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 콩이 답입니다

잡상 2019. 7. 18. 06:30 Posted by nasica

오늘은 매우 신변잡기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바로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제가 체중을 꽤 많이 줄였습니다.  결혼 이후로 조금씩 꾸준히 늘어서 86kg까지 갔다가, 최근 4개월 동안 10kg 정도를 줄여서 요즘은 75~76kg을 왔다갔다 합니다.  그 상태로 2개월 정도 지났으니, 아직은 요요 현상이 없지만 곧 요요 현상이 올 수도 있지요.  

 

회사 동료들, 특히 여성 동지분들께서 비결이 뭐냐고 물으시는데, 간단합니다.  쌀 대신 콩을 드시면 됩니다.  제가 아침과 점심으로 아래 사진과 같은 음식을 먹습니다.

 

 

이게 체중을 줄이기 위해 맛도 없는 것을 억지로 먹는 것이 아닙니다.  맛이 꽤 괜찮고, 또 절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다만 저녁은 그냥 정상적으로 쌀밥을 먹기도 하고, 치킨을 먹기도 하며, 심지어 라면을 먹기도 합니다.  어쩌면 저녁까지 저 사진 속의 콩을 먹었다면 아예 마른 체형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과체중의 진짜 원인은 기름진 고기가 아니라 탄수화물이라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녁으로 (밥은 먹지 않고) 치킨이나 삼겹살을 먹은 다음 날보다, 저녁으로 쌀밥이나 라면, 또는 떡볶이를 먹은 다음 날이 더 체중이 늘어있더라고요.

 

이 식단의 핵심은 과일, 채소와 콩, 그리고 치즈와 달걀입니다.  보통 도시락에 비해서 빠진 것이 탄수화물이지요.  원래 저는 아침으로는 빵이나 시리얼을 먹었고, 점심은 그냥 식당에서 사먹었습니다.  저도 전부터 '저탄고지'가 답이라는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는데, 솔직히 믿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실제로 해보니 정말 신기할 정도로 체중이 막 줄더라고요.

 

저 사진 속 음식들은 대부분 불을 안 쓰고 그냥 칼로 썰어놓은 것 뿐이라서, 레시피를 적을 만한 것은 딱 하나 콩 뿐인데, 그나마 요리라고 하기엔 너무 간단한 것입니다.  원래 저 콩은 코스트코에서 파는 이집트콩(chickpea, 병아리콩)을 삶은 것입니다.  4.5kg에 대략 1만2천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굉장히 쌉니다 !  대신 바싹 말린 것이라서, 삶기 전에 몇 시간 동안 물에 불려야 합니다.  그 다음에 그냥 30분 정도 삶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삶은 콩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을 만큼 꺼내어 (보통 밥공기로 1/4 정도 하시면 1인분으로 충분) 차가운 상태 그대로 발사믹 식초(또는 그냥 식초나 레몬즙, 깔라만시즙 등도 나쁘지 않습니다), 올리브유, 소금과 후추를 약간씩 넣고 그 위에 파머잔 치즈 가루를 약간 뿌리면 됩니다.  

 

맛있고 간편하고, 무엇보다 조금만 먹어도 매우 든든합니다.  전에 황제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은 고기만 드셔야 했다는데, 그에 비하면 비용도 적게 들고 건강에도 훨씬 좋습니다.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까먹을 때 음식 냄새가 많이 나면 주변에 민폐가 될 수도 있는데, 저런 도시락은 음식 냄새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민폐 위험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런 식으로 먹으면 일반 한식을 먹는 것에 비해 확실히 소금을 적게 먹게 되므로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아마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한가지 안 좋은 점이 있다면 주말마다 제가 그동안 굶주렸던 탄수화물 사냥에 나선다는 점입니다.  주로 빵과 국수 종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달째 아직 저 정도의 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콩을 주식으로 삼는 것이 꽤 괜찮은 식단 같습니다.

 

* 콩에 대한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는 지난 번에 올렸던 "다니엘과 장발장과 나폴레옹의 콩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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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육식동물 2019.07.18 0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좀 있다간 비건같은거 하실건 아니죠? ㅎㅎ

  2. reinhardt100 2019.07.18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출장이 잦아서 뻑하면 서브웨이의 베지 메뉴를 먹고 있습니다. 확실히 고기는 좀 줄이니 소화에 무리가 덜 가더군요.

    병아리 콩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코스트코 같은데서 인도식 카레에 병아리콩을 넣어 밀봉포장한 간편식이 있습니다. 한번쯤은 먹어볼 만한 식단입니다. 추천드릴게요 ^^^

  3. 내마음속댕댕이 2019.07.18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쌀밥은 탄수화물을 공급하는 여러 식단 중에서도 특히 혈당치를 빠르게 높이는 종류 중 하나라고 합니다. 소화잘되고 영양을 빨리 획득하는 면에선 좋은 음식이겠지만, 급속히 올라간 혈당은 인체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량을 늘리게 만듭니다. 늘어난 인슐린 덕에 혈당이 곧 정상치로 돌아가지만, 문제는 이 인슐린의 효능중 하나가 지방축적이다보니...쉽게 살이 찌게 되는 것이죠. 탄수화물 식단 중에 안 그런 음식이 어디있겠냐마는, 당이 많은 음식과 쌀밥이 이런 이유로 특히 살찌기 쉽다고 합니다.

