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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병대의 레이더 이야기 (1) - Clutter와 noise의 차이 1942년 8월 7일 과달카날에 처음 상륙한 미해병대를 지켜준 것은 전함과 순양함, 그리고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F4F Wildcat 전투기들이었는데, 이들은 USS Enterprise와 USS Saratoga 등의 항모로부터 이함한 것들.  미해병대의 상륙 목적은 일본군이 닦던 활주로를 점령하고 그걸 미군 비행장으로 완성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병력과 함께 온갖 물자와 장비들이 필요했는데, 문제는 이게 미군이 역사상 거의 처음 해보는 대규모 상륙작전이라는 것.  (흔히 Higgins boat라고 불렸던 상륙용 주정(LCVP, landing craft, vehicle, personnel)은 1941년 5월에야 첫 시험이 이루어졌을 정도로 나중에 개발된 것.) (미군의 LCVP는 일본군이 중일전쟁.. 2024. 6. 13.
쿨름 전투 (6) - 구멍을 뚫다 운명의 8월 30일 아침이 떠오르기 전에, 이미 전날 밤 방담은 휘하 사단장 및 참모들을 불러모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작전 회의를 한 바 있었습니다.  모두의 의견은 일치했습니다.  나폴레옹이 대군을 이끌고 곧 도착할 것이니, 당장 눈 앞의 적 방어선이 견고하더라도 어떻게든 이를 뚫어야 하며, 이를 해내지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이 쿨름에서 버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드레스덴에 앓아 누워 있고 그들을 도우러 오는 프랑스군은 없다는 것을 모르던 사람들로서는 당연한 결정이었습니다.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30일 새벽에 쿨름에는 방담이 그토록 아쉬워하던 예비 포병대 등이 뒤늦게나마 마침내 도착했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12파운드 중포 6문과 2문의 곡사포, 그리고 8문의 8파운드 포가 있었고, .. 2024. 6. 10.
미육군의 레이더 개발 이야기 (4) - 두 레이더 이야기 1937년 B-10 폭격기를 성공적으로 포착해내는 레이더 시범을 통해 탄력을 받은 미육군 통신사령부(Signal Corps)는 먼저 SCR-270 조기경보 레이더를 개발하고, 이어서 SCR-268 대공포 조준 레이더를 개발.  SCR은 Signal Corps Radio을 뜻하는 이니셜.   조기경보 레이더라는 본질이 같았으므로 미해군의 CXAM 레이더와 근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 SCR-270 레이더와는 달리, SCR-268 레이더는 일단 모양새부터 매우 달랐음.  일단 기본적인 모양새는 마치 옛날 범선의 돛대처럼 생겼음.  가운데 기둥 같은 세로축을 중심으로, 활대 같은 가로축이 달려 있는 형상.  그리고 그 가로 활대 같은 것에 침대 스프링틀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달린, 가로로 긴 십자가 같은 .. 2024. 6. 6.
쿨름 전투 (5) - 산 속에서는 모두가 혼란하다 적군이 계속 증강되는 가운데, 후발대로 따라오고 있다고 생각한 나폴레옹의 본대로부터 소식이 없자 아마 방담도 슬슬 속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8월 30일 오전 6시 30분 경에 나폴레옹에게 보낸 방담의 보고서는 다소 횡설수설하는 내용이었는데, 그의 초조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적군은 테플리츠로 가는 길을 결연한 의지로 방어하고 있습니다.  밤 사이에 적의 병력은 증원되었습니다.  저는 그저 현 위치를 지키고 폐하의 명령을 기다릴 뿐입니다.  저는 병력을 집중시켜 폐하의 명령을 수행하려 했으나, 아직 저의 예비 포병대가 도착하지 않았으며 탄약도 거의 떨어졌습니다.  제23사단을 따라가버린 제 기마포병대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식량도 없습니다.  적군이 (마을들의) 모든.. 2024. 6. 3.
