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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330

항공모함 킬러의 전설 - HMS Glorious 이야기 느린 호위 항모가 아닌 정규 항모를 전함이 함포로 격침시키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정규 항모의 함재기의 공격 범위가 전함의 함포 사거리보다 엄청나게 길다 2) 정규 항모는 최소한 전함만큼 빠르거나 보통 더 빠르다 3) 정규 항모는 보통 전함과 순양함들의 호위를 받는다 그런데 이 불가능한 업적을 이룬 전함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의 전함(또는 전투순양함)인 샤른호스트(Scharnhorst)입니다. 1940년 6월 8일 노르웨이 인근에서 샤른호스트는 영국 정규 항모 글로리어스(HMS Glorious)를 격침합니다. 샤른호스트는 위의 3가지 불가항력을 어떻게 다 극복했을까요? 샤른호스트가 잘 했다기보다는 글로리어스의 함장이 바보짓을 너무 많이 저질렀고, 거기에 운.. 2020. 10. 15.
B-17 폭격수가 주인공인 영화 : 우리 생애 최고의 해 (하) 먼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육군이나 해군이나 사병들은 동일한 급여를 받았습니다. 다만 맡은 보직과 병종, 부양 가족 유무에 따라서 각종 수당에서 큰 차이가 났습니다. (1942년 당시 미군 사병 급여 표입니다.) 그러니까 군에 보병으로 입대하면 나오는 기본이 50불이었습니다. 그런데 HBO의 유명 미니시리즈인 'Band of Brothers'의 첫부분에 나오는, 이제 노인이 된 실제 공수부대원들과의 인터뷰 장면에 이런 부분이 나옵니다. '왜 공수부대에 지원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그때 모병 부사관이 공수부대원이 되면 50불을 더 받는다고 그러더라고요'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공수부대처럼 위험한 병종의 이등병은 무려 2배의 월급을 받는 것이었지요. 비록 낙하산은 타지 않지만 공수.. 2020. 10. 8.
B-17 폭격수가 주인공인 영화 : 우리 생애 최고의 해 (상) '우리 생애 최고의 해' (The best year of our lives)는 '벤허'와 '로마의 휴일' 등으로 유명한 명감독 윌리엄 와일러(William Wyler)가 감독한 1946년 흑백 영화인데, 제가 알아볼 정도의 유명 배우는 출연하지 않습니다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무려 7개 부분을 석권한 명작 영화입니다. 아마 이 영화가 무슨 영화인지 줄거리는 전혀 모르셔도'우리 생애 최고의 해'라는 제목만큼은 다들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고향인 Boone City (아마 가상의 도시인 듯)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육해군 3명의 제대 군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시대극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유는 지금과는 조금씩 다른 당시의 여러가지 소소하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생.. 2020. 10. 1.
항공모함은 대체 어디에 (2) - 영화 '생존자들'의 재미있는 기술적 배경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연합군은 전파 기지국을 운용하여 군용기의 항법 계산에 활용했습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주에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만, 적의 공격에 항상 노출되는 군용기의 특성상 언제나 그런 전파 항법 장치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공포나 적 전투기의 총탄에 수신기가 고장나는 일은 흔했습니다.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 나폴레옹 시절에 하던 방식대로 육분의로 태양이나 별을 봐야 할 수도 있었습니다만, 그것도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니 기본적으로는 정해진 속도와 나침반에 따른 정해진 항로로 직진을 하면 일정 시각에 일정 장소에 다다르도록 추측 항법(dead reckoning)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폭격기들의 항로를 보면 되도록 직선 항로를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1944년 2월 라이.. 2020. 9. 17.
항공모함은 대체 어디에 ? (1) - 영화 '생존자들'의 재미있는 기술적 배경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차를 몰다 보면 머리 위로 미군 헬리콥터가 경부 고속도로를 따라 날아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제가 알기로는 미군 헬리콥터가 경부 고속도로 인근으로 비행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길을 찾기 쉬우니까 그냥 그 도로를 따라 가는 거라고 합니다. 보통 전투기나 수송기 같은 고정익 항공기 조종사들이 헬리콥터 조종사들을 약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헬리콥터는 주로 낮에 저공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냥 지도를 보고 가면 되므로 항법 공부를 할 필요가 사실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냥 누가 하는 소리를 들은 것 뿐이고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헬리콥터 중에도 각종 복잡한 항법 장치를 갖추고 야간 비행.. 2020. 9. 10.
프랑스어, 영어를 침공하다 - 영화 바스터즈의 한 장면 전에 케이블 TV에서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라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를 봤습니다. 사실 이거 예전에 본 거 다시 본 겁니다. 그만큼 재미있었거든요. 이 영화에서는 걸죽한 남부 테네시 (Tennessee) 사투리를 쓰는, 그야말로 양아치 삘이 100% 나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도 기가 막혔지만, 무엇보다도 나찌 친위대 대령 한스 란다 역을 맡은 크리스토프 발츠 (Christoph Waltz)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아저씨 연기력 ㅎㄷㄷ) (프랑스 농부 아저씨가 란다 대령과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진짜 저런 SS 대령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술술 다 불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연기였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다들 최고로 뽑는 장.. 2020. 9. 3.
