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상327

베트남 항공전 이모저모 베트남 전쟁 초기, 소련이 베트남에 SA-2 대공 미쓸을 지원해주었으나 미국은 혹시 소련 기술자가 죽기라도 하면 확전될까 두렵기도 하고 또 그것이 그냥 위협용일 뿐 실제로 가동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무시. 그러나 1965년 7월, F-4 팬텀기 1대가 SA-2에게 격추당하자 즉각 SA-2 기지에 대해 미군은 보복 공습. 그러나 이미 거긴 미사일 모형만 있었을 뿐 진짜 미사일 기지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 뒤. 대신 그 가짜 미사일 기지를 둘러싼 지역에 저고도 재래식 대공포가 잔뜩 배치되어 있었음. 미군기 무려 4대가 재래식 대공포에 맞아 떨어짐. 낙하산 탈출한 미군 조종사는 일단 숲 속에 숨은 뒤 무전으로 구조 요청. 베트남군은 그 위치를 잘 알면서도 일부러 놔둔 뒤 헬기 구조대가 오면 그걸 또 격추. .. 2021. 4. 15.
OECD 주요 국가들의 하루 시간 소비 패턴 이번 글은 아래의 "How do people across the world spend their time and what does this tell us about living conditions?" 이라는 글을 발췌 번역하고 또 거기서 제공한 OCED 및 중국 인도 등 몇몇 주요 국가 국민들의 일상 생활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그래프로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ourworldindata.org/time-use-living-conditions --본문 시작-- 이 차트에서 우리는 몇가지 공통적인 활동에 걸쳐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비교했습니다. 데이터는 사람들이 특정일에 어떻게 시간을 썼는지에 대해 OECD가 설문조사로 얻은 자료와 함께, 지난 주 특정일에 어떤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한 다른 몇몇 .. 2021. 4. 8.
군대와 먹을 것 관련 잡담 기내식과 C-ration은 무조건 까야지 혹시라도 '먹어보니 맛있던대?' 라고 말하면 안되는 모양. 그런 C-ration 중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최악이라고 하는 메뉴가 'Ham & lima beans' 라는 메뉴인데, 심지어 아래와 같은 캡션이 붙음. When GIs gave rations to hungry civilians in Korea, the Koreans would throw this particular meal back at them. Troops added cans of cheese sauce and/or cracker crumbs to try to make this war crime palatable. (미군들이 배고픈 한국 민간인들에게 이 C-레이션을 줄때도, 한국인들은 이 '.. 2021. 3. 24.
왜 방탄복을 flak jacket이라고 부를까? 원래 방탄복은 소총탄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파편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5.56mm 소총탄에는 그냥 뚫려요. 그래서 방탄복을 영어로는 bullet-proof jacket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flak jacket이라고 합니다. 우리 말로도 정확하게 하자면 방탄복이 아니라 방편복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파편은 영어로 fragment 또는 shrapnel입니다. 이걸 줄여 부르면 frag jacket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왜 flak jacket이라고 부를까요? 애초에 flak이 뭐지요? Flak은 항공기를 쏘는 고사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사실 이건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에요. 원래는 제대로 된 독일어로는 fliegerabwehrkanone(대충 플리거앞비어커노너)라고 합니다. 독일어.. 2021. 3. 18.
미끼로 쓰인 영국 구축함의 운명 -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1982년 아르헨티나가 남대서양의 영국령 포클랜드 섬을 점령했을 때 영국 해군은 사실 꼴이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영국은 이미 대영제국이 아니었고, 따라서 돈만 잔뜩 잡아먹는 항모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영국은 항모를 2척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HMS Hermes와 HMS Invincible이었습니다. (HMS Invincible입니다. 전후에 결국 인도 해군에 팔려서 복무하다가 최근 인도 해군에서도 퇴역하여 해체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말인 1944년부터 건조에 들어갔으나 1953년에나 완공된 Centaur급 경항모 HMS Hermes (2만4천톤, 28노트)는 취역한지 불과 8년 만인 1966년에 이미 비용 감당이 되지 않아 호주에 판매할 계획이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호주도.. 2021. 3. 4.
안나 카레니나가 한줄로 말하는 '좋은 결혼 상대' 명작 고전 소설 중 가장 인상적인 첫문장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는 항상 왈가왈부 말이 많습니다. 대체로 탑 랭킹에 들어간다고 다들 인정하는 것들 중에는 허먼 멜빌의 모비딕(Moby-Dick)이 대표적으로 들어갑니다. Call me Ishmael. 이 짧은 문장은 정말 영어의 가장 큰 아름다움 중 하나인 간결함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명문입니다. 이 문장의 번역은 대략 '내 이름은 이스마엘이다' 혹은 '날 이스마엘이라고 불러다오' 정도로 할 수 있습니다만,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많은 뜻이 함축되고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이것이 명문이라고 인정되는 것입니다. 즉 이스마엘이라는 것이 본명일 수도 있지만 아마도 가명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다면 왜 굳이 가명을 쓰는 것일까, 이름도 왜 하필이면 이스마엘.. 2021. 3. 1.
