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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월스트리트가 흡혈귀라고 ? - Pretty Woman과 사모 펀드

by nasica 2019. 10. 17.

** Private Equity Firm을 사모 펀드보다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회사'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다는 성북천님 지적이 있었는데 저도 그게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북천님의 기타 다른 좋은 댓글 읽어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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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들 중에서 최근 바이든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이 미디엄(Medium)이라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기고한 내용이 있습니다.  제목은 End Wall Street’s Stranglehold On Our Economy, 번역하면 '우리 경제를 목조르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부조리를 끝장내자' 정도입니다.

 



한줄 요약하면 현재의 법률과 규제 하에서는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미국의 비상장 투자사(private equity firms - 사모펀드라기보다는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사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사를 말하는 듯)는 경제를 살리기 보다는 흡혈귀처럼 다른 기업들과 중산층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자신의 살을 찌우고 있으니 그를 규제할 법안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당연히 이에 대해 아우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자기들은 미국 경제의 한축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아예 지탱하는 중요한 산업인데, 자신들을 흡혈귀에 비유하다니 !

 

여기서 private equity firm이라는 것이 왜 욕을 먹는지 알려면 그게 어떤 것인지부터 알아야 하는데, 보통 '사모 펀드' 정도로 잘못 번역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건 오역에 가깝고, 원래 그 뜻이 아니라 '비상장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가 맞는 해석이라고 합니다. (http://hsalbert.blogspot.com/2018/01/private-equity.html 참조) 그런데 아래 설명(https://www.dummies.com/business/corporate-finance/mergers-and-acquisitions/ma-investors-private-equity-pe-firms/)을 보면 꼭 비상장사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제한된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돈으로 기업 인수 및 매각을 해서 돈을 버는 회사를 private equity firm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private equity firm은 그냥 사모 펀드라고 불러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이하 글에서는 그냥 사모 펀드라는 용어를 쓰겠습니다.

 

<A private equity firm (sometimes known as a private equity fund) is a pool of money looking to invest in or to buy companies. For all intents and purposes, the firm has no operation other than buying and selling companies, which go into its portfolio.
PE firms raise money from limited partners (LPs). LPs often include university endowments, pension funds, capital from other companies, and funds of funds (which are simply investments that invest in other funds, not in companies). Wealthy individuals also invest in PE firms.

비상장 투자사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펀드입니다.  이런 회사는 기업을 사고 파는 것 외에는 다른 하는 일이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비상장 투자사는 제한된 파트너(LP)들로부터 자금을 모읍니다.  제한된 파트너에는 종종 대학 기부금 펀드, 연금 펀드, 다른 회사의 자본,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등이 포함됩니다.  부유한 개인도 비상장 투자사에 투자합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고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했던 1990년 영화 'Pretty Womon'이 기억났습니다.  거기서 성공한 사업가인 에드워드 루이스가 하던 일이 corporate raider, 즉 기업 인수 사냥꾼으로 흔히 불리던 그런 투자사 운영자였거든요.   대체 기업 인수 사냥꾼 펀드가 무엇이고 왜 경제를 해친다는 것인지는 영화 대사 중 아래 내용을 보시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원작 시나리오의 제목은 3000 으로서, 결국 신분 상승을 꿈꿨던 콜걸이 처참하게 버려진다는 참혹한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할리우드에서 통하는 내용이 아니었고 내용을 왕창 고친 뒤에 프리티 우먼으로 거듭 났습니다.)




에드워드 (리처드 기어) : 회사의 자산(assets)을 조각내서 말이지.
비비안 (줄리아 로버츠) : 자산이 뭐에요 ?
에드워드 : 비비안 --
비비안 : 알려줘요, 내가 언젠가 회사를 사게 될지도 모르쟎아요.
에드워드 : 자산이란 회사가 보유한 금전적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을 말해.  어떤 경우엔 회사 전체보다 그 자산 조각들이 더 가치가 있을 수 있거든.  그것들을 팔아치워서 이익을 보는거지.
비비안 : 차를 훔쳐서 부품을 팔아먹는 것과 비슷한 거군요 ?
에드워드 : 꼭... 그런 건 아닌데.