미육군의 레이더 개발 이야기 (3) - lobe switching이란 무엇인가? 전파 발신원의 방향이 어디인지는 헤르츠 박사가 전파의 존재를 입증한 초기부터 그 탐지 원리가 알려졌던 것.  즉, 루프 안테나의 각도에 따라 신호 강도가 달라지므로, 루프 안테나를 빙글빙글 돌려보면 그 방향을 잡을 수 있었음.  문제는 그런 식으로 미세한 강도의 차이를 사람의 눈 또는 귀로 잡아내는 것이 그닥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   (루프 안테나를 이용한 전파 발신원 방향 탐지기의 기본 원리)  (야기 안테나는 이 그림처럼 송신 뿐만 아니라 수신에서도 전파 발신원의 방향을 찾는데 사용될 수 있음.  https://hackaday.com/2021/08/19/wheres-that-radio-a-brief-history-of-direction-finding/ 참조.)전편에서 언급했듯이, 유인 전투기를 적기.. 2024. 5. 30.
쿨름 전투 (4) - 호라티우스 삼형제의 교훈 여기서 잠깐 명화 하나 감상하고 가시겠습니다. (호라티우스 삼형제의 맹세라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나폴레옹 궁정화가였던 다비드의 그림입니다.  고대 로마식 경례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악명 높은 나찌 경례법이 바로 여기서 나왔습니다.)  이 그림은 로마 시대의 그리스 출신 역사가인 리비우스(Livius)의 책에 나오는, 초기 로마 왕정 시절 호라티우스 삼형제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를 그린 것입니다.  약간 긴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면 이웃 도시와 분쟁이 생기자 호라티우스 삼형제와 이웃 도시 국가의 쿠리아티우스 삼형제가 3대3 대결을 벌여 승부를 가른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승부의 내용이 상당히 전술적입니다. 대결 초반, 쿠리아티우스 삼형제가 우세를 점하여, 호라티우스 형제들 중 2명이 죽어버립니다.  쿠리아티.. 2024. 5. 27.
미육군의 레이더 개발 이야기 (2) - lobe는 좁을수록 좋다 뭔가 잎사귀처럼 생긴 형태를 뜻하는 로브(lobe)라는 단어가 전파 관련 용어로 사용되면 안테나의 방사 패턴에서 가장 강력한 영역을 지칭.  대부분의 단순한 안테나는 막대기 모양으로 생겼으므로 라디오 방송처럼 omni-directional, 즉 전방향으로 고르게 전파를 방사하는 안테나조차도 방향과 간섭에 따라 각도에 따른 로브를 가짐.   (omni-directional antenna의 전형적인 예가 시골 길가 벌판에 보이는 저런 막대기형 monopole (단극, 모노폴) 안테나.  수평 방향으로 고르게 전파를 쏘아댐.) (그러나 omni-directional antenna라고 하더라도, 수직으로 서있으니까 수평방향으로만 고르게 쏘는 것이고 수직 방향에서는 당연히 고르지 않고 저렇게 간섭에 따라 로브가 .. 2024. 5. 23.
쿨름 전투 (3) - 국왕이 보낸 편지 방담의 프랑스군이 테플리츠로 쳐들어오고 있으니 급히 피난하시라는 프란츠 1세의 편지를 받은 사람은 바로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이었습니다. 8월 27일, 다들 드레스덴에서 후퇴하자는데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28일에도 한번 더 싸우자고 주장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은 정작 후퇴가 결정되자 누구보다도 재빨리 말을 달려 안전한 후방인 테플리츠에 먼저 당도했었던 것입니다. 27일 밤까지도 드레스덴에 있던 양반이 28일 밤에는 남쪽으로 55km 떨어진 테플리츠에 와있었으니, 아마 엄청난 속도로 말을 달렸던 것 같습니다. (1837년 경의 프리드리히 빌헬름의 모습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개혁 군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결국 그건 똑똑한 왕비 루이자 덕분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사랑했던 왕비 루이자가 .. 2024. 5. 20.
