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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327

우크라이나의 겨울밀 이야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비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결코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밥상 물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이야기는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으셨을 것이고, 아마 밀을 비롯한 곡물 이야기도 꽤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미 밀 파종은 이미 작년 10월 전후에 다 끝났습니다. 그때 씨 뿌려서 올해 7~8월에 수확하는 겨울밀이 우크라이나 밀의 95%입니다. 가을에 뿌린 밀은 곧 싹이 텄다가,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적응 기간을 거쳐 눈 밑에서 일종의 동면 상태로 겨울을 나고 봄에 막 생장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겨울을 나는 동안 보통 15%의 싹이 죽어버립니다. 2002~2003년인가... 그때는 유.. 2022. 3. 24.
포클랜드 전쟁 잡담 - 영국제 동호회원들간의 전쟁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 해군의 주력 대공무기는 Sea Dart 미쓸. 고고도 장거리 미사일이었던 씨다트는 2단 로켓 추진 방식으로서, 먼저 1단 고체 연료 로켓으로 추진되어 초기 속도를 낸 뒤에, 1단 로켓을 분리한뒤 점화되는 2단 로켓은 ramjet 방식으로 추진하여 마하 2.5의 높은 속도를 냄. 최대사거리는 75km 정도였고 이걸 테스트해본 영국 해군은 "이걸 장착한 구축함은 F-4 Phantom 전투기 8대가 초계비행을 하는 것과 동일한 방공 효과를 낸다"며 자화자찬. 그야말로 일기당팔(一騎當八). (Sea Dart 미쓸의 앞부분에 제트기의 공기 흡입구 같은 것이 보이는 이유가 다 있음. 실제로 공기를 빨아들여 연소시키는 램젯 방식임) 그러나 서류상으로는 분명히 우월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영국제 따.. 2022. 3. 17.
포클랜드 전쟁 잡담 - 뒤죽박죽 상륙작전 보통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군이 미군으로부터 위성사진이니 뭐니 해서 아르헨티나 수비군의 온갖 세밀한 정보를 다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별로. 영국군은 포클랜드 섬 정확히 어디어디에 활주로가 있고 어디에 경공격기들이 배치되었는지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함. 단지 아르헨군의 무선통신 도청 및 암호 해독은 꽤 잘 되었음. 가령 아르헨티나군의 무전 속에 'Calderon'이라는 항공기지 이름이 나오는데, 이게 포트 스탠리를 말하는 건지 혹은 아르헨티나 본토의 공군기지 이름을 말하는 것인지 전혀 몰랐음. 정보부가 열심히 분석한 끝에 아무래도 칼데론은 여태까지 영국군이 파악하고 있던 것 이외의 추가적인 활주로를 지칭하는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에 따라 항공 정찰을 통해 포클랜드 서(West) .. 2022. 3. 10.
포클랜드 전쟁 잡담 - 원탁의 기사들의 모험 포클랜드 전쟁에서 벌어진 첫 상륙전인 San Carlos 전투에 대해 밀덕들은 주로 아르헨티나 공군기들이 얼마나 용감히 싸웠는지, 그리고 영국 구축함과 프리깃함들이 얼마나 곤경을 겪었는지에 대해 집중. 그러나 그 작전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상륙함들. 이 전투에는 당시 로열 네이비가 가진 모든 상륙전 자원이 총동원됨. 즉, Fearless-class의 LPD (Landing Platform Dock) 2척, 그리고 Round Table-class의 LSL (Landing Ship Logistic) 6척이 모조리 참전. 그것도 부족하여 Canberra를 비롯한 민간 여객선 및 화물선 등도 동원됨. 아무래도 LCU 및 LCVP 등의 상륙정을 직접 발진시킬 수 있는 LPD가 2척 밖에 없었던 것이 병력과 물자 .. 2022. 2. 24.
