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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존 바에즈가 전우애를 노래했다 ? - Brothers In Arms 가사 해설

by nasica 2019. 12. 19.

 


최근에 열심히 보는 웹툰이 있습니다.  '호랑이 형님'이라고 네이버에서 토요일에 연재하는 웹툰인데, 우리 전통 설화와 판타지와 조선 초기의 역사를 오밀조밀 짜맞춘 액션+귀요미+무협+의리 계열의 웹툰입니다.  제가 볼 때 정말 대단한 명작입니다.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50305&weekday=sat


나름대로 줄거리가 복잡한 만화라서 여기에서 설명을 하기는 좀 그렇고, 최근 줄거리를 요약하면 곰 일족의 수장이 일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일족의 새끼 중에서 가장 강한 새끼곰을 골라 끔찍한 고통을 겪을 용병으로 요괴들에게 보내는 사연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에 우연히 끼어들게된 그런 용병 출신의 다른 짐승이 그런 현실에 대해 아래와 같이 분노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제게는 참 인상적이더군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을 저는 안 읽었고 제 와이프가 읽었는데, 제 와이프의 이 책 한줄 요약은 '실존하지 않는 개념상의 존재를 믿게 만든 것이 인간이 번성하게 된 이유'라고 하더군요.  꽤 말이 되는 이야기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쟁이지요.  국가나 민족, 이념 따위는 사람들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일 뿐 사실 자연적으로는 아무런 실체가 없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그런 허깨비같은 것을 위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아무 죄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만나 본 적도 없는 상대편 젊은이들을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마구 죽이는 것이 전쟁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도 팔다리 혹은 목숨까지 잃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것에 뛰어들게 만들지요.  생각해보면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데, 그런 것을 잘 하는 국가나 민족, 이념이 대제국을 건설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기 새끼 뿐만 아니라 직접 관계가 없는 동족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집단 생활을 하는 동물에게만 있는 일입니다.  저는 사람이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개미나 꿀벌처럼 유전자에 코딩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계적인 현상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그건 명예와 이타주의적인 희생 정신에 의한 개인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자신은 그런 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 그저 자신의 권력과 금전적 이익을 위해 남에게 그런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정말 분명히 인간에게서만 볼 수 있는 추악한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범죄를 규탄하는 것이 바로 반전 운동가들입니다.  반전 운동가들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들이 언제나 꼭 옳다고만 주장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흔히 월남이 패망한 이유가 북베트남군이 잘 싸웠다기보다는 남베트남의 부패와 미국내 히피들의 반전 운동 때문에 졌다고 하지요.  글쎄요, 여기서는 일단 판단은 보류하시지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인 존 바에즈도 그런 반전 노래를 많이 불렀을 뿐만 아니라 반전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잠시 투옥된 경험도 있습니다.  그런 존 바에즈가 'Brothers in Arms'라는, 제목만 보면 전우애를 찬양하는 것 같은 노래를 불렀다고 하면 깜짝 놀랄 일입니다.  적어도 저는 흠칫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 가사는 왜 바에즈가 이 노래를 불렀는지 쉽게 납득이 가는 내용입니다.  원래 이 노래는 (주로 커버 송을 많이 부른 바에즈답게) 바에즈의 오리지널 송이 아니라 영국 록그룹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의 노래입니다.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리더 마크 노플러(Mark Knopfler)가 작사 작곡한 1985년 곡인데, 연도를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벌어진 포클랜드(Falkland)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크 노플러는 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고통받는 병사들을 위해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특히 전사한 병사들을 위해서는 열렬한 찬양을 늘어놓고 부상병들에게도 찬양과 함께 약간의 금전적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전투 경험이 주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병사들에 대해서는 별로 영광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인지 명예를 기리지도 않고 그 보상과 치료에 대해서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이어 스트레이츠가 이 곡을 만든 것도 존 바에즈가 이 노래를 부른 것도 모두 그 때문인 모양입니다.

 

병사들의 희생은 숭고하지만 전쟁은 추악합니다.  그러나 그런 전쟁보다 더 추악한 것은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입니다.  신께서 그들을 단죄하기를 바랍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포클랜드 전쟁에서 프랑스제 엑조세 미사일 한 방에 영국 구축함 HMS Sheffield가 격침된 뉴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저 사건 이후 전세계가 엑조세 미사일 구매에 열을 올렸었지요.  당시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던 영국 구축함들은 비싸기는 해도 가벼워서 빠르고 녹도 슬지 않고 유지정비 비용도 적게 들어서 평상시에는 너무나 만족스러웠답니다.  그러나 정작 실전에 투입시켜보니 강철로 만든 군함과 달리 열에 약해 흐물흐물 녹아버리는 바람에 미사일 한방이나 폭탄 한방에도 곧장 침몰해버렸다는 기사를 당시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공연 모습입니다.)

