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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330

은퇴와 일, 꿈과 저축에 대한 잡상 아직 고등학생이거나 또는 이제 막 대학에 진학하게 될 고교 졸업생들은 어떤 전공을 가질지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사실상 첫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제 19살 된 고교 졸업생에게 확고한 꿈이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좀 어려운 일입니다. 저처럼 이제 50이 넘은 사람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성인들도 자기가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바가 뭔지 잘 모르고 사는데 말입니다. (지금 봐도 명짤입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지 않나요?) 제가 저희 아이나 친척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은 그런 경향이 더 강한데, 취업하려면 공대를 가는 것이 좋다. 단, 공대를 가면 취업은 되는데 맘에 안 드는 곳에 취업이 되더라.' 이건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순수하.. 2021. 1. 21.
군함을 pay off 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미국이나 영국 해군 관련 영문 기사를 읽다보면 pay off 라는 표현을 가끔 읽게 됩니다. '지불하고 끝내다' 라는 뜻의 이 표현은 대체로 다음 사진 속의 기사에서처럼, 군함에 사용될 때는 '퇴역시킨다' 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군함을 퇴역시키는데 대체 무슨 돈을 내길래 pay off라는 표현을 쓰는 것일까요 ? 이건 과거 영국 해군의 군함 운용 방식과 전통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근대 이전에는 원래 상비군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만, 특히 해군의 경우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영국 해군 군함의 이름 앞에 붙는 HMS (His/Her Majestic Ship)이라는 호칭의 기원도, 해전을 위해 동원된 함대 내의 선박 중에서 민간 소유였다가 임시로 동원된 배와 원래부터 국왕 소유였던 배를 구분하기 위해 붙여졌던.. 2021. 1. 7.
전기 셔틀 노릇을 한 항공모함 - USS Lexington 이야기 시애틀 근처의 작은 도시인 타코마(Tacoma) 시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인구와 산업이 불어나면서, 늘어나는 전력 수요 감당을 위해 몇 년 전에 쿠쉬먼 댐(Cushman Dam No. 1)을 건설했습니다. 이렇게 그 수력 발전에서 나오는 전력에 의존하던 타코마 시에 1929년 겨울, 뜻하지 않은 재앙이 닥쳤습니다. 시애틀은 비가 자주 오는 곳이라서 그럴 줄은 몰랐는데 여기에도 가뭄이 든 것입니다. 쿠쉬먼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쿠쉬먼 댐에서의 수력 발전에 문제가 생겼고, 당장 타코마 시는 전력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공장과 상점이 문을 닫아야 했고, 단기 실업자가 급증했습니다. (지금도 존재하는 퓨짓 사운드 미해군 조선소의 위치입니다. 지도 아래에 타코마가 보입니다.) (구글맵에서 찾아본 .. 2020. 12. 31.
누가 과부들의 집을 집어삼켰나 - 누가복음 20장~21장 이야기 누가복음 21장에 나오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에 대한 이야기를 다들 아실 겁니다. 부자들이 두둑한 헌금을 낼 때, 가난한 과부가 동전 두개를 내는 것에 대해 예수님께서 칭찬을 하셨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목사님들이 건축헌금 걷을 때 특히 자주 인용하시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연 예수님이 그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신 것일까요? 성경 번역이 너무 딱딱해서, 저 나름대로 예수님께서 실제로 쓰셨을 것 같은 구어체로 풀어썼습니다. 제가 읽은 바로는, 결코 예수님께서는 귀족들에게 어울리는 점잖빼고 엄숙한 선생님이 아니라 가난한 서민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말씀하신, 유머 감각이 풍부한 연설가셨다고 합니다. (누가복음 21장 가난한 과부의 두 렙돈 이야기를 그린 그림입니다. Jacques Tissot의 그림입니다. .. 2020. 12. 24.
다가오는 인플레와 금리 인상에 대비하라 지난주 금요일인 12/11에 방송된 KBS FM 라디오 오후 4시의 경제 프로그램인 '최경영의 경제쇼'에서 들은 이야기가 흥미로와서 기억나는 것 중에 중요했던 것들을 여기에 정리했습니다. 이 날은 서강대학교 김영익 교수라는 분과의 대담이었습니다. 제 기억이 일부 잘못 되었을 수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으시면 아래 URL에서 다시듣기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program.kbs.co.kr/1radio/radio/economy/pc/list.html?smenu=c16974 - 리먼 사태 이후 장기 초저금리 상황 때문에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 출구 전략을 살펴야 할 시기이다. - 전세계적으로 돈을 이렇게 많이 풀면 당연히 발생해야 할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았다. - 그 이유 중 하나는 .. 2020. 12. 17.
재미로 읽는 경항모 이야기 (3) HMAS Sydney (1만9천톤, 24.5노트), Majestic-class 경항모이자 호주 해군이 처음으로 보유한 항모. 1944년 HMS Terrible로 진수되었으나 전쟁이 끝나면서 호주에게 매각되어 HMAS Sydney가 됨. 사진 속 모습은 대략 1949년에 찍힌 것. 한국전에도 참전. 불과 10년 사용한 뒤 1958년부터는 고속 병력 수송선으로 사용됨. 그 목적으로 월남전에도 참전. 결국 1973년 퇴역했는데, 관광 명소 겸 박물관 쉽으로 남겨두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결국 1975년 매각되어 해체됨. 이걸 매입한 회사는... 한국의 동국제강. 뜯어서 고철로 씀. ** 세번쨰 사진은 점심식사 장면. 저 철제식판을 보고 미국 양덕들이 놀람. "야, 난 저거 미해군에서만 쓰는 줄 알았어" ** 4번.. 2020. 12. 3.