미육군의 레이더 개발 이야기 (1) - 의외로 섬세한 육군 시간을 거슬러 1920년대로 잠깐 이동.  미육군에서도 장거리 목표물 탐지 및 거리 측정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음.  당시 미육군 통신사령부 (Signal Corps)에서는 전자파보다는 적외선에 더 큰 가능성을 두고 적외선 감지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었고, 또 음향 탐지를 통해 적군의 항공기를 탐지하는 것도 연구하고 있었음.  그러나 일부 적은 수의 인원들은 전자파를 이용해서도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전자파를 연구.  다만 그 팀은 항공기가 두 전파 발신원 사이를 통과할 때 간섭을 일으킬 텐데 그 간섭 효과를 측정하면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다는 개념에 집중하는 등 애초부터 방향을 잘못 잡았고, 결국 실질적인 성과는 전혀 없었음. (미육군 통신사령부 (Signal Corps)는 1856년 Alb.. 2024. 5. 16.
쿨름 전투 (2) - 너는 이미 혼자다 이렇게 쫓고 쫓기는 가운데 페터스발트에 먼저 도착한 것은 오스테르만의 러시아군이었습니다.  이때 오스테르만은 임진왜란 때 문경새재를 지키는 신립 장군의 자세로 페터스발트에 배수의 진을 치고 방담을 막아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야 했을 것 같은데 막지 않았습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평소 그렇게 용감하다고 소문났던 오스테르만은 이때만큼은 약간 이상할 정도로 겁에 질려 빨리 이 산길을 넘어 최종 목적지인 테플리츠로 가야 한다고 조바심을 냈다고 합니다.  오스테르만은 페터스발트 고갯길로 접어들기 바로 직전의 작센 마을인 헬렌스도르프(Hellensdorf)에 일부 병력을 남겨 방담의 추격을 잠시 저지했지만, 방담의 제1군단이 그 마을을 우회하여 포위하려 하자 곧 철수했고, 곧장 페터스발트를 거쳐 얼츠비어.. 2024. 5. 13.
산타 크루즈에서의 레이더 이야기 (5) - 꼭대기에 사람 있어요! 이렇게 거의 08시 55분에야 레이더로 북서쪽에서 날아오는 일본기의 존재를 파악한 호넷과 엔터프라이즈는 부랴부랴 그 방향으로 와일드캣 전투기들을 파견.  가는 와중에 호넷의 전투기들은 적기의 고도에 대한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으나, 현재 자신들의 고도인 3km는 너무 낮다고 보고 자체 판단으로 고도를 높이기 시작.  가보니 무려 53대에 달하는 뇌격기, 급강하 폭격기, 호위 전투기들이 뒤섞인 대편대.  그리고 결정적으로 적기의 고도는 5km.  이에 엔터프라이즈의 전투기들도 급히 고도를 높였으나 간신히 그 고도에 도달할 때 즈음 이미 일본기들은 다이빙을 시작.  결국 레이더에 의한 적기 포착이 너무 늦었던 것.   와일드캣 전투기들은 제대로 된 교전을 수행할 수가 없었고, 대부분의 일본 폭격기 및 뇌격기.. 2024. 5. 9.
쿨름 전투 (1) - 쉬운 듯 어려운 듯 애매한 임무 (** 오후에 새로운 source를 읽은 것이 있어서 오늘 아침에 발행된 일부 내용을 저녁에 수정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드레스덴 전투 첫날인 8월 26일, 나폴레옹의 명령에 따라 엘베강 상류의 피르나에서 뷔르템베르크 공작 오이겐을 쫓아내고 피르나를 점령한 방담에게 주어진 역할은 분명했습니다.  나폴레옹이 드레스덴에서 보헤미아 방면군을 격파하면, 당연히 보헤미아로 퇴각할 연합군의 퇴로를 끊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싸움에 지고 도망치는 적군의 퇴로를 막는 것은 어떻게 보면 쉬운 임무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랬을까요? 일단 그 임무 자체는 나폴레옹이 방담의 제1군단에 더해 5만의 근위대와 함께 자신이 직접 맡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뜻도 되지만, 동시에 방담의 제1군단 .. 202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