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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켓4

드레스덴 전투 (8) - 폭우 속의 부싯돌 보헤미아 방면군이 우물쭈물하다 좋은 기회를 다 놓치고 나폴레옹이 몰고온 증원군과 불필요했던 혈투를 벌이던 8월 26일, 드레스덴 남동쪽 엘베강 상류의 피르나에서는 또다른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피르나 바로 맞은 편 엘베강 우안에서 대기 중이던 방담은 나폴레옹의 지시에 따라, 드레스덴 방향에서 전투의 포성이 격렬해지자 즉각 강을 건너 피르나 점령에 나섰던 것입니다. 당시 피르나를 지키고 있던 것은 뷔르템베르크 공작 오이겐(Friedrich Eugen Carl Paul Ludwig von Württemberg)이 이끄는 1만2천의 러시아군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방담의 병력은 제1군단 거의 전체로서 약 3만5천의 대군이었습니다. 당연히 상대가 되지 않았고, 오이겐도 무의미한 혈투를 벌이기보다는 일단 후퇴.. 2024. 4. 8.
대영제국의 그림자 - 1813년 영국의 군수품 지원 프랑스는 애초에 땅도 넓고 산업 기반이 탄탄해서 새로 30만 대군을 무장시키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만, 1807년 틸지트 조약으로 영토와 인구가 반토막 나기 이전에도 산업 기반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프로이센은 10만군을 무장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1806년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에 참전할 때도, 프로이센군이 가지고 있던 머스켓 소총은 프리드리히 대왕 시절에 사용되던 것을 그대로 물려 받은 것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이런 낡은 소총은 격발시 가끔씩 폭발 사고를 일으켰으므로, 당시 프로이센 군에서는 '사격 훈련시에는 화약을 정량대로 다 채우지 말고 조금 덜 넣을 것'을 지시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군수품 문제는 물론 프로이센 개혁파의 주요 관심사였고, 이들은 프리드리히 대왕의 명으로 생산된 1.. 2022. 5. 23.
밀덕을 위한 레미제라블 이미 알려져 있는 바입니다만, 레미제라블은 헐리우드 영화가 아니라 영국 영화입니다. 그리고 원작 뮤지컬도 브로드웨이 원작이 아니라 영국 것이고요. 그래서 출연진들 대부분도 영국인들이고, 촬영지도 영국 런던입니다. (저 배경 건물들이 파리의 어디냐고요 ? 삼색기가 휘날린다고 다 파리가 아닙니다. 저기 런던입니다.) 가령 'Look down - Paris' 부분에서 가브로슈가 왠 부자집 마차 창문에 올라가서 'How do you do, my name is Gavroche' 하고 노래를 하는 장면에서, 가사 내용 중에 'What the hell' 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브로슈 역할을 맡은 다니엘 허들스톤이라는 꼬마 배우는 이것을 What the 'ell 이라고 h 발음을 빼고 부릅니다. 덕.. 2020. 5. 28.
머스켓 소총의 경제학 요즘 미국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등장하는 AR15 소총, 즉 M4 소총의 민수용 반자동 버전 가격을 찾아보니 대략 600~700불 정도 합니다. 우리 돈으로 약 60~70만원 하는 셈이지요. 비싸게 느껴지시나요 ? 최저임금으로 일할 때 대략 12일 정도를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니 엄청나게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110kg짜리 어른 돼지 1마리의 가격이 대략 45만원 정도한다니까, 돼지 1.5마리 정도의 가격입니다. 하지만 원래 무기라는 것은 이 정도보다는 훨씬 비싼 물건이었습니다. 적어도 산업 혁명 이전까지는 말이지요. 일리아드(Illiad)에서 트로이의 편을 든 전쟁의 신 아레스가 그리스군 장수를 때려죽인 뒤 하는 일이 쓰러진 적의 갑옷과 투구를 벗겨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 2018.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