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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6.06 코끼리 그래프와 lunch bucket - "North Country Blues" 가사 해설 (24)
  2. 2017.11.14 Diamonds and Rust by Joan Baez (6)

 

경쟁력 있는 해외 저가품에 밀려 한나라의 산업이 쇠퇴하는 일은 요즘 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제조업, 특히 철강업이나 조선업 같은 것입니다.  첨단을 달리는 IT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인텔을 누르고 잘 나가는 AMD 같은 프로세서 업체는 정작 반도체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대만의 TSMC에서 위탁생산을 하지요.  우리나라 삼성전자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키우기 위해 AMD나 IBM과 협업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아이폰도 대부분 중국에 공장을 둔 대만업체인 폭스콘에서 생산합니다.  그렇게 더 경쟁력있는 제품 생산을 위해 생산비가 더 싼 곳으로 공장을 옮겨버리는 것을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라고 하지요.

 

(어린 왕자가 아니더라도 코끼리가 보여야 정상입니다.)

 



이런 오프쇼어링은 공장이 빠져나가는 나라의 노동계급에게는 큰 타격을 줍니다.  그러나 이익을 얻는 계급도 있습니다.  그런 결정을 내려서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린 경영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옮겨진 공장에 취직을 한 개발도상국의 노동계급은 큰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소위 말하는 '코끼리 그래프'입니다.  전세계 인구의 소득을 가장 적은 1부터 가장 많은 100까지의 스케일로 늘어놓고, 각 소득 분위별로 1980년대와 2000년대 사이의 소득 증가율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상아를 높이 쳐들고 있는 코끼리 모양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 그래프가 뜻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그 사이에 진행된 오프쇼어링 덕분에 소득분위 75~90% 정도의 사람들, 즉 소위 중상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못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프의 좌측 끝 즉 제일 못사는 사람들은 소득 증가율도 제일 저조하고 그래프의 오른쪽 끝 즉 제일 잘사는 사람들은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습니다.  그건 놀랍지 않습니다만 중상위 계급의 상대적 몰락은 꽤 인상적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 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미국 내에서야 중하위 계층일지 몰라도 전세계적 스케일에서 보면 중상위 계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공장들이 대만이나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으로 옮겨갔으니 당연히 그쪽 소득이 줄어들고 동아시아쪽 소득이 평균적으로 높아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코끼리의 등뼈 부분에 해당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런 현상이 꼭 1980년대 이후에만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  

광부란 언제나 거칠고 위험한 직업이고, 그래서 많은 소설이나 노래, 영화 등에서 다뤄졌습니다.  1960년대 사회성 있는 노래 가사로 인기를 끌었던 밥 딜런이 그런 광산을 배경으로 한 노래를 만들지 않았다면 매우 이상한 일이겠지요.  당연히 만들었습니다.  1964년에 만들어진 이 노래의 가사는 역시나 우울합니다.  한줄 요약하면 어느 몰락한 폐광촌의 여인의 신세 한탄 이야기입니다.  경기가 나쁘지 않던 미국 광산촌이 철광석 고갈에다 남미 광산과의 경쟁에서 밀려 몰락해버린 것이 이 노래의 배경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노래가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애환과 비극을 그린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경기가 좋고 잘 나간다고 해도, 어떤 산업 또는 어떤 업종이라도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폴더폰 잘 만들던 세계적 기업 노키아는 스마트폰의 물결에 망해버렸고, 미국 내 비디오 배급망을 장악하고 있던 블록버스터사는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려서 망했습니다.  여러분 각자가 종사하고 계신 산업이나 업종, 혹은 기술 분야도 언제 누구에게 밀려서 망할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저 폐광촌 여인의 한탄이 꼭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셈이지요.  가령 이 노래 속의 '동부'로 지칭되는 철강 회사들은 '남미 광산에서는 노동자들이 사실상 공짜로 일한다'며 미국 광부들을 실업자로 만들었지만, 결국 30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도 더 값싸고 우수한 한국제 일본제 철강에 밀려서 몰락해 버렸지요.

 

(한때 아주 잘 나가던 블록버스터 비디오 대여점 체인...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와는 별도로, 저 노래 속 여인은 오빠가 죽었을 떄도 남편이 실직했을 때도 항상 창가에 앉아서 뭔가를 기다리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저는 그게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사실 몰락한 광산촌에서 여성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역시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에밀 졸라의 소설 '제르미날'에서도, 가난한 광부 가족의 여인들이 돈이 부족하여 상점 주인에게 성매매 등의 비열한 착취를 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노래 속의 여인도, 광산촌이 몰락한 이후로는 사실상 구걸을 통해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저 노래 속에 나오는 '모여봐요 친구들, 이야기를 해줄게요' 라는 부분에서, '친구들'이란 진짜 친구라기 보다는 외지인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인지 필연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광산과는 달리 현대 사회에서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결혼한 여성들도 모두 뭔가 직업을 가지고 스스로 경제력을 갖추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남성들이 요리와 청소 빨래 등등 집안일을 열심히 해야 하겠지요.  제가 볼 때 '남자가 부엌 들락거리면 안 된다'라는 식의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남성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소위 오래된 유교적인 남녀관을 가진 남자들, 가령 며느리가 제삿상도 차리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자연도태에 의해 곧 멸종될 것 같아요.  그런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성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거든요.   

