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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 잡담 - 전투기와 반도체, 그리고 절전 태양광 패널로 전기 만드는 인공위성의 고충 중 하나가 전기 아껴 써야 하는 것인데, 반면 제트연료를 펑펑 태우는 전투기는 절전 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까? 기본적으로 수백만 년 동안의 태양에너지가 응축된 에너지원인 석유를 쓰는 내연기관은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 WW2 때의 프로펠러 전투기 엔진만 해도 그 에너지를 100% 전기로 만든다면 수 Mega Watt 단위. 물론 대부분의 그 출력은 전기가 아니라 항공기 추력을 위한 물리적 에너지로 사용됨. 단발 엔진인 F-16의 경우는 약 60kW를 생산하는 발전기를, 쌍발엔진인 F-14의 경우엔 엔진 하나당 약 75kW를 생산하는 발전기를 장착. 참고로 전투기 레이더는 약 10kW의 에너지를 (사진1) 그리고 증권사나 은행의 원장 database를 위한 .. 2022. 8. 25.
누가 비트겐슈타인을 괴롭히나 - 손무의 일화 비트겐슈타인의 작전안은 매우 뛰어난 분석과 예측에 기반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그 핵심은 현재까지 포착된 프랑스군의 이동 및 집결 상황으로 볼 때, 나폴레옹의 의도는 라이프치히를 거쳐 토르가우(Torgau)로 진격하여 그 곳의 포위를 푸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아마도 베를린으로 진격하여 프로이센을 굴복시키려 할 것이라고 비트겐슈타인은 보았습니다. 프로이센의 수도인 베를린으로 갈지 연합군의 근거지인 슐레지엔의 브레슬라우로 갈지는 사실 당시 나폴레옹도 결심을 굳히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적어도 나폴레옹의 진격 방향이 라이프치히라는 것은 정확한 판단이었습니다. (1650년 경의 토르가우의 전경입니다. 엘베 강변의 주요 요새도시 중 하나로서, 그 앞의 다리를 장악하고 있으므로 여기를 장악하면 엘.. 2022. 8. 22.
포탑에 붙은 햄버거? - 칼리 구명정 이야기 아래 사진은 WW2 당시의 이탈리아 해군 전함 로마(Roma)의 모습입니다. 주포탑의 윗면을 보면 뭔가 햄버거 패티 같은 것들이 붙어있지요? 저게 과연 무엇일까요? 다름 아닌 구명정인데, 여기에는 나름 사연이 있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 민간 선박이건 군함이건 구명정에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19세기 전반까지 사용된 범선 전열함들은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포격전을 벌여도 어지간해서는 침몰하지 않았습니다. 적함에 대포를 쏘는 이유는 격침보다는 적의 돛대와 삭구를 망가뜨려 추진력을 뺴앗거나, 적의 수병들을 쓰러뜨리기 위함이었고, 궁극적으로는 적함에 뛰어들어 백병전을 벌인 뒤 적함을 나포하는 것이 해전의 결말이었습니다. 이렇게 빼앗은 적함에 대해서는 보상금이 주어졌으므로 함장이나 수병들이나 모두 격침보다는 .. 2022. 8. 18.
인사가 만사 - 쿠투조프의 후임 1813년 4월 25일, 러시아군 사령부와 동행 중이던 영국군 윌슨 장군은 일지에 연합군 총사령관 쿠투조프의 병세에 대해 차가운 어조로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원수께서는 적군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거리에 당도하자 아주 시의적절하게도 병석에 드러누우셨다. 아마도 이건 카멘스키 전략(Kamenski stratagem)일 것이다." 여기서 카멘스키 전략이라는 것은 제4차 대불동맹전쟁 때인 1806년 12월, 나폴레옹과 대치한 러시아군의 지휘권을 부여받은 뒤 부대를 점검해본 결과 도저히 대책이 서지 않자 병을 핑계로 사령관직에서 사임한 카멘스키 백작(Mikhail Fedotovich Kamenski)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아마 윌슨 장군은 사흘 뒤에 쿠투조프가 정말 죽어버리자 '어? 꾀병이 아니었어?' 라.. 2022. 8. 15.