항모 및 기타 밀리터리 잡담 미국의 2번째 항모 USS Lexington (CV-2)은 원래 1916년에 전투순양함으로 건조되기 시작한 것인데 1922년에 항모로 개조. 단, 그때까지만 해도 "야간 혹은 폭풍우처럼 함재기 못 띄우는 상황에서 적함과 마주치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항모도 적함과 포격전을 벌일 수 있도록 8인치 2연장 포탑 4기를 유지. 이 포탑들은 1942년 초에 "아무리 봐도 힙하지 않아"라며 떼냄. 1986년, 리비아 카다피의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은 리비아를 폭격. 이른바 엘도라도 작전. 이를 위해 영국에 주둔한 F-111 폭격기를 이용했는데 프랑스와 스페인이 이 폭격에 대한 영공 개방을 거부하는 바람에 수천 마일을 우회함. 공중 급유 받으면 연료야 괜찮겠지만 조종사들 화장실은... (여기서 다시 한번.. 2021. 2. 25.
안디옥은 어디인가 - 십자군, 로마군, 갈리아인과 사도 바울의 이야기 최근에 광주 안디옥교회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집단 감염의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한국 개신교단에 대한 맹비난이 있었습니다. 오늘 글은 그런 비난에 대한 것은 아니고 그냥 안디옥이라는 곳이 뭐하는 곳이길래 이렇게 교회에 안디옥이라는 이름이 많은가에 대한 글입니다. 일단 안디옥은 정말 많이 쓰이는 이름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안디옥은 안티오크(Antioch) 또는 안티오키아(Antiochia)를 말하는 것으로서, 유명 게임 스타크래프트에도 프로토스 종족의 고향별 아이우르(Aiur)의 지방명으로 등장하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안티오키아(Antiochia)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사후 그의 제국을 나눠가진 부하 장군들 중 셀레우코스(Seleukos)가 세운 도시들의 .. 2021. 2. 4.
영화 테넷(Tenet)의 원문 대사 및 해석 * 이 포스트에는 영화 테넷(Tenet)에 대한 중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최근에야 영화 테넷(Tenet)을 보았습니다. 하도 어렵다고 소문이 나서 반쯤 포기하고 봤고요, 2번쯤 보고나니까 비로소 좀 이해가 되더라구요.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한 4번 봤네요. (테넷의 클라이맥스 부분을 선정한 기사 중 참 재치있게 잘 뽑았다고 생각되는 기사 타이틀입니다.) 저는 원래 영어에 서툰 편입니다만, 그래도 같은 영화를 한글 자막 끼고 4번 정도 보니까 일부 구절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영화는 그냥 줄거리와 비주얼 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대사 한줄한줄의 멋도 함께 느끼면 좋거든요. 가령 영화 '신세계'에서 최민식의 명대사인 다음 장면을 영어 자막으로 본다고 생각해보십시요. 그 쿨한 허탈함과 낭패감이 제대로.. 2021. 1. 28.
은퇴와 일, 꿈과 저축에 대한 잡상 아직 고등학생이거나 또는 이제 막 대학에 진학하게 될 고교 졸업생들은 어떤 전공을 가질지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사실상 첫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제 19살 된 고교 졸업생에게 확고한 꿈이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좀 어려운 일입니다. 저처럼 이제 50이 넘은 사람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성인들도 자기가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바가 뭔지 잘 모르고 사는데 말입니다. (지금 봐도 명짤입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지 않나요?) 제가 저희 아이나 친척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은 그런 경향이 더 강한데, 취업하려면 공대를 가는 것이 좋다. 단, 공대를 가면 취업은 되는데 맘에 안 드는 곳에 취업이 되더라.' 이건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순수하.. 2021. 1. 21.
군함을 pay off 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미국이나 영국 해군 관련 영문 기사를 읽다보면 pay off 라는 표현을 가끔 읽게 됩니다. '지불하고 끝내다' 라는 뜻의 이 표현은 대체로 다음 사진 속의 기사에서처럼, 군함에 사용될 때는 '퇴역시킨다' 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군함을 퇴역시키는데 대체 무슨 돈을 내길래 pay off라는 표현을 쓰는 것일까요 ? 이건 과거 영국 해군의 군함 운용 방식과 전통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근대 이전에는 원래 상비군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만, 특히 해군의 경우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영국 해군 군함의 이름 앞에 붙는 HMS (His/Her Majestic Ship)이라는 호칭의 기원도, 해전을 위해 동원된 함대 내의 선박 중에서 민간 소유였다가 임시로 동원된 배와 원래부터 국왕 소유였던 배를 구분하기 위해 붙여졌던.. 2021. 1. 7.
전기 셔틀 노릇을 한 항공모함 - USS Lexington 이야기 시애틀 근처의 작은 도시인 타코마(Tacoma) 시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인구와 산업이 불어나면서, 늘어나는 전력 수요 감당을 위해 몇 년 전에 쿠쉬먼 댐(Cushman Dam No. 1)을 건설했습니다. 이렇게 그 수력 발전에서 나오는 전력에 의존하던 타코마 시에 1929년 겨울, 뜻하지 않은 재앙이 닥쳤습니다. 시애틀은 비가 자주 오는 곳이라서 그럴 줄은 몰랐는데 여기에도 가뭄이 든 것입니다. 쿠쉬먼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쿠쉬먼 댐에서의 수력 발전에 문제가 생겼고, 당장 타코마 시는 전력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공장과 상점이 문을 닫아야 했고, 단기 실업자가 급증했습니다. (지금도 존재하는 퓨짓 사운드 미해군 조선소의 위치입니다. 지도 아래에 타코마가 보입니다.) (구글맵에서 찾아본 .. 2020.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