오늘의 영어 한마디는 lunch bucket 입니다.  이건 20세기 초중반까지 노동자 계급에서 주로 들고다니던 도시락통을 말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이런 양철 도시락통이 사라졌습니다만, lunch-bucket이란 단어가 이젠 '노동자 계급과 관련된' 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노래 속에서는 진짜 양철 도시락통을 뜻합니다.

 

 

(그 주인들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양철 도시락통은 살아남아 저렇게 앤티크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원작자인 밥 딜런의 버전보다는 존 바에즈의 1968년 버전이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존 바에즈 버전은 아래 URL에서 감상하세요.

https://youtu.be/m0XUfoLkG0o


North Country Blues  (북부의 블루스)

Come gather 'round friends and I'll tell you a tale
Of when the red iron pits ran a-plenty
But the cardboard-filled windows and old men on the benches
Tell you now that the whole town is empty

모여봐요 친구들 제가 이야기 하나 해줄게요 
노천광에 붉은 철광석이 넘쳐나던 시절 이야기에요 
하지만 저렇게 창문들은 골판지로 막혀있고 벤치에 노인네들이 앉아있는 것을 보면
이제 마을 전체가 텅 비었다는 걸 댁들도 알 거에요 

In the north end of town my own children are grown
But I was raised on the other
In the wee hours of youth my mother took sick
And I was brought up by my brother

제 아이들은 마을 북쪽 자락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저는 다른 쪽 끝에서 자랐지요 
제가 아주 어릴 때 엄마가 병에 걸렸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빠 손에 자랐어요 

The iron ore poured as the years passed the door
The drag lines an' the shovels they was a-humming
'Till one day my brother failed to come home
The same as my father before him

세월이 흐르면서 철광석도 넘쳐났어요 
견인줄과 삽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렸지요 
그러다 하루는 오빠가 집에 오지 못했어요 
그 전에 아빠처럼 말이에요

Well, a long winter's wait from the window I watched
My friends they couldn't have been kinder
And my schooling was cut as I quit in the spring
To marry John Thomas, a miner

그 긴 겨우내 저는 창가에서 마냥 기다릴 뿐이었지요  
친구들은 제게 정말 따뜻한 온정을 베풀었어요 
다음해 봄이 되자 저는 학교를 그만 뒀고
존 토마스라는 어느 광부에게 시집을 갔지요 

Oh, the years passed again, and the giving was good
With the lunch bucket filled every season
What with three babies born, the work was cut down
To a half a day's shift with no reason

아, 또 세월이 흘렀고 사는 것은 괜찮았어요  
철마다 도시락통엔 음식을 채울 수 있었으니까요 
세번째 아기가 태어날 때 즈음 일이 줄었어요 
아무 이유도 없이 하루의 절반으로요 

Then the shaft was soon shut, and more work was cut
And the fire in the air, it felt frozen
'Till a man come to speak, and he said in one week
That number eleven was closing

그러더니 갱도 하나가 폐쇄되고 일이 더 줄었어요 
동네 분위기도 얼어붙더군요
그러다 외지 사람이 하나 와서 이렇게 말했어요 
1주일 안에 제11번 광산은 폐쇄될거라고요 

They complained in the East, they are paying too high
They say that your ore ain't worth digging
That it's much cheaper down in the South American towns
Where the miners work almost for nothing

동부에서는 불평을 한다는 거에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요 
그들 말로는 우리 광석은 캐낼 가치가 없대요 
저 아래 남미에서는 훨씬 싸다더군요 
거기선 광부들이 거의 공짜로 일을 한대요 

So the mining gates locked, and the red iron rotted
And the room smelled heavy from drinking
Where the sad, silent song made the hour twice as long
As I waited for the sun to go sinking

그래서 갱도들은 폐쇄되고 붉은 철광산은 황폐해졌어요
그리고 방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했지요 
낮고 슬픈 노래 때문에 시간은 훨씬 천천히 가더군요 
하루하루가 의미없이 흘렀어요 

I lived by the window as he talked to himself
This silence of tongues it was building
'Till one morning's wake, the bed it was bare
And I was left alone with three children

난 창가에 붙어 지냈고 남편은 혼잣말만 했어요 
침묵만 쌓여갔지요 
그러다 아침에 보니 침대가 썰렁하더군요 
전 아이 셋과 함께 버려진거였지요 

The summer is gone, the ground's turning cold
The stores one by one they're all folding
My children will go as soon as they grow
Well, there ain't nothing here now to hold them

여름이 가고 대지는 차가워졌어요 
가게들도 하나씩 문을 닫았지요 
제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면 가버릴거에요
여기엔 걔들을 붙잡아둘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작사: Bob Dy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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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원 2019.06.06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시카님은 아직도 마르크시즘의 영향에서 못벗어났네요.
    노동자계급이라.
    자본주의구성원을 계급구조로 이해하고 그것의 타파를 주장하는것은 마르크시즘입니다.
    몇가지 질문을 드리죠.
    노동자가 주식투자하면 그사람은 노동자입니까? 자본가입니까?
    치킨집사장은 노동계급입니까? 자본가계급입니까?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생산수단(치킨굽는기계)를 사적소유한 치킨집사장이 자본가계급이고 그 종업원이 노동자이고,
    자본가는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간단하게 사회를 이분하는데,
    그러면 sk생산직근로자(노동자)는 검침이나 돌면서 2억을 벌면서 치킨집사장(자본가)은 대부분이 망하고 월에 300버는 곳도 드문 이현상은 어떻게 설명할것인가요?


