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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vity magnetron6

레이더 개발 이야기 (41) - 죽 쒀서 괴링 줄 일 있냐? H2S 레이더의 성능과 효용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음. 하지만 이걸 폭격기에 달아 독일로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음. 이유는 폭격기가 하는 일은 2가지, 하나는 폭탄을 투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사포든 적 전투기든 적의 방공망에 걸려 적지에 추락하는 것이기 때문. 전파 항법 장치 Gee 수신기를 장착한 폭격기들이 독일에서 격추되었고, 거기서 수거된 Gee 수신기들을 독일이 수리하여 역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H2S 레이더를 장착한 폭격기를 독일에 보내면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염려했던 것. 특히나 문제가 되었던 것은 H2S에는 Gee에 없는 매우 중요한 물건이 달려 있었다는 점. 바로 cavity magnetron. 강력한 고주파 microwave를 쉽게 만들.. 2023. 8. 3.
레이더 개발 이야기 (21) - 건국 이래 가장 귀중한 화물 과거의 전쟁은 더 많은 병력과 보급품, 더 강한 용기와 투지를 가진 측이 무조건 승리. 그러나 WW2에 들어서면서 기술적 진보가 그런 것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 점점 드러남. 이 와중에 WW2 개전 초기 유럽 전체를 장악한 나찌 독일에 맞서 싸우던 영국은 기술적 우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으나, 그걸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생산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음. 하지만 당시 미국은 고립주의에 입각하여 여전히 중립. 아무리 WW1 때 같은 편이었고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한다고 해도, 전쟁은 피가 흐르고 내장이 터져나가는 끔찍한 사건. 거기에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음. WW1 때부터 국방 기술 분야에서 일했고, 우리가 오늘날 옥탄가(octane ratin.. 2023. 2. 16.
레이더 개발 이야기 (16) - 마침내, Cavity Magnetron! 여러가지 꼼수로 버텨보긴 했지만, 영국 공군 레이더 개발팀은 결국 당시 진공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상 제대로 된 공대공 레이더는 불가능하다고 결론. 당시 진공관은 미터 단위의 파장을 가진 장파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그로 인해 비교적 작아야 하는 항공기 탑재용 레이더에서는 전파에 방향성을 주는 것이 불가능했고, 그 때문에 지표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 등의 온갖 난제를 극복할 방법이 없었음. 하지만 생각해보면 영국 공군의 Chain Home 레이더만 하더라도 (비록 앞면 뒷면 정도의 방향성 밖에 없었으나) 일부 방향성을 주긴 했었음. 이건 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 핵심은 야기-우다 안테나(Yagi-Uda Antenna)의 원리. 야기-우다 안테나는 전기 신호를 받아들여 전파를 생성하는 활성.. 2023. 1. 12.
레이더 개발 이야기 (15) - 진공관의 한계와 ChatGPT Cavity magnetron이 없던 시절인 1939년, 이미 영국은 훌륭한 지대공 레이더인 Chain Home 시스템을 운용. 이 체인홈 레이더에서는 20 ~ 55 MHz의 전파를 사용. 이렇게 비교적 낮은 주파수, 즉 긴 파장의 전파를 썼기 때문에 radar beam의 폭은 150도 정도로 넓게 퍼질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바다 위에 나타나는 독일 폭격기를 잡아내는 데는 요긴한 역할을 수행. 이 체인홈에서도 인덕터와 커패시터를 결합한 LC 공명회로를 이용하여 주파수를 만들었을까? 맞음. 1915년 미국 엔지니어 Ralph Hartley가 발명한, 2개의 직렬 인덕터와 1개의 커패시터를 병렬로 연결한 Hartley oscillator를 약간 변형하여 사용함. 아래 그림1이 체인홈의 단순화된 회로. .. 2023. 1. 5.
레이더 개발 이야기 (14) - 19세기에는 파동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WW2 중 제대로 된 공대공 레이더를 개발하려던 영국 공군의 치열한 노력은 결국 cavity magnetron이라는 소자를 만들어 내면서 결실을 맺음. 이 캐버티 마그네트론 덕분에 연합군은 전쟁 내내 훨씬 우수한 레이더로 독일과 일본을 제압. 캐버티 마그네트론 덕분에 연합군은 그야말로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자신만 야시경을 가진 것과 같은 우월함을 누렸음. 그런데 이 캐버티 마그네트론 없이도 영국은 물론 독일과 일본도 레이더를 만들어 잘 운용했었음. 캐버티 마그네트론 없이 어떻게 수십 MHz에 이르는 주파수를 만들어냈을까? 그 이야기까지 가려면 먼저 18세기 중반 독일 포메른 지방으로 가야함. Ewald Georg von Kleist라는 카톨릭 수사가 있었는데, 전기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2022. 12. 29.
레이더 개발 이야기 (9) - 공군은 하는데 육군은 왜 못해? 영국 육군이 육군 소속 레이더 연구팀인 Army Cell 에게 요구한 spec은 매우 간단. 약 13km 거리에 떨어진 항공기까지의 거리를 50 야드 (46m) 오차 이내로 알아내라는 것. 실은 그것이 초창기 레이더가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것이었으므로 이 과제는 어렵지 않게 1939년까지 해결하여 최초의 이동식 대공포용 레이더인 GL (Gun Laying) Mark I이 양산에 들어감. GL Mk I은 송신용 안테나와 수신용 안테나, 그리고 야전용 발전기가 분리되어 각각 별도의 야포용 포가 위에 얹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므로 가벼웠고 전기도 50kW 정도 밖에 먹지 않았음. (이건 1940년 이후에 나온 개량형 레이더 GL Mk II의 송신 안테나 장치) 그러나 사실 대공포가 정확한 사격을 하기 위해서.. 2022.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