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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편자2

눈과 편자, 그리고 협동조합 - 후툇길의 명암 빈약한 정규 외투는 갑작스러운 추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지 몰라도, 산전수전 다 겪은 병사들의 노련함은 온갖 꼼수를 쥐어 짜냈습니다. 많은 병사들의 배낭 속에는 고향의 애인에게 선물하기 위한, 혹은 비싼 값에 팔기 위한 털가죽 등의 여성용 의류가 꽤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애인 생각 돈 생각에 그냥 추위를 견뎌보려했던 병사들도 결국엔 배낭에서 온갖 여성복을 꺼내어 입었습니다. 의외로 풍성한 여성복은 품 안에 공기가 많이 들어있어 추위 단열 효과를 냈습니다. 얇은 바지만으로는 다리의 추위를 막을 수가 없었던 어떤 병사는 양가죽 자켓을 거꾸로 다리에 꿰어 입고 허리춤에서 그 아랫단을 묶는 기발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병사들은 서로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웃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여성복.. 2021. 7. 19.
오만과 편견 - 모스크바 철수 계획 (3) 나폴레옹은 모스크바 일대에 주둔한 다부와 네, 모르티에 원수의 군단들에게 3개월치의 곡물과 6개월치의 양배추 절임을 준비하도록 지시했습니다. 3개월치의 건빵과 밀가루는 그렇다치고, 6개월치의 양배추 절임은 그야말로 월동준비였습니다. 또한 모스크바 시내의 주요 수도원들과 크레믈린 궁전의 방어시설을 든든히 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또한 이젠 말이 없어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던 기존 기병대원들에게 머스켓 소총을 지급하고 나폴레옹의 주력부대가 '원정'을 떠난 사이 모스크바를 지키도록 했습니다. 심지어 그의 개인 궁정 식솔들 중 상당부분도 그의 '원정'에서 제외시키고 크레믈린 궁전에 남도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출발 바로 직전인 10월 18일, 그는 포병감이던 라리봐지에르(Jean Ambroise Bast.. 2021.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