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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인플레와 금리 인상에 대비하라 지난주 금요일인 12/11에 방송된 KBS FM 라디오 오후 4시의 경제 프로그램인 '최경영의 경제쇼'에서 들은 이야기가 흥미로와서 기억나는 것 중에 중요했던 것들을 여기에 정리했습니다. 이 날은 서강대학교 김영익 교수라는 분과의 대담이었습니다. 제 기억이 일부 잘못 되었을 수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으시면 아래 URL에서 다시듣기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program.kbs.co.kr/1radio/radio/economy/pc/list.html?smenu=c16974 - 리먼 사태 이후 장기 초저금리 상황 때문에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 출구 전략을 살펴야 할 시기이다. - 전세계적으로 돈을 이렇게 많이 풀면 당연히 발생해야 할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았다. - 그 이유 중 하나는 .. 2020. 12. 17.
1812 모스크바 대화재 (1) - 방화? 실화? 또는 필연 모스크바 주지사인 로스톱친은 러시아군이 나폴레옹을 간단히 무찌를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면서도, 이미 여러번에 걸쳐 '만에 하나라도' 프랑스군이 모스크바를 점령한다면 그들은 잿더미 이외에 아무 것도 손에 넣지 못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선언한 바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모스크바를 사수하겠다는 쿠투조프의 약속을 애초부터 로스톱친은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9월 13일 저녁에 쿠투조프로부터 모스크바를 포기한다는 공식 통보를 받기 전부터, 로스톱친은 시내에 불을 지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소화 펌프를 모두 시내에서 철수시키고 인화물을 곡물과 의류, 가죽 등의 상품을 저장한 창고 주변에 가져다 놓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모든 준비와 실행을 모스크바 경찰 국장인 보로넨코(Voronenko)에게 지시하면서,.. 2020. 12. 14.
사랑에 대한 위로 - The Rose 가사 해설 The Rose라는 노래는 배트 미들러(Bette Midler)가 자신이 주연한 같은 이름의 1979년 영화 The Rose의 엔딩 송으로 직접 불러서 유명해진 노래입니다. 제니스 조플린의 인생을 그린 이 영화는 저를 포함해서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이 주제곡만큼은 매우 유명하지요. 원래 70~80년대 팝계의 분위기는 보통 가수가 직접 자신의 곡을 작사작곡하는 것입니다만, 이 노래는 배트 미들러가 쓴 것이 아닙니다. 배트 미들러도 가수이자 배우입니다만, 맥브룸(Amanda McBroom)이라는 상대적으로 무명인 가수이자 배우가 1977년에 작사작곡하여 이런저런 소무대에서 불렀던 곡입니다. 이 가수는 매니저가 밥 시거(Bob Seger) 스타일의 곡을 써보라는 요구를 받고 45분만에 이 곡을.. 2020. 12. 10.
텅빈 거리의 군악대 -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입성 그랑다르메 본대가 모스크바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포클로나이아(Poklonnaia) 언덕에 올라선 것은 다음날인 1812년 9월 14일 오후였습니다. 근위대 소속의 부르고뉴(Adrien Jean-Baptiste François Bourgogne) 하사의 기록에 따르면 이 언덕 정상에 오른 병사들은 모두 흥분하여 아직 고개 아래에 있는 동료들에게 "모스꾸, 모스꾸 (Moscou, 모스크바의 프랑스어 표기)"를 외쳤습니다. 그 소리에 모든 병사들은 서둘러 정상에 올라 저 멀리 모스크바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부르고뉴 하사는 이 순간, 여태까지 겪었던 모든 고난과 굶주림, 위험 등은 다 사라져버렸고, 자신을 포함한 모든 병사들은 이제 저 곳에서 편안하게 겨울을 날 생각과, 모스크바의 세련된 여인들과 사랑(?)을 .. 2020. 12. 7.
