_^.

  5. 2/28일 입대 2019.04.29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요! 피 냄새와 화약 연기가 두꺼운 나폴레옹 전쟁사도 좋습니다만(물론, 제가 전열에 서 있는 건 아니니까요ㅎㅎ), 감성미 뿜뿜하는 나시카님 글도 너무 좋아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시작이 있는 것과 같이 끝도 있다는 내용이 요즘 더 간절하게 다가오네요. 상심한 마음을 빛바랜 추억으로 간직하고, 또 다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메세지가 참 좋아요. 저런 갬성(감성이 표준어지만...)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이별이 칼부림으로 끝나는 끔찍한 일들은 없어지지 않으려나요...

    인간 사회라는 정밀시계에 갬성이라는 윤활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딱히 갬성파 인간은 못 되지만, 여기 와서 갬성충전을 하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TheK2017 2019.05.04 0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게 북엔즈인 까닭은.
    전적으로 제 생각에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이 그러한 사랑으로 인한 추억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북엔즈가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디.
    평소에도 그런 생각 많이 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더 하는 것 같답니다. ^ㅇ^*

2019.04.18 06:30



제가 즐겨읽던 Aubrey-Maturin 시리즈는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 해군을 배경으로 한 무용담 소설로서, 그 주인공 이름이 Jack Aubrey입니다.  여러분은 Aubrey라는 이름이 남자 이름 같습니까, 여자 이름 같습니까 ?  생각해보면 유럽 계통의 모든 family name은 다 남자 이름입니다.  한번도 여성스러운, 가령 Elizabeth나 Jessica 같은 이름이 family name으로 쓰이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런 것을 보면 분명히 Aubrey는 남자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건 현대 영미권 사람들에게도 좀 헷갈리는 문제인가 봐요.  구글에 'Is aubrey male' 까지만 써도 "is aubrey a male or female name"라는 문장이 자동 제시됩니다.  그리고 그 검색 결과를 보면 '남자 이름이다 여자 이름이다' 라고 영미권 사람들끼리도 싸우더라고요.

그런데 분명히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Aubrey는 부동의 남자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래 한곡이 그 모든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1972년 소프트 락 그룹인 'Bread'가 발표한 'Aubrey'라는 노래였지요.  이건 대단한 히트곡은 아니라서, 빌보드 차트 100위 안에 11주 동안 머물렀고 최고 순위가 15위 정도에 불과했어요.  그러나 무척 감미로운 가사와 멜로디 때문에 지금도 사랑받는 노래이지요.  이 노래에서도 '그녀 이름은 오브리였어 평범한 이름도 평범한 여자도 아니었지' 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 노래 덕분에, 이후로 여자 이름을 Aubrey라고 짓는 것이 대유행했고, 결국 이후로는 Aubrey가 남자 이름으로 사용되는 일은 거의 없어져 버렸다고 합니다.

원래 이 곡은 Bread의 리더인 David Gates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의 오드리 햅번을 보고 지은 것이라고 해요.  그런데 Audrey를 그대로 쓰기 좀 그러니 가사 속 여자의 이름을 Aubrey로 바꾼 것이지요.  

 

 



사실 이 노래는 남녀 이름 구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즘 말로 한줄 요약하면 '썸만 타고 이루어지지는 못했던 상대'에 대한 노래에요.  그러나 그렇게 요약하니 정말 몰상식해보이고...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 회한을 노래로 만든 것입니다.  정말 감미로운 노래에요.

노래 감상은 아래에서 하세요.

https://youtu.be/kqXek853SDE



And Aubrey was her name
A not so very ordinary girl or name.
But who's to blame?

그리고 그녀 이름은 오브리였어
이름도 여자도 평범하지는 않았지
하지만 그게 누구 잘못이람 ?

For a love that wouldn't bloom
For the hearts that never played in tune.
Like a lovely melody that everyone can sing
Take away the words that rhyme it doesn't mean a thing.

꽃피우지 못한 사랑에게
서로 박자가 맞지 않은 마음들에게
그건 마치 누구나 아는 아름다운 멜로디같지만
운율이 되는 단어를 빼면 아무 뜻도 없는 가사가 되는 것 같은 거야

And Aubrey was her name.
We tripped the light and danced together to the moon
But where was June.

그리고 그녀 이름은 오브리였어
우리는 불을 켜고 달빛에 맟춰 춤을 추었지
하지만 유월은 어디에 있었지 ?

