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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2의 IFF 이야기 (5) - 이렇게 편할 수가! IFF Mark I이나 II나, 공통점은 레이더의 탐색 전파에 반응하여 증폭 신호를 반송한다는 것.  레이더 전파가 수평 편광(horizontal polarization)이다 보니 항공기에 붙여야 하는 안테나도 수평이어야 했고, 그러다보니 항공기 양쪽 측면에 안테나를 배치해야 했는데도, 항공기가 어느 방향으로 비행하느냐에 따라 IFF 신호를 제대로 반송하지 못했음.  결과적으로 레이더의 수평 편광이 모든 문제의 원인인 것 같지만 실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아님.  진짜 문제의 원인은 레이더의 탐색 전파에 반응한다는 것이었음. 실은 1940년에 Frederic C. Williams라는 영국 엔지니어가 '앞으로 레이더의 탐색 전파 주파수가 더 높은 것으로 바뀔 수도 있는데, 그렇게 가변적인 주파수에 일일.. 2024. 12. 19.
WW2의 IFF 이야기 (4) - 수평이냐 수직이냐 솔로몬, 과달카날, 산타 크루즈 등에서의 해전 이후 미해군이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꼭 나오는 지적 사항이 있음.  바로 IFF에 대한 것.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 IFF 장비의 숫자가 부족하여 레이더를 이용한 전투기 관제가 어렵다는 것이고, 둘째는 IFF를 꺼놓고 다니는 조종사들이 있다는 것이며, 세째가 항모나 지상기지의 정비사들이 제대로 IFF를 정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요약하면 당장 사용 중인 IFF에 문제가 많다는 불평. 숫자 부족 문제는 이해가 감.  당시 미해군이 사용하던 것은 로열 에어포스가 개발하여 사용한 IFF Mark II으로서, 1940년 11월, 미국과 영국 간의 군사기술 교류 프로그램이었던 Tizard Mission의 일환으로 미군에 전달되었고, 미군은 이걸 SCR-535.. 2024. 12. 12.
WW2의 IFF 이야기 (3) - 해결책은 영국으로부터 지난 편에서 언급한 SK-1 레이더 안테나 윗부분에 설치된, 세로 방향으로 배치된 4개 쌍극자의 정체는... 짐작하셨듯이 IFF (identification friend or foe) 안테나. 현대적인 IFF는 interrogator와 transponder의 2개의 요소로 구성됨.  즉, '너 우리편이니?'라고 묻는 신호를 발신하는 장치와, 그 신호를 받을 경우 '나 니네편 맞아'라고 답신을 보내는 장치가 있음.  보통은 이 두 장치가 하나로 결합된 시스템을 사용. (F-16 전투기의 콧잔등에 있는 저 빗금 같은 세로줄이 IFF 안테나) (이 사진은 2013년 BAE Systems Electronics & Systems가 미공군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AN/APX-125 F-16 Mode 5 advanced.. 2024. 12. 5.
WW2의 IFF 이야기 (2) - 벅매스터 함장의 보고서 미드웨이 해전 직전에 벌어진 1942년 5월의 산호해 해전을 겪은 뒤 USS Yorktown의 함장 Buckmaster 대령은 2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작성.  주된 내용은 항공모함 레이더 운용 시설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서, CIC가 넓어야 한다는 것과 함께 대공 탐색 레이더는 1대로는 부족하고 2대를 갖춰야 한다는 것 등.  레이더를 2대 갖춰야 한다는 이유는 당시 요크타운의 레이더가 고장 나는 바람에 대혼란을 겪은 바 있었기 때문. "CXAM 레이더의 고장에 의한 피해는 레이더가 여전히 작동하는 다른 항공모함이 없었다면 재앙이 되었을 것입니다. 전투기 관제를 다른 레이더 장착 함정이 인계받거나 레이더 없는 항모에서 여전히 지휘할 수는 있지만, 어느 쪽도 항공모함의 자체 레이더 정보를 활용하는 전투기 관제.. 2024. 11. 28.