재미로 읽는 경항모 이야기 (3) HMAS Sydney (1만9천톤, 24.5노트), Majestic-class 경항모이자 호주 해군이 처음으로 보유한 항모. 1944년 HMS Terrible로 진수되었으나 전쟁이 끝나면서 호주에게 매각되어 HMAS Sydney가 됨. 사진 속 모습은 대략 1949년에 찍힌 것. 한국전에도 참전. 불과 10년 사용한 뒤 1958년부터는 고속 병력 수송선으로 사용됨. 그 목적으로 월남전에도 참전. 결국 1973년 퇴역했는데, 관광 명소 겸 박물관 쉽으로 남겨두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결국 1975년 매각되어 해체됨. 이걸 매입한 회사는... 한국의 동국제강. 뜯어서 고철로 씀. ** 세번쨰 사진은 점심식사 장면. 저 철제식판을 보고 미국 양덕들이 놀람. "야, 난 저거 미해군에서만 쓰는 줄 알았어" ** 4번.. 2020. 12. 3.
모스크바 최후의 밤 - 1812년 9월 14일 새벽 9월 13일 밤 러시아군의 철수는 쿠투조프의 결정 이후 즉각 이루어졌습니다. 쿠투조프가 회의를 소집했던 것이 저녁 8시였는데, 이미 밤 11시에는 러시아군 포병대가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를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부투를린(Dmitry Petrovich Buturlin)이라는 젊은 참모 장교의 기록에 따르면 이 후퇴를 하며 러시아군은 장교들이나 병사들이나 모두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을 흘리며 걸었다고 합니다. 바로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모스크바 사수를 외치던 군대가 시내를 가로질러 후퇴하는 모습을 보고 시민들도 복장이 터졌습니다. 어떤 시민들은 병사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어두운 밤거리는 혼란의 도가니가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의외로 러시아군의 후퇴는 꽤 질서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 2020. 11. 30.
재미로 읽는 경항모 이야기 (2) 보그(Bogue)급 호위항모(CVE)는 WWII 초기에 미국에서 상선을 기반으로 생산하여 lend-lease 프로그램 하에 영국해군에게 넘겨준 것. 이들은 영국 해군에서는 이를 어태커(Attacker)급 항모로 분류하여 수송선단 호송용으로 사용. 당시 미해군은 금주법 시대의 잔재가 아직 남아서 수병들에게 술이 지급되지 않는 dry ship의 전통이 있었고, 술이 없으면 단 것이 땡기는 사람 심리에 따라 대신 아이스크림 만드는 기계도 있었고 대형 세탁기까지 딸려 있었음. 그러나 그록(grog)이 life blood였던 영국 해군에서는 이 보그급 호위항모를 인수할 때 '남자라면 그록이지 뭔 애들처럼 아이스크림이냐' 라며 아이스크림 제조기를 제거. 또한 '영국 수병은 양동이 1개와 비누 1장이면 몸과 옷을 깨.. 2020. 11. 26.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왜 4딸라인가 ? - EU와의 면책 협약 6줄 요약 -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EU에 마진을 거의 붙이지 않고 가장 싼 가격에 공급됨 - 그 이유 중 하나는 백신 부작용에 관련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정 부분에 대해 면책특권을 받기로 EU와 합의했기 때문 - 역으로 말하면 다른 백신들은 그 가격에 부작용 발생시에 대비한 소송비용과 보상금을 포함한 가격이라는 이야기 - 관련된 법정 스릴러 소설 존 그리셤 '소송 사냥꾼' 꿀잼 - 우리나라가 6년째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 1위를 하고 있는 것도 이유가 있다 - 코로나 방역을 위해 송년회 등 연말 모임 갖지 마시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그게 애국이고 이웃사랑이자 절세하는 방법입니다 지난 주 한국 언론에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1회 접종분(dose) 가격 예상치가.. 2020. 11. 23.