No it never came around.
If it did it never made a sound
Maybe I was absent or was listening too fast
Catching all the words, but then the meaning going past

아니야 유월은 온 적이 없었어
왔었다면 기척도 내지 않았던 거지 
어쩌면 내가 정신이 팔려 있었거나 건성으로 들었나봐
단어들은 다 들었지만 그 문장의 뜻은 알아듣지 못한 것처럼 말이야

But God I miss the girl
And I'd go a thousand times around the world just to be
Closer to her than to me.

하지만 아 정말 그녀가 그리워
이 세상을 천바퀴 돌아서라도
나보다는 그녀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어

And Aubrey was her name
I never knew her, but I loved her just the same
I loved her name.

그리고 그녀 이름은 오브리였어
난 그녀를 알지 못했어 그래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했지
난 그 이름이 좋았어

Wish that I had found the way
And the reasons that would make her stay.
I have learned to lead a life apart from all the rest.
If I can't have the one I want, I'll do without the best.

내가 그럴 방법을 어떻게든 찾았다면 좋았겠지
그녀가 떠나지 않도록 설득할 이유도 함께 말이야
난 혼자서 살 방법을 배웠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어

But how I miss the girl
And I'd go a million times around the world just to say
She had been mine for a day.

그래도 정말 그녀가 그리워
이 세상을 백만번 돌아서라도
그녀가 하루 동안만이라도 내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해




Source : https://en.wikipedia.org/wiki/Aubrey
https://www.gpeters.com/names/baby-names.php?name=Aubrey
https://www.mumsnet.com/Talk/baby_names/3198664-is-aubrey-a-girls-or-boys-name
https://en.wikipedia.org/wiki/Aubrey_(song)

 

Aubrey (song) - Wikipedia

"Aubrey" is a song written and composed by David Gates, and originally recorded by the soft rock group Bread, of which Gates was the leader and primary music producer. It appeared on Bread's 1972 album Guitar Man. The single lasted 11 weeks on the Billboar

en.wikipedia.org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유애경 2019.04.18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read의 곡은 IF밖에 아는게 없었네요.
    물론 같은 가수가 부르니까 그렇겠지만 곡의 분위기는 비슷한것 같애요.
    이루어지지 못한 지나간 사랑은 언제 떠올려도 아련하고 애절해지지요. 정말 목소리가 감미롭게 들립니다.

  2. Spitfire 2019.04.19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이름이 성으로 쓰이는 예는 희박하긴 하지만 전혀없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Jane이나 Santana 같은 성이 있긴 합니다. 러시아쪽은 성을 아버지 이름을 따르긴 하지만 여성형으로 끝나게 되구요.

  3. terzeron 2019.04.23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in tune의 번역은 "박자가 맞지 않은"보다는 "음이 맞지 않은" 또는 "조율되지 않은" 정도의 의미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2019.04.11 06:30



Make you feel my love라는 노래는 아주 전형적인 사랑 노래입니다.  구애를 하는 사람이 아직 주저하고 있는 상대방에게 '달도 별도 다 따다 줄게' 라고 약속하는 내용의 가사에요.  어떻게 보면 뻔하고 유치한 가사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아델의 보컬 외에 그 가사 자체에도 꽤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좋은 노래들이 다 그렇듯이, 이 가사의 백미 역시 전체 곡이 80% 정도 진행된 후에 나옵니다.  바로 The storms are raging on the rolling sea and on the highway of regret 이라는 부분이지요.  사랑 노래에서 폭풍 치는 바다가 나오는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만, 저는 저 on the highway of regret, 그러니까 후회의 고속도로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남녀간의 사랑은 쌍방 모두에게, 선택의 순간이 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그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이어지지요.  그런 과정에서 후회가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  가보지 않은 길, 또는 이미 들어선 항로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회한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한참 구애하는 노래에서 the highway of regret 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은 인생을 살 만큼 살아보고 정말 많은 사랑을 겪어본 사람이나 해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부분 바로 다음에, The winds of change are blowing wild and free, 즉 변심의 바람이 거칠고 제멋대로 불어댄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은 정말 인생을 아는 사람이 지을 수 있는 가사에요.

