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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3

욕망의 무게 - 배낭과 수레 모스크바를 떠나는 그랑다르메의 모습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사람과 말의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병사들의 혈색이 붉그스레 건강해 보이는 것에 비해, 마차와 포가를 끄는 말들의 모습은 눈에 띄게 마르고 병약해보였습니다. 보로디노 전투에서 특히 기병대의 손실이 컸을 뿐만 아니라 원정 내내 고질적이던 사료 부족 문제가 모스크바에서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마차와 수레가 너무 많았습니다. 포병대에 딸린 포가와 탄약 수송차, 그리고 대대마다 딸린 솥단지와 머스켓 탄약포 등의 짐을 실은 마차 등 규정된 군용 마차 외에 어중이떠중이 민간용 마차와 수레가 최저 1만5천대에서 최대 4만대까지 따라나섰던 것입니다. 총병력수가 10만도 안되는데 마차와 수레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 2021. 5. 10.
노동과 육아 - 볼보 광고에 나온 "Hard Times in the Mill" 가사 해설 새로 나온 볼보 자동차의 TV 광고를 봤습니다. 차선 유지나 후방 위험 감지 등을 위한 자동 안전 장치를 강조하는 내용이에요. 재미있었던 부분은 이 광고에 사용된 음악이었습니다. 제목은 "Hard Times in the Mill"이고 작사가는 무명씨입니다. 미국의 공업화 시기에 면직 공장(cotton mill)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리던 일종의 포크송입니다. 이 노래에는 여러가지 가사 버전이 있고, 또 여러 가수들이 레코드로 취입했는데, 이 광고에 삽입된 것은 그 중 가장 유명한 피트 시거(Pete Seeger)의 1950년대 버전입니다. 피트 시거는 당시 밥 딜런이나 존 바에즈 같은 포크송 가수들이 흔히 그랬듯이 사회성 있는 노래를 많이 불렀고 또 실제로 노동 운동과 인권 운동,.. 2020. 11. 5.
영국군과 프랑스군, 누가 더 잘 먹었을까 ? - 나폴레옹 시대의 군대밥 이야기 최근 영국이 노후된 뱅가드급 핵잠수함을 대체할 드레드노트급 핵잠수함의 건조를 발표했습니다. 그 사양을 보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 중 하나가 130명의 승조원에 1명의 의사와 3명의 요리사(chef)가 포함되어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쉐프를 3명이나 태우다니 잠수함 승조원들을 정말 잘 먹이려나 보다 싶지만, 그래봐야 영국인 조리병를 태울테니 드레드노트 승조원들은 암울한 식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나폴레옹 시대 때도 영국 요리는 유명했을까요 ? 예, 유명했습니다. 몇가지 관련 부분을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군 장교의 모험담을 그린 서양 무협지 Sharpe 시리즈에서 발췌해 보았습니다. -- Sharpe's Enemy by Bernard Cornwell (배경: 1812년, 포르투갈) ---.. 2016.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