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 만약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정말 서민경제가 망하고 있다면 왜 그걸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안 쓸까요 ?
- 자유주의 경제론자들이 아무리 빽빽거려도 실제 피부로 느끼는 서민들에게는 씨알이 먹히지 않는 소리라는 것을 자유한국당도 알기 때문입니다.
- 주방 이모들이 사라지는 것이 정말 최저임금 때문 맞나요 ? 2016년에는 '김영란법 때문에 주방 이모들이 사라진다'라고 조선일보가 주장했더군요.
오늘 두가지 뉴스를 봤습니다. 둘 다 보수층이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국당 지방선거 슬로건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624439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1223446619179728&mediaCodeNo=257
이 두 가지를 보니 한심함과 동시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왜 저런 시대에 뒤떨어진 어젠다로 선거를 치르려 할까요 ?
자유한국당에는 판검사 기업인 서울대 출신들 많습니다. 대부분 공부 잘 하시던 분들입니다. 아마 저 분들도 저런 낡은 구호로는 주로 노년층에 집중된 일부 유권자 밖에 못 끌어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 낡은 구호에 공감하는 분들은 자유한국당이 저런 구호를 외치건 말건 어차피 자유한국당에 표를 줄 분들입니다. 즉, 저런 식으로 선거를 치르면 새로운 표를 못 끌어오고 선거는 참패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 저 똑똑한 양반들이 대체 왜 저럴까요 ?
제 추측으로는 '그게 현 상황에서는 그나마 가장 나은 어젠다이기 때문'일 거라고 봅니다. 즉, 이미 저 슬로건이 안 먹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내놓을 더 나은 슬로건이 없다는 반증 아닐까 합니다.
왜 최저임금 인상으로 망하고 있다는 서민 경제를 어젠다로 삼지 않을까요 ?
똑똑하고 많이 가진 이들로부터 개돼지 취급받는 서민들이 유일하게 떠받들려지는 때가 선거철입니다. 일인당 한표라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 핵심인데, 글자 그대로 We're many, they are few 니까요. 그런데 서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의도, 박애도, 자유도 평등도 사실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림살이입니다. 어떤 정권도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말아 먹고는 버티지 못합니다. 어려운 이름과 의미의 각종 경제지표 따위는 서민들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기 식구의 일자리와 돈벌이는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이니까요.
저 최저임금 인상의 폐해를 알리는 뉴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설익은 경제 정책, 즉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를 망치고 있고, 그 최대 피해자는 재벌이나 부동산 부자들이 아니라 바로 서민들입니다. 그런데 당장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려야 하는 자유한국당이 왜 저런 최저임금 문제를 슬로건으로 삼지 않고 이제는 웃음만 나오는 저런 구시대적 슬로건을 들고 나왔을까요 ? 저같은 아마추어 블로거도 생각해내는 것을 저 똑똑한 판검사 기업인 출신의 의원님들 머리로는 생각해내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서민 경제를 망친다'는 구호가 씨도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소위 자유주의 경제론자들이 '최저임금 인상하면 서민들만 망한다'라고 아무리 목이 쉬어라 외쳐도, 그를 피부로 느껴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정말 식당 이모들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있나요 ?
저도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블로거에 불과하다보니, 최저임금의 두자리 수 인상이 실제 서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똑똑히 알지 못합니다. 정말 문재인 정부의 어설픈 선의 때문에 요즘 식당 이모님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를 헤매는 것 아닌지 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뉴스를 뒤져보니, 문재인 당선 전, 최저임금 인상이 되기 훨씬 전인 2016년 12월 22일자 조선일보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났더군요. 경기부진과 그 놈의 김영란법 때문에 식당 이모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기사입니다.
[0%성장쇼크]① 사라지는 주방 이모들…일자리 잃어도 기댈 곳이 없다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biz&contid=2016122102267#Redyho
이건 뭐... 그러니까 이 양반들은 언제나 같은 소리만 반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식당 이모님들의 일자리가 줄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IMF 이전부터도 계속 망하고 있다고 하니까, 사실 식당 이모님들뿐만 아니라 식당 사장님들도 일자리를 잃었겠지요. 그러나 그게 문재인 정부의 사회주의적인 최저임금 인상 덕분이다 ? 이젠 저런 기사, 정말 지긋지긋 합니다.
'잡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국인들이 혐오하는 한국 식습관 - 과연 그들의 과거는 ? (15) | 2018.05.24 |
---|---|
클럽과 스타벅스 - 나폴레옹 시대의 클럽 이야기 (9) | 2018.05.10 |
잃어버린 프로이센의 영토와 클로제 (11) | 2018.04.04 |
잭 리처(Jack Reacher)를 통해 본 노후 준비 이야기 (9) | 2018.03.28 |
가상화폐에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내게 될까 ? (7) | 2018.03.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