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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빵을 먹으면 배가 쉽게 꺼진다 ? - 크네케브뢰를 먹으며 전에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주로 먹는 크네케브뢰(knäckebröd, 덴마크어로는 knækbrød, 영어로는 crispbread)라는 빵에 대해서 간단히 적은 바가 있었습니다. (토르 라그나로크 - 바이킹들의 빵 참조) 최근에 이케아에 갔다가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크네케브뢰 한 팩을 사고야 말았습니다. 영국의 피쉬앤칩스 같은 것도 아무리 맛이 없다고 해도 욕을 하는 것과 먹어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의 말만 듣고 욕을 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 (그래서 저는 피쉬앤칩스 욕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도 비싼 생선인 대구를 튀겼는데 맛이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하물며 그냥 식빵이나 건빵도 튀기면 맛있는 법인데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맛있습니다 ! 이건 허브.. 2019. 9. 30.
아프리카의 기아는 무엇 때문인가 ? 저는 아주 예전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왜 아프리카 사람들은 저토록 기아에 시달리는가 하는 것입니다. 알고보면 아프리카 일부 지역이 한시적으로 굶주리는 것 뿐, 아프리카가 기아에 시달리는 생지옥이라는 이미지는 구호단체들이 더 많은 기부금을 노리고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아프리카가 기아에 시달리는 지역이라는 것은 맞는 말인 모양입니다. 특히 제가 궁금했던 것은, 사람이 살기에 훨씬 척박한 지역인 사막 지대나 북극 인근 지역에서는 저런 빈곤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데, 왜 유독 아프리카에서만 저렇게 기아가 자주 발생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설프게 생각한 것은 이 모든 것이 결국 유럽인들의 아프리카 식민지화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사막이든 고원이든 모든 .. 2019. 9. 26.
1812년 그랑다르메(Grande Armée)의 내부 상황 (2편) 일단 프랑스나 폴란드는 물론, 나폴레옹의 오랜 동맹국이었던 바이에른이나 바덴, 뷔르템베르크, 작센 등 독일 출신 병사들은 나폴레옹과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으므로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원래 독일은 신구교간의 종교 차이도 있고 해서 남북간 지역 감정이 심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남부 독일 출신들은 딱히 프랑스인들을 매우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프랑스에 대한 미움보다는 프로이센에 대한 혐오감이 더 심했습니다. 반면에 주로 헤센(Hessen)과 옛 프로이센 영토로 새로 편성된 베스트팔렌 왕국 병사들, 즉 북부 독일 출신의 병사들은 이렇게 프랑스군에 편입되어 전쟁터로 나갈 때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1812년 1월, 베스트팔렌의 총리는 전쟁 준비에 대해.. 2019. 9. 23.
왜 20대 남성들은 분노하는가? 며칠 전에 본 링크인데 방금에야 읽었습니다. 왜 20대 남성들이 현재의 진보 정권에 분노하며 보수화되고 있는가에 대한 '관찰' 입니다. 순수하게 '관찰 분석'의 형태로 쓰인 글이라서 그게 옳다 그르다 라는 평가나 해결책은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꽤 맞는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긴 글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 일부 발췌했습니다. 요약하면 1) 산업구조 변화로 여성에게 유리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반면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 남성 위주의 일자리는 줄어든다. 2) 여성들이 공부를 더 잘한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수학까지도 여학생 성적이 더 좋다. 3) 그런데도 군대는 남성만 간다. [유창오 칼럼] 남자의 종말과 청년보수의 등장 https://firenzedt.com.. 2019. 9. 21.
누가복음 12장의 어리석은 부자 -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누가복음 12장에는 어리석은 부자에 대한 은유가 나옵니다. 한줄로 요약하면 부질없는 세속적인 부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는 내용입니다. 12:16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비유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떤 부자의 밭에서 수확이 많이 나왔다. 12:17 그 부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곡식을 저장해 둘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할까?’ 12:18 그는 말했다. ‘이렇게 해야겠다. 내 곳간을 헐고 더 큰 곳간을 세워 거기에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저장하겠다.’ 12:19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말할 것이다. ‘인생아, 여러 해 동안 쓰기에 넉넉한 많은 재산을 가졌으니 편히 쉬고 먹고 마시며 인생을 즐겨라.’ 12:20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사람에게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아! 오늘 밤 네 영혼을 가져갈 .. 2019. 9. 19.
