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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년 - 누구 편에 붙어야 하나 (하) 어떻게 보면 온 유럽이 휩쓸리게 되는 1812년 러시아 침공이라는 난리통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오스트리아가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를 이간질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쟁이 벌어지게 되자 오스트리아는 한발짝 물러나는 얌체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당연했는데, 오스트리아는 프랑스가 러시아를 두들겨 패는 동안 떨어지는 콩고물, 즉 발칸 반도 분할에서 좀더 많은 땅을 땅을 주워먹으려 했을 뿐 뭔가 숭고하고 원대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전쟁이라는 것은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주사위 놀음이라서, 제아무리 나폴레옹이라고 해도 프랑스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체는 애초에 오스트리아가 프랑스 측에 가담하는 것은 시간 문.. 2019. 7. 22.
체중 감량 - 콩이 답입니다 오늘은 매우 신변잡기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바로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제가 체중을 꽤 많이 줄였습니다. 결혼 이후로 조금씩 꾸준히 늘어서 86kg까지 갔다가, 최근 4개월 동안 10kg 정도를 줄여서 요즘은 75~76kg을 왔다갔다 합니다. 그 상태로 2개월 정도 지났으니, 아직은 요요 현상이 없지만 곧 요요 현상이 올 수도 있지요. 회사 동료들, 특히 여성 동지분들께서 비결이 뭐냐고 물으시는데, 간단합니다. 쌀 대신 콩을 드시면 됩니다. 제가 아침과 점심으로 아래 사진과 같은 음식을 먹습니다. 이게 체중을 줄이기 위해 맛도 없는 것을 억지로 먹는 것이 아닙니다. 맛이 꽤 괜찮고, 또 절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다만 저녁은 그냥 정상적으로 쌀밥을 먹기도 하고, 치킨을 먹기도 하며,.. 2019. 7. 18.
"The Fed Is Spiking the Punch Bowl" 이 무슨 뜻일까 ? 최근 야후 파이낸스에 눈길을 끄는 기사 하나가 떴습니다. 한줄 요약할 필요도 없이, 제목이 곧 한줄 요약이더라고요. Why low interest rates could cause a ‘colossal reckoning’ "저금리가 거대한 파국을 야기할 수 있다" (reckoning은 계산, 정산의 뜻도 있지만 심판이라는 뜻도 있는데, 여기서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뜻입니다.) https://finance.yahoo.com/news/why-low-interest-rates-could-cause-a-colossal-reckoning-151351867.html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지난 10년 동안의 엄청난 규모의 부채가 가계와 기업 양쪽에 쌓이게 되었는데, 이건 연방준비위원회가 너무 장기간 .. 2019. 7. 15.
출애급기 23장 - 가짜 뉴스를 퍼뜨리지 말라 최근 제가 다니기 시작한 교회에서는 (다른 교회도 다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맥추절을 기념하는 설교가 있었습니다. 맥추절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하나님이 (안식일만 빼고) 매일 뿌려주시던 만나와 메추리를 먹고 살던 유대인들이 드디어 가나안에 정착하여 뿌린 첫 곡식을 거둔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경에서는 그 다음날부터 만나가 하늘에서 내리지 않기 시작했다고 하니 무상급식이 중단된 슬픈 날이기도 하네요. 그날 목사님의 설교 주제는 더 이상 농경사회도 아닌 현대인들이 여전히 맥추절을 지켜야 하느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냥 짧게 요약하면 '하나님께서 직접 지키라고 하셨기 때문' 이었지요. 저는 이 목사님의 설교는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그 부분은 개인적으로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저 개.. 2019. 7. 11.
1812년 - 누구 편에 붙어야 하나 (상) 이제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에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명백해지자, 유럽 각국은 이 세기의 대결을 놓고 어느 편에 붙을 것인지 판단하느라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일차원적으로 생각하면 굳이 힘센 제국들끼리 싸움질을 하는데 굳이 다른 나라들이 꼭 끼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나쁜 평화가 가장 좋은 전쟁보다 더 낫다는 말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이 많겠지만, 그건 편하게 후방에서 입으로 떠들 때나 통하는 거부감입니다. 당장 바로 옆의 전우들이 내장을 쏟아내며 고꾸라지고 나도 바로 다음 순간 언제든지 팔다리가 끊어져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특히 그런 희생자가 자기가 사랑하는 아들이나 딸, 손자일 경우에는 누구나 어떻게든 당장 휴전 조약을 바라는 법입니다. 물론, 1812년 당시 유럽 각국에서.. 2019. 7. 8.
미국인들도 시부모/장인장모를 모시고 사는가 ? 제가 고딩, 아니 대딩 때만 해도 서양의 모든 것은 다 우수한 것이라는 환상이 온 사회에 팽배해있었습니다. (실은 여전히 그런 경향이 있지요.) 가령 우리는 굉장히 좋은 경치를 보면 '꼭 외국같다' 라는 말을 하지요. 잘 생긴 사람을 보면 '꼭 외국인처럼 생겼다' 라고 하고요. 그에 비해서 가령 영국인들은 잘 생긴 외국인을 보면 '꼭 영국인처럼 생겼다' 라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근 50년 가까이 천하를 주유하며 (닭살 돋지만 꼭 써먹어 보고 싶은 표현이었습니다...) 느낀 바는, 어떤 사회든 잘 생긴 사람은 잘 생겼고 못 생긴 사람은 못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UN인가에서 정의를 내렸다는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다음 표현이 정말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 2019. 7. 4.
