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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14

보로디노 에필로그 (3) - 쿠투조프, 러시아를 구원하다 비아젬스키 대공의 기록에 따르면 러시아군 대부분이 전설 속의 영웅 나폴레옹을 상대로 잘 싸웠다고 스스로 우쭐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젊은 장교들과 최전선에 서지 않았던 부대들의 병사들 상당수가 정말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러시아군은 괴멸상태였습니다. 보로디노 전투에서 러시아군은 대략 3만8천에서 5만8천 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래 병력을 12만으로 추정하고 약 4만5천의 병력이 전사나 부상으로 손실되었다고 가정하면 37.5%의 손실을 낸 셈입니다. 보통 당시 전투에서 승자의 손실률이 10%, 패자는 20%였던 것을 생각하면 끔찍한 참패였습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정말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던 예나 전투와 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프로이센의 손실률은 각각 14%와 2.. 2020. 11. 2.
두 도시의 분위기 - 쿠투조프의 등장 전방에서 프랑스군과 러시아군, 나폴레옹과 바클레이 등이 뒤엉켜 몸과 마음이 다 고생하는 동안, 후방의 러시아인들도 적어도 마음은 큰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러시아 제국의 수도이자 황실 가족들이 모여 살던 서구적 도시 상트 페체르부르크는 상류층이나 서민층이나 모두 '이 전쟁은 이미 진 것'이라는 패배주의가 주도적이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자금과 인력을 모집하는데 성공하고 8월 초 상트 페체르부르그로 돌아온 알렉산드르가 보니, 심지어 자기 모친인 황태후조차도 각종 귀중품을 이미 도시 밖으로 빼돌려 놓고 자신도 언제든 피난갈 수 있도록 마차를 준비시켜 놓은 상태였습니다. 다른 귀족 가문들도 모두 말과 마차를 즉시 출발 가능 상태로 대기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트 페체르부르그와는 달리 모스크바는 적어도.. 2020.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