중국의 A2/AD 전략에 맞선 미해병대의 개혁 국방 전략은 말장난뿐인 것 같지만 나름 중요. 이런 전략은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집중하느냐 하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꼭 필요한 것. 장차 미국과 대치하려는 중국은 A2/AD에 기초를 둔 전략을 가짐. 한마디로 기갑부대나 전투기, 잠수함 등에 대한 투자보다 DF-21과 같은 대함탄도탄에 더 집중투자하고, 더 나아가 항모에 투자한다는 것. 굳이 우크라이나전에 비교하자면 DF-21은 적을 막아내기 위한 재블린, 중국 항모 CV-18은 전진하기 위한 탱크에 해당. 우리나라의 경우는 공군이나 해군은 강백호의 왼손일 뿐, 모든 것을 포병에 몰빵. 이유는 국방 최우선 순위를 적 지상군 남침의 저지에 두었기 때문. 사람들은 포방부라고 비웃지만 나름 전략에 충실한 셈. 문제는 그 전략이 1960년대 부칸이 우리나라보다 .. 2022. 8. 11.
상책과 하책 - 두 천재 참모의 작전안 나폴레옹이 잘러 강 서쪽에 나타났다는 소식은 프로이센군 수뇌부를 걱정시켰다기 보다는 흥분과 전율을 넘어 기대감에 차오르게 했습니다. 가장 흥분한 사람은 블뤼허 본인이었는데, 사실 블뤼허는 이 희대의 괴물과 어떻게 싸워야 하겠다는 작전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프로이센군의 모든 작전은 블뤼허가 아니라 그의 참모들인 샤른호스트와 그나이제나우가 도맡아 짜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렇다고 블뤼허가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샤른호스트는 블뤼허를 매우 존중하고 있었는데, 블뤼허의 진짜 가치는 비상한 머리로 기가 막힌 작전안을 짜내는 것이 아니라 적과의 싸움에 임했을 때 정신적 구심점이 되어 부하들에게 용기와 투지를 불어넣고 사기를 고취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용기와 투지가 넘쳐나는 프로.. 2022. 8. 8.
밀덕 잡담 : 세계 최초의 디지털 링크와 캐나다 해군의 비애 요즘 밀덕들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디지털 링크(아래 사진)는 간단히 말해 항공기/선박 등이 레이더 같은 자체 센서로 보는 것을 멀리 떨어진 다른 아군 항공기/선박들도 함께 보는 것.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은데 의외로 어려운 기술이고, 또 의외로 일찍 구현이 된 기술. 그리고 그게 최초로 구현된 곳은 뜻밖에도 보잘 것 없는 캐나다 해군. WW2가 끝나고 세계가 군축에 들어가자 WW2에서 독일군 U-boat 사냥에 헌신하던 캐나다 해군도 사정없이 찌그러 들었는데, 이제는 쏘련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NATO 비스무리한 것이 서방국가들 간에 결성되자 캐나다 해군은 항모와 구축함 등을 잔뜩 도입하여 거기에서도 뭔가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음. 하지만 현실은 가차없는 예산 삭감... 그래서 캐나다 해군은 항.. 2022. 8. 4.
잘러 (Saale) 강 뒤에서 - 나폴레옹의 고민 샤른호스트가 '과연 나폴레옹이 어느 쪽 길로 쳐들어올 것인가'에 대해 골머리를 앓는 동안, 나폴레옹은 4월 13일 조용히 자신의 출정을 자신의 장인 어른인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1세에게 편지로 알렸습니다. 이 편지에서 나폴레옹은 원래 1주일 뒤에나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적군이 엘베 강 서안까지 넘어왔다는 이야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계획보다 출정을 앞당긴다고 담담히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2~3일 뒤에 마인츠(Mainz)에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까지 통보했습니다. 나폴레옹 본인의 출정은 굉장한 기밀 정보였습니다. 그런데 그걸 편지에 공공연하게 써서 어느 쪽에 붙을지 모르는 오스트리아 궁정에 보내는 행동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을까요? 혹시 나폴레옹은 그 특유의 자아도취 때문에 이제 처가댁이 된 오스트.. 2022. 8. 1.