 


이 멋진 곡을 지은 사람은 다름아닌 밥 딜런(Bob Dylan)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관록이 철철 묻어나지요 ?  이 양반이 직접 부르는 버전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z_yb_skMzdM

그리고 상업적으로 이 노래를 맨 처음 부른 사람은 노장 빌리 조엘(Billy Joel)입니다.  그 버전은 아래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vEQGKY92KI4

하지만 역시 강호의 앞물결은 뒷물결에 떠내려가는 법이고 영웅은 젊은이 중에서 난다고, 두 양반 모두 아델의 기량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네요.  잘 아시는 아델의 버전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sIobMokJiho

참고로, 가사 중에 나오는 "the whole world is on your case"라는 말은, 온 세상이 너를 비난한다, 온 세상이 너를 반대한다 정도의 뜻입니다.  여기서 'on the case'라는 뜻은 경찰 등이 어떤 사건을 수사 중이라는 뜻이거든요.  온 세상이 너의 사건을 들볶고 있다는 뜻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Make you feel my love


When the rain is blowing in your face
And the whole world is on your case
I could offer you a warm embrace
To make you feel my love

당신 얼굴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온 세상이 당신을 욕할 때에도
난 당신을 따뜻하게 안아줄거에요
내 사랑을 당신이 느낄 수 있다면요

When the evening shadows and the stars appear
And there is no one there to dry your tears
Oh, I hold you for a million years
To make you feel my love

땅거미가 지고 별이 뜨는데
당신 눈물을 닦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아, 난 당신을 백만년이라도 안아줄 거에요
내 사랑을 당신이 느낄 수 있다면요

I know you haven't made your mind up yet
But I will never do you wrong
I've known it from the moment that we met
No doubt in my mind where you belong

당신이 아직 결정을 못 내린 거 알아요
하지만 난 당신에게 잘못하는 일 없을 거에요
난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알았거든요
당신이 내 마음에 속한다는 것, 한치의 의심도 없어요

I'd go hungry; I'd go black and blue
And I'd go crawling down the avenue
No, there's nothing that I wouldn't do
To make you feel my love

굶어도 좋고, 다치고 멍이 들어도 좋아요
길거리를 기어서 갈 수도 있어요
그래요, 저는 못할 일이 없어요
내 사랑을 당신이 느낄 수 있다면요

The storms are raging on the rolling sea
And on the highway of regret
The winds of change are blowing wild and free
You ain't seen nothing like me yet

거친 바다 위에 폭풍이 몰아쳐요
후회라는 고속도로에도요
변심의 바람이 거칠고 어지럽게 불어대지만
당신은 나 같은 사람 본 적 없쟎아요

I could make you happy, make your dreams come true
There's nothing that I wouldn't do
Go to the ends of this Earth for you
To make you feel my love, oh yes
To make you feel my love

난 당신을 행복하게도, 당신의 꿈을 이루어지게 해줄 수도 있어요
난 하지 못할 일이 없어요
당신을 위해서라면 세상 끝까지라도 가겠어요
내 사랑을 당신이 느낄 수 있다면요, 그래요
내 사랑을 당신이 느낄 수 있다면요

작사: Bob Dylan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내안의댕댕이 2019.04.11 1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델의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20대의 젊은 가수가 이런 멋진 곡을 불렀다는 것에 정말 감탄했었는데, 원곡이 있었군요! 사족이지만, 처음 목소리를 들었을 때 20대라는데 한 번 놀랐고, 실물 사진을 보았을 때 20대라는데 한 번 더 놀랐고, 007 주제가 skyfall 을 공개할 무렵에 어엿한 어머니가 되었다는데 또 한 번 놀랐습니다...

  2. 요새 2019.04.11 16: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plendor in the grass도 그렇고 나이가 들면서 삶을 관조하시나 봅니다. 그 시에도 비슷한 대목이 있었죠. 지나가는 세월에 건배를~!

  3. keiway 2019.04.12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너무 좋아하는 곡입니다.
    제 영어 실력이 미천하여 확신은 없지만
    앞부분의 To make you feel my love 는 '내 사랑을 당신이 느낄수 있게' 가 더 나은 해석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2019.02.07 06:30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을 우습게 여기는 세계 유일의 민족이기도 하지만, 미국 문화에 대해서도 적어도 관념적으로는 무척 낮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문화라는 것이 꼭 턱시도 입고 교향악 연주회에 가거나 찬란한 샹들리에 밑에서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회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와인을 마시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입는 평상복, 평소에 먹는 음식, 평소에 흥얼거리는 노래 자체가 가장 중요한 문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현재 지구 최고의 문화 대국은 바로 미국이라고 봐요.  햄버거와 팝송, 영화, 그리고 그런 것들을 통해 형성되는 전반적인 사회 가치관에 있어서 미국만큼 전세계에 강렬한 영향을 끼치는 나라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너무 그렇게 미국 문화의 파급력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보니 역으로 좀 더 흔하지 않은 문화를 접하는 것이 더 고급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가장 쳐주는 것이 바로 프랑스일 것입니다.  저도 그래서 고딩 때 배운 것이 전부인, 사실상 전혀 못하는 프랑스어를 어떻게든 원문 그대로 인용하려고 (구글 번역기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노력하는 편입니다.  전에 와이프가 회사에서 어떤 젊은 컨설턴트와 일을 할 때, 그 컨설턴트가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프랑스어로 유창하게 대화를 하더랍니다.  그러니까 똑같은 사람이 어쩌면 그렇게 다르게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이 모든 것이 싸구려 문화 사대주의에 빠진 저희 부부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긴 합니다.  