재미로 읽는 경항모 이야기 (2) 보그(Bogue)급 호위항모(CVE)는 WWII 초기에 미국에서 상선을 기반으로 생산하여 lend-lease 프로그램 하에 영국해군에게 넘겨준 것. 이들은 영국 해군에서는 이를 어태커(Attacker)급 항모로 분류하여 수송선단 호송용으로 사용. 당시 미해군은 금주법 시대의 잔재가 아직 남아서 수병들에게 술이 지급되지 않는 dry ship의 전통이 있었고, 술이 없으면 단 것이 땡기는 사람 심리에 따라 대신 아이스크림 만드는 기계도 있었고 대형 세탁기까지 딸려 있었음. 그러나 그록(grog)이 life blood였던 영국 해군에서는 이 보그급 호위항모를 인수할 때 '남자라면 그록이지 뭔 애들처럼 아이스크림이냐' 라며 아이스크림 제조기를 제거. 또한 '영국 수병은 양동이 1개와 비누 1장이면 몸과 옷을 깨.. 2020. 11. 26.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왜 4딸라인가 ? - EU와의 면책 협약 6줄 요약 -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EU에 마진을 거의 붙이지 않고 가장 싼 가격에 공급됨 - 그 이유 중 하나는 백신 부작용에 관련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정 부분에 대해 면책특권을 받기로 EU와 합의했기 때문 - 역으로 말하면 다른 백신들은 그 가격에 부작용 발생시에 대비한 소송비용과 보상금을 포함한 가격이라는 이야기 - 관련된 법정 스릴러 소설 존 그리셤 '소송 사냥꾼' 꿀잼 - 우리나라가 6년째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 1위를 하고 있는 것도 이유가 있다 - 코로나 방역을 위해 송년회 등 연말 모임 갖지 마시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그게 애국이고 이웃사랑이자 절세하는 방법입니다 지난 주 한국 언론에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1회 접종분(dose) 가격 예상치가.. 2020. 11. 23.
재미로 읽는 경항모 이야기 (1) 한국 해군의 경항모 계획에 대해 밀덕들의 찬반론이 거셉니다. 항모와 전함에 관심이 많지만 (엄근진) 절대 밀덕이 아닌 저는 개인적으로는 USS America와 같은 강습상륙함(LHA) 건조계획에 찬성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해군이 만들겠다는 것도 딱 그 정도입니다. 주변국과의 군비 경쟁 완화나 기재부 예산 심의 통과를 위해서는 포장을 강습상륙함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왜 굳이 경항모라고 썰을 풀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아무튼 한국 해군의 경항모 추진 계획을 기념하여 그동안 페북에 토막토막 올려놓았던 WWII 당시의 경항모 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올립니다. 제 블로그 전체가 그렇습니다만 어디까지나 흥미위주의 읽을거리에 불과하며 결코 전문가의 진지한 포스팅이 아님을 감안하고 읽으세요. 첫번째 사진은 WW.. 2020. 11. 19.
글로 읽는 먹방 - 잭 오브리의 커피 초심을 살려, 나폴레옹 전쟁 기간 중 영국 해군 함장과 그 친구인 군의관의 모험을 그린 소설인 Jack Aubrey & Maturin 시리즈 중 커피와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서 번역해 보았습니다. 일종의 문장으로 보는 먹방이지요. 저도 이 소설을 읽고 난 뒤에 '커피는 hot & strong'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Post Captain 1) 멜베리(Melbury) 장(莊)에서의 아침식사도 쾌활한 편이었으나, 약간 다른 방향으로 그런 편이었다. 칙칙한 마호가니와 터키식 카펫, 웅장한 의자들, 커피와 베이컨, 담배와 땀에 젖은 남자들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그들은 새벽부터 낚시질을 갔다가 이제 막 아침식사를 절반 정도 끝낸 상태였다. 그들 앞에 대령된 아침식사는 넓고 하얀 식탁보를 가득 매우고 .. 2020. 11. 12.
전함을 고철로 팔면 얼마가 나올까 ? - 1947년 미해군성 국회 청문회 제1, 2차 세계대전 때 활약하던 거함거포 시절의 전함들은 현재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미해군의 경우 아이오와(Iowa)급 전함 몇 척을 박물관으로 개조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그것 뿐이고 대부분의 전함은 지구상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 전쟁이 끝나면 칼과 창을 녹여 낫과 쟁기를 만든다고, 낡은 전함들도 그렇게 해체하여 고품질의 강철을 얻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처참하게 해체되는 HMS Nelson과 HMS Rodney... 뒤에 있는 다른 1척은 무슨 전함인지 모르겠군요. 원래는 소련과의 분쟁에 대비해서 넬슨급 전함들도 남겨둘 것을 고려했으나 역시 1925년에 진수된 낡은 전함이다보니 속력이 23노트로서 항공모함을 따라다니기엔 너무 느려서 결국 저 신세가.. 2020. 10. 29.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난이 발생했다? 3줄 요약 : - 맞습니다.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난이 심해졌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또 그로 인해 고생하시는 세입자가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 임대차 3법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1) 규제 때문에 전세공급이 줄어서 그렇다 --> 그러면 원래의 전세공급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빈집으로 비워뒀다? 자식이나 조카에게 그냥 살라고 줬다? 이건 말이 안되는 설명인 것이, 규제로 인해 제값을 못받게 되니까 아예 더 큰 손해를 보기로 결정할 감정적 집주인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2)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어서 전세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 그러면 월세 공급이 확 늘었으니 월세가 싸졌겠네? 월세 물량이 확 늘었다는 정보는 못봤습니다. 무엇보다, 전세를 월세로 돌릴 정도로 여유.. 2020.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