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te de Ségur1 보로디노 에필로그 (1) - 우울한 승자 전투가 끝난 어두운 보로디노 벌판은 그야말로 한 폭의 지옥도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온 들판에 말과 사람의 시체와 부서진 장비들이 가득했는데, 대부분의 사상자는 포격에 의해 발생했기 때문에 그 시체들의 모습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창자가 빠져나온 채로 비틀거리며 자꾸 일어서려는 말, 두동강이 난 병사들, 머리가 없는 시신들... 아직 숨이 붙어있는 부상자들이 내는 비명 소리와 신음소리는 살아남은 병사들의 신경을 긁었습니다. 먹을 것도 가져오지 못한 군대에게 붕대와 의약품, 들것 등을 기대할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서 심한 부상을 당한 병사들은 대부분 긴 고문에 의한 사형 선고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어떤 부상병들은 자기를 총으로 쏘아 죽여달라고 흐느끼기도 했지만 어떤 이들은 어떻게든 살겠다고 피를.. 2020. 10.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