    전통적 마르크시즘에 따르면 치킨집사장도 자본가계급이죠. 이런 마크르시즘에 영향을 받은것이 586 운동권사상이구요.
    그러니까 최저시급을 올려 서민인 치킨집사장에게서 돈을 뺏어서 종업원들에게 줘서 분배를 개선한다는 황당하고 어리석은
    소득주도성장이 나오는것이지요.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보지 않은 사람은 바보요. 늙어서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있는 사람은 더 바보다( 칼 포퍼)


    인생은 짧고 자녀분들에게 이세상에 대해 가르쳐야하는데, 언제까지 마르크시즘에 영향을 받은 낡고
    좁디 좁은 586 운동권사상에 갖혀 살것입니까?
    왜 보다 커다란 세상을 보러 하지 않는지요?

    • 유애경 2019.06.06 1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홍락님 댓글이 우스워서 풉 했습니다.

    • 최홍락 2019.06.06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4년전에 정원이라는 필명으로 다시 안들어온다고 하고 알타리무로 바꿔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죠.ㅋ

    • 1324 2019.06.06 2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대로 알지 못하시는것 같아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설명을 올립니다.
      -----------
      사회계급을 나타내는 많은 용어 중, 노동계급은 정의되어 있으며 여러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다. 마르크스주의자들와 사회주의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노동계급은 자신들의 노동력과 기술 외에는 판매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한다. 이 측면으로 보면, 그들의 소득을 회사 경영과 타인의 노동으로부터 없는 개인을 제외한 비즈니스맨, 육체적 노동자들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미국에서 비학술적으로 사용할 때는, 시급을 받는 육체노동을 하는 사회계급만 의미한다. 이런 종류의 과학적이지 않고 저널리스트적인 정치 분석이 아닌 과학에서 노동계급은 대학교 학위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노동 계급의 직업은 미숙련 노동자, 장인, 사외 근무자, 공장 노동자,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2. 정원 2019.06.06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미 부자들이 노력해서 부를 만들었으니 우리도 노력해서 부자들의 부를 빼앗자라고 주장하던 나시카님이 지지하던
    정치인과 사회주의정책탓에 많은 사람들이 실업난으로 고통받고 가족들과 같이 생명을 끊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편협한 586운동권사상에서 벗어나 커다란 세계로 오시길바랍니다.

  3. 연구자 2019.06.06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원님 참 대단하십니다. 실직한 사람들 노래 한번 글 쓰셨다고 나시카님이 마르크스주의자가 됩니까? 공안검사 빰치는 상상력이네요. 나시카님 글을 다 읽어본 저로서는 나시카님은 당신같이 편협한 사람이 논할 분이 아닙니다.

    • 정원 2019.06.06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직한 사람들에 대한 노래를 글로써서 문제가 아니고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를 써서 그렇습니다. 제가 덧글에 자세히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가 가진뜻에 대해 써놨는데요.

      제가 언제 노래를 문제삼았단 말입니까?

    • 최홍락 2019.06.06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알타리무가 하는 소리가 원래 그렇지요.

    • 1323 2019.06.06 2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동자계급이라는 단어는 현대 자본주의에서도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실제로 노동자계급을 대신할 단어가 없죠.

  4. ian 2019.06.07 0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시카님이 올리신 밥 딜런의 노래에 어디 자본주의와 마르크스가 나오나요?
    배움과 시적 감각이 부족하여 보이지 않은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그저 힘없는 개인이 어쩔수 없는 구조적 변화속에서 죽어가며 "아얏"소리 내는 가사인데,
    영웅적으로 아뭇소리도 내지않고 세명의 자녀와 함께 함께굶어죽는가서있으면 사상적으로 만족하시겠습니까? 정원님?

  5. 행인1 2019.06.07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업의 흥망성쇠와 개인의 삶을 담백하게 그려져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밑에 정치충하나 날뛰는 거보고 한번 웃고갑니다.

  6. 최홍락 2019.06.07 1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코끼리 그래프는 몇년 전에 트럼프 현상과 러스트 벨트가 한참 이슈였을 때 세계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봤던 선진국의 공장 노동자 등 (하여간 이 노동자라는 단어 때문에 시비 걸 수 있다는 게 정봉준씨의 고질적인 문제겠죠.) 중산층들이 세계화와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에 반대를 했던 근거로 언급되었죠.

