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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시대에도 도선사가 연봉 킹이었을까 ? Uncharted 라는 영어 단어가 있습니다. 차트라고 하는 단어는 여러가지 뜻으로 사용됩니다. 가령 의사들도 환자 기록을 보면서 '차트'라고 부르고, 저같은 직장인은 프리젠테이션용 도면이나 표를 차트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원래 차트라는 단어의 첫번째 뜻은 해도라는 뜻입니다. 즉, 육지에서의 지도는 map이라고 부르지만, 바다에서의 지도는 chart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uncharted라는 말의 뜻은 '해도가 작성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흔히 미지의 영역을 뜻할 때 uncharted waters라고 합니다. 해도가 작성되지 않은 바다라... 상당히 매혹적으로 들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경쟁이 전혀 없는 블루 오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uncharted라는 형용사는 기본적으로 '위.. 2019. 8. 22.
바울 난파기 - 사도행전 27장 흥미위주로 풀어 읽기 (상편) 성경은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굉장히 흥미진진한 역사적 자료입니다. 특히 신약의 경우 어떤 사건 발생 이후 100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의 사람들에 의해 씌여 당시의 일상이나 사회상 등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인구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모든 주민들이 출생지로 되돌아가야 했다는 부분 등이 역사적 사실과 어긋난다고 논쟁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요. 재판을 위해 팔레스타인 땅에서 소아시아를 거쳐 로마로 호송되던 바울이 난파를 겪은 이야기가 주 내용인 사도행전 27장은 당시 지중해 선박 항해에 대해 많은 부분이 정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만 성경 원저자 혹은 번역자가 너무 밋밋하고 불친절하게 서술을 해놓아서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하품이 나.. 2019. 8. 19.
번외편) 1812년 - 해로를 통한 원정은 어땠을까 ? 오늘은 번외편으로, 1812년 러시아 원정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원인'님께서 작성해주신 아래 댓글과 함께 거기에 대한 제 짧은 의견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절대 '원인'님 생각이 틀렸고 제 생각이 맞다는 내용이 아니며, 그냥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이야기일 뿐이라는 점을 먼저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원인'님께서 작성해주신 글 중 핵심 부분은 아래 부분입니다. 다부의 작전은 발틱해의 해상운송을 통해서 리보니아에 거점을 만들고 그 리보니아로부터 상트뻬쩨르부르크와 모스크바를 공격하는 것인데, 나폴레옹이 다부의 건의를 무시하고 바로 육로직공을 선택한 것이 러시아 원정의 패배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대해 몇몇 분이 영국 해군은 그냥 보고만 있었겠느냐는 댓글을 다셨고, 거기에 대해 다시 '원인'님께서 달.. 2019. 8. 15.
러시아 침공을 위한 병참 준비 - 무엇이 문제였을까 ? (3편) 나폴레옹의 기존 작전들의 특징을 동물에 비유하자면 딱 생각나는 것이 바로 문어입니다. 그는 휘하 군단들을 문어발처럼 넓게 펼친채 전진하다가, 적 주력부대의 존재가 그 촉수 중 하나에 걸려들면 정말 먹잇감을 건드린 문어처럼 다른 촉수들이 벼락같이 그 방향으로 달려들었습니다. 이렇게 표현하니 뭔가 멋있어 보이지만, 이런 작전 형태에는 본질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분산된 채 전진하다가 강력한 적을 만날 경우 각개격파 당하기 딱 좋았던 것입니다. 이런 작전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넓게 펼쳐진 촉수들이 정말 재빨리 움츠러들 수 있어야 했습니다. 즉, 각 군단들의 기동력이 매우 좋아야 했지요. 원래 나폴레옹 군단들의 행군 속도는 유럽 최고 수준이었습니다만, 그런 그들에게도 이런 작전은 힘에 겨운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 2019. 8. 12.
옵션 투자 대박의 비밀 - 빅 쇼트(The Big Short) 속 두 젊은이의 실제 이야기 2015년도에 개봉한 '빅쇼트'(The Big Short)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크게 돈 버는 이야기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저처럼 돈 없는 사람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었는데, 2007년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때 미국 주택시장 대폭락에 베팅해서 큰 돈을 번 사람들에 대한 반쯤의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반쯤 다큐멘터리 영화인 이유는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는 있지만 실명이 아니라 가명을 쓰고 또 일부 사실은 적절히 각색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크리스천 베일이나 라이언 고슬링 등의 쟁쟁한 주연들이 맡은 거물들 이야기 대신, 어쩌다 주워들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부실함에 베팅하여 큰 돈을 번 두 젊은 전업 투자자 이야기에 특히 매료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B급 감성에 충실한 .. 2019. 8. 8.
러시아 침공을 위한 병참 준비 - 무엇이 문제였을까 ? (2편) 대체 이렇게 병참을 막대한 규모로 세심하게 준비했는데도 왜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은 보급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망했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일까요 ? 이것도 흔히 말하는 가짜 뉴스 때문에 나폴레옹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쓴 것일까요 ? 일단 지난 편에서 보셨다시피 나폴레옹이 여태까지 해오던 것처럼 보급을 무시하다가 큰 코 다쳤다는 이야기는 억울한 누명이 맞습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 준비에 있어서 무엇보다 보급에 정말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원정을 준비하면서 다부에게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아무것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필요한 보급품을 모두 다 가져가야 한다." 그렇다면 혹시 보급품 쌓아놓을 생각만 했지 운송 수단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한 것이 아니냐고요 ? 여러분도 생.. 2019. 8. 5.