프랑스 문화가 마이너러티 문화라고 하면 말도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분명히 우리나라에서 프랑스 문화는 마이너리티입니다.  가령 영미의 유명 팝송은 가사까지 완벽하게 외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샹송 아니 그냥 프랑스 유행가는 가사는 커녕 요즘 누가 인기인지 99%의 분들은 알지도 못하시고 관심도 없으시지요.  그러면 마이너러티 문화 맞습니다.


그런 마이너러티 유행가 중에서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잘 아는 샹송도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곡이긴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나온 영화 중 2010년 디카프리오 주연의 '인셉션'에 주요 삽입곡으로 나와서 유명해진 곡이지요.  바로 에디뜨 삐아프(Édith Piaf)의 "농, 즈 느 르그레뜨 리앙(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 난 전혀 후회하지 않아)" 입니다.





저도 이 노래는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노래는 아니었어요.  너무 흘러간 노래이기도 하지만, 가사를 모르니 그 노래가 어떤 것에 대한 것인지 전혀 몰랐거든요.  제목으로 보아 대충 '어떤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버림을 받았지만 그걸 후회하진 않아'라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가사를 (물론 또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읽어보니, 정말 너무 훌륭한 곡이더라고요.  이 노래는 흘러간 옛사랑을 후회하지 않고 소중히 여긴다는 신파극스러운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계속 '후회하지 않는다, 다 잊었고, 치워버렸고, 과거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지난 추억 따위는 다 불태워버렸다' 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클라이맥스는 맨마지막 소절인데, 사랑에 대한 노래치고는 다소 파격적인 힘찬 트럼펫(?) 연주와 함께 힘차게 외치는 것으로 절정과 함께 끝납니다.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나의 인생이 오늘 너와 함께 시작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노래는 과거의 사랑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새로운 사랑에 대한 찬가인 것입니다.  저는 그런 미래에 대한 희망의 노래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여러분도 가사와 함께 이 노래를 들어보시면 저와 똑같이, 정말 마음에 드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유튜브를 틀어놓고 가사를 한번 따라 읽어보세요.


https://youtu.be/t6wjCcWC2aE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ça m'est bien égal !


아니, 전혀 아니야

아니, 난 전혀 후회안해

남들이 내게 잘 해준 것도 필요없고, 못되게 군 것도 상관없어

모두 내겐 다 똑같을 뿐이야 !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C'est payé, balayé, oublié

Je me fous du passé !


아니, 전혀 아니야

아니, 난 전혀 후회안해

그거 다 대가를 치뤘고, 쓸어버렸고, 잊어버렸어

과거 따위 알게 뭐야 !

 

Avec mes souvenirs

J'ai allumé le feu

Mes chagrins, mes plaisirs

Je n'ai plus besoin d'eux !


내 추억은

불살라 버렸어

내 괴로움과 즐거움은

더 이상 필요치 않아

 

Balayées les amours

Et tous leurs trémolos

Balayés pour toujours

Je repars à zéro


그 사랑들은 다 지웠어

그 모든 격정은

영원히 치워버렸어

난 제로에서 새로 시작해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ça m'est bien égal !


아니, 전혀 아니야

아니, 난 전혀 후회안해

남들이 내게 잘 해준 것도 필요없고, 못되게 군 것도 상관없어

모두 내겐 다 똑같을 뿐이야 !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Car ma vie, car mes joies

Aujourd'hui, ça commence avec toi !


아니, 전혀 아니야

아니, 난 전혀 후회안해

왜냐하면 내 인생과 내 즐거움은

오늘, 너와 함께 시작되니까 !