재미로 읽는 경항모 이야기 (1) 한국 해군의 경항모 계획에 대해 밀덕들의 찬반론이 거셉니다. 항모와 전함에 관심이 많지만 (엄근진) 절대 밀덕이 아닌 저는 개인적으로는 USS America와 같은 강습상륙함(LHA) 건조계획에 찬성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해군이 만들겠다는 것도 딱 그 정도입니다. 주변국과의 군비 경쟁 완화나 기재부 예산 심의 통과를 위해서는 포장을 강습상륙함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왜 굳이 경항모라고 썰을 풀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아무튼 한국 해군의 경항모 추진 계획을 기념하여 그동안 페북에 토막토막 올려놓았던 WWII 당시의 경항모 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올립니다. 제 블로그 전체가 그렇습니다만 어디까지나 흥미위주의 읽을거리에 불과하며 결코 전문가의 진지한 포스팅이 아님을 감안하고 읽으세요. 첫번째 사진은 WW.. 2020. 11. 19.
"러시아는 장소가 아니라 군대다" - 모스크바 포기 9월 8일 잠에서 깬 러시아군은 어슬렁어슬렁 후퇴를 시작했습니다. 쿠투조프의 명령은 표면적으로는 좀더 방어에 용이한 6km 후방의 모자이스크(Mozhaisk)로 이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만, 곧 다시 모스크바 인근까지 후퇴한다는 명령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후퇴 행렬은 군율이 헝클어졌지만 의외로 탈영은 많지 않았습니다. 미타레프스키(Nikolai Mitarevski)라는 포병 장교의 기록에 이때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전날 전투 중에 그의 야포를 끄는 말들 중에 폭발탄 파편에 맞아 아래 턱이 부서져버린 말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 말은 출혈은 몰라도 곧 굶어죽을 것이 뻔했으므로 포가에서 풀어주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도록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포병대에서 대포를 끄.. 2020. 11. 16.
글로 읽는 먹방 - 잭 오브리의 커피 초심을 살려, 나폴레옹 전쟁 기간 중 영국 해군 함장과 그 친구인 군의관의 모험을 그린 소설인 Jack Aubrey & Maturin 시리즈 중 커피와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서 번역해 보았습니다. 일종의 문장으로 보는 먹방이지요. 저도 이 소설을 읽고 난 뒤에 '커피는 hot & strong'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Post Captain 1) 멜베리(Melbury) 장(莊)에서의 아침식사도 쾌활한 편이었으나, 약간 다른 방향으로 그런 편이었다. 칙칙한 마호가니와 터키식 카펫, 웅장한 의자들, 커피와 베이컨, 담배와 땀에 젖은 남자들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그들은 새벽부터 낚시질을 갔다가 이제 막 아침식사를 절반 정도 끝낸 상태였다. 그들 앞에 대령된 아침식사는 넓고 하얀 식탁보를 가득 매우고 .. 2020. 11. 12.
보로디노 에필로그 (4) - 자기 모순 한편, 프랑스군의 피해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적게는 2만8천부터 많게는 4만까지 피해 추정치는 다양한데, 여기서는 대략 3만5천이라고 보겠습니다. 프랑스군의 전력을 대략 14만이라고 가정한다면, 약 25%의 피해였습니다. 거의 40%의 손실을 낸 러시아군에 비하면 훨씬 적은 편이었지만, 어지간한 전투에서 패배했을 때나 내던 손실이었습니다. 러시아군의 피해를 4만5천이라고 가정하면 하루 아침에 양측이 무려 9만5천의 피해를 낸 셈이었습니다. 이는 당대 유럽 전사상 단 하루에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전투였고, 이 기록은 제1차 세계대전 1916년 7월 1일 솜므(Somme) 전투 때까지도 깨지지 않았습니다. (솜므 전투는 영불 연합군이 독일군을 몰아내기 위해 벌인 전투입니다. 약 140일간 이어진 전투에서.. 2020.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