뜻 밖의 과거사 청산 영화 - 우먼 인 골드 (Woman in Gold) (한 4년 전에 썼던 글인데, 이번 일본과의 외교 갈등과 연관된 내용이라서 다시 올립니다. 지금 진행 중인 일본과의 외교 갈등의 시작은 강제 징용 당한 개인이 일제에 의해 입은 피해에 대해 개인적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벌어진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 한국 대법원은 개인이 소송을 걸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이고요. 아래 내용 중 '이제 세계 질서가 무너질텐데 그건 다 저 할머니 때문이라는 이야기냐' 라며 재판정이 웃음바다가 되는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이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라는 영화는 아무 사전 지식 없이 보면 몇단계의 오해를 거치게 됩니다. 처음에는 '예술 영화인가?' 라고 시작을 했다가 '알고 보니 법정 영화로군!'이라고 이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끝까지 다 보고 나면 비로소 이 .. 2019. 8. 1.
러시아 침공을 위한 병참 준비 - 무엇이 문제였을까 ? (1편) 1810년 마지막 날에 영국 상품의 입항을 허용하고 반대로 프랑스 상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가하는 짜르 알렉산드르의 칙령(ukaz)이 내려지자, 이제 전쟁은 거의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유럽 전체가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폴란드 문제로 1810년 중반부터 아웅다웅하고 있던 나폴레옹과 알렉산드르는 말로만 툭탁거리지 않았고, 서로 병력을 바르샤바 공국 접경 지역으로 증강 배치하면서 상호간의 긴장감을 키워나갔습니다. 나폴레옹은 1806년 전쟁 때 점령한 뒤 계속 움켜쥐고 있던 슈테틴(Stettin)과 단치히(Danzig) 등 프로이센의 주요 요새들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더 나아가 프랑스 내의 병력들도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등 동부 지대로 조금씩 이동시켰습니다. (오늘날 폴란드 영토가 된 .. 2019. 7. 29.
총리와 청어 - red herring이란 무엇인가 ? 어제 페이스북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새로 영국 총리가 된 보리스 존슨의 우스꽝스러운 사진들이었지요. 그 중에서 하나는 먹을 것과 관계되어 있어 특히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보리스 존슨이 손에 훈제 청어(kipper)를 들고 뭔가 떠들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정치인이 대중 앞에서 손에 훈제 청어를 들고 연설을 했을까요 ? 관련 뉴스를 뒤져보니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이 모두 우습게 여기고 놀리는 보리스 존슨이 더욱 우습게 보일만 한 사건이 있었더군요. 보리스 존슨이 훈제 청어에 관해 연설을 한 것은 보수파 정치 모임에서였습니다. 보리스 존슨의 주장에 따르면 맨(Man) 섬의 훈제 청어 상인이 훈제 청어를 얼음팩(ice pillow)으로 포장해야 했는데, 이는 '무의미하고 비.. 2019. 7. 25.
1812년 - 누구 편에 붙어야 하나 (하) 어떻게 보면 온 유럽이 휩쓸리게 되는 1812년 러시아 침공이라는 난리통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오스트리아가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를 이간질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쟁이 벌어지게 되자 오스트리아는 한발짝 물러나는 얌체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당연했는데, 오스트리아는 프랑스가 러시아를 두들겨 패는 동안 떨어지는 콩고물, 즉 발칸 반도 분할에서 좀더 많은 땅을 땅을 주워먹으려 했을 뿐 뭔가 숭고하고 원대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전쟁이라는 것은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주사위 놀음이라서, 제아무리 나폴레옹이라고 해도 프랑스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체는 애초에 오스트리아가 프랑스 측에 가담하는 것은 시간 문.. 2019. 7. 22.
체중 감량 - 콩이 답입니다 오늘은 매우 신변잡기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바로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제가 체중을 꽤 많이 줄였습니다. 결혼 이후로 조금씩 꾸준히 늘어서 86kg까지 갔다가, 최근 4개월 동안 10kg 정도를 줄여서 요즘은 75~76kg을 왔다갔다 합니다. 그 상태로 2개월 정도 지났으니, 아직은 요요 현상이 없지만 곧 요요 현상이 올 수도 있지요. 회사 동료들, 특히 여성 동지분들께서 비결이 뭐냐고 물으시는데, 간단합니다. 쌀 대신 콩을 드시면 됩니다. 제가 아침과 점심으로 아래 사진과 같은 음식을 먹습니다. 이게 체중을 줄이기 위해 맛도 없는 것을 억지로 먹는 것이 아닙니다. 맛이 꽤 괜찮고, 또 절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다만 저녁은 그냥 정상적으로 쌀밥을 먹기도 하고, 치킨을 먹기도 하며,.. 2019. 7. 18.
"The Fed Is Spiking the Punch Bowl" 이 무슨 뜻일까 ? 최근 야후 파이낸스에 눈길을 끄는 기사 하나가 떴습니다. 한줄 요약할 필요도 없이, 제목이 곧 한줄 요약이더라고요. Why low interest rates could cause a ‘colossal reckoning’ "저금리가 거대한 파국을 야기할 수 있다" (reckoning은 계산, 정산의 뜻도 있지만 심판이라는 뜻도 있는데, 여기서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뜻입니다.) https://finance.yahoo.com/news/why-low-interest-rates-could-cause-a-colossal-reckoning-151351867.html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지난 10년 동안의 엄청난 규모의 부채가 가계와 기업 양쪽에 쌓이게 되었는데, 이건 연방준비위원회가 너무 장기간 .. 2019.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