PS.  프랑스어 능통자분들께 질문)  Je repars à zéro 부분에서 저는 연음법칙에 의해 '즈 르빠 사 제로'라고 발음이 날 것 같은데, 정작 이 노래를 들어보면 제 귀에는 '즈 르빠 라 제로'라고 들립니다.  이게 왜 이런 것일까요 ?  동사변형에 의한 s는 연음법칙에서 제외되는 것인가요 ?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월남인형 2019.02.07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어는 끝 자음은 발음하지 않습니다

  2. 월남인형 2019.02.07 1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음이 연이어 올때 해당 됩니다

  3. 성북천 2019.02.07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부분에 말씀하신 것은 연음법칙 선택사항이라고 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유애경 2019.02.07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셉션 」 벌써 10년 가까이 되가는군요!
    영화는 봤는데 저 곡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걸 보면 (가사를 모르면서도)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나 봅니다.
    다시 들어봐도 제 취향(?)은 아닌것 같네요😌.
    근데 가사가 참 좋네요!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희망이 넘쳐 보입니다(힘들때 들으면 용기를 얻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프랑스어에 능통하신 분들, 달라 보일것 같습니다.

    항상 잘보고 갑니다.

  5. 샤르빌 2019.02.10 0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샹송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역시 라비앙 로즈 같아요

  6. 늑대토끼 2019.06.11 0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사 좋네요 ^^

2019.01.24 06:30




'La Famille Bélier' (벨리에 가족)이라는 2014년도 프랑스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국내 케이블 TV에서 '미라클 벨리에'라는 제목으로 방영해줄 때 아무 생각없이 보게 되었지요.  나중에라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꼭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진짜 재미있습니다.  줄거리를 한 줄 요약하면 '청각장애인 가족 중 유일하게 정상인 사춘기 딸이 노래를 통해 부모와 교감하고 성장한다'라는 것인데, 웃음과 감동이 모두 있는 진짜 가족 영화입니다.


그런데 가족 영화라고 해서 이걸 자녀분과 보시면 그게 또... 좀 민망하실 겁니다.  가족 영화치고는 성적인 내용도 꽤 나오거든요.  저는 관광차 프랑스에 한 일주일 정도 밖에 가보지 않은 프알못에 불과합니다만, 이 영화를 보고 프랑스 사람들의 가치관에 대해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 초딩인지 중딩인지 정도의 어린 남동생이, 누나 친구와 러브러브를 하다가 라텍스 알러지로 쓰러지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사춘기 딸에게 아빠가 '너 때문에 엄마하고 러브러브도 못했쟎아' 라는 핀잔을 주기도 하고, 심지어 학예회에서 학생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에도 창녀라는 단어가 나오지를 않나 '그 여자와 10번을 했어' 라는 무용담이 나오질 않나...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어느 장면에서의 엄마의 대사였습니다.  (정확하게는 수화 대사였습니다.)  주인공 소녀인 폴라는 부모 몰래 파리의 라디오 프랑스 오디션을 보기 위해 노래 연습을 하느라 부모 일을 제대로 돕지 못했고, 결국 그 때문에 안 좋은 일이 발생하여 가족 모두가 심란한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그때 감정이 북받친 엄마가 울면서 폴라에게 '네가 태어났을 때 너에게는 청각장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울었단다' 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때 '우리 애는 정상이라서 너무 다행이라고 기뻐서 울었나 보다'라고 지레짐작을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이어지는 엄마 대사는 이랬습니다.


"난 청각장애인이 아닌 사람들을 견딜 수가 없어.  그런데 내 딸이 정상인이라니 !"


세상에 !  우리나라 부모로서는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사고 방식 아닌가요 ?  하긴 이 벨리에 가족은 폴라를 제외하고는 남동생까지 모두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또 시골 마을에서 작은 목장을 하며 치즈를 만들어 장에 내다 파는 서민 가정이지만, 딱히 빈곤에 시달리지도, 전혀 차별을 받지도 않고 또 우울해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아빠는 지역 사회 시장으로 출마까지 합니다.  역시 선진국 프랑스라서 그런가 봐요.




(문제의 그 장면.  여기서 또 놀라운 점은 아빠도 엄마 위로에만 신경을 써서 남편 노릇만 할 뿐, 딸을 야단친다거나 반대로 엄마를 비난하는 등의 소위 가부장적인 모습은 전혀 없다는 것.)



(폴라 옆의 소녀는 그 앞에 앉은 폴라의 어린 남동생과 러브러브를 감행하는 폴라의 친구입니다.)