제2차 세계대전 중 미육군 1주일치 식단 인터넷질 하다가 구글에서 찾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육군 배식에 대한 포스터를 찾았습니다. 그거 번역했어요. 물론 종이 위에 인쇄된 것과 실제 병사들 식탁에 올랐던 것 사이에는 간격이 크겠지만... 저희 집보다 잘 먹네요. --------------------------- "왜 병사들이 육군 입대 이후 첫달 동안 평균 7파운드씩 체중이 늘었을까?" 엉클 샘(미 정부를 의인화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잘 먹는 군대의 모든 병사들에게 하루에 고기 1파운드를 처방합니다. 모든 좋은 엄마의 첫번째 관심은 아들이 충분히 먹도록 하는 것입니다. 엉클 샘의 보급부대는 오늘날 우리 군대의 모든 병사들에게 엄마처럼 세심히 배려합니다. 병사들의 식사는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병사들은 입대한 첫달 동안 체중.. 2020. 8. 27.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에 대한 CNN의 매우 좋은 기사 요약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인상적인 CNN 8월 14일자 기사를 읽었습니다. 뛰어난 인포그래픽과 함께 제공되는 매우 휼륭한 기사입니다. edition.cnn.com/interactive/2020/08/health/coronavirus-vaccine-race-intl/ Inside the multibillion dollar race for a Covid-19 vaccine The world is betting on one thing to stop the pandemic: A vaccine. This is what it will take to bring one to the masses — and the key players behind those efforts. www.cnn.com 원래는 훨씬 긴 내용이니 .. 2020. 8. 16.
월세 받으려 오피스텔 투자했던 친구 이야기 오늘 포스팅은 그냥 아무렇게나 정리 안하고 쓰는 글입니다. 주변 사람에게 잡담으로 이야기들이라 사실 여부는 장담하지 못하니 그냥 딱 잡담거리로 읽으시기 바랍니다. 직장 동료 중에 월세를 받기 위해 오피스텔에 투자를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원래 월세 세입자를 받을 때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월세 안 밀릴 사람인지 정말 잘 가려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처음에 멋 모르고 공실 내지 않고 월세를 빨리 받으려는 욕심에 아무나 받았답니다. 그랬더니 얼마 안 가서 월세 내는 날짜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더랍니다. 가령 매월 25일이 월세 내는 날이면, 30일에 냈다가, 그 다음달 10일에 냈다가 하는 식으로요. 마치 쌍팔년도에 버스 회수권 10장을 11장으로 잘라 쓰던 수법 같은 거지요. 그래서 제 친구.. 2020. 8. 13.
임대차 3법으로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될 것인가? 지난 주 5분간의 명연설이라는 야당 의원 연설을 보수 언론에서 진짜 명연설이라고 추켜세우길래 읽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왜 이걸 명연설이라고 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저 연설 내용에서 주장하는 바를 요약하면 결국 이렇습니다. 1. 전세가 없어지고 월세로 전환될 것이고 그건 무주택자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될 것이다. 2. 집주인이 전세 물건을 시장에서 빼내어 친인척에게 살게 만들 것이다. 제가 볼 때는 오버입니다. 그럴 가능성 높지 않습니다. 이번 임대차법 개정안은 단순화해서 말하면 그냥 2년의 전세 보증기간을 4년으로 늘린 것 뿐입니다. 호들갑 떨 것이 전혀 없습니다. 단지 2년 보증기간이 4년으로 늘었다고 전세를 월세로 돌리겠다 ?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여태까지는 임대인들이 임.. 2020. 8. 3.
세계 주요국 주택 가격 상승률 추이 세금과 교육, 그리고 주택 문제는 경제 문제 같지만 실은 철저하게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그 중에서도 세금 문제야말로 진보든 보수든 치열하게 득표 활동을 벌이는 진짜 목표입니다. 거기에 좌익사상이 물들었네 종북빨갱이네 도덕성이 결여되었네 하는 것들은 그야말로 본질을 흐리기 위한 흙탕물에 불과합니다. 과거 보수측에서 주로 내세워서 재미를 본 전략은 '도덕성은 어떨지 몰라도 경제 개발 능력을 생각하면 역시 보수'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사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인식인데, 주로 박정희 시절 고도 성장 신화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인식이 그렇게 박히면 그 다음은 쉽습니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렇습니다만, 경제라는 것도 온갖 주체들이 복잡한 상호 작용을 하면서 돌아가는 것이다보니 특정 정권이 .. 2020. 7. 30.
무상급식 논란 - 두 나라 이야기 지금은 흘러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만, 과거 무상급식이 우리나라 정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뜨거운 논쟁거리라서 경기도 지방의회에서 여야간에 뜨거운 논쟁을 벌이다 결국 무상급식 지원을 하되 예산 이름을 무상급식 지원금이 아닌 학교교육급식 지원금이라고 이름만 바꿔 부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무상급식이 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 안 망했습니다. 뭐만 하면 우리나라 망한다고 고래고래 멱 따는 소리를 내시던 분들, 반성 좀 하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일부 보수측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실 무상급식이라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누군가는 그에 대해 비용을 내는 것이니까요. 결국 학생들 급식을 각자의 가족이 내느냐, 아니면 세금으로 내느냐가 핵심 논점인.. 2020.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