    그런데 말씀하신 광업이라는게 거칠고 위험한 직업이라고만 평가되는 것은 좀 아닌 것이 미국, 영국, 독일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그렇게 탄광에 위험하게 직접들어가서 곡괭이 들고 가서 광물을 캐는 것은 아니고 기계로 채굴을 하다보니 폭파나 엔지니어링 등 전문적인 엔지니어의 영역이 되어버린 지 오래 됬죠. 사실 땅파들어가서 캐야하는 광산과 그냥 산 자체를 포크레인으로 파내서 수출할 수 있는 호주나 브라질을 비교하면 호주나 브라질이 더 쉽게 생산할 수 있지요. 그렇다고 수입을 막을 수도 없는게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국내 공급만 처다볼 수만은 없으니 수입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국내 공급의 경쟁력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이고, 그렇다고 냉전도 끝나고 2차대전 때처럼 블록 경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없는데, 자원 무기화를 핑계로 국내 광산을 남겨두기도 애매하니…물론 거기 근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혹한 얘기이지만…

    2. 조선업의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른 것이...선박의 비용 항목 중에서 노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자재비가 대부분이고, 노무비도 시수와 임금을 비교할 때 생산성에서 뒤쳐지면 아무리 임금이 저렴해도 노무비 절감이 쉽지가 않아요. 결국에는 생산성인데, 영국의 경우 기존의 리벳공법을 이용해 목선에서 철선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60년대 일본의 용접•블록공법, 즉 선체를 여러 블록으로 나눠 각각 만든 뒤 이를 용접으로 조립하는 공법에서 생산성에서 완전히 뒤쳐져 몰락한 것이고요. 미국은 Jone’s Act의 영향으로 미국을 오가는 선박은 미국에서만 건조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지만, 그 결과 미국의 선박 건조 비용이 한국, 일본의 3배로 증가해버리게 되서 조선업 자체가 완전히 죽어버린 것이 있죠. 단순히 노무비 저렴한 걸로 조선업이 잘 나갈 것 같으면 왜 인도가 오랫동안 조선업 육성에 실패했는지를 설명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G7 국가인 독일과 이탈리아는 세계 조선업 순위에서 한, 중, 일 제외하면 늘 상위권이고요.

    오히려 IT나 첨단 산업 운운하는 사람들이 이런 제조업을 사양 산업 운운하는게 더 기분이 안좋은게 90년대 후반에도 2000년대에도 그리고 3년전에도 사양 산업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대표적인 업종이 화학과 조선업. 그런데, 반도체 아니면 끝장난다는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항상 무참히 박살내는 업종이 바로 이런 사양산업이라는 업종이라는 거…말뫼의 눈물 어쩌고 하면서 조선업종 포기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던 사람들이 당시 선박 계약 현황이라던가 오더북 수치라던가 최소한의 확인만 잘하면 이런 얘기를 하지는 않았겠지요. 그 때 포기하지 않고 견뎌온 업체들이 지금의 호황을 누리는 현대, 대우, 삼성이고요.

    3. 그런데 조선업의 업황과는 별도로 다른 문제가 있기는 해요.

    울산이나 거제와 같은 중공업 중심의 도시의 경우 가족들을 유지해오던 메커니즘이 “정규직-생산직 남편-전업 주부”의 업무 분장이었죠. 정규직-생산직 남성의 경우 높은 직업 안정성, 야근, 특근을 통해 높은 소득을 달성하고, 여성은 가정에서 내조를 하는 게 이 도시들의 가족 구조였던 것이 일단 이런 도시들의 경우 여성은 전업주부를 선택하지 않은 여성은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가 거의 없어서 다른 곳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회사는 이러한 역할 분담을 통해 야근 특근을 마음껏 이용해서 생산 물량을 확대해왔던 것이고…역할 분담이라는 것이 결국 산업 구조에 의해 불가피하게 진행되어 온 것이죠. 99년인가 현대자동차 파업 때 노사정 협의 끝에 구조조정을 최소화했다고, 윈윈이라고 자평을 했을 때 그 때 잘려나간 198명의 노동자 대부분이 여자였죠. (그 때 이 윈윈이라는 협상을 이끌어낸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었고요.) 여성은 생계부양자로 인정을 하지 않았던 때라서 그렇겠죠.

    그런데 99년부터 Subcontract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앞서 언급한 메커니즘이 흔들리게 되고 또 2008년 조선업 불황이 찾아올 때는 하청 노동자 중심으로 해고가 진행되어 왔죠. 문제는 앞서 언급된 저 메커니즘에서는 nasica님이 얘기하는 남녀의 역할 분담이라는 것이 연착륙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겁니다. 도시의 산업,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기업 문화 자체가 변화가 되어야 가능한 것이니까... 울산이나 거제, 통영 등 중공업 도시에서 여성이 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상황, 남자의 경제적 능력을 믿고, 전업주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 도시들이 계속 남아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업은 잘나가는데, 도시는 활력을 잃어가는 기 현상을 보게 될 수도요.

  7. 푸른 2019.06.07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블로그에 가장 큰 장점은 알타리무같은 사람의 댓글마저 포용한다는거고, 가장 큰 단점은 저런 댓글이 있다는 것이다

    • nasica 2019.06.09 1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 raa 2019.06.10 0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이라면 맞는 말이지만 이제는 알타리무 비웃을 블로그는 아닌듯하네요.. 이상한 착각과 비논리적 주장으로 알타리무가 비웃음당하는 것처럼, 나시카님도 페미로 비웃음당하고 있는 걸 인식은 하는건지.. 젊은 세대에게 일베와 페미는 동급이라고 조언을 드렸는데 이 글에서 도태 어쩌고 부분을 보면 아직도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거부하시는듯하네요.