WW2의 IFF 이야기 (1) - 렌도바 섬 상륙 작전 할시 제독이 1943년 1월 말의 렌넬 섬(Rennel Island) 해전에서 순양함 USS Chicago (CA-29)가 격침된 것은 VHF 무전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관련 장비의 대량 생산을 촉구한 일의 배경을 살피느라 그 동안 수정 공진기, 즉 크리스탈 오실레이터(crystal oscillator) 이야기를 계속 했었는데, 이제 그 VHF 무전기가 실전에 사용되는 모습을 볼 순서임. 이제 과달카날을 완전히 장악하고 헨더슨 기지로부터 육군항공대의 전투기들과 폭격기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미군은 동 솔로몬 제도 중 서쪽 뉴 조지아(New Georgia) 섬으로 진출을 시도.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했던 것은 뉴 조지아 섬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문다(Munda)의 일본군 비행장.. 2024. 11. 21.
WW2의 수정 이야기 (8) - 안티 에이징 솔루션을 찾아서 많은 비용을 들여 제조해놓은 수정 박판들이 crystal aging이라는 노화 현상 때문에 결국 몇 주, 몇 달 후에는 모조리 불량품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알게된 미군 통신사령부 산하 QCS는 공황 상태에 빠짐.  이미 수백만 개의 완성품이 쌓여 있는 것도 문제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달에 1백만 개씩 계속 양산이 되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였음.  지금이라도 생산 중단을 명령해야 하나?  하지만 그럴 경우 대안은 있나?  당장 세계 곳곳의 전투 현장에서 많은 미군들이 목숨을 잃어가며 싸우고 있는데, 그들을 위한 무전기는 어떻게 하지?  특히 이 crystal aging에 따른 무전기 고장의 피해는 영국에 주둔한 제8 공군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남.  태평양 전선처럼 덥고 습한 환경도 아닐 텐데 왜.. 2024. 11. 14.
WW2의 수정 이야기 (7) - 통신 두절 1943년 하반기에 접어들 무렵엔 이미 상당한 양의 수정 공진기가 제조되어 세계 각지의 물자 집적소는 물론 최전선 부대에게까지 보급되어 있었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하나둘씩 수정 공진기를 이용한 무전기가 먹통이 되었다는 장애 보고서가 올라오기 시작.  세상에 인간이 만든 물건 중에 고장 없는 물건이 없는 법이므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  그런 보고서에 대해 관계자들은 대개 '일부 불량품이야 당연히 있는 법이지'라든가 '무식한 병정놈들이 최첨단 무전기를 제대로 쓸 줄 몰라서 발생한 문제' 등으로 치부하며 별 신경을 쓰지 않음.   (왜 먹통이냐고?  니들이 뭔가 잘못 만졌겠지!) 하지만 가면 갈 수록 점점 그런 장애 보고서가 많이 올라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고장 건수가 늘자 이.. 2024. 11. 7.
WW2의 수정 이야기 (6) - 유보트와 연금술 처음 미국에서 내놓은 수정 수입 확대안은 브라질에서의 수정 생산량을 늘리는 것.  그러기 위해서 미국인들이 생각한 방법은 지극히 미국적인 방법.  얘들은 별 생각도 없이 그냥 '기계화'를 추구하여 불도저와 굴삭기 등 온갖 노천 광산용 중장비를 잔뜩 브라질에 보내기로 함.  이미 소련과 영국에 lend-lease라는 이름 하에 엄청난 양의 탱크와 지프차, 트럭과 대포, 탄약과 식량 등을 퍼나르고 있었는데 브라질에 불도저와 굴삭기 수십 대 정도야 못 보내겠는가? 그런데 1차로 보낸 중장비들은 대서양을 횡단하다 유보트에 걸려 어뢰를 얻어맞고 꼬로록.  좌절하지 않고 다시 보내 결국 무사히 하역.  그런데 거기서부터가 진짜 문제.  수정이 나는 곳은 당연히 해안의 도시 주변이 아니라 내륙의 고원지대.  그런데 .. 2024. 10. 31.
