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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친일파들에게 바치는 듯한 노래 "Nevermind" 가사 해설

by nasica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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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에 몇 달 장기 출장을 갔을 때, 갔던 동네가 볼 것이 많은 동네도 아니었고 제가 그다지 활달한 성격도 아니어서 결국 저녁이나 주말에 싸구려 호텔방에서 죽어라 TV만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True Detective라는 HBO 미니시리즈의 시즌2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드라마는 한국 것이나 미국 것이나 공통점이 있더군요.  처음부터 안 보고 중간부터 봐도 대충 줄거리 짐작이 가고, 중간에 좀 빼먹어도 상관이 없으며, 심지어 상당량의 대사를 못 알아먹어도 줄거리 파악에는 별 지장이 없더라는 것이지요.  이게 결코 제 영어 실력이 뛰어나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저도 반이나 알아 듣나 싶은 정도의 실력 밖에 안 됩니다.  사람의 언어 소통 중 70% 정도는 말 내용이 아니라 얼굴 표정과 손짓발짓 그리고 목소리 톤 등의 바디랭귀지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True Detective (참된 형사) 라는 드라마는 제목과 표지 보시면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범죄 스릴러인데, 출연진은 상당히 호화스럽습니다.  콜린 파렐과 레이철 맥아담스, 테일러 킷쉬, 빈스 본 등이 나옵니다.  저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는데, 제 심미안이 나쁜 것인지 출연진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으나 이 드라마는 2015년 최악의 TV 드라마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참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가 시작할 때 나오는 테마 송이었어요.  딱 들어봐도 레오나드 코헨이 부르는 것이구나 싶었고, 그러니 당연히 레오나드 코헨이 작사작곡한 것입니다.  그 가사는 비교적 잘 들려서 저도 어느 정도 정확하게 알아들었는데, 꽤 인상적인 내용이었어요.  물론 드라마 내용과 딱 일치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게 당연한 것이, 이 노래는 2014년에 발간된 코헨의 앨범 'Popular Problems'에 실린 것을 그 다음해인 2015년 드라마에 거의 그대로 쓴 것이거든요.

 

 

저는 이 노래의 가사를 들을 때마다, 이건 진짜 미국인들은 노래 속에서나 느낄 수 있을 뿐, 절대 실감하기 어려운 정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에서 완패하여 말살당한 나라의 어떤 인물이, 자신을 잡아 적국에게 넘기려는, 이제는 매국노가 된 옛 동료에게 읊는 내용이거든요.  오히려 우리나라처럼 나라가 망해본 적이 있고, 또 독립지사들을 잡아 일본 헌병들에게 넘기던 매국노들이 지금도 옹호받으며 "친일파가 뭘 잘못했는가, 친일파는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이다, 친일파 단죄를 하자는 사람들은 종북 빨갱이"라는 평가가 공공연히 나오는 나라의 국민들이 무척 절실하게 들리는 가사입니다.

이 가사에는 여러 군데 매우 인상적인 구절들이 있는데, 아래 부분을 보면 결국 안전하게 빼돌렸다는 주인공의 아내와 아이들은 이미 죽은 것 아닌가 싶어요.  이 세상을 떴으니 원수들로부터는 안전하겠지요.

My woman's here
My children too
Their graves are safe
From ghosts like you

또 이 부분도 인상적이더라구요.  하긴 인상적인 구절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괜히 코헨이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지요.

You serve them well
I'm not surprised
You're of their kin
You're of their kind


아, 이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영될 것 같지는 않으니 그냥 여기서 스포를 하자면 콜린 파렐과 빈스 본 둘 다 각각 결국 피살되버립니다.  레이철 맥아담스는 살아요.  테일러 킷쉬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제가 빼먹고 못 본 회차에서 죽었나봐요.

 

 

(빈스 본은 적대 범죄 조직에 의해, 칼에 배를 찔린 채 사막에 버려지는 처형을 당합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데 목이 마른 상태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포기하지않고 계속 걷다가 여태까지 자신이 살해했던 많은 사람들과 가족 등의 환영에 시달리가 그만...)

 

(콜린 파렐은 범죄조직에 고용된, 자동화기와 방탄복으로 무장한 용병들에게 살해됩니다.)

 



이 매력적인 노래는 아래 유튜브에서 감상하세요.  화면에 친절하게 영어 가사가 다 나오네요.