      굳이 따지면 남자의 2억 부담은 당연히 여기면서 자기의 2백만원 월급가지고는 빼액거리는 뷔페미니스트야말로 도태될 대상 아닐까요? 실제로 이 문제로 파혼이 많이 일어나는 걸 보면 도태라는 말이 정확합니다만.. 그 예비신부 글은 만약 레딧같은 데로 번역해갔다면 객관적인 관점의 외국인들은 '애초에 반반씩 부담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저 여자는 어떻게 저렇게 이기적이냐'고 어이없어했을 뻘글이었는데, 아직도 느끼시는 게 없다면 저도 여기 더 이상 오지 않아야 할듯하군요. 나시카님의 페미 이외의 영역에 대한 식견은 감탄스럽지만, 일베가 재미있다면서 일베에 가던 인간들이 일베를 키웠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글이 많아도 페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가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좋은 글들 감사했고, 나시카님도 철없던 시절 알타리무같던 때가 있으셨을텐데 지금 나의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가 그 시절과 비슷하지 않은가 한번 돌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10년에 가까운 동안 오랜 팬으로서 마지막으로 드리는 조언입니다.

  8. 0_- 2019.06.08 0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어~

    정원 a.k.a. 알타리무 씨의 심리상태에 가장 유사한 것은 옛날 동네구석에 술주정뱅이 영감쟁이라고 봅니다.
    쌍욕만 안한다 뿐이지 문맥에 뜬금없는 이야기 (e.g. 문재인 자빨 겅산듀의자) 끌어오는게 딱 그짝이라 생각 안드세요?

    사는게 괴로워서 스트레스는 받는데, 그
    스트레스 원인도 따지고 보면 본인이 본인 스스로 인생 망치는 것 뿐인데 그것을 모르고 그저 남의 탓이나 하고있죠.
    어디 신세한탄 할 호구잡은 사람 하나 딱히 없으니, 지나가는 애먼 사람 호구잡고 구시렁 대는 그런 행태를 인터넷에서 하고 있는거죠.

  9. 기리스 2019.06.09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행인지 필연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광산과는 달리 현대 사회에서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결혼한 여성들도 모두 뭔가 직업을 가지고 스스로 경제력을 갖추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남성들이 요리와 청소 빨래 등등 집안일을 열심히 해야 하겠지요.  제가 볼 때 '남자가 부엌 들락거리면 안 된다'라는 식의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남성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소위 오래된 유교적인 남녀관을 가진 남자들, 가령 며느리가 제삿상도 차리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자연도태에 의해 곧 멸종될 것 같아요.  그런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성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거든요.

    네, 그러니 더더욱 남편만큼 일해서 남편만큼 벌 생각을 한 다음에야 가사 부담을 공동으로 하잔 소릴 해야겠지요. 제가 볼 때 "힘든 건 남자가, 돈도 남자가"라는 식의 꼴펨 교육을 받고 자란 여성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미 다 도태돼서 나시카 님 동년배들한테나 좀 남아있을, 결혼 시장에선 거의 보이지도 않아 멸종 단계에 이른 남존여비 젯상타령 남성들을 향해 쉐도 복싱하기 전에, 그 세대에 속해 그 꿀 실컷 빨아대고 부채의식+마초이즘+내 꿀단지는 포기하기 싫음의 최악의 콤보를 자랑하며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2030 남자들에게 성차별주의와 죄의식을 주입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이기적인 좌파 꼰대들의 대두를 걱정하시기 바랍니다. 세상 변한 거 모르고 여전히 자기가 차세대 진보의 대표주자인 줄 아는 분들이야말로 꼴페 여자들과 더불어 결혼을 포함한 사회적 기피 대상이고 멸종되어야 할 범사회적 암덩어리들이니까요.

  10. 나삼 2019.06.09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코끼리 그래프를 극복하려는게 트럼프의 경제정책이죠. 세계에 나가 있는 공장을 미국으로 다시 모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문재인의 기업 올가매기식 정책으로 대기업은 웅크리려 하고 잇고 중소기업은 대기업 전환하기를 꺼려 합니다. 기업뿐만 아닙니다. 힘든 경기와 인건비인상 같은 경제활동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소상공인조차 해외로의 진출을 꿈꾸고 잇습니다.
    프랑스가 겪엇던 탈출현상이 문정권이래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코끼리 그래프의 실상을 알고 있엇으면 그걸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이민정책 . 국내 노동환경의 유연성 . 민간경제의 규제완화를 통해 극복해야합니다. 허나 문정권은 그 잘난 사회주의 이상을 위해 모든것을 반대로 하고 지금과같은 암울한 시대를 만들어 냇습니다.

    나시카님. 님이 주장하시느 것들은 이미 현실을 통해 결론이 났습니다. 구 시대적인 맑시즘이 통할 세상이 아닙니다. 몇달만에 와보았는데 문정권의 실수를 통해 아직 깨달은것이 없으셔서 아쉽기만 합니다.