(다른 장면에서 에드워드는 인수 대상인 회사 경영자 크로스를 만납니다.)


에드워드 : 크로스씨, 전 제 주식을 팔러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반대로 당신 주식을 사러 왔지요.
크로스 : (화가 남) 아주 배짱이 두둑하시군. (You've got a lot of nerve.)
에드워드 : 아뇨.  제게 두둑한 건 돈이지요. (No.  What I have is a lot of money.)
크로스 : 미스터 해리스, 난 당신에 대해서 아주 잘 알아.  당신이 기업들을 인수하면 그것들은 주로 사라져 버리는 경향이 있더군.  심지어 연금 펀드까지 탈탈 털린 채 말이야.  당신이 인수한 마지막 회사 3개는 하도 잘게 조각나는 바람에 과부들은 퇴직금 수표조차 받지 못했어.
에드워드 : (냉정함) 제가 그 회사들에게 한 조치는 완벽하게 합법적인 것들이었습니다.
크로스 : 당신이 하는 짓의 합법성 여부를 묻는 게 아니야.  날 구역질 나게 만드는 건 바로 당신의 도덕성이라고.  난 당신 같은 작자에게 내 회사가 강간당하는 거 용납할 수가 없어.
에드워드 : (이제 화남)  그건 당신 회사가 아니에요.  상장 회사(public company)니까요.  그리고 그걸 제가 인수할 겁니다.  다른 주주들에게서 사들이든, 당신에게서 사들이든지요.

 

 

아래에는 워런이 실은 기고문의 일부들을 발췌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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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들은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모으고 자신들의 돈도 약간 집어넣은 뒤에, 엄청난 금액의 돈을 빌려서 다른 회사들을 사들입니다.  가끔은 그렇게 인수된 회사들도 잘 운영이 됩니다.  하지만 사모펀드들이 흡혈귀처럼 행동하는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납니다.  회사의 피를 쪽쪽 빨아먹고 부자가 된 뒤에 무너진 회사를 내버려두고 나가버리는 것이지요.

워싱턴은 이런 펀드들의 행태를 규제하거나 국가 경제의 이익과 그들이 받는 상여금이 비례하도록 보장하는 것에 대해 해놓은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 결과로 그들은 그들이 인수하는 회사가 망하더라도 그들은 부자가 되도록 온갖 형태의 장난질을 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회사를 인수하고 나면 회사를 사느라 진 빚을 갚을 의무를 그들이 방금 산 회사에게 떠넘깁니다.  그들이 회사를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고액의 '경영' 및 '컨설팅' 수수료, 푸짐한 배당금, 단기 이익을 노린 부동산 매각 등의 행태를 통해 회삿돈을 자기들에게 빼냅니다.  그리고 그들은 비용을 후려치고 근로자를 해고하고 장기 투자를 취소시켜 돈을 마련한 뒤 또 자신들에게 넘깁니다.

이런 수작으로 인해 회사가 마침내 무너지게 되면 그 근로자들과 영세 하청업체들(small business suppliers), 회사채 소유자들, 그리고 그 지역사회는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쓴 채 내버려집니다. (...are left holding the bag)  하지만 사모펀드 경영진들은 부자가 된 채로 유유히 걸어나가서 다음 희생자를 찾아나섭니다.


('be left holding the bag'이란 온당치 못하게 책임만 뒤집어 쓴 채 버려지는 것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중략...)

1961년 창업한 할인 소매 체인점인 샵코(Shopko)의 경우를 보십시요.  2005년 말까지 샵코는 350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사모펀드인 선캐피탈(Sun Capital)이 인수를 하더니 샵코에 1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지웠습니다.  선캐피탈은 곧 샵코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 - 그 점포 부동산 - 을 팔고, 그 팔아버린 점포를 다시 리스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선캐피탈은 그 돈으로 샵코가 선캐피탈에게 배당금 5천만불과 분기당 컨설팅 비용 1백만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거기에다 어떤 거래에 대해서는 추가로 1%의 컨설팅 비용을 내게 했는데, 그 때문에 샵코는 5천만불의 배당금 지급에 대해 선캐피탈에게 추가로 50만불의 비용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마침내 샵코가 무너져서 파산 신청을 했을 때, 수백 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근로 기간 중 쌓아놓은 정당한 퇴지금금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선캐피탈은 두둑한 이익을 챙기고 유유히 걸어나왔습니다.  