엄마의 저 대사는 무엇보다 개인을 더 중요시하는 프랑스적인 마인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국가나 민족은 커녕 가족이나 자식을 위해서라도 자기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이 없는 모양이에요.  그게 우리에게는 굉장히 충격적인 부분이지만, 그게 꼭 나쁘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제가 살면서 보니까, 이 세상에 진짜 나쁜 일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나더라구요.  그 누구도 희생을 강요당하지 않고, 또 희생할 필요도,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는 사회가 진짜 좋은 사회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개인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예전에 박통 시절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박통 시절 모든 학생이 외워야했던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라는 문구를 보여준다면 '이게 무슨 신박한 개소리인가'라며 비웃음을 당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무리 그런 프랑스 사람들에게도, 가족이란 그렇게 개인주의만 내세울 수 있는 존재는 아닌가 봐요.  폴라도 가족 중 유일한 비장애인인 자기가 파리로 떠나버리면 남은 가족은 어떻게 하나 하며 갈등합니다.  특히 가족들은 모두 청각장애인이니, 폴라가 부르는 노래가 얼마나 훌륭한지, 가사가 어떤 것인지 가족은 전혀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더욱 갈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노래가 꿈인 정상인 딸과 청각장애인 부모와의 본질적 부조화는 학예회에서 가장 극적으로 그려지는데, 이 부분에서 감독의 연출 능력과 대담성이 아주 잘 드러납니다.  영화 초반부터, 폴라는 어느 남학생과 학예회에서 부를 듀엣곡을 연습하면서 썸을 타는데, 이 노래가 거의 영화의 주제곡입니다.  그런데, 폴라의 엄마아빠가 참석한 학예회에서, 정작 폴라와 남친이 듀엣곡을 부를 때는, 초반 4~5초만 그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고, 그 뒤부터는 철저하게 엄마아빠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여줍니다.  즉, 무음처리를 해버린 것입니다.  엄마아빠는 딸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없어 답답해하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학부모들은 이 한쌍의 노래에 황홀해하고 너무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는데, 엄마아빠는 어리둥절해하며 그저 영혼없는 박수만 따라치지요.  이거 분명히 음악 영화인데, 주제곡이나 다름없는 곡을 무음처리해버리다니, 정말 대담하지 않습니까 ?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주인공 폴라가 라디오 프랑스의 오디션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에 사용되는 음악은 대부분 70년대의 프랑스 인기 가수 미쉘 사두(Michel Sardou)라는 중년 남자 가수의 히트곡입니다.  오디션에서도 폴라가 사두의 Je vole (영어로는 I fly)이라는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자, 심사위원들은 너무 흘러간 노래라고 약간 조소를 하게 되지요.  그런데 노래가 끝난 뒤, 심사위원들은 '선곡이 매우 좋았다'라며 칭찬을 하게 됩니다.


왜 그러냐고요 ?  이 노래를 부를 때 폴라가 어떻게 하는지 아래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게 됩니다.  그러나 먼저 이 노래 가사를 아셔야 합니다.  그래야 그 영화 장면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주인공 폴라 역을 맡은 96년생 여가수 루안(Louane)은 프랑스판 오디션 쇼인 'The Voice'에 출연해서 6~7위 정도를 했습니다.   이 영화에 발탁되어 아름다운 노래 못지 않은 명연기를 펼쳐, 2015년 세자르 상을 수상했습니다.  원래 꽤 복스럽게 생긴 스타일인데 역시 공연용 포스터에서는 날씬해보이는 얼짱 각도로 찍었군요.)




La famille Bélier 2014  "Je vole" (저는 날아가요)