  11. 통통따 2019.06.09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땅에 악마의 사회주의를 박멸시켜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러니까 먼저 우리 대구 지역부터
    사회주의의 결실인 의료보험제도와
    노인연금 철폐 운동에 앞장서겠습니다.

    by 정원 a.k.a. 알타리무 a.k.a. 나삼

    • 통통따 2019.06.09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후... 사회주의따윈 없는 진정한 [자본주의]의 세계로 한국의 모든 기업이 떠나간다... 자본주의 정신으로 재벌에 우대해주는 해외 국가들이 반자본주의적인 한국을 대신할것이다....

      그결과

      마다가스카르->혁명나서 한국 재벌 쫓겨남
      중국->그냥 쫓겨남
      미국->조단위 벌금
      유럽->조단위 과징금

      이 지구상에 진정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곳이 없다니 슬프도다ㅠㅠ

    • Eugen 2019.06.14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르시나본데 국민연금,의료보험,상해보험같은 사회보장제도의 원조가 비스마르크입니다. 원래 보수의 것이에요

  12. 유동닉 2019.06.10 1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시장에서 도태되는 건 있지도 않은 유교충 남성이 아니라, 동일노동은 하지도 않으면서 동일임금 거리고 의무는 절대 똑같이 지지 않으면서 권리는 동등을 넘어 보다 많이 챙겨먹으려는 꼴펨 여성이겠죠. 결혼 정보 사이트나 중매 업체 가 보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가입해 있는 세상에 뭔 도태남 타령이신가요? 말씀하시는 도태남 끝물로 그 도태남들이 빤 꿀은 있는대로 빨아 드신 세대에 속한 분이 이러시니 더더욱 설득력 제로네요. 이런 소리 하시면서 배운 척 하실 시간에, 님과 동 세대 남자들에게 별 거 다 뺏기셨을 동년배 아내 분께나 잘 해주시고, 앞으로 회사에서 승진하실 일 있으시면 무조건 여성에게 자리 양보하시고 급여도 일정 부분 반납해 여성 동기들한테 기부나 하세요.

  13. Eugen 2019.06.14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쬐금 정치적인데 문재인 대통령한테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냐고 인터뷰를 했더니 대답이 예전부터 부인한테 집안일 다시키고 애 봐달라고 해도 무시해서 부인한테 미안헤서 그렇다고했거든요. 이거듣고 전 문재인 대통령이 참 어리석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미안하면 집안일이나 도울것이지 왜 페미정책이나 만들어서 20대 남성을 고통받게 만드냐는거죠. 20~30대 여성표때문에 그런건가요? 증오와 대립을 조장하면서? 정치인이 통합과 화합이 아니라 분쟁을 만드는게 참...586 운동권 늙어서 은퇴하면 두고봅시다.

Diamonds and Rust by Joan Baez

가사 2017.11.14 23:53 Posted by nasica

60~70년대 포크 뮤직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가수 중에, 존 바에즈(Joan Baez)가 있습니다.  멕시코계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그녀는 십대 후반에 이미 음반 작업을 할 정도로 타고난 가수였고, 자신도 '그건 그냥 내게 주어진 것일 뿐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목소리로 감미로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특히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여 반전, 인권 등 사회적인 노력을 많이 불렀습니다.


바에즈는 작사 작곡도 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다른 가수의 노래나 민요 같은 것을 재해석하여 부르는 것에 탁월한 재주가 있었습니다.  바에즈가 작사 작곡한 노래 중에 대단한 명곡이 있습니다.  바로 'Diamonds and Rust', 즉 '다이아몬드와 녹부스러기'라는 노래입니다.


다만 이 여가수의 개인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 노래 가사를 들으면 큰 느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노래에는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이 노래는 바로 또 다른 전설, 즉 밥 딜런(Bob Dylan)에 대한 것입니다.  





이 둘은 1960년대 초반에 서로 알게 되어, 잠깐 연인 관계였다가 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다 1941년 생으로 동갑내기인 이 둘 중에 문화계에 먼저 이름을 알린 것은 바에즈였습니다.  바에즈는 워낙 타고난 목소리에 가창력이 좋은데다 긴머리에 외모도 아름다워 마돈나라고 불리며 금방 인기를 얻었습니다만, 딜런은 원래 가창력이 좋은 편도 아니고 외모도 평범하여 나오자마자 확 뜬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바에즈는 딜런이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저런 두꺼비 같은 사람에게서 그런 힘이 나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할 정도 그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고, 자신의 무대에 기회가 될 때마다 딜런을 초대하여 노래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의 어눌한 노래에 상스러운 관중이 야유를 보낼 때도 있었는데, 바에즈가 벌컥 화를 내며 관객을 꾸짖을 정도로 바에즈는 딜런을 띄워주려 노력했고, 결국 딜런의 천재성은 대중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노래는 그들이 헤어진지 약 10년 후인 74년에 바에즈가 만든 것입니다.  바에즈는 이 노래가 누구에 대한 것인지 전혀 밝히지 않았으나, 그 가사를 들어보면 모두가 이 노래 속의 남자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2009년, 바에즈는 어느 인터뷰에서 결국 이 노래의 주인공이 딜런이라는 것을 인정하기는 했지요.


처음에 바에즈는 이 노래가 당시 파국을 향해 가고 있던 당시 남편 해리스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딜런 본인에게도요.  이 노래가 발표된 해인 75년, 그러니까 바에즈와 딜런이 안 좋게 헤어진지 10년이 지난 뒤, 바에즈는 딜런과 합동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에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너 그 지빠귀 알과 다이아몬드에 대한 노래 부를 거야 ?"

