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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astator4

미드웨이에서의 레이더 이야기 (4) - 일본 해군은 뭘 잘못 했나? 지난 편을 요약하면 호넷의 급강하 폭격기들은 항로를 잘못 잡는 바람에 일본 기동부대를 찾지 못하고 허탕을 쳤고, 호넷/엔터프라이즈/요크타운의 뇌격기들은 CAP을 치고 있던 제로센들에게 일방적인 학살을 당했다는 것.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듬. 요크타운의 급강하 폭격기들은 가장 마지막으로 늦게 출발했으니 그렇다치고, 엔터프라이즈의 급강하 폭격기들은 어디서 뭘하고 있었을까? (예쁜 돈틀리스의 그림. 나중에 훨씬 더 빠르고 훨씬 더 많은 폭탄을 실을 수 있었던 Helldiver 폭격기가 나온 뒤에도 해군 조종사들은 돈틀리스를 더 선호. 이유는 저속에서의 조종성이 좋아서 항모 착함이 매우 쉬웠기 때문. 그건 단지 조종사들이 실력이 없거나 편한 것만 찾아서가 아님. 많은 함재기 조종사들이 비전투 착함 사고로 희생된.. 2024. 1. 4.
레이더 개발 이야기 (56) - 렉싱턴의 최후 (상) 운명의 5월 8일, 아침 8시 7분 경 길(Red Gill) 대위의 레이더는 렉싱턴으로부터 330도 (그러니까 약간 북서쪽) 35km 지점에서 뭔가를 포착. 관찰을 해보니 240도 방향, 즉 남서쪽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음. 길 대위는 즉각 CAP을 그 지점으로 유도해서 확인을 시켰으나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레이더 상에서도 사라짐. 길 대위는 그것이 snooper, 즉 일본 해군 정찰용 수상기 같았으며 그것이 아군 함대를 보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함대 사령관인 플렛처 제독에게 보고. 바로 직후인 8시 20분, 렉싱턴에서 일본 항모를 찾으라고 날려보냈던 정찰용 Dauntless 급강하 폭격기들 중 한 대가 북쪽 280km 지점에서 일본 함대를 발견했으며, 그것들이 15노트의 속도로 똑.. 2023. 11. 23.
항공모함은 대체 어디에 (2) - 영화 '생존자들'의 재미있는 기술적 배경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연합군은 전파 기지국을 운용하여 군용기의 항법 계산에 활용했습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주에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만, 적의 공격에 항상 노출되는 군용기의 특성상 언제나 그런 전파 항법 장치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공포나 적 전투기의 총탄에 수신기가 고장나는 일은 흔했습니다.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 나폴레옹 시절에 하던 방식대로 육분의로 태양이나 별을 봐야 할 수도 있었습니다만, 그것도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니 기본적으로는 정해진 속도와 나침반에 따른 정해진 항로로 직진을 하면 일정 시각에 일정 장소에 다다르도록 추측 항법(dead reckoning)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폭격기들의 항로를 보면 되도록 직선 항로를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1944년 2월 라이.. 2020. 9. 17.
항공모함은 대체 어디에 ? (1) - 영화 '생존자들'의 재미있는 기술적 배경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차를 몰다 보면 머리 위로 미군 헬리콥터가 경부 고속도로를 따라 날아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제가 알기로는 미군 헬리콥터가 경부 고속도로 인근으로 비행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길을 찾기 쉬우니까 그냥 그 도로를 따라 가는 거라고 합니다. 보통 전투기나 수송기 같은 고정익 항공기 조종사들이 헬리콥터 조종사들을 약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헬리콥터는 주로 낮에 저공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냥 지도를 보고 가면 되므로 항법 공부를 할 필요가 사실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냥 누가 하는 소리를 들은 것 뿐이고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헬리콥터 중에도 각종 복잡한 항법 장치를 갖추고 야간 비행.. 2020.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