포클랜드 전쟁 잡담 - 어? 왜 거기에? 영국 포클랜드 원정군의 주축은 로열네이비였지만 따지고 보면 해군의 임무는 지상군을 안전하게 상륙시켜 제 할 일을 하게 해주는 것. 그리고 섬을 공격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지상군의 상륙. 부동산 투자와 상륙작전은 공통점이 많은데 바로 입지와 타이밍이 절대적이라는 점. 상륙 및 교두보 확보의 임무를 지게 된 것은 로열마린, 그러니까 영국 해병대의 제3 코만도 여단(3 Commando Brigade)의 지휘관 Julian Thompson. 그런데 외지인이 지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그래서 현지 사정에 밝고 믿을 만한 공인중개사 확보가 필수. 톰슨 중장에게는 천만다행으로, 그에게는 Ewen Southby-Tailyour 소령(아래 사진)이 있었음. 사우스비 소령은 바로 4년 전에 포.. 2022. 2. 17.
포클랜드 전쟁 잡담 - 아르헨티나 지상군의 고민과 선택 짐작하시다시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공 가능성 때문.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 안 한다 침공할 수 있다 어림없다 등등 말은 많지만 사실 붙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름. 기술적인 문제의 핵심은 중국이 대만 일대에서 제공권 장악이 가능할 것인가 여부와 중국 해군에게 대만 해협을 가로지른 상륙작전 수행 능력이 있느냐인데, 사실 그것도 당사자인 중국도 모를 거임. 밀덕들이 참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례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실은 이때도 고명하신 군사전문가들은 모두 영국 원정군의 패배를 예상. 그러나 다들 아시다시피 결과는 영국군의 완승. 대만 섬의 크기는 36,197 km², 포클랜드 섬의 크기는 12,173 km² (생각보다 큼). 일반적으로 상륙작전에서 교두보 확보 여부 자체는 섬의 크기가 작을 수록 .. 2022. 2. 10.
밀리터리 잡담 - 수직착함이 과연 더 안전한가? 사진1은 며칠전 남중국해에서 꼬로록한 F-35C의 모습. USS Carl Vinson에 착함하다가 분명히 갑판에 닿았으나 문제가 생겨 조종사 포함 7명의 부상자를 내고 저 모양이 됨.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알려진 바 없으나 부상자가 저렇게 여러명 발생한 것을 보면 아마도 arresting wire가 끊어진 듯. F-35C는 날개 면적을 늘리는 등 CATOBAR 함재기에 맞게 설계 변경을 했으나 여전히 착함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진2는 WW2 때 착함 사고를 내는 Corsair... 어레스팅 와이어도 그냥 쇠줄이 아니라 각종 피스톤과 밸브에 구성된 압력 장치에 연결되어있고, 착함하는 함재기의 남은 연료, 무장 등의 무게에 따라 그 인장력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의외로 매우 복잡한데, .. 2022. 2. 3.
포클랜드 전쟁 잡담 - 두 종류의 해리어 수직이착륙기인 해리어는 흔히 '거 경항모에서 사용하려고 만든거 아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1960년대 냉전 시대에 소련군의 기갑부대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것. 머릿수에서 딸리는 NATO군은 소련군의 전무후무 세계최강 기갑군단을 항공전력으로 막을 셈이었는데 NATO 수뇌부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련군의 탄도탄 소나기에서 공군기지를 보호할 방법이 당최 없었던 것. 그래서 짜낸 묘안이 동유럽 인근 작은 전방 기지에 수직이착륙기를 여기저기 분산해두자는 것. 여러가지 실험기체가 만들어졌으나 그 중 유일한 성공작이 Hawker Siddeley Harrier. 즉, 해리어는 어디까지나 지상군을 공격하기 위한 경공격기. 그러다보니 초기 기체인 영국공군 Harrier GR.1은 물론, 포클랜드 전쟁 당시 버전인 H.. 2022. 1. 27.
