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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nblower6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2) 혼블로워는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도 서둘러 끼워입은 티가 나는 모습으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재빨리 선실에 나타났다. 들어서면서 그는 초조한 듯이 선실을 둘러 보았는데, 왜 상관들이 있는 이 선실로 소환이 되었는지에 대해 불안해하며 마음 고생을 한 것이 분명했고, 그 불안함은 사실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들은 이 작전 계획이란 게 대체 뭔가 ?" 버클랜드가 물었다. "듣자하니 요새를 습격하는 것에 대해 뭔가 제안할 것이 있다더군, 미스터 혼블로워." 혼블로워는 즉각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의 논점에 대해 정리하고 이 새로운 상황에 비추어 그의 최초 작전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었다. 부시는 리나운 호의 공격 시도가 실패하는 바람에 기습이라는 초기 이점을 잃은 상황에서 그의 작전 계획에 대해.. 2019. 4. 29.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1) 제7장 만신창이가 된 리나운 호에 열대의 밤이 잦아들었을 때, 리나운 호는 바닷바람에 더해 무역풍이 보내온 대서양의 파도를 간신히 이물로 가를 정도로 느슨하게 돛을 펼친 채 육지로부터 떨어진 곳을 항진하고 있었다. 버클랜드는 그의 새 선임부관, 즉 부시와 함께 앉아 현 상황을 초조하게 의논하고 있었다. 미풍이 불어옴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선실은 마치 오븐처럼 무더웠다. 탁자 위의 해도를 비추기 위해 갑판 대들보에 매달아 놓은 2개의 등불이 방 전체를 견딜 수 없는 수준으로 달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부시는 제복 밑에서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목칼라(stock)가 그의 두꺼운 목을 옥죄었기 때문에 가끔씩 손가락 두개를 칼라에 넣어 잡아당기곤 했지만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냥 그의 무거운 .. 2019. 4. 22.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0) 더 이상 육풍이 불 때도 아니라고 부시는 생각했다. 버클랜드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언덕 위의 요새에서 날아온 포탄 하나가 주돛대 삭구 고정판(the main chains)에 우지끈하고 박히면서 나무 파편이 비처럼 뿌려졌다. 화재 진압조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를 들으며 버클랜드는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 "스프링 닻줄을 잡아당기게." 그는 명령을 내렸다. "바다를 향하도록 함수를 돌리게." "예, 함장님." 후퇴 ? 패배. 그 명령이 뜻하는 바가 바로 그거였다. 하지만 패배라는 현실을 직면해야 했다. 그 명령을 내린 뒤에도 당장 전함이 처한 위험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았다. 부시는 돌아서서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거기, 캡스턴 돌리는 거 중지 !" 톱니멈춤쇠의 철컹거리는 소.. 2019. 4. 15.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7) (Pawl이란 그림 왼쪽 상단의 톱니멈춤쇠를 뜻합니다.) 수병들이 몸무게를 실어 캡스턴 손잡이를 밀자 캡스턴이 돌기 시작했고, 캡스턴이 느슨한 닻줄을 감아 올리면서 톱니멈춤쇠(pawl, 무거운 것을 감아올릴 때 역회전을 막기 위한 멈춤쇠 : 역주)가 재빨리 철컹철컹 소리를 냈다. 연결 밧줄(nippers)을 들고 메신저 밧줄(messenger : PS1 참조 : 역주) 옆에 선 소년들은 그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그러더니 캡스턴이 도는 속도가 줄어들면서 톱니멈춤쇠가 철컹거리는 소리의 간격이 길어졌다. 철컹-철컹-철컹 더 천천히. 이제 장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닻줄이 팽팽해지면서 멈춤목(bitts : 닻줄이 갑자기 풀려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닻줄을 감고 풀 때 닻줄이 거치는 튼튼.. 2019. 3. 25.
나폴레옹 시대의 채권 투자 이야기 저로 하여금 이 블로그를 연재하게 만든 것은 세 권(..은 아니고 세 세트)의 소설입니다. 모두 영국 소설이고, 제 블로그에 자주 출입하시는 분들은 이미 다들 아시는, Sharpe, Hornblower, 그리고 Aubrey-Maturin 시리즈입니다. 이 세 종류의 소설은 모두 영국인이 쓴 나폴레옹 시대의 역사 소설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지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들은 모두 20대 정도의 하급 장교(Sharpe의 경우는 일병 계급부터 시작합니다)에서 시작하여, 노년에 제독(역시 출신 성분이 미천한 Sharpe의 경우는 신분의 벽을 뚫지 못하고 중령에서 스톱)까지 이르게 되지요. 이 장편 시리즈물의 주인공들이 도중에 포로가 되기도 하고, 함정에 빠져 계급을 박탈당하기도 하는 등 갖.. 2018. 8. 23.
김정은의 숫자 7 - 영국과 유럽대륙의 표기 차이 어제 김정은의 방명록에서 숫자 7을 쓴 방식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는 7을 쓸 때 가로 획을 긋지 않지만 유럽 대륙에서는 대부분 긋는다고 합니다. 이는 1이라는 숫자 윗머리에 serif를 넣느냐 안 넣느냐의 차이 때문에 1과 헷갈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또 같은 영미권이라도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긋는 쪽이 더 많다고 합니다. 세계화 시대인 요즘은 어느 나라냐의 구분없이 섞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페친께서는 미해군에서도 7에 가로획을 긋도록 교육받는다고 말씀하시네요. 그래도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저렇게 쓰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지요. 아무튼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더니 저런 글씨체를 배워온 모양입니다. 부디 저것 말고도 전쟁보다는 평화가, 핵폭탄보다는 철도가 더.. 2018.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