WW2의 수정 이야기 (4) - 독일군 무전기의 충격 미군에서도 훨씬 간단한 구조를 가진 덕분에 고장도 적고 성능도 안정적인 수정 공진기를 군용 무전기에 사용하자는 의견이 많았음.  그러나 적어도 1939년 중반까지 미군 장성들은 그런 의견을 묵살.  장군님들은 (1) 유연성 (2) 비용 (3) 가용성의 세 가지 이유로 수정 공진기를 싫어했기 때문. 수정 공진기가 비싸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  수정을 보석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수정은 그 자체가 싼 물건은 아니었음.  게다가 지난 편에서 설명한 대로 1kg의 수정에서 20~30개의 수정 박판을 만들어내는데 비용이 30달러 정도 든다고 했으니, 공진기를 만들기 위한 수정 박판 1개의 가격은 이윤을 뺀 생산단가가 1~1.5달러 정도였다는 이야기.  1935년의 1달러는 지금의 23달러 .. 2024. 10. 17.
WW2의 수정 이야기 (3) - 수정 깎는 노인... 아니 미국인 랑쥬뱅이 독일 U-boat를 잡기 위해 수정 결정판을 이용하여 만들었던 수중 청음기는 곧 다른 나라에도 알려졌고, 수정 결정판의 압전 효과를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어 보자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벌어짐.  그 중 가장 먼저 의미있는 사용처를 찾아낸 것은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전기공학자인 캐디(Walter Guyton Cady) 박사.  이 양반도 WW1 기간 중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한 청음기 개발에 투입되었다가, 수정의 압전효과를 알게 됨. (일부에서는 다른 사람이 더 먼저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무튼 수정 공명기를 세계 최초로 만든 것으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캐디 박사님.  이 양반의 수정 공명기는 미국과 유럽의 주파수 표준으로 사용되었고 그 공로로 1932년에는 Institute of Radio Eng.. 2024. 10. 10.
WW2의 수정 이야기 (2) - 잠수함을 찾는 수정구슬...아니 수정판 1880년, 피에르 퀴리(Pierre Curie)와 그 동생 자끄 퀴리(Jacques Curie)는 압전(壓電) 효과, 즉 piezoelectric effect을 실험으로 입증.  압전효과라는 것은 토파스나 수정, 소금 등의 결정체(crystal)의 전하량이 기계적 응력(stress)에 따라 변화하고, 또 그 역으로도 변화하는 현상.  그러니까 수정 결정체에 압력을 가하면, 그 수정에 연결된 전기선을 통해 신호가 발생하고, 반대로 전기 신호를 주면 수정 결정체의 모양이 변화하며 기계적 압력이 발생하는 것.   (압전 성질을 가진 결정체 디스크의 모양이 변화하면서 전압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과장하여) 보여주는 그림) (퀴리 형제가 압전효과를 실험할 때 쓴 것과 비슷한 장치.  저 장치를 Curie comp.. 2024. 10. 3.
WW2의 수정 이야기 (1) - 할시 제독의 불평 전에 언급한 ( https://nasica1.tistory.com/802 참조), 1943년 1월 말의 렌넬 섬(Rennel Island) 해전에서 순양함 USS Chicago (CA-29)가 무선침묵 깨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항공 엄호 없이 일본해군 뇌격기들과 싸우다 격침된 사건에 대해 할시(Halsey) 제독은 보고서에 아래와 같이 무전기 탓을 함. "실전 경험에 기반하여, 초고주파수 다채널 신속 변환 무선통신 장비 (ultra high frequency and multi channel, quick shift radio equipment)의 생산이 1년 넘게 계속 권고되었다.  그러나 실전부대들은 아직도 불만족스러운 장비들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무선침묵과 저 초고주파수 다채널 신속 변환 무선통신.. 2024.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