 

(ShopKo는 미국에 흔히 있는 그런 할인 매장인 모양이군요.  월마트 외에도 미국에는 각 지방마다 그런 소매 체인점이 있더라고요.  텍사스에는 HEB이라는 체인점이 꽉 잡고 있던데, HEB는 Here Everyting is Better의 약자라고 하더군요.  좀 촌티나지요 ?  참고로 ShopKo도 상장된 주식회사가 아니라 비상장사였습니다.)



(...중략...  그래서 어쩌자는 것이냐에 대한 워런의 제시안입니다.)

불필요한 투기를 막기 위한 상여금 제도의 개혁  (Reforming Incentives to Stop Useless Speculation)

1. 먼저 우리는 제가 발의했던 21세기형 글래스-스티걸 법안(21st Century Glass-Steagall Act)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는 상업은행(commercial banks, 우X은행 국X은행과 같은 우리나라의 시중은행)과 투자은행(JP Morgan, Goldman Sachs 등과 같이 기업 금융을 주로 하는 은행)이나  간의 벽을 다시 쌓는 법안입니다.  사람들이 안심하고 은행에 예금을 할 수 있도록 소매은행에는 저렴한 예금 보험이 제공되는데, 이는 사실상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시중은행에 보조금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은행이 시중은행을 합병할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1999년의 글래스-스티걸 법안 철회로 그 보조금과 안전망이 더 위험한 투자은행 활동까지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과도한 위험을 동반한 투기가 장려되었습니다.  만약 투기가 잘 안되면 납세자들의 돈으로 그 손실을 메꾸게 된다는 것을 투자은행들은 잘 알거든요.

이는 납세자들과 경제에 위험한 일입니다.  은행들이 납세자가 부담해서 보조해주는 보험 혜택을 입는다면, 그들의 수익활동은 단조로운 은행 본연의 업무로 제한되어야 합니다.  만약 은행들이 고위험 투자 은행 업무를 하고 싶다면, 그 투자 결정에 따르는 장기 위험을 그들 스스로 떠안게 만들어야 합니다.  21세기형 글래스-스티걸 법안은 그 목적을 달성할 것이고, 금융 산업의 상여금이 나머지 전체 경제의 장기적 이익에 비례하도록 해줄 것입니다.

 

 

(1933년 6월 16일, 루스벨트 대통령이 글래스-시티걸 은행 개혁 법안에 서명하는 장면입니다.  이 법안의 주내용은 시중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만약 우X은행이나 국X은행 같은 시중은행에서 예금자들의 정기예금을 이용해서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한답시고 무슨 바이오니 무슨 코인이니 하는 것들을 잔뜩 샀다가 거품이 꺼져서 은행이 망하면 서민 예금자들까지 큰 손해를 보게 되므로, 그런 손실을 국가가 나랏돈을 써서 구제해줍니다. 결국 은행가들이 도박을 해서 이익이 나면 지들이 보너스로 가져가고, 손해가 나면 국민들이 그 손실을 세금으로 메워주는 셈이지요.  이걸 이익의 사익화, 손실의 사회화라고 합니다.  그걸 막는 것이 시중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입니다.

이 법안에 대해서 금융계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막는다고 지속적으로 불평을 해왔고, 결국 1999년 Gramm-Leach-Bliley 법안이 만들어지면서 폐지되었습니다.  그렇게 글래스-스티걸 법안이 폐지된지 10년도 안되어 리먼 사태가 일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2. 우리는 불필요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인 투자를 장려하는 새로운 엄격한 은행 경영진 보상 규칙을 부과해야 합니다.  만약 은행가가 큰 베팅을 해서 단기적으로 돈을 번다면, 연말에 엄청난 보너스를 챙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베팅을 했다가 잃는다면 - 그게 당장의 손실로 이어지든 것이든 장기적으로 손실이 나는 것이든 - 그가 소속된 회사가 손해를 볼 뿐 은행가 자신은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이 좋은 부분만 있고 나쁜 부분은 없는 보상안이 바로 2008년의 금융 위기를 몰고온 과도한 위험 부담(risk-taking)의 주요 원동력이었습니다.  

