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78 정의 같은 소리하고 있네 - 마침내 맺은 칼리쉬 (Kalisch) 조약 레이니에의 군단이 글로가우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달라는 알렉산드르의 긴급 요청에 대해 프리드리히 빌헬름이 쓴 편지의 내용은 기가 막힌 것이었습니다. 긴 문장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슐레지엔은 나폴레옹이 인정한 중립지대이다. 레이니에에게도 그 중립 존중과 함께 글로가우에 들어가지 말라고 요청했으니, 러시아군도 슐레지엔의 중립을 존중해주시길 바란다. 2) 나폴레옹은 프로이센에게 러시아와 싸워줄 것을 요청했고, 국왕인 나는 그러기 위한 조건으로 9,800만 프랑과 영토 회복을 요구했는데 거절당했다. 3) 내가 이런 이야기까지 다 하는 것은 내가 프랑스와 전쟁에 돌입하더라도 정당성은 내게 있다는 것과 내가 러시아 측에게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다. 알렉산드르는 이 한심한 편지.. 2022. 4. 25. 러시아 순양함 모스크바 침몰의 미스터리 대함 미쓸에 얻어맞지 않기 위해서 군함에는 다양한 요격 미쓸과 CIWS 등을 갖추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빠른 속도. 군함이 빨라야 시속 55km/h를 넘기 어려운데 음속으로 날아오는 미쓸을 피할 수 있는가? 군함이 빨라야 하는 이유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 아무리 강력한 레이더가 있다고 해도 어지간한 높이에 달린 레이더가 볼 수 있는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30km 남짓. 그러니 해안 레이더 사이트에서 50km 이상 떨어진 군함은 대략 안심해도 됨. 아무리 사정거리 300km의 지대함 미쓸이 있다고 해도, 뭐가 보여야 쏠 것 아닌가? 하지만 적 항공기가 하늘에서 look-down한다면? 그 항공기가 Tu-95나 Tu-22처럼 장거리 대함 미쓸을 갖춘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 항공기가 군함의 정확한 좌표를 지.. 2022. 4. 21. 강들과 요새들 - 러시아군의 고민 1813년 1월, 그랑다르메는 요크가 이끄는 프로이센군의 배신으로 인해 속절없는 후퇴를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지장이었으므로 후방의 방어도 공고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제1차 방어선은 당연히 폴란드 한 가운데를 흐르는 비스와 강이었습니다. 비스와 강에는 토룬(Torun), 모들린(Modlin) 등 바르샤바부터 단치히까지 일련의 견고한 요새들이 있었고, 나폴레옹은 이런 요새들에 수비대를 배치해두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원정군이 워낙 크게 궤멸된 지라, 긴 비스와 강변을 따라 드문드문 박힌 요새들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고, 뮈라는 속절없이 비스와 방어선을 버리고 일단 포젠(Posen, 폴란드어로는 포즈나니 Poznań)으로 후퇴했습니다. (오데르 강변이나 비스와 강변의 많은 .. 2022. 4. 18. 포클랜드 전쟁 잡담 - 항모와 수송선 5월 21일 첫날 아르헨티나 공군기들의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HMS Ardent 뿐만이 (당연히) 아니었음. IAI Dagger 전투기들이 들이닥쳐 HMS Antrim에게 폭탄을 투하. 모두 불발탄이었나 대거 전투기들은 30mm 기관포로 기총 소사를 가한 뒤에야 돌아감. 이 첫날 전투부터 아르헨티나 공군의 폭탄에는 불발탄이 매우 많아서 이날 하루에만 총 13발의 폭탄이 불발로 끝남. 이어서 날아든 대거 전투기들은 HMS Argonaut와 HMS Broadsword(아래 사진1)를 노렸고, 이어서 다른 대거들이 날아와 HMS Brilliant를 공격. 그러나 쓸만한 단거리 대공 미쓸인 Sea Wolf를 갖춘 몇 안되는 구축함 중 한 척인 브로드소드의 시울프 미쓸이 위력을 발휘해 대거 1대를 격추시키고.. 2022. 4. 14. 