https://youtu.be/9keP-TJ9Rrk


Mes chers parents je pars

Je vous aime mais je pars

Vous n'aurez plus d'enfants

Ce soir


사랑하는 엄마아빠, 저 떠나요

엄마아빠를 사랑하지만 그래도 저는 떠나요

엄마아빠는 이제 아이를 잃는 거에요

오늘 저녁에요


Je ne m'enfuis pas je vole

Comprenez bien je vole

Sans fumée sans alcool

Je vole, je vole


저는 도망치는게 아니라 날아가는 거에요

제가 날아가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담배도 술도 안하지만

저는 날아가요


Elle m'observait hier

Soucieuse, troublée, ma mère

Comme si elle le sentait

En fait elle se doutait

Entendait


엄마는 어제 날 관찰하며

걱정하고 속상해했지요 우리 엄마

마치 그걸 느낀 것처럼요

사실 엄마는 의심스러웠던 거에요

들으면서도요


J'ai dit que j'étais bien

Tout à fait l'air serein

Elle a fait comme de rien

Et mon père démuni

A souri


저는 제가 괜찮다고

아주 차분하다고 말했지만

엄마는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아빠는 그저 힘없이

미소지었지요


Ne pas se retourner

S'éloigner un peu plus

Il y a gare une autre gare

Et enfin l'Atlantique


돌아보지 말아요

조금 더 멀리 보내요

한 정거장, 또 한 정거장 지나

마침내 대서양까지 왔어요


Mes chers parents je pars

Je vous aime mais je pars

Vous n'aurez plus d'enfants

Ce soir


사랑하는 엄마아빠, 저 떠나요

엄마아빠를 사랑하지만 그래도 저는 떠나요

엄마아빠는 이제 아이를 잃는 거에요

오늘 저녁에요


Je ne m'enfuis pas je vole

Comprenez bien je vole

Sans fumée sans alcool

Je vole, je vole


저는 도망치는게 아니라 날아가는 거에요

제가 날아가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담배도 술도 안하지만

저는 날아가요


Je me demande sur ma route

Si mes parents se doutent

Que mes larmes ont coulés

Mes promesses et l'envie d'avancer


떠나며 저는 스스로에게 물어요

혹시 엄마아빠가 걱정하는지

내가 울고 있는지

내 약속과 발전하려는 갈망을요


Seulement croire en ma vie

Tout ce qui m'est promis

Pourquoi, où et comment

Dans ce train qui s'éloigne

Chaque instant


오직 내 삶을 믿어요

내게 약속된 모든 것을요

왜,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를요

멀어져가는 이 기차 안에서

매순간마다요


C'est bizarre cette cage

Qui me bloque la poitrine

Je ne peux plus respirer

Ça m'empêche de chanter


이 새장은 참 이상해요

제 가슴을 막거든요

더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제가 노래할 수 없게 만들어요


Mes chers parents je pars

Je vous aime mais je pars

Vous n'aurez plus d'enfants

Ce soir


사랑하는 엄마아빠, 저 떠나요

엄마아빠를 사랑하지만 그래도 저는 떠나요

엄마아빠는 이제 아이를 잃는 거에요

오늘 저녁에요


Je ne m'enfuis pas je vole

Comprenez bien je vole

Sans fumée sans alcool

Je vole, je vole


저는 도망치는게 아니라 날아가는 거에요

제가 날아가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담배도 술도 안하지만

저는 날아가요


Lalalalalala

Lalalalalala

Lalalalalala

Je vole, je vole


라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라

저는 날아가요




이 노래도 좋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는 아래의 En chantant (노래를 부르며)에요.  이것도 물론 사두의 옛 노래입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듣고 '아, 정말 프랑스어는 정말 아름답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사두가 부르는 원곡을 들어보니, 그게 아니라 그냥 저 루안(Louane)이라는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좋은 것이더군요.   꼭 들어보세요.  정말 예쁜 노래입니다.  가사는 좀 충격적인 부분도 있지만요.



En chantant - Louane

https://youtu.be/D4L1_DOnJdQ


Quand j'étais petit garçon,

Je repassais mes leçons

En chantant


내가 어린 소년일때

난 공부를 하며

노래를 불렀어


Et bien des années plus tard,

Je chassais mes idées noires

En chantant.


몇 년 뒤에

나쁜 생각을 쫓아낼 때도

노래를 불렀지


C'est beaucoup moins inquiétant

De parler du mauvais temps

En chantant


훨씬 안심이 되거든

고약한 날씨 이야기할 때도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Et c'est tellement plus mignon

De se faire traiter de con

En chanson.


그리고 훨씬 더 귀여워

바보 취급을 받더라도 

노래 속에서라면 말이야

 

La vie c'est plus marrant,

C'est moins désespérant

En chantant.


인생은 더 즐거워

훨씬 견딜만 해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La première fille de ma vie,

Dans la rue je l'ai suivie

En chantant.


내 인생 첫사랑 소녀를

길거리에서 따라갈때

노래를 불렀어


Quand elle s'est déshabillée,

J'ai joué le vieil habitué

En chantant.


그녀가 옷을 벗을 때

난 익숙한 18번 곡을

노래했었어


J'étais si content de moi

Que j'ai fait l'amour dix fois

En chantant


난 기분이 너무 좋아서

사랑을 10번이나 했지 뭐야

노래를 부르며 말이야


Mais je ne peux pas m'expliquer

Qu'au matin elle m'ait quitté

Enchantée.


