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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brey - 아쉬움과 그리움, 회한의 노래 제가 즐겨읽던 Aubrey-Maturin 시리즈는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 해군을 배경으로 한 무용담 소설로서, 그 주인공 이름이 Jack Aubrey입니다. 여러분은 Aubrey라는 이름이 남자 이름 같습니까, 여자 이름 같습니까 ? 생각해보면 유럽 계통의 모든 family name은 다 남자 이름입니다. 한번도 여성스러운, 가령 Elizabeth나 Jessica 같은 이름이 family name으로 쓰이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런 것을 보면 분명히 Aubrey는 남자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건 현대 영미권 사람들에게도 좀 헷갈리는 문제인가 봐요. 구글에 'Is aubrey male' 까지만 써도 "is aubrey a male or female name"라는 문장이 자동 제시됩니다. 그리고 그 검색.. 2019. 4. 18.
아내가 남편에 복종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 최근 어떤 모임에서 디도서 2장을 읽었습니다. 기분이 확 상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딛 2:4) 그들로 젊은 여자들을 교훈하되 그 남편과 자녀를 사랑하며 (딛 2:5) 신중하며 순전하며 집안 일을 하며 선하며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게 하라 ... (딛 2:9) 종들은 자기 상전들에게 범사에 순종하여 기쁘게 하고 거슬러 말하지 말며 ...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건 예수님의 말씀은 아니고 바울이 크레테 섬의 기독교 지도자 티투스(Titus, 디도)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입니다. 바울은 유대교의 순혈주의를 지향했던 다른 기독교 지도자들과는 달리 로마 제국 내의 비유대인들에 대한 전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인물이고, 그의 서신이 신약성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기독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도 .. 2019. 4. 15.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10) 더 이상 육풍이 불 때도 아니라고 부시는 생각했다. 버클랜드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언덕 위의 요새에서 날아온 포탄 하나가 주돛대 삭구 고정판(the main chains)에 우지끈하고 박히면서 나무 파편이 비처럼 뿌려졌다. 화재 진압조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를 들으며 버클랜드는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 "스프링 닻줄을 잡아당기게." 그는 명령을 내렸다. "바다를 향하도록 함수를 돌리게." "예, 함장님." 후퇴 ? 패배. 그 명령이 뜻하는 바가 바로 그거였다. 하지만 패배라는 현실을 직면해야 했다. 그 명령을 내린 뒤에도 당장 전함이 처한 위험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았다. 부시는 돌아서서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거기, 캡스턴 돌리는 거 중지 !" 톱니멈춤쇠의 철컹거리는 소.. 2019. 4. 15.
아델의 Make you feel my love는 누가 썼길래...? Make you feel my love라는 노래는 아주 전형적인 사랑 노래입니다. 구애를 하는 사람이 아직 주저하고 있는 상대방에게 '달도 별도 다 따다 줄게' 라고 약속하는 내용의 가사에요. 어떻게 보면 뻔하고 유치한 가사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아델의 보컬 외에 그 가사 자체에도 꽤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좋은 노래들이 다 그렇듯이, 이 가사의 백미 역시 전체 곡이 80% 정도 진행된 후에 나옵니다. 바로 The storms are raging on the rolling sea and on the highway of regret 이라는 부분이지요. 사랑 노래에서 폭풍 치는 바다가 나오는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만, 저는 저 on the highway of regret, 그러니까.. 2019. 4. 11.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9) 선미갑판에 있는 버클랜드에게도 설명이 필요했다. 선미갑판에 가보니 부시는 정말 그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인생 최초로 독립적인 지휘권을 가지고 수행하는 첫 모험이 실패로 끝나고 있데다 그의 전함이 이런 절대절명의 위기에 놓인 것을 지켜보고 있던 이 불운한 사내는 난간의 레일을 포도주병의 코르크처럼 뜯어내려는 듯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스미스가 그에게 전달해야 할 매우 중요한 소식이 하나 있었다. "로버츠가 죽었습니다." 그는 입술 한쪽 구석을 통해서 나지막히 말했다. "안돼 !" "죽었습니다. 론치 보트를 타고 있던 그를 대포알이 두동강 냈습니다." "세상에 저런 !" 부시가 로버츠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이제 자신이 이 전함의 선임부관(first lieutenant : PS1.. 2019. 4. 8.