공간이 정신을 지배한다 - 브레슬라우로 떠밀려가다 1812년 12월 30일 요크 대공이 단독으로 러시아와 강화 체결을 한 뒤, 아직 어느 쪽 손을 잡아야 할 지 갈팡질팡하고 있던 프로이센의 운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았습니다. 1월 6일, 프랑스군이 버리고 떠난 동프로이센의 수도 쾨니히스베르크(Königsberg)에 러시아군이 무혈입성했습니다. 여기는 분명히 프로이센 영토였는데, 뮈라가 이끄는 그랑다르메의 패잔병들은 동맹군으로서 쾨니히스베르크에 들어왔다고 치고, 러시아는 분명히 공식적으로 프로이센과 교전 상태에 있는 적국이었습니다. 러시아군은 이미 그 11일 전인 12월 27일, 동프로이센의 메멜(Memel, 리투아니아어로 클레이페다 Klaipėda)를 점령했는데, 이 곳에는 소수의 프로이센 수비대가 배치되어 있었고 이들은 러시아군에게 모조리 포로 신.. 2022. 4. 11. 포클랜드 전쟁 잡담 - HMS Ardent의 고난 정찰 임무를 띠고 포트 스탠리에서 날아온 최초의 푸카라(Pucara) 쌍발 프로펠러 공격기가 격추된 지 15분 후, 3대의 푸카라가 더 날아옴. 이들은 약 35km 떨어진 구스그린(Goose Green) 지협의 임시 비행장으로부터 날아온 것. 즉각 영국 구축함들과 프리깃들이 대공포를 쏘며 응사했으나, 프로펠러 공격기의 느린 속도에도 불구하고 격추가 쉽지 않았음. 결국 이들 중 최초로 격추한 된 것은 이미 상륙해서 패닝 헤드 언덕 위에서 정찰 중이던 SAS 대원이 쏜 견착식 스팅어 미쓸에 의한 것. 조종사는 사출한 뒤 결국 어찌어찌 아르헨티나군으로 돌아감. 나머지 2대는 Sea Harrier들에 의해 요격됨. 한대는 편대장 Nigel “Sharkey” Ward 중령이 직접 공격했는데, 연약하고 느린 프로펠.. 2022. 4. 7. 결정을 못하는 리더 - 못난이 프리드리히 1812년 12월 14일, 원정군을 버려두고 파리로 달리던 나폴레옹의 썰매는 프로이센이 그토록 반환을 간청하던 글로가우 요새를 통과했습니다. 나폴레옹이 홀로 파리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나폴레옹의 원정군이 몰살을 당했다는 소식이 프로이센 일대에 빠르게 퍼졌습니다. 프로이센의 열혈 애국자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나폴레옹을 끝장내고 프로이센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했습니다. 그러나 프로이센의 운명에 대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에게는 모든 것이 너무나 불확실하고 불안했습니다. 200년이 지난 지금에야 1812년 러시아 원정 실패가 결국 나폴레옹의 패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만, 당시로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단 나폴레옹의 그랑다르메가 .. 2022. 4. 4. 밀리터리 잡담 - 상륙함 이야기 NATO에서 Alligator급 상륙함이라고 불리는 Tapir급 대형 탱크 상륙함인 Orsk (BDK-69, 4500톤, 16노트. Orsk가 아니라 같은 앨리게이터급인 Saratov 호라는 주장도 있음). 1968년에 진수된 낡은 상륙함으로서 약 400의 병력과 탱크 20대를 수송 가능. 이물의 갑문(bow door)이 벌어지면서 거기서 탱크가 기어나오는 구조. 아래 사진은 Orsk 옆에 있다가 같이 얻어맞고 파손되었다는 Ropucha급 상륙함. 10년 정도 뒤에 만들어졌다는 것 외에는 구조, 규모, 속도 모두 비슷비슷한 탱크 상륙함. 탱크 상륙함은 빠를 필요가 없나? 당연히 빨라야 함! 상륙지점으로의 항해도 빨라야 하고 해안에 돌격할 때 매우 취약하므로 누구보다 빨라야 함! 근데 러시아 상륙함 왜 이.. 2022. 3. 31. 지도와 공약(空約) - 프로이센 장교들의 이탈 안실리온(Friedrich Ancillon)의 조언은 꽤 정곡을 찌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국적에 상관없이 귀족이나 신사라면 모두가 프랑스어를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당대의 지식인답게, 야만스러운 러시아보다는 문명국인 프랑스 친화적인 노선을 취하기를 권고하며 러시아 장군들의 무능력 등을 비난하기도 하고, 스페인 민중과는 달리 프로이센 국민들에게는 종교적인 광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스페인식 민중 투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등의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도 했습니다. 