"무슨 노래 ?"

"알잖아, 그 푸른 눈하고 다이아몬드에 대한 거..."

"아, Diamonds And Rust 말하는 거군.  내 남편을 위해 쓴 노래.  그이가 감옥에 있을 때 쓴 거야."

"네 남편 ?"

"응.  그게 누구에 대한 노래라고 생각한 거야 ?"

"어, 이봐, 내가 뭘 알겠어 ?"

"신경쓰지마.  응, 그 노래 부를게.  네가 좋다면."


이 대화에서 '네 남편을 위해 썼다고 ?'라며 묻을 때의 딜런의 심정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안도 ?  실망 ?  놀람 ?  의심 ?  글쎄요.  본인만이 알겠지요.





이 노래가 딜런에 대한 것이 뻔하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 나옵니다.  '이미 전설이었던 너'라든가, '네 작사는 형편없어'라고 말하는 장면, 특히 '워싱턴 스퀘어 공원 옆에 있던 초라한 호텔 창문 너머로 웃던 너' 등의 가사는 딜런 외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지요.  누가 바에즈가 쓴 가사에 대해 lousy라는 표현을 쓸 수 있겠습니까 ?  게다가 딜런이 워싱턴 스퀘어 공원이 있던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에서 젊은 시절 음악 활동을 했다는 것은 매우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심지어 그리니치 빌리지 관광객을 위한 밥 딜런의 발자취를 걷는 테마 투어(http://www.freetoursbyfoot.com/bob-dylan-greenwich-village-walking-tour)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생각해보면 관광 명소를 만드는 것이 꼭 자연 경관이나 건물 만은 아닙니다.  바로 사람이지요.  아직 딜런이 살아 있는데도 그런 전설이 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한 거지요.





(워싱턴 스퀘어 공원의 어느 호텔 앞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딜런이 바에즈에게 한밤중에 문득 전화를 하는 장면입니다.  오래간만에 전화를 한 딜런에게 바에즈가 어디서 전화하느냐고 묻자, '미드웨스트의 어느 공중전화 박스'라고 답하지요.  연인, 혹은 헤어진 연인 사이의 통신 수단은 언제 어디서나 매혹적인 장면을 낳습니다.  시라노(Cyrano) 시절에 종이에 깃털펜으로 글을 쓰고 붉은 밀랍과 인장으로 봉하는 편지도, 요즘 스마트폰의 문자나 카톡으로 전하는 메시지도 나름대로의 사연과 안타까움, 멋이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정말 멋대가리 없는 유선 음성 전화로도 멋있는 장면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디 공연 투어 중이었는지 중서부 지역에 있던 딜런이, 한밤중에 호텔방도 아니고 굳이 길거리로 나와 어느 인적 없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헤어진 옛 연인 바에즈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십시요.  그러고나서 하는 소리가 '넌 작사실력이 형편없다'라...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  우리는 알 수 없지요.  





(Midwest라고 불리는 지역은 우리 생각과는 달리, 미국 중서부가 아니라 오히려 중동부에 해당하는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 등을 포함하는 지역입니다.  이상하지요 ?)  



한편의 시라고 할 수 있는 노래 가사에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려는 것은 사실 노래에 대한 예의는 아닙니다.  그래도 굳이 한다면, 이 노래에서 말하는 '다이아몬드와 녹'이라는 것은 추억 중에 기억하고 싶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정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Diamonds & Rust"  

다이아몬드와 녹부스러기


Well I'll be damned

Here comes your ghost again

But that's not unusual

It's just that the moon is full

And you happened to call


아 놀라라

또 너의 유령이 찾아오네

하지만 이상한 일도 아니야

그저 보름달이 됐고

네가 어쩌다 전화를 했을 뿐이지


And here I sit

Hand on the telephone

Hearing a voice I'd known

A couple of light years ago

Heading straight for a fall


그리고 난 여기 앉아

손에 전화기를 들고

한 2광년 전에 알았던 

그 목소리를 듣고 있어

추억 속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가


As I remember your eyes

Were bluer than robin's eggs

My poetry was lousy you said

Where are you calling from?

A booth in the midwest


내 기억에 너의 눈동자는

지빠귀 알보다 더 파랬어

넌 내 작사가 형편없다고 말했지

"지금 어디서 전화해 ?"

"중서부 지역 어느 공중전화 부스야" 