포클랜드 전쟁 잡담 - 레이더 사냥 영국공군이 Vulcan 폭격기와 9대의 Victor 급유기를 동원하여 감행한 포클랜드 섬의 Port Stanley 활주로 폭격이 의미가 있는 작전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말이 많음. 혹자는 공군의 무리한 욕심이 빚은 전략적 낭비였다고 하고, 일부에서는 덕분에 아르헨 공군이 Mirage 등의 제공기를 부에노스 아이레스 방위로 돌려 영국해군의 부담을 줄여주었다고 평가. 그러나 애초에 포트 스탠리의 활주로는 너무 좁고 짧아 Mirage나 Super Etendard 등 주력 전투기는 어차피 사용할 수 없었음. 그리고 어차피 포트 스탠리 공항은 영국 항모의 해리어들은 물론, 영국 구축함들이 밤마다 접근하여 4.5인치 함포로 공격을 해댔기 때문에 거기에 주력 전투기를 배치하는 것은 자살 행위. 나중에서야 영국 .. 2022. 1. 20.
포클랜드 전쟁 잡담 - Vulcan의 폭탄 포클랜드 섬 Port Stanley의 활주로에 Vulcan 폭격기가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공군의 계획을 전해들은 로열네이비 원정함대의 항모 사령관 Woodward는 '뭔 쓸데없는 짓거리'라며 혀를 참. 해리어에 폭탄 실어서 투하하면 되는데 뭐하러 공중급유기 떼거리로 날려가며 그 난리를 피우느냐는 것. 그런데 영국 공군에서 내세운 이 Black Buck 작전의 합리화 중 하나는 '그렇쟎아도 현장에 해리어 수가 너무 부족하므로 소중한 해리어를 위험한 활주로 폭격 작전에 노출시킬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웃워드는 일단 잠자코 있었는데 정작 작전 바로 직전에 영국 공군으로부터 '우리가 폭격하고 난 뒤에, 활주로 얼마나 부서졌나 보게 해리어 띄워서 사진 촬영 좀 해줘, 대낮에~'라는 요청을 받음. 웃워드는 '미친 .. 2022. 1. 13.
포클랜드 전쟁 잡담 - 고물상을 뒤지는 영국 공군 원래 영국 공군의 작계에 따르면 남대서양의 포클랜드 섬은 너무 멀고 영국공군은 장거리 타격 능력이 없기 떄문에, 그 섬이 침공당할 경우 그 방어는 로열네이비와 육군에게 맡기고 공군은 정찰 및 수송 정도만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음. 그러나 1980년대 초, 댓처의 무자비한 국방예산 감축에 육해공군이 모두 정신없이 칼질을 당하다가 포클랜드 전쟁이 터지자, 영국공군은 '여기서 밥숟가락 못 얹으면 영국공군은 전후에 집중 예산삭감 대상이 된다'라는 절박감에 무조건 타격작전을 펼치기로 작정. 영국공군이 가진 유일한 장거리 폭격기는 전세계 소년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지만 사실 별 볼일 없었던 Avro Vulcan 뿐이었는데 사실 이것도 영국-소련 전쟁을 상정한 중거리 폭격기라서 적도 인근 아센시온 기지에서 출격해도 .. 2022. 1. 6.
포클랜드 전쟁 잡담 - 스카이호크 이야기 월남전과 포클랜드 전쟁에서 맹활약한 A-4 Skyhawk는 원래 최후의 프로펠러 공격기 A-1D Skyraider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공격기로서 원래 제식번호도 A-4D. 워낙 설계가 잘 되어 크기가 작아 함재기인데도 날개를 접지 않아도 되고 그러다보니 구조도 단순하고 그러다보니 가볍고 게다가 결정적으로 가격도 쌈. 다만 1950년대에 설계된 기체답게 초음속도 못내고 폭장량도 아쉬웠고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장비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F-8 Crusader를 기반으로 설계된 A-7 Corsair로 점차 대체됨. 스카이호크는 1950년대 설계답게 기총이 동체가 아니라 날개에 붙어있는데, 심지어 WW2 당시 영국제 전투기에서 주로 쓰던 Hispano HS 404를 개조한 Colt Mk 12 20mm ca.. 2021.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