하지만 난 자신할 수는 없었어

아침에 그녀가 떠나갈때

내게 홀딱 반했 채였는지 말이야

 

L'amour c'est plus marrant,

C'est moins désespérant

En chantant.


사랑은 더 즐거워

훨씬 견딜만 해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Tous les hommes vont en galère

À la pêche ou à la guerre

En chantant.


사람들은 모두 배를 타고 떠나

어선이건 군함이건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야


La fleur au bout du fusil,

La victoire se gagne aussi

En chantant.


총구에 꽃을 꽂고도

승리를 거둘 수 있어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On ne parle à Jéhovah,

À Jupiter, à Bouddha

Qu'en chantant.


여호와나 주피터, 부처에게

말을 걸 수는 없지만

노래할 때는 가능해


Quelles que soient nos opinions,

On fait sa révolution

En chanson.


우리 사상이 뭐든간에

각자의 혁명을 벌이는 거지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Le monde est plus marrant,

C'est moins désespérant

En chantant.


세상은 더 즐거워

훨씬 견딜만 해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Puisqu'il faut mourir enfin,

Que ce soit côté jardin,

En chantant.


사람은 결국 죽는데

그게 정원 옆이었으면 해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야


Si ma femme a de la peine,

Que mes enfants la soutiennent

En chantant.


내 와이프가 슬퍼하면

내 아이들이 그녀를 부축해주길 바래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야


Quand j'irai revoir mon père

Qui m'attend les bras ouverts,

En chantant,


내가 아버지를 다시 보러 갈 때

아버지는 양팔을 활짝 펴고 날 기다릴텐데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야


J'aimerais que sur la Terre,

Tous mes bons copains m'enterrent

En chantant.


정말 그래줬으면 하는데

내 좋은 친구들이 다 모여 날 묻어주면 좋겠어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야

 

La mort c'est plus marrant,

C'est moins désespérant

En chantant.


죽음도 더 즐거워

훨씬 견딜만 해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Quand j'étais petit garçon,

Je repassais mes leçons

En chantant


내가 어린 소년일때

난 공부를 하며

노래를 불렀어


Et bien des années plus tard,

Je chassais mes idées noires

En chantant.


몇 년 뒤에

나쁜 생각을 쫓아낼 때도

노래를 불렀지


C'est beaucoup moins inquiétant

De parler du mauvais temps

En chantant


훨씬 안심이 되거든

고약한 날씨 이야기할 때도 

노래를 부르면 말이야


Et c'est tellement plus mignon

De se faire traiter de con

En chanson


그리고 훨씬 더 귀여워

바보 취급을 받더라도 

노래 속에서라면 말이야






Posted by nasic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oscar 2019.01.24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봤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Je vole 이라는 가사가 발음이 좀 거시기해서 웃겼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최근에 프랑스 영화 라붐을 다시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영화랑 라붐이랑 어쩐지 비슷한 느낌이 있는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제 기억에 미라클 벨리에는 배경이 벨기에 시골이었던것 같은데 프랑스 영화였나 보네요.

    • nasica 2019.01.24 1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이 영화를 2번 봤는데, 항상 시작한지 한 10분~15분 뒤에서야 보기 시작해서 어쩌면 정말 이게 벨기에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에이 설마요.

  2. 성북천 2019.01.24 1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n chantant 가사 중

    Qu’elles que soient nos opinions.

    는 Quelles que soient nos opinions이

    맞춤법 맞는 것 아닌지 여쭙니다

  3. reinhardt100 2019.01.25 0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영화가 있었나보네요. 이쪽은 정말 잘 몰라서요.

  4. Park Sang yeoul 2019.01.25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를 2015년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처음봤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용

  5. Spitfire 2019.01.25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에 딸이 청각장애가 아니라고 우는 장면이 나오는 걸 보니, 프랑스 같은 선진국도 자신과 같지 않은 사람을 이해하는데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 봅니다. 그래도 선진국의 좋은 점은 그것을 갈등으로 확산시키기보다는 개선해보려고 계속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속한 집단과 어울리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에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욕먹는게 무섭다기보다는 목구멍에 풀칠하는 문제 때문이겠지요.ㅜㅜ 이야기 하고나니 좀 서글프네요...

  6. 00 2019.02.14 2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랑스 영화가 장르불문 내용상 중심관 아무 개연성도 없이 잔혹성이나 선정성이 두드러지는건 아예 경향입니다 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