거의 10년 전, 의회는 대형 금융사들의 잘못된 상여금 제도를 수정하는 새로운 규칙을 부과하도록 연방 규제위원들(아마도 여기서 regulator라는 것은 연방준비위원회의 위원들을 뜻하는 듯:역주)에게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규칙을 구현하는 것은 고사하고 규제위원들은 아직 그런 주요 규칙들을 확정짓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확정되지 못하고 있는 규칙 중에는 은행가들의 베팅이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일으킬 경우 은행가들이 받아간 상여금을 뱉어내도록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이 될 경우, 저는 실제로 일을 해서 이런 규칙을 확정지을 규제위원들을 임명할 것입니다.

3. 우리는 트럼프 시대에 들어서 약해진 규칙들, 즉 자본과 유동성과 부채 활용, 대형 은행의 구조 조정(resolution-planning)에 대한 규칙들을 다시 강화해야 합니다.  트럼프가 임명한 규제위원들은 대형 은행에 대한 규제를 조금씩 깎아내며 그런 것들이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제한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그에 저항할 만큼 그런 기술적 규칙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랐을 뿐입니다.  글쎄요, 저는 그런 규칙들을 잘 이해합니다.  저는 그런 규칙들이 금융 체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대형 은행들의 활동이 더 경제적으로 생산적인 목적으로 흐르도록 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될 경우, 저는 그런 규칙들을 원복시키고 월스트리트의 고삐를 당겨서 더 넓은 경제적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할 기회를 찾도록 해줄 규제위원들을 임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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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여러가지 흥미진진한 사례와 주장이 담긴 워런 상원의원의 주장은 여기서 https://medium.com/@teamwarren/end-wall-streets-stranglehold-on-our-economy-70cf038bac76 보실 수 있습니다.



Source : https://medium.com/@teamwarren/end-wall-streets-stranglehold-on-our-economy-70cf038bac76
https://www.barrons.com/articles/elizabeth-warren-targets-vampires-in-attack-on-private-equity-industry-51563471456?mod=mw_quote_news
https://en.wikipedia.org/wiki/Elizabeth_Warren
https://sfy.ru/?script=pretty_woman
https://en.wikipedia.org/wiki/Pretty_Woman  

https://www.dummies.com/business/corporate-finance/mergers-and-acquisitions/ma-investors-private-equity-pe-firms/

http://hsalbert.blogspot.com/2018/01/private-equity.html

 

댓글16

  • 오푸스 2019.10.17 09:21

    진짜 약탈이군요. 2008년 금융위기때 한국은 미국 모델 따라가다 뒤쳐져서 시중-투자은행 겸업을 못한 결과 피해가 적었다는 이야기를 방송에서 들었어요. 탐욕이 제일 무서운듯
    답글

  • 옥수수 2019.10.17 10:06

    김영하 작가의 이상문학상 수상작 단편 ‘옥수수와 나’에서 월스트리트 출신의 출판사 사장이 알려준 월스트리트의 건배구호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소설에서 월가 사람들은 술먹을 때 OPM을 외친다고 해놨더라구요. Other People’s Money!
    답글

  • Spitfire 2019.10.17 10:17

    그래도 한국의 사모펀드라고 불리는 자들은 저런 패악질을 그나마 덜 한다는게 다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주변에 PE 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회사를 키워서 되팔아 더 막대한 수익을 남기더라구요. 오히려 재밌는건, 기업가도 투자자도 아닌 애매한 인간들이 주식이나 채권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장관에서 내려온 분도 그렇고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주식이 야바위 판이고 결국 돈은 다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답글

  • 성북천 2019.10.17 11:58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글 쓰실 때 참조하신 사이트에서도 Private equity fund와 Private equity firm을 혼동하여 쓰고 있는데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래 싸이트들을 참조하신 것이 더 낫습니다.
    https://kalayfirst.tistory.com/entry/%EC%82%AC%EB%AA%A8%ED%8E%80%EB%93%9C%EB%9D%BC%EB%8A%94-%EC%9A%A9%EC%96%B4%EC%9D%98-%EC%95%A0%EB%A7%A4%ED%95%A8