1812년 그랑다르메(Grande Armée)의 내부 상황 (1편) 1812년 5월18일, 아직 폴란드 푸오츠크(Płock)에 있던 나폴레옹의 의붓아들이자 이탈리아 왕국의 부왕(viceroi)인 외젠 보아르네(Eugène de Beauharnais)가 당시 임신 중이었던 부인 아우구스타(Auguste Amalie Ludovika Georgia von Bayern)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전쟁이 실제로 발발할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는 거 아시오 ? 사람들 말로는 전쟁이 일어날 턱이 없다고 하오. 이유는 양측 모두 전쟁으로 얻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라오. 결국 협상으로 이 상황이 종결될 것이라고 다들 말하고 있소." (바이에른 왕국의 공주 아우구스타입니다. 외젠과의 결혼은 순수하게 정략적으로 맺어진 것이었으나, 외젠이나 아.. 2019. 9. 16.
영화 "다운사이징" - 45세에 얼마를 모아둔 것이 보통인가 ? #써놓고 보니까 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네요. '나 정도면 미국에서도 중간은 가는구나, 걱정 안 해도 되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걱정하셔야 합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딱 중간에 속하는 평범한 서민의 삶은 힘듭니다. 특히 노후에 어떻게 먹고살지 걱정되고요. 늙어서 폐지 주으러 다니지 않으려면 상위 20% 안에는 들어야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모으고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or die trying.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라는 제목의 맷 데이먼 주연의 2017년 영화가 있습니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환경 보호와 빈부격차 해소 등의 메시지를 담은 블랙 코미디 영화입니다. 주된 내용은 사람을 손바닥 정도의 길이로 줄이는 신기술이 개발된 것을 배경으로, 경제적.. 2019. 9. 12.
러시아 침공을 위한 병참 준비 - 무엇이 문제였을까 ? (마지막편) 2002년 3월 15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Vilnius) 교외의 공사 현장에서 많은 수의 사람 뼈가 발견되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소련 시절 KGB가 암장을 한 정치범들의 시신이거나 혹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학살한 포로 또는 유태인들의 시신이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그러나 발굴을 더 진행해본 결과 나폴레옹 시대의 군복과 머스켓 소총 등이 나오면서 이 3천여 구가 넘는 해골들이 1812년에 죽은 나폴레옹의 병사들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20여 명을 제외하고는 이 해골의 주인은 모두 남성이었고, 대부분은 죽을 때 20대의 나이였습니다. 이 해골들을 연구한 결과, 이 해골들 중 상당수에서 질소 동위원소의 양이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질소 동위원소는 단백질과 상관이 많은.. 2019. 9. 9.
추석 특집 - 어느 아재와의 제사 관련 썰 # 추석을 앞두고, 두 젊은 과차장급 엄마 직원들이 막 결혼한 젊은 여직원을 둘러싸고 "절대 애는 낳지마, 여자만 죽어나" 라고 이야기하더니 이번엔 아직 결혼하지 않은 고참급 여직원에게 "언닌 절대 결혼하지마요" 라고 세뇌 교육을 하고 있더군요.... # 이 글은 제삿상을 둘러싼 종교적 의미가 아니라 남녀 불평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담주 추석을 미리 축하하는 의미에서 전에 어떤 아재와 주고 받았던 잡담 이야기를 적습니다. 그 분과는 어쩌다 재산 상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알고보니 그 분 처가댁이 상당한 부자셨습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저> 와 그러면 님께서도 처가에서 나중에 유산을 좀 물려받으실 가능성이 있는거네요 ? 그분> 에이, 아니에요. 저희 처가는 남자 위주로 돌아가.. 2019. 9. 5.
러시아 침공을 위한 병참 준비 - 무엇이 문제였을까 ? (4편) 1812년 러시아 원정에 나서던 당시의 나폴레옹은 당대의, 아니 그 이후의 누구보다도 당시 상황과 군사 전략 등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 중의 전문가였습니다. 훗날 그가 러시아 원정 작전 중 저지른 실수와 오판 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왈가왈부 떠들지만 그 당시의 지식과 기술로는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다룰 문제도 정말 어쩔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흔히 나폴레옹이 보급 문제를 등한시해서 혹은 러시아의 추위를 대비하지 않아서 참패했다고 하지만 여태까지 보셨다시피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나폴레옹의 준비가 어느 정도로 철저했는가를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부교병 연대(régiment des Pontonniers)까지 철저히 준비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언듯 보면 광활한 초원으로 된 나라 같지.. 2019.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