 

 


웹툰을 보다가 생각난 이 노래의 오리지널 다이어 스트레이츠 버전은 아래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Dire Straits - Brothers In Arms  
https://youtu.be/zKhTBltFwto

그러나 제게는 역시 존 바에즈 버전이 훨씬 아름답습니다.  

Joan Baez - Brothers in Arms
https://youtu.be/yjxNZH0qIe0



These mist covered mountains
Are a home now for me
But my home is the lowlands
And always will be

안개로 뒤덮힌 이 산들
이제 내겐 집이나 다름없다네
하지만 내 고향은 저지대
내 고향은 항상 거기일 뿐

Someday you'll return to
Your valleys and your farms
And you'll no longer burn to be
Brothers in arms

언젠가 그대들도 돌아가겠지
고향의 계곡과 농장으로 
그리고 더 이상
전우애로 불타지 않을 거라네

Through these fields of destruction
Baptisms of fire
I've witnessed your suffering
As the battle raged high

그 살육의 전장
불의 세례 속 
난 그대들의 고통을 두 눈으로 보았다네
전투의 광기가 달아오르던 그 현장에서 

And though they did hurt me so bad
In the fear and alarm
You did not desert me
My brothers in arms

난 지독한 상처를 입었지
공포와 충격 속에서  
그래도 그대들은 날 저버리지 않았네
나의 전우들여

There's so many different worlds
So many different suns
And we have just one world
But we live in different ones

다양한 세계가 많이 있겠지 
태양들도 그만큼 다양할걸세 
우리에게 있는 건 단 하나의 세계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사나봐

Now the sun's gone to hell and
The moon's riding high
Let me bid you farewell
Every man has to die

태양은 지옥으로 떨어지고
달은 차올라가지
그대들에게 작별을 고하겠네
모든 사람은 결국 죽어야 하니까

But it's written in the starlight
And every line in your palm
We're fools to make war
On our brothers in arms

하지만 별빛 속에 씌여있다네
그대들의 손금에도 말일세
전쟁을 벌이는 우리는 바보라고 
바로 우리 전우들을 상대로 말이지 

 

댓글7

  • 뱀장수 2019.12.19 18:51

    포스팅의 주제와는 관련없지만...
    42형 구축함은... 선체가 강철제 아니였던가요?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요.
    답글

    • nasica 2019.12.19 22:49 신고

      제가 그때 중학생이었던가 고등학생이었든가... 암튼 저도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만 있는지라 잘 기억은 안납니다.

  • 나삼 2019.12.20 09:02

    현대 구축함들은 철이건 알미늄이건 대함 미사일에 대한 방호력은 없습니다. 함대 대공으로 커버쳐야 하는데 당시 영해군의 구축함들은 경제상황악화로 저가형 함대방공이 취약한 함급으로 편제되어 잇기에 엑조세에 큰피해를 입엇다죠
    답글

  • 최홍락 2019.12.20 11:28

    42형 구축함까지는 선체가 강철제였고, 후속함인 45형부터가 알루미늄 선체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쟁중에 침몰된 영국 군함 7척중 4척이 알루미늄 상부구조물인것은 맞는데 언급된 셰필드함은 해당사항이 아닙니다. 더욱이 알루미늄의 경우 열전도율이 높아서 피격이 될 경우 알루미늄 구조물의 열에너지는 빠른 속도로 강철의 하부 선체로 전도가 되어 버림으로써 생각보다 열에 취약하지 않게 되고요.

    셰필드함의 문제라면 엑조세 미사일이 스틱스와 달리 수면을 스치고 날아오는 최초의 시스키밍 방식의 대함미사일이었다는거죠. 셰필드함이나 동급 구축함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대함미사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먼저 만난것이 셰필드함의 불운이라고 할 밖에요
    답글

  • 퍁로스 2019.12.21 02:30

    호랑이 형님 좋죠.
    저한테는 새끼곰을 보내려던 이유가 나름 큰 반전이었어요.
    좀 거창한 야망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답글

  • pms6710 2019.12.21 18:43

    오 주인장님도 호형 팬이시군요! 항상 좋은 글 보고 갑니다!
    답글

  • 유애경 2019.12.23 01:57

    앙리코 마샤스의 ‘녹슨총’이 반전에 관한 가사로선 참 마음에 와 닿는것 같아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