    Private Equity Fund를 우리나라 매체에서도 사모펀드라 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엄청 혼동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법규에서 사모펀드란 49인 이하 일정 자격을 갖춘 투자자에게만 투자를 권유할 수 밖에 없는 펀드를 가르키기 때문입니다. Private Equity Fund의 공식 명칭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더 엄밀하게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의 펀드의 정의는 집합투자기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Private Equity Fund는 사모펀드의 한 종류인데 앞에 경영참여형이라는 말을 알면서 그러는지 모르면서 그러는지 빼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Private Equity Firm은 이러한 Private Equity Fund를 운용하는 회사입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를 우리나라 용어로는 자산운용사이니 엄밀히 말하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회사가 맞는 표현입니다.

    답글

  • 성북천 2019.10.17 12:18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를 비상장주식회사에 투자하는 것으로 하셨는데 그렇게 한정 지으시면 안 되고 미국의 경우는 상장회사를 비상장회사로 바꾸는 펀드로 보시는 것이 본질에 가깝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게 되기는 하지만 그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Leveraged_buyout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를 만들어 투자자 ( LP, Limited Partner )를 모집합니다.

    그리고 기업가치에 비해 시가총액, 즉 주가가 낮은 회사를 타겟으로 하고 인수안을 짭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200억이고 부채는 800억이라 하면 1,000억이 있으면 이 회사를 다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가치가 자기가 봤을 때는 2,000억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회사 이사회에 제안을 합니다. 상장된 주식을 다 300억에 사서 비상장회사로 만들자. 자기가 운용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100억원 신주를 발행해라. 이 돈과 1,000억원을 내가 주선한 채권단에 채권을 발행해서 조달하여, 상장주식 300억 그리고 기존 채권 800억원을 매수해라.

    그러면 이 제안을 받은 이사회는 회의를 합니다. 주주 입장에서는 200억 주식을 300억에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으니 50% 수익이 납니다. 이사회 입장에서는 주주들에게 봉사할 의무가 있으니 무조건 쌩깔 수 없고 오히려 주식시장에 이러한 제안을 받았는데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의향이 있는 회사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없는지 공시합니다. 즉 경매를 붙이는 것입니다. 이런 제안을 쌩깔려면 배임 소송을 감수하고 현 경영진들이 이 상태로 경영을 계속하면 회사 주가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답글

  • 성북천 2019.10.17 12:25

    만일 경쟁자가 없어서 애초 제안대로 이사회에서 가결되면 이 상장회사는 비상장회사가 되고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비상장회사가 된 이 회사 주식의 100%를 소유한 단독주주가 됩니다. 당연히 100% 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합니다. 최우선 목표는 1,000억 새로 빌린 돈, 즉 채권 이자 잘 갚고 경영을 정상화, 효율화 시킨 다음 다른 회사에 팔거나 아니면 다시 주식을 상장해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귀여운 여인의 영화대사를 인용하셔서 설명하셨는데 리차드 기어의 입장에서는 회사를 망친 사람은 크로스입니다. 상장회사를 자기회사라니요. 그럴거면 그냥 100% 주식을 보유한 비상장회사로 있어야 했겠죠. 아니면 리차드 기어의 인수제안을 거부할 만큼 의결권을 갖고 있을 정도로 지분을 갖는 상태에서 다른 주주들이 배임소송을 제기해도 감당할 만큼 자기 시간과 자기 돈을 있어야 했죠. 아니면 크로스님이 없으면 절대 안 되요라는 주주가 대다수가 될 정도로 경영능력과 인품이 되시거나.
    답글

  • 성북천 2019.10.17 12:43

    이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회사 ♬♪♫♫들의 공격을 막는 최선의 방안은 기업을 잘 운용해서 주가가 계속 올라 주주들이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논리입니다.
    한 마디로 창업자라도, 창업자 가문 출신이라도 기업가치가 제대로 주가에 반영될 만큼 경영을 못하면 나가라는 것입니다. 가끔 미국에서 스티브 잡스처럼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창업자들 기사가 나오는데 이런 식으로 작동됩니다.
    철저히 주주 우선 자본주의이죠. 그러니까 교과서대로 장기적으로 분산투자하면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자산이 주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작동되도록 시스템이 미국에서는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보면 주주 자본주의라고 감히 부를 수 없습니다.