1812년 - 왜 나폴레옹은 러시아로 갔을까 (하) 러시아의 짜르 알렉산드르는 독일 출신 할머니와 독일 출신 어머니를 둔 아이로 태어났습니다. 그 할머니는 처녀적 이름이 안할트-제릅스트(Anhalt-Zerbst) 출신의 소피(Sophie)로서 나중에 예카테리나(Екатерина) 대제로 알려진 러시아의 여황입니다. 알렉산드르의 어머니는 뷔르템베르크 출신의 공주였지요. 다른 유럽 왕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러시아 로마노프 왕가는 이렇게 계속 외국 특히 독일 출신의 공주들을 왕비로 맞아들이다보니 러시아 왕가는 일반 러시아 국민들은 물론 러시아 귀족들에 비해서도 서구의 발전된 문물과 사상에 대해 좀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춥고 먼 동쪽 구석의 러시아를 서구화시키는 노력은 대개 국왕을 중심으로 위로부터의 혁신이 위주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귀족.. 2019. 7. 1.
자유로운 그리스인들이 가질 만한 직업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무척이나 자존심이 센 족속들이었습니다.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대왕이 사자들을 보내어 아테네와 스파르타에게 항복을 하라고 하며 요구했던 것은 해마다 무거운 세금을 바치라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페르시아의 종주권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각 도시의 '흙과 물'을 바치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당시 세계의 대제국이었던 페르시아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는 정말 듣보잡 동네로서, 실제로도 워낙 가난하여 뭐 갖다 바칠 것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돌아온 대답은 영화에서 보셨다시피 발길질과 함께 한 'This is Sparta !'라는 괴성 뿐이었지요. (실제로는 흙과 물이라면 거기서 실컷 찾으라는 말과 함께 우물 속에 처박았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스파르타에는 저렇게 깔끔하게 돌로 포장된 마당도 .. 2019. 6. 27.
1812년 - 왜 나폴레옹은 러시아로 갔을까 (상) 이제 우리는 1812년, 그 고통스러운 행군을 향해 출발합니다. 모든 사건은 뭔가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터집니다. 왜 나폴레옹은 자신의 파멸을 향해서 그 춥고 머나먼 땅으로 행군을 해야만 했었을까요 ? 이유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주된 이유는 두가지, 폴란드와 영국이었지요. 그 두가지 때문에, 지난 편에서 우리는 1810년 12월 31일, 알렉산드르가 프랑스산 비단과 와인에 관세를 부과하고 반대로 영국산 제품의 입항을 실질적으로 허락하는 칙령을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이라는 바보짓을 피할 수 없었을까요 ? 제 블로그를 출입하시는 분들께서는 느끼셨겠습니다만, 나폴레옹은 원래부터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전쟁광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일으킨 전쟁은 대부분 방어적 성격이 강했습.. 2019. 6. 24.
언니의 사랑을 담은 축가 - Sweet Sir Galahad 가사 해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60~70년대 포크송 가수인 존 바에즈(Joan Baez)는 주로 자신의 오리지널 송보다는 다른 가수의 노래를 재해석해서 부른 것이 많습니다. 요즘은 그런 노래를 커버(cover) 송이라고 한다고 들었고, 요즘은 유튜브 등에서 그런 커버 송을 부르는 유튜브 스타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60~70년대에는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밴드들이 많았습니다. 존 바에즈는 워낙 타고난 목소리를 바탕으로 인기 가수가 되었지만, 작사작곡 실력은 그렇게까지 정상급은 아니었지요. 전에 소개드린 Diamonds and Rust라는 존 바에즈가 작사작곡한 노래의 가사 속에서도 존 바에즈는 '밥 딜런이 내 작사가 형편없다고 했다'라고 말하고 있지.. 2019. 6. 20.
1812년 서막 - 짜르 알렉산드르를 둘러싼 말말말 "폴란드는 아침거리일 뿐이다... 러시아가 저녁을 먹을 곳은 어디일까 ?" - 1772년 제1차 폴란드 분할 이후 당시 영국 의회 의원이었던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가 점점 서쪽을 밀고 나오는 러시아에 대해 한 말 "이 꼬마는 자기 모순의 매듭덩어리 같구먼." - 전제 군주 집안에 태어난 왕자로서, 스위스 출신 가정교사에게서 계몽사상으로 교육을 받은 어린 손자 알렉산드르를 보고 예카테리나 대제가 평한 말 "난 무책임한 게으름뱅이이고 진실된 생각과 말, 행동을 할 능력이 없다. 난 이기적 사람인데 그 주된 이유는 허영심 때문이다." - 1789년, 당시 12살이던 알렉산드르가 적은 일기 중에서 "내 계획은 와이프와 함께 라인 강변에 정착하여, 평범한 사람으로서 친구들과 함께 자연 철학을 공부.. 2019. 6. 17.
나폴레옹 시대의 복사기 Hornblower and the Atropos by C.S.Forester (배경: 1805년 영국 근해 HMS Atropos 함상) ---------------- (아트로포스 호의 함장인 혼블로워는 밤늦도록 그날 있었던 프랑스 사략선 나포건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막 끝내고 보고서 내용에 나름 흡족해하며 다시 읽어보고 있는 중입니다.) 함장실 문에 노크가 있었다. 대체 방해받지 않을 순간이 전혀 없단 말인가 ? "들어와." 그가 말했다. 들어온 사람은 선임사관인 존스였다. 그는 혼블로워의 손에 들려져 있는 깃털펜과 테이블에 놓인 잉크병과 종이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실례합니다, 함장님." 존스가 말했다. "제가 너무 늦게 온 게 아니었으면 합니다." "무슨 일인가 ?" 혼블로워가 물었다. 그는 존스 중.. 2019.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