초원의 빛 (Splendor in the grass) Splendor in the grass by William Wordsworth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u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 Out of human sufferi.. 2019. 4. 3.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8) 사상자들이 끌려나가고 캡스턴 바에는 다시 수병들이 배치되었다. "밀어라 !" 부스가 외쳤다. 철컹-철컹-철컹. 캡스턴은 점점 더 천천히 돌았다. 그러더니 결국 딱 멈췄고, 멈춤목이 장력을 받아 삐그덕 소리를 냈다. "밀어라 ! 밀어 !" 철컹 ! 그리고는 아주 마지 못해 움직이듯 아주 오랜 간격 뒤에 다시 철컹 ! 그러더니 또 멈췄다. 힘을 쓰는 수병들의 팽팽한 등짝 위에 햇빛이 무자비하게 내리쬐었다. 굳은 살이 박힌 발로 갑판의 목판 틈 사이에 디딜 곳을 찾느라 더듬거리며 수병들은 캡스턴 바를 온 힘을 다해 밀었다. 그들이 힘을 쓰도록 내버려둔 채, 부시는 다시 하갑판으로 내려갔다. 그는 하갑판에서 수병들을 차출하여 상갑판으로 보내 캡스턴 바를 밀 인원을 3배로 늘렸다(to treble bank the.. 2019. 4. 1.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7) (Pawl이란 그림 왼쪽 상단의 톱니멈춤쇠를 뜻합니다.) 수병들이 몸무게를 실어 캡스턴 손잡이를 밀자 캡스턴이 돌기 시작했고, 캡스턴이 느슨한 닻줄을 감아 올리면서 톱니멈춤쇠(pawl, 무거운 것을 감아올릴 때 역회전을 막기 위한 멈춤쇠 : 역주)가 재빨리 철컹철컹 소리를 냈다. 연결 밧줄(nippers)을 들고 메신저 밧줄(messenger : PS1 참조 : 역주) 옆에 선 소년들은 그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그러더니 캡스턴이 도는 속도가 줄어들면서 톱니멈춤쇠가 철컹거리는 소리의 간격이 길어졌다. 철컹-철컹-철컹 더 천천히. 이제 장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닻줄이 팽팽해지면서 멈춤목(bitts : 닻줄이 갑자기 풀려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닻줄을 감고 풀 때 닻줄이 거치는 튼튼.. 2019. 3. 25.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6) 저 아래 하갑판에서의 열기는 햇볕이 이글거리는 상갑판보다 훨씬 더 뜨거웠다. 혼블로워가 지휘하는 대포들에서 나오는 연기가 대들보 아래까지 가득했다. 혼블로워는 모자를 손에 들고 땀이 줄줄 흐르는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고 있었다. 그는 부시가 나타나자 고개를 끄떡여 보였다. 부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가 맡은 임무는 분명해 보였다. 아직 대포가 쾅쾅 소리를 내며 포격을 하고 연기가 파도처럼 밀려드는 와중에, 화약 보이들이 새 장약포를 들고 뛰어다니고 화재 진압조가 물통을 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부시의 부하들은 닻줄을 끄집어 내었다. 수백 패덤(fathom : 1 패돔은 1.8m : 역주)에 달하는 닻줄은 무게가 2톤이 약간 넘었다. 다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숙련된 지휘를 받아야 이.. 2019. 3. 18.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5) "조수가 아직 차오르고 있습니다." 혼블로워가 말했다. "만조 때까지는 아직 1시간이 남았어요. 다만 우리가 아주 단단히 좌초된 것 같아서 걱정이네요." 부시는 그저 그를 쳐다보고 혼자 욕을 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입으로라도 더러운 욕지거리를 내뱉어야 그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다소라도 풀릴 것 같았다. "거기 침착하게 해, 더프 !" 혼블로워가 시선을 그로부터 돌려 대포 주변에 모인 함포 조원들을 바라보며 소리 질렀다. "밀대질을 제대로 해야지 ! (Swab that out properly !) 장전할 때 두 손을 날려먹고 싶은 거야 ?" (당시 대포에 장약을 장전하기 전에 물에 적신 헝겊뭉치가 달린 장전봉으로 밀대질을 하는 이유는 2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이전에 쏜 장약의 캔버스.. 2019. 3. 11.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4) "바로 아래에 떨어졌습니다, 부관님." 바로 옆 포구에 서있던 혼블로워가 보고했다. "대포가 뜨거워지면 닿을 것 같습니다." (When the guns are hot they'll reach it. : 아래 PS1. 참조) "그럼 계속 하게." "제1 분대, 발포하라 !" 혼블로워가 외쳤다. 맨 앞의 4문의 함포가 거의 동시에 불을 뿜었다. "제2 분대 !" 부시는 포격의 충격과 그 반동으로 인해 발 아래 갑판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좁은 공간으로 매케하고 쓰디쓴 화약 연기가 흘러들어 왔다. 소음으로 감각이 거의 마비될 지경이었다. "다시 해봐, 제군들 !" 혼블로워가 외쳤다. "분대 조장들은 조준을 똑바로 하게 !" (see that you point true!) 부시 바로 옆에서 우지끈쿵쾅하.. 2019. 3. 7.
나폴레옹 시대 영국 전함의 전투 광경 - Lieutenant Hornblower 중에서 (3) 포문을 열고 나니 소음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수병들은 몸무게를 실어 견인줄을 당기자 포가가 우르르 소르를 내며 굴러가 포구를 함체 밖으로 내밀었다. 부시는 가장 가까운 함포로 걸어가 허리를 굽혀 열린 포문을 통해 밖을 내다 보았다. 저 멀리 대포가 간신히 닿을까말까 한 거리에 섬의 초록빛 언덕들이 보였다. 이 곳의 절벽은 그렇게까지 경사가 급하지는 않았고, 그 발치에는 정글로 덮힌 평지가 있었다. "배를 돌려라 ! (Hands wear ship ! : wear ship이란 바람 방향에서 벗어나도록 배를 돌린다는 뜻입니다. : 역주) (Quarterdeck은 위 그림에서 뒤에서 두번째 층의 갑판을 뜻합니다. 거기에 조타륜이 있습니다. 맨 뒤에 더 높은 갑판이 있는데, 그건 poopdeck이라고 .. 2019.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