그러나, 누가 봐도 그럴싸한 이유도 내놓았습니다. 바로 러시아와 프랑스의 지리적 위치였습니다. 기동력이 좋은 군대를 가진 프랑스는 바로 지척에 있는데 러시아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었지요. 또한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전투에서 승리해도 유럽 .. 2022. 3. 28. 우크라이나의 겨울밀 이야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비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결코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밥상 물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이야기는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으셨을 것이고, 아마 밀을 비롯한 곡물 이야기도 꽤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미 밀 파종은 이미 작년 10월 전후에 다 끝났습니다. 그때 씨 뿌려서 올해 7~8월에 수확하는 겨울밀이 우크라이나 밀의 95%입니다. 가을에 뿌린 밀은 곧 싹이 텄다가,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적응 기간을 거쳐 눈 밑에서 일종의 동면 상태로 겨울을 나고 봄에 막 생장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겨울을 나는 동안 보통 15%의 싹이 죽어버립니다. 2002~2003년인가... 그때는 유.. 2022. 3. 24. 치욕의 프로이센 - 프리드리히 빌헬름의 외줄타기 1812년 말 그랑 다르메의 일원으로 리가(Riga) 방면에서 러시아군과 대치 중이던 요크 대공이 본국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러시아군과 강화 조약을 맺을 때만 해도, 프로이센이 정말 1813년 러시아 편에 붙어 나폴레옹에 대적한다는 것이 확실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프로이센 전체는 반(反)프랑스 정서로 들끓고 있었고 나폴레옹에 저항하여 들고 일어날 이유야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기분만으로 반(反)나폴레옹 전선에 뛰어들 것이라면 훨씬 이전에 그랬어야 했습니다. (C.S. Forester의 명작 소설인 Hornblower 시리즈 중 'The Commodore' 편에서는 혼블로워가 소함대의 제독으로서 발트 해에서 활약하며 짜르 알렉산드르를 만나기도 하고 리가(Riga)를 포위 공격하는 프랑스군과 .. 2022. 3. 21. 포클랜드 전쟁 잡담 - 영국제 동호회원들간의 전쟁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 해군의 주력 대공무기는 Sea Dart 미쓸. 고고도 장거리 미사일이었던 씨다트는 2단 로켓 추진 방식으로서, 먼저 1단 고체 연료 로켓으로 추진되어 초기 속도를 낸 뒤에, 1단 로켓을 분리한뒤 점화되는 2단 로켓은 ramjet 방식으로 추진하여 마하 2.5의 높은 속도를 냄. 최대사거리는 75km 정도였고 이걸 테스트해본 영국 해군은 "이걸 장착한 구축함은 F-4 Phantom 전투기 8대가 초계비행을 하는 것과 동일한 방공 효과를 낸다"며 자화자찬. 그야말로 일기당팔(一騎當八). (Sea Dart 미쓸의 앞부분에 제트기의 공기 흡입구 같은 것이 보이는 이유가 다 있음. 실제로 공기를 빨아들여 연소시키는 램젯 방식임) 그러나 서류상으로는 분명히 우월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영국제 따.. 2022. 3. 17.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