Ten years ago

I bought you some cufflinks

You brought me something

We both know what memories can bring

They bring diamonds and rust


10년전이었어

난 네게 커프링스를 사줬어

너도 내게 뭔가를 선물하긴 했는데

우린 둘다 알아 추억이 뭘 가져오는지 

다이아몬드와 녹부스러기


Well you burst on the scene

Already a legend

The unwashed phenomenon

The original vagabond

You strayed into my arms


넌 내 인생에 갑자기 뛰어들었지

그때 이미 전설이었어

덥수룩한 현상이자

독창적인 방랑자였지

그런 네가 길을 잃은 듯 흘러왔어 내 품 안으로


And there you stayed

Temporarily lost at sea

The Madonna was yours for free

Yes the girl on the half-shell

Would keep you unharmed


내 품에서 넌 머물렀지만

그건 잠깐 바다에서 길을 잃은 것 뿐

마돈나는 아무 댓가도 없이 너의 것이었어

그래 기꺼이 자신을 바치려는 여자는

너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테지


Now I see you standing

With brown leaves falling around

And snow in your hair

Now you're smiling out the window

Of that crummy hotel

Over Washington Square

Our breath comes out white clouds

Mingles and hangs in the air

Speaking strictly for me

We both could have died then and there


너의 모습이 보여

갈색 낙엽이 사방에 떨어지고

네 머리엔 눈이 내려앉았지

워싱턴 스퀘어 공원 너머

그 초라한 호텔 창문 밖으로

네가 미소짓고 있어

우리 입김이 구름처럼 하얗게

허공에 얽혔지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이긴 하지만

우리가 그때 죽었어도 여한이 없었을거야


Now you're telling me

You're not nostalgic

Then give me another word for it

You who are so good with words

And at keeping things vague

Because I need some of that vagueness now

It's all come back too clearly

Yes I loved you dearly

And if you're offering me diamonds and rust

I've already paid


넌 이제 내게 말하지

"넌 향수에 젖은게 아니야"

그렇다면 이 기분이 뭔지 다른 단어를 말해봐

넌 말재주가 정말 좋쟎아

상황을 모호하게 만드는 재주도 말이야

나도 그 모호함이 지금 좀 필요하거든

그 모든 추억이 너무 뚜렷하게 다가와

그래 난 널 정말 사랑했어

그리고 만약 네가 다이아몬드와 녹부스러기를 내게 주려는 거라면

난 그 대가를 이미 치룬 것 같아



노래 감상은 아래 유튜브에서...  저는 특히 저 'Already a legend~' 라는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https://youtu.be/dcaZi_G3xVs



* I'll be damned 라는 표현은 두가지로 쓰이는데 하나는 그냥 '아 깜짝이야'하는 감탄사이고, 나머지는 if와 함께 쓰여 '~를 한다면 내가 성을 간다' 뭐 그런 정도의 뜻입니다.


* half shell이라는 것은 조개 등을 먹기 좋게 껍질 두개 중 하나만 남겨서 그 위에 조개살을 얹어놓은 것을 뜻합니다.


* could have died 라는 표현은 속된 표현으로 '창피해 죽을 뻔 했다' 정도의 뜻입니다.




Source : 

https://en.wikipedia.org/wiki/Diamonds_%26_Rust_(song)

https://en.wikipedia.org/wiki/Joan_Baez

https://en.wikipedia.org/wiki/Bob_Dy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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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7.11.16 1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서부가 아니라 중동부 > 거야, 미국은 식민지 13주에서 시작된 나라니까요 ^^; 나머지는 현질도 하고, 전쟁으로도 뺏기도 하고...

  2. Mike 2017.11.17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0년대즈음이면 인도차이나에서 전쟁이 한창이던 때였습니다.밥 딜런이 징병되었던가요? 70년대 초반은 현대 문화라고 부를 만한 것들의 원형이 거진 다 나온 세상이라 시간상 이전보다 가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 카를대공 2017.11.17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랑 감상이 비슷 하시군요.가끔 7,80년대 대중문화들 보면 00년대 이후의 원형이 보여서 깜짝 놀라곤 합니다.00년대 이후 대중 문화들이 화려한 변주는 될지언정 7,80년대의 오리지널리티엔 못 미친다 봅니다

    • Mike 2017.11.18 2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화 뿐만 아니라 물건들도 그때 것들이 지금도 인기가 있어요.

  3. reinhardt100 2017.11.18 1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서부'가 우리 식으로 생각해서 '중동부'라고 불리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긴 합니다.

    미합중국이라는 나라의 주민들 혹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주민들이 북미 대륙 서부개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이 대략 미국과 멕시코 간의 전쟁이 끝나면서부터입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50개주 대신 이 시점에는 34개주가 연방에 자유주 혹은 노예주로써 가맹하고 있었죠. 이 당시 우리가 말하는 미합중국의 서부 대부분은 '-영토'라는 식으로 일단 '미합중국의 국경 내에는 있지만, 대통령 선거에서 주 선거의 결과를 대표해주는 선거인단을 보낼 수는 없는 지역'이었고, 이들 지역은 사실상 변경이었던 겁니다. 남북전쟁 당시, 북부 자유주로는 'Midwest'지역의 동부 지역 정도가 되고 서부 지역은 전술한 '-영토'라는 변경지구였으니까요.

    즉, <(태평양 연안과 로키산맥, 대평원 지역의) 서부-(midwest라는 '서부와 에팔레치아 산맥과 그 이동의 동부' 사이의) 중서부-(뉴잉글랜드 등의) 동부-(구 남부연합 가맹주인) 남부>라는 인식이 남북전쟁 이후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현재까지 관용적으로 쓰는 겁니다

  4. 고여 2017.11.19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밥딜런도 바에즈도 잘 모릅니다만, 신기하게도 사진에 찍힌 모습을 보면 얼마나 바에즈가 밥딜런을 사랑했는지 보이는 군요.

    역시 인기있는 남자는 나쁜남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