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연방3 바이에른의 배신 (11) - 제롬의 무기고 바이에른이 오스트리아와 전향 협상을 한창 진행 중이던 9월 중순, 제1선인 작센 저 후방에서 사건이 하나 벌어집니다. 당시 27세이던 러시아의 체르니셰프(Alexandre Ivanovich Chernyshev) 장군은 베르나도트의 북부방면군 소속이었는데, 달랑 3천의 기병들, 즉 코삭 기병 5개 연대(각 연대는 대략 500명)와 정규 기병 6 개 대대(squadron, 각 squadron은 대략 120명)에 1개 기마포병대(4문)만 이끌고 9월 14일 엘베 강을 건넌 것입니다. 이렇게 코삭 기병대가 주축이 된 러시아군 부대가 프랑스군 후방에 침투하여 온갖 노략질로 후방 통신과 보급을 위협하는 일은 늘상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수천 단위의 부대가 하나로 뭉쳐서 움직이는 일은 드물었고, .. 2024. 10. 21. 덴너비츠 전투 에필로그 - 흔들리는 라인연방 덴너비츠 전투는 나폴레옹 전쟁사에서 그다지 잘 다루어지지 않는 전투이긴 합니다만, 의외로 이 전투는 그 의미가 큰 사건이었습니다. 이 전투가 일어나게 된 원인부터 그 전투 내용, 그리고 그 결과가 가져온 여파 등 모든 면에서 그렇습니다. 먼저, 왜 이 전투가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십시요. 나폴레옹이 격파해야 할 적의 주력부대는 분명히 보헤미아에 있었는데도,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베를린에 집착하여 가뜩이나 부족한 병력을 쪼개어 베를린으로 보냈다가 이 사달이 났지요. 그랬던 이유, 즉 오데르 강을 장악하여 러시아군이 스스로 후퇴하게 만든다는 큰 그림에 대해서는 이미 전에 설명드린 바 있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베를린 점령과 오데르 강 장악이 그렇게 중요한 목표라면, 왜 나폴레옹은 전.. 2024. 8. 5. 1812년 - 누구 편에 붙어야 하나 (상) 이제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에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명백해지자, 유럽 각국은 이 세기의 대결을 놓고 어느 편에 붙을 것인지 판단하느라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일차원적으로 생각하면 굳이 힘센 제국들끼리 싸움질을 하는데 굳이 다른 나라들이 꼭 끼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나쁜 평화가 가장 좋은 전쟁보다 더 낫다는 말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이 많겠지만, 그건 편하게 후방에서 입으로 떠들 때나 통하는 거부감입니다. 당장 바로 옆의 전우들이 내장을 쏟아내며 고꾸라지고 나도 바로 다음 순간 언제든지 팔다리가 끊어져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특히 그런 희생자가 자기가 사랑하는 아들이나 딸, 손자일 경우에는 누구나 어떻게든 당장 휴전 조약을 바라는 법입니다. 물론, 1812년 당시 유럽 각국에서.. 2019. 7.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