  4. Spitfire 2019.07.18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단을 짜서 실천하는게 정말 어려운 것인데 잘 해내시길 빕니다.

  5. 솔로부대장 2019.07.18 1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콩을 좋아하는데 한번 삶아먹어봐야겠습니다. 단백질도 많아서 좋을듯..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6. treehugger 2019.07.18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확히 얘기하면 정제 탄수화물이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입니다. 현미, 오트밀, 고구마, 단호박 등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탄수화물을 든든하게 드시는 것이 인슐린 저항성 극복에 좋습니다.

    나시카님이시면 책을 좋아하시니까 관련 도서를 조금만 읽어보셔도 많은 도움이 되실거 같아서 몇가지 추천 드릴까 합니다.

    단맛의 저주 - 로버트 러스티그
    정제 탄수화물(특히 액상과당을 비롯한 첨가당)이 어떻게 비만과 당뇨를 비롯한 성인병을 유발하는지 생화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비만이 전염병처럼 퍼진 이유와 그에 대한 극복 방안을 논의합니다.

    나는 설탕 없이 살기로 했다 - 니콜 모브레이
    개인적 차원에서 설탕을 비롯한 첨가당을 끊게 된 이유와 그 과정, 대체 레시피 등을 소개합니다.

    10퍼센트 인간 - 앨러나 콜렌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 대사과정 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룹니다. 스포일러지만 여기서도 의외로 정제 탄수화물이 아닌 식이섬유가 높은 채식 위주 식단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에 대하여 - 게리 크로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설탕과 소금이 범벅된 가공식품을 비롯하여 19~20세기 서구의 산업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포장되어 압축된 쾌락이 어떻게 발달해왔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었는지 설명합니다.

    특히 처음 두 권의 책이 개인적으로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식습관이 사실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영역이니 만큼 정말 바꾸기 힘들지만, 내가 먹는 것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실천하는 것과 그냥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은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성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맛 없는걸 억지로 조금씩만 먹으면서 배고프고 힘들게 살 빼는게 아니라 설탕같은 첨가당 없이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 든든하게 먹으면서 기분좋게 살이 빠지는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평소 나시카님 블로그 즐겨찾기 해놓고 매번 감사히 읽는 독자로서 저도 보탬이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에 댓글 한번 남겨 보았습니다. 나시카님 블로그 댓글을 빌려서 한 분이나마 더 건강한 식생활 하셔서 병원이 아니라 질 좋고 기분 좋은 식사에 돈 쓰는 생활을 하셨으면 하네요.

  7. 유애경 2019.07.19 0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이어트 관련서적을 참고해서) 저는 한때 과일 다이어트를 한적이 있습니다. 종류를 막론하고 과일을 밥대신 양껏 먹고 한끼만 평소보다 양을 줄인 밥을 먹는 식단(?)이었는데 삼개월 쯤에 5키로 정도 빠지더라구요. 과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이것저것 먹을때보다 컨디션도 더 좋았더랬습니다.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릴 정도로 몸에 유익한 곡물이니 영양 섭취하면서 다이어트, 참 괜찮은 것 같은데요?
    항상 건강하세요!

  8. msoo 2019.07.19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은 빠질지 모르겠지만 건강식일지는 의문이군요

    • 궁금 2019.07.20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엇때문에 건강식일지 의문이 드시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몸에 해로운 것 없는 건강한 식단같이 보여서 말입니다.

    • msoo 2019.07.20 1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탄수화물 식사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사실 콩도 곡식이라서 탄수화물입니다. 콩이 단백질이라고 잘못 알고 계신분들이 있지요. 콩에 있는 단백질이라고 해봤자 식물성단백질인데 고기의 단백질하곤 다르지요. 식물성단백질은 콩뿐만 아니라 다른 풀들도 다 있지요. 콩은 비율이 높은것일 뿐이고. 그리고 두유도 우유에 콩을 섞은 것인데 건강에 좋을 지는 의문이고요.

  9. 기리스 2019.07.20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극단적으로 식사를 절제하는 보디빌더나 모델들도, 1주일에 한 끼 정도는 맘껏 먹는 날을 잡는다고 하지요.

  10. 에어메딕 2019.07.20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나시카님과 비슷하게 84kg에서 4개월동안 10kg 감량 후 현재 석달째 유지 중입니다. 탄수화물은 점심에만 먹고 저녁엔 해산물이나 고기, 야채를 먹고 있지요. 지방 위주의 키토까진 아니더라도 저탄고지로 하고 있어요.
    술은 꽤 자주 마십니다. 매일 맥주 한캔에 주1회 소주회식도 있으니까요. 근데 정말 뱃살이랑 턱살만 쏙 들어갔습니다. 피부도 엄청 좋아졌다는 소리 들어요.

  11. 김군 2019.07.20 1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밥 빵 면 떡 술 국

  12. 최홍락 2019.07.20 1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체중을 줄이시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운동으로 빼도 먹는걸로는 못 빼겠더라고요.

  13. 카를대공 2019.07.20 2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탄고지 정말 효과 좋죠.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인데 저탄고지를 무탄고지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은 뇌활동에 필수적이며 대체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론상 가능하지만 건강에 안 좋죠)

    나시카님도 특히 사무직이신데 탄수화물 아예 안 드시진 마시고 적당히 섭취하시길 빕니다.
    주말마다 탄수화물 사냥 하시는 정도론 전혀 문제 없어요.

  14. 쭈굴 2019.07.21 1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꾸준한 운동이 보약인 듯 합니다.
    많이 걸으시고 뛰시고 건강하세용~

  15. ㅇㅇ 2019.08.08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병아리콩 맛있죠. 한동안 그거도 꽤 먹었는데...

    땅콩도 좋더군요. [이건 요리도 필요없어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