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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쿠데타 - 빅토르 위고의 'Napoleon Le Petit' 중에서 (2편) (지난 편에서 이어지는 제롬 보나파르트의 편지 내용입니다.) "조카여, 프랑스 국민들의 피가 흘렀구나. 그 확산을 멈추기 위해 국민들에게 진지하게 호소하렴. 너의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단다. 국민투표에 대해 언급했던 너의 두번째 선언문을 국민들은 보통 선거권의 재확립이라고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공화국 헌법에 기여할 의회가 없다면 자유는 어떤 것도 보장할 수 없단다. 군대가 더 유리한 위치에 있어. 이제야말로 도덕적인 승리로서 실질적 승리를 완성할 순간이다. 패배한 경우엔 할 수 없는 것을 승리했을 때 해야 한다. 과거 정당들을 해체한 뒤에 국민 전체를 복권시키렴. 보통 선거권이 진지하고 자유롭게 행사되어, 공화국을 구할 대통령과 제헌 의회를 선출할 거라고 선포해야 한다. 내가 이 편지를 .. 2016. 11. 23.
친위 쿠데타를 저지하라 - 빅토르 위고의 'Napoleon Le Petit' 중에서 (1편) 요즘 시국에 편승하여, 빅토르 위고의 'Napoleon Le Petit' 즉 '꼬마 나폴레옹' 중 일부를 발췌 번역해 몇 편에 걸쳐 올립니다. 이 책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이건 보쥬 광장 거리에 있는 빅토르 위고 기념관에서 제가 찍은 당시 풍자화 사진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나폴레옹 3세를 대통령으로서 지지했으나, 그가 1851년 12월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고 영구 집권을 하자 그에 저항하다가 영국령 게른제 섬으로 망명했습니다. 이 신문 풍자 만화에서 빅토르 위고는 12월에 파리 길바닥에 흐른 피를 나폴레옹 3세가 자세히 보고 냄새 맡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저 만화 제목인 Le Nez Dedans 은 Nose in 으로서, '코를 들이대 !' 정도의 뜻입니다.) 1848년 7월 혁명으로 루이 필립의 오.. 2016. 11. 20.
무엇이 전열함을 죽였는가? - 나폴레옹 시대 군함의 수명 이야기 현대적인 군함들의 수명은 대략 몇년일까요 ? 저도 고딩 시절에 한때 해군사관학교 진학이 꿈이라서 관심이 좀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가, 당시 우리나라의 주력함인 구축함들은 미군이 2차세계대전 이후 쓰던 것을 60년대에 한국에게 넘겨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중 인상적인 부분이, 그 통로나 선실의 쇠바닥에는 미끄럼 방지용으로 원래 격자 무늬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는데, 당시 우리나라 구축함들은 그 격자 무늬가 다 닳아서 매끈매끈 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사관학교 안 갔거든요. 네이버 같은 곳을 찾아보니, 돈많은 미국같은 나라는 대개 군함의 수명을 30~40년으로 잡는 모양입니다. 아마 더 오래 쓸 수도 있지만, 유지 보수비도 많이 들고, 또 30~40년전의.. 2016. 10. 28.
영국군과 프랑스군, 누가 더 잘 먹었을까 ? - 나폴레옹 시대의 군대밥 이야기 최근 영국이 노후된 뱅가드급 핵잠수함을 대체할 드레드노트급 핵잠수함의 건조를 발표했습니다. 그 사양을 보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 중 하나가 130명의 승조원에 1명의 의사와 3명의 요리사(chef)가 포함되어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쉐프를 3명이나 태우다니 잠수함 승조원들을 정말 잘 먹이려나 보다 싶지만, 그래봐야 영국인 조리병를 태울테니 드레드노트 승조원들은 암울한 식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나폴레옹 시대 때도 영국 요리는 유명했을까요 ? 예, 유명했습니다. 몇가지 관련 부분을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군 장교의 모험담을 그린 서양 무협지 Sharpe 시리즈에서 발췌해 보았습니다. -- Sharpe's Enemy by Bernard Cornwell (배경: 1812년, 포르투갈) ---.. 2016. 10. 23.
나폴레옹 시대의 해전 역사상 가장 유명한 함대라고 하면 16세기 말의 스페인 무적 함대 또는 20세기 초의 러시아 발틱 함대 정도를 들 수 있겠습니다만, 역시 스페인 무적 함대가 더 유명하겠지요. 결론적으로는 이 두 함대 모두 기대와는 달리 풍비박산이 났습니다만, 사실 당시에도 그 '기대'는 현실감이 없는 지배층의 기대였고, 실제 항해를 떠나는 두 함대 실무자들의 마음은 매우 무거웠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준비 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개럿 매팅리의 '아르마다'입니다. 한글판도 있고, 저는 한글판으로 읽었습니다. 매우 재미있습니다. 퓰리처 상도 받은 명작입니다.) 아뭏든, 당시 개박살이 난 스페인 무적 함대의 경과를 그린 개럿 매팅리의 '아르마다'라는 책을 읽어보면, 스페인 함대가 진 이유가 결코 영국군.. 2016. 10. 20.
대를 위해 보도하지 않는다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 스팟라이트 (Spotlight) 주말에 케이블 TV로 스팟라이트(Spotlight)라는 2015년 영화를 봤습니다. 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레이철 맥아담스 등 캐스팅은 나름 화려한 영화였는데, 저는 사실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이 영화 별로 꼭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카톨릭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을 보도한 신문 기자들의 실화를 영화화한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거든요. 제 수준은 영화든 책이든 주로 재미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다 보니, 그런 음울한 주제의 영화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TV를 켜보니 마침 방영되고 있길래 보게 된' 이 영화는 보자마자 매우 흡입력 있게 저를 사로 잡았습니다. 이 영화에는 기막힌 반전도 없고, 서스펜스나 러브 라인도 없고, 신파조의 감동이나 눈물도 없습니다. 심지어 정의는 승리한다는.. 2016. 10. 16.
빵과 금화 - 나폴레옹 시대의 징발 이야기 아우스테를리츠 전투 직전이던 1805년 11월, 린츠(Linz)로부터 빈(Wien)을 향해 전진하던 란의 제5 군단은 (전투 현장에서는 언제나 그랬습니다만) 심각한 보급 부족으로 큰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진흙투성이 길로 강행군을 하는데다 추운 늦가을에 노숙을 하는 것도 고달픈데, 먹을 것까지 부족하니 장교들이나 병사들이나 모두 지치고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지요. 그때 란의 개인적인 형편은 더욱 안 좋았습니다. 아팠거든요. 란은 아픈 상태에서도 부하들이 겪고 있던 보급 부족에 대해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내린 명령이 이런 것이었지요. "어떤 병사 또는 부대라도, 약탈, 사사로운 싸움 및 위협을 하다가 적발되거나 장교를 구타할 경우 즉각 총살될 것이다. 집행 권한은 사단장이 행사한다." 이에 .. 2016.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