우주선과 위성에서 사용하는 CPU와 OS 일일이 다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아직까지는 IBM PowerPC 기반으로 만든 영국 방위산업체 BAE의 single board computer (SBC)를 많이 쓰는 듯. 가령 NASA가 2018년에 화성에 착륙시킨 InSight 우주선에도 BAE Systems RAD750 SBC를 사용. BAE의 최신 RAD5545 SBC (사진1)도 IBM PowerPC 기반. 물론 엄청나게 비쌈. 이렇게 radiation hardening을 거친 processor가 비싼 이유는 방사선과 각종 입자들의 공격을 버티기 위해 특수 절연재료를 쓰기도 하고 error-correction을 위해 일부 설계 자체를 강화하기도 하기 때문. 무엇보다, 그런 변경의 효과가 어떤지 테스트를 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그.. 2022. 7. 28.
프란츠브뢰첸(Franzbrötchen)의 전설 - 함부르크의 프랑스군 지난 편에서 언급했듯이, 나폴레옹의 1810년 함부르크 합병은 함부르크 시민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대륙봉쇄령에 따른 경제적 몰락과 실업 사태에 덧붙여, 점령군 행세를 하는 프랑스군 병사들을 자신들의 집에 받아들여 먹이는 부담까지도 떠맡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한자 동맹의 중심 도시이자 자유 도시로서 남다른 지위를 누리던 함부르크 시민들에게는 프랑스군이 시내에 주둔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을 크게 갉아먹는 일이었습니다. 프랑스군이 함부르크를 지배한 대략 8~-9년 동안 함부르크는 (좋든 나쁘든) 프랑스의 영향을 짧고도 강렬하게 받았습니다. 그런 영향은 몇몇 거리 이름에도 남아있지만 음식에도 남아있습니다. 바로 프란츠브뢰첸(Franzbrötchen)이라는 빵입니다. (누가 마치 군홧발로.. 2022. 7. 25.
우주로 간 프로세서들 - 방사선과의 싸움 인공위성은 전력 측면에서 항상 가난하다는 말이 언듯 이해가 안갈 수 있음. 우주에는 엄청난 강도의 태양광이 쏟아지는데 구름도 없으니 태양광 발전에 최적의 환경. 그러니 그냥 태양광 패널을 활짝 펼치면 전기는 공짜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실제로 많은 위성들이 좌우로 긴 태양광 패널을 날개퍼럼 달고 있음. 가장 큰 태양광 패널을 달고 있는 것은 역시 가장 큰 인공위성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 사진1)는 총 4장의 태양광 패널 날개를 달고 있는데, 각각의 넓이는 375 제곱미터에 달하고, 여기서 총 75~90 kW의 전력을 생산함. 이런 풍부한 전력을 이용하여 ISS 상에는 약 100여대의 각종 laptop 컴퓨터를 운용 .. 2022. 7. 21.
한자 동맹의 영광 - 함부르크를 둘러싼 소동 나폴레옹은 3월초 마인 방면군의 편성에 열중하면서도 외젠에게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주 편지를 보내며 함부르크의 중요성에 대해 두번 세번 반복했습니다. 외젠으로서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함부르크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쉽게 프로이센-러시아 연합군의 손에 넘어가버렸고, 당연히 나폴레옹은 크게 노발대발했습니다. 다소 나중의 일입니다만, 나폴레옹이 마인 방면군을 이끌고 진격을 시작할 때 다시 외젠에게 편지를 보내 강조한 이번 작전의 2가지 1차 목표는 잘러(Saale) 강 방어선의 확보와 함부르크의 탈환일 정도로 나폴레옹은 함부르크를 중요시했습니다. 함부르크는 훨씬 나중인 5월 30일, 작센에서의 패배를 접한 연합군이 스스로 함부르크에서 철수하면서 다시 나폴레.. 2022.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