    문제는 지적하듯이 상위 명성이 높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그 펀드들이 과도한 인센티브와 경제적 특권을 받고 있다는 것이죠. 자본주의 하에서는 노오력 만큼, 그리고 자기가 부담하는 위험 만큼 수익과 이익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렇다고는 볼 수 없는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주류경제학 관점에서는 이런 식의 유인체계가 자리 잡으면 경제가 비효율적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주 비판적으로 봅니다. ( 아담 스미스 옹이 국부론에서 XX협회, XX길드 그리고 의회에서 알짱거리며 로비하는 사람들을 극혐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

    영화에서의 리처드 기어나 실제 사례에서의 샾코의 경우는 좀 특이한 사례입니다. 리처드 기어처럼 기업을 인수하자 마자 팔아버리는 경우는 하수들이 하는 것이나 아니면 투자 실패 사례입니다. 기본적으로 큰 돈 벌려면 경영을 합리화 (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습니다.)하여 기업가치를 높여 비싸게 되팔아야 하거든요. 리처드 기어처럼 하겠다는 것은 싸게 사서 그냥 기업 청산하겠다는 것인데 기업청산이라는 것이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그렇게 바로 청산이 되서 현금화가 쉬우면 이사회에서 다른 경쟁사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제안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쟁이 붙어서 인수가가 금방 높아집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청산가치를 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으로 자기가 쓸 수 있는 인수가격을 정하는 한 기준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청산, 기업의 자산을 다 팔아서 채권자 돈 다 갚고 나머지를 회수해야 하니까요. 이런 식으로 회사 인수해서 청산이나 하는 리처드 기어한테 다음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없어지겠죠.

    샾코의 경우는 제가 내용을 잘 몰라서 말씀드리기 힘든데 좀 이해는 안 됩니다. 채권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 돈 상환되기 전에 주주, 즉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배당금을 지급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거든요. 보통 인수안 들고 오면 이런 식의 제약조건을 다 달고 하는데.
    아마 채권시장에 돈이 넘쳐서 그런 식으로 배당금 지급 조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자했고 당한 것 같습니다.

    투자은행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는 다른 금융회사이고 이미 투자은행 성과급 제약 규제는 부족하지만 어느정도 법제화되어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모펀드 운용사 펀드매니저 성과급은 그 대상은 안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이야기와 투자은행/상업은행 분리와 규제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이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놈들을 제일 싫어하고 없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무능한 전문경영인 또는 창업자와 그 후손들 아닐까 싶습니다.

    뭐 나빠 보이는 것 하나 없애면 다 좋아질 것 같은데 모든 것이 다 세세하게 파고들면 복잡한 관계가 나타나서 세밀하게 보고 제도나 시스템을 설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답글

    • 최홍락 2019.10.20 11:41

      원글보다 압도적으로 더 뛰어난 댓글을 보게됩니다. 제가 하고싶었던 얘기를 더 충실하게 언급하셔서 많이 배우게 됬습니다.

  • 성북천 2019.10.17 13:46

    워런 의원의 기고문 원문에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규제안을 찾아 봤는데

    이렇게 공짜 점심은 없어야 한다라는 주류경제학의 기본 원리에 철저히 입각한 방안을 내는

    양반을 보고사회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Let’s call this what it is: legalized looting — looting that makes a handful of Wall Street managers very rich while costing thousands of people their jobs, putting valuable companies out of business, and hurting communities across the country.

    My plan would transform the private equity industry and end this looting with a comprehensive set of legal changes, including:
    •Putting private equity firms on the hook for the debts of companies they buy, making them responsible for the downside of their investments so that they only make money if the companies they control flourish.
    •Holding private equity firms responsible for certain pension obligations of the companies they buy, so that workers have a better shot of getting the retirement funds they earned.
    •Eliminating the ability of private equity firms to pay themselves huge monitoring fees and limiting their ability to pay out dividends to line their own pockets.
    •Changing the tax rules so that private equity firms don’t get sweetheart tax rates on all the debt they put on the companies they buy.
    •Modifying bankruptcy rules so that when companies go bust, workers have a better shot at getting pay and benefits and executives can’t pocket special bonuses.
    •Preventing lenders and investment managers from making reckless loans to private equity-owned companies already swimming in debt and then passing along the danger to the market by requiring them to retain some of the risk.
    •Empowering investors like pension funds with better information about the performance and effects of private equity investments and preventing private equity funds from requiring investors to waive their fiduciary obligations.
    •Closing the carried interest loophole that lets firm managers pay ultra-low tax rates on the money they loot.