 

youtu.be/AqM434Uvb48

 

 

Nevermind by Leonard Cohen

The war was lost
The treaty signed
I was not caught
I crossed the line

전쟁은 끝났고
항복문서에 서명도 끝났어
난 잡히지 않았지
난 선을 넘었거든

I was not caught
Though many tried
I live among you
Well-disguised

난 잡히지 않았어
많은이들이 잡으려 했지만 말이야
난 너희들 속에 살고 있어
신분을 감춘 채 말이야

I had to leave
My life behind
I dug some graves
You'll never find

난 버려야 했지
내 삶을 말이야
난 무덤을 팠고
넌 절대 그걸 못 찾을 거야

The story's told
With facts and lies
I had a name
But never mind

이야기는 알려져 있어
진실과 거짓이 섞여있지
내게도 이름이 있었어
하지만 신경쓰지마

Never mind
Never mind
The war was lost
The treaty signed

신경쓰지마
신경쓰지마
전쟁은 끝났고
항복문서에 서명도 끝났어

There's Truth that lives
And Truth that dies
I don't know which
So never mind

살아남는 진실도 있고
죽어버리는 진실도 있어
어느게 어느것인지 모르겠어
그러니 신경쓰지마

Your victory
Was so complete
Some among you
Thought to keep

너희의 승리는
너무 완벽해서
너희 중 몇몇은
보존을 생각했지

A record of
Our little lives
The clothes we wore
Our spoons our knives

우리 하찮은 일상에 대한
기록을 말이야
우리가 입는 옷이나
스푼 나이프 같은 것들 말이지

The games of luck
Our soldiers played
The stones we cut
The songs we made

우리 병사들이 하던
도박 게임이나
우리가 남긴 조각품
우리가 부르던 노래 같은 것들

Our law of peace
Which understands
A husband leads
A wife commands

우리의 법률에 대해서도 말이지
우리 법은 잘 알고 있다구
주도는 남편이 하지만
명령은 아내가 내린다는 걸 말이야

And all of these
Expressions of the
Sweet indifference
Some called love

그리고 이런 모든
표현들 말이야
어떤이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달콤한 무심함 같은 것들

The high indifference
Some call fate
But we had names
More intimate

어떤이들이 운명이라고 부르는
고결한 무심함 같은 것도 있구
하지만 우리에겐
더 친숙한 이름들이 있었어

Names so deep
And names so true
They're blood to me
Dust to you

아주 깊은 뜻을 가진 이름들
아주 진실되었던 이름들
그들은 내게는 혈육이었고
너희에겐 티끌만도 못했지

There is no need
And this survives
There's Truth that lives
And Truth that dies

꼭 그럴 필요가 있는 건 아니야
이런 것들이 살아남아야 하는 건 아니라구
살아남는 진실이 있고
죽어버리는 진실도 있으니까

Never mind
Never mind
The war was lost
The treaty signed

신경쓰지마
신경쓰지마
전쟁은 끝났고
항복문서에 서명도 끝났어

There's Truth that lives
And Truth that dies
I don't know which
So never mind

살아남는 진실도 있고
죽어버리는 진실도 있어
어느게 어느것인지 모르겠어
그러니 신경쓰지마

I could not kill
The way you kill
I could not hate
I tried, I failed

난 죽일 수가 없었어
너희가 죽이는 방식대로는 말이야
난 증오할 수도 없더군
해봤는데, 안 되더라구

You turned me in
At least you tried
You side with them whom
You despise

넌 나를 잡아넘기려고 했지
최소한 그러려고 노력은 했쟎아
넌 그들과 한편이 되었어
니가 그토록 멸시하던 인간들과 말이야

This was your heart
This swarm of flies
This was once your mouth
This bowl of lies

이게 너의 심장이었어
이 파리떼가 말이야
이건 한때 너의 입이었지
이 거짓말 한 대접이 말이야

You serve them well
I'm not surprised
You're of their kin
You're of their kind

넌 그들을 아주 잘 모셨지
별로 놀랍지도 않아
넌 그들과 한통속이고
넌 그들과 같은 부류거든

Never mind
Never mind
I had to leave my
Life behind

신경쓰지마
신경쓰지마
난 버려야했어
내 인생을 말이야

The story's told
With facts and lies
You own the world
So never mind

이야기는 알려져 있어
진실과 거짓이 섞여있지
이제 세상은 네 것이쟎아
그러니 신경쓰지마

Never mind
Never mind
I live the life
I left behind

신경쓰지마
신경쓰지마
나도 살고 있어
내가 버리고 온 인생을 말이야

I live it full
I live it wide
Through layers of time
You can't divide

난 제대로 살고있어
난 폭넓게 살고있지
네가 나눌 수 없는
여러 겹의 시간에 걸쳐서 말이야

My woman's here
My children too
Their graves are safe
From ghosts like you

내 여자는 여기 있어
내 아이들도 말이지
그들의 무덤은 안전해
너같은 귀신들로부터 말이지

In places deep
With roots entwined
I live the life
I left behind

아주 깊은 곳에 있어
나무뿌리가 엉켜있는 곳에 말이야
나도 살고 있어
내가 버리고 온 인생을 말이야

The war was lost
The treaty signed
I was not caught
Across the line

전쟁은 끝났고
항복문서에 서명도 끝났어
난 잡히지 않았지
난 선을 넘었거든

I was not caught
Tho many tried
I live among you
Well-disguised

난 잡히지 않았어
많은이들이 잡으려 했지만 말이야
난 너희들 속에 살고 있어
신분을 감춘 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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