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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개발 이야기 (5) - 공군과는 달랐던 해군 로열 에어포스가 레이더라는 것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로열 네이비는 곧장 독자적인 레이더 개발을 시작. 외부의 시각으로 보면 '로열 네이비가 자존심 때문에 공군이 개발해놓은 것을 쓰지 않고 독자 개발을 선택하여 아까운 예산을 2배로 낭비한다'라고 볼 수 있는 대목. 그러나 이건 공군과 해군이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방법으로 싸우는 조직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오해. 일단 공군 레이더는 부동산 가격이나 전기 요금 신경을 안쓰고 원하는 대로 자원을 펑펑 쓰는 물건. 전파의 파장 길이를 탐지하려는 항공기 날개폭에 맞추는 것이 좋다? 그럼 그에 맞춰 25m짜리 안테나를 쓰면 됨. 높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높은 탑을 만들면 됨. 레이더 하나에 350kW의 전력이 필요하다? 메가와트급 .. 2022. 10. 13.
레이더 개발 이야기 (3) - 컴퓨터가 없던 시절, 방공망의 두뇌 WW2 초기 영국공군 전투기 사령부는 제한된 수의 전투기 편대로 독일공군 폭격기를 막아내기 위해 레이더를 적극 활용. 그러나 당시의 기술적 제한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레이더 화면에 최초로 독일 폭격기가 포착된 이후 방위각과 거리, 고도를 계산하여 그걸 음성 전화로 전투기 사령부에 전달하고, 그걸 다시 적정 위치의 공군 편대에게 보내어 그 편대장이 해당 좌표를 무전기에서 들을 때까지는 최소 3분이 걸림. 당시 He-111 폭격기 최대 속도가 440km/h 였으니, 그냥 360km/h로 계산해도 3분이면 약 20km를 이동할 수 있는 거리. 그 정도면 아무리 눈이 좋은 조종사라고 해도 목표물을 놓치기 좋을 정도의 오차. (하인켈 (He-111) 폭격기) 따라서 레이더 관제소가 계속 그 폭격기를 추적하며 .. 2022. 9. 29.
레이더 개발 이야기 (2) - 어려움과 극복 솔까말 난 잘 이해가 안 가는데 아무튼 Wilkins는 강렬한 반사파를 얻기 위해서는 폭격기 날개폭에 맞춰 약 25m 장파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 실제로는 꼭 그렇지는 않았으나, 파장이 cm 단위인 단파를 얻기 위해서는 고주파를 생성해야 했지만 어차피 당시 전자 소재 기술로는 그런 고주파 생성이 어려웠으므로 장파를 써야 했음. 문제는 수신 효율이 좋으려면 안테나의 길이는 파장 길이의 1/4이 제일 좋았다는 점. 그러니 25m 장파를 위해서는 안테나 길이가 6m가 넘었고, 대지로부터의 반사파 간섭을 피하려고 높은 곳에 여러 개를 매달아야 하다보니 엄청난 송전탑 같은 레이더 타워를 세워야 했음. 특히 수신 안테나는 금속 소재로부터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목재로만 만들었음. 그런데 수신 안테나는 특히나 높이가.. 2022. 9. 22.
왜 방탄복을 flak jacket이라고 부를까? 원래 방탄복은 소총탄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파편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5.56mm 소총탄에는 그냥 뚫려요. 그래서 방탄복을 영어로는 bullet-proof jacket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flak jacket이라고 합니다. 우리 말로도 정확하게 하자면 방탄복이 아니라 방편복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파편은 영어로 fragment 또는 shrapnel입니다. 이걸 줄여 부르면 frag jacket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왜 flak jacket이라고 부를까요? 애초에 flak이 뭐지요? Flak은 항공기를 쏘는 고사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사실 이건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에요. 원래는 제대로 된 독일어로는 fliegerabwehrkanone(대충 플리거앞비어커노너)라고 합니다. 독일어.. 2021.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