    기고문을 읽어 보니 핵심단어는 Vampire가 아니라 악질적인 공짜 점심의 일종인 legalized looting 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세계적인 상법 학자 답습니다.

    답글

    • 델카이저 2019.10.17 18:30

      말씀대로 제대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인수 이후에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일부 종자들은 애초에 단기 수익을 맞추기 위해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판매를 해서 매각 차익을 노린다던가 하는 식.. 뭐 그럴려고 해도 어느정도 경영 정상화는 해야하지만, 재무제표만 노리고 기업을 ♫♩♬내서 회계상으로만 기업을 회생시킨 다음에 호구(...)에게 팔아먹고 나가는 케이스도 있죠.

      워런은 아마 그런 케이스를 비난한거 같고, 이것에 대한 동기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로 이해했습니다.



      애초에 워런은 약탈적 대출을 까던 선봉장 아니시겠습니까..ㅎㅎㅎㅎ

    • reinhardt100 2019.10.17 22:20

      성북천) 잘 아시네요.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중앙은행법 전공했습니다만 사실 이 분야가 좀 어렵습니까? 아니죠.

      Fund와 Firm의 차이를 깔끔하게 설명하셨습는데 이 중에서 Firm은 한국에서 아직 생소하죠. 국내 상법 회사편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게 주식회사인데 미국 통일상법전의 Firm은 이거랑은 차이가 있거든요. 주식회사로 퉁치면 비약이고 유한회사와 주식회사, 그리고 유한책임회사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그리고 글라스 스티걸 법안이 단순히 투자은행과 일반 시중은행의 분리를 의도한 법안은 아닙니다. 사실 저 법이 나온 이유가 대공황 이후 살아남은 대형은행의 지역 소은행, 특히 남부와 서부지역의 지역은행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인수합병 방지 차원에서 나온 정치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당시 연방독점금지위원회가 저 법을 지지한 기관 중 하나였으니까요. 게다가 당시 금은복본위제 재도입을 통한 경기 활성화를 주장하던 실버맨들이 저 법안을 강력히 주장했는데 실버맨들의 도움을 받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거부할수조차 없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글라스 스티걸 법안이 폐지된 후 방카슈랑스 같은 개념이 본격화되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저 법안을 폐지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굳이 투자은행과 시중은행을 분리할 이유가 없거든요.

      주주자본주의라 사실 한국은 주주자본주의 자체가 무리이기도 합니다. 개항기부터 은행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했거든요. 시부사와의 제일은행부터 한때 '발권력 있는 세계 최대 영업범위를 자랑하는(?) 식민지 중앙은행의 모범적인 사례'인 조선은행, 조흥제상서 로 대표되는 5대 시중은행이 자본수요를 책임져주는 형태로 발전했으니까요. IMF 이후에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시작되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외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이 큰 게 사실입니다.

      돌로레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지금 중견기업 중 오너에서 2세 혹은 3세로 넘어가는 회사들 상당수가 지금 현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유요? 말씀하신대로 상속세 때문에 자칫하다간 경영권 날아갈까봐 그걸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성북천 2019.10.18 10:50

      델카이저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항상 시장에선 뭔가 악용하려는 이들이 있는데 그걸 법적, 제도적으로 조장하는 유인체계가 있으면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해됩니다.

  • victor 2019.10.17 22:38

    이렇게 핵심적인 내용을 간결하게 잘쓰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잘정리된 내용을 대부분의 사람이, 이해능력이 없거나 이해하려고하지 않아 결국대부분 이해못하고 있다는게 신기할 다름..
    답글

  • 푸른 2019.10.18 10:57

    유익한 글과 오랜만에 평화롭고 유익한 댓글창이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