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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0

문제는 세금이야 이 멍청아 ! -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 최근 해외 언론에 트럼프의 작년말 법인세 대폭 인하 효과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Trump’s tax-cut party is officially overhttps://finance.yahoo.com/news/trumps-tax-cut-party-officially-204513240.html 별로 긴 기사도 아니지만, 요약하면 '기업 세금을 대폭 깎아줬지만 트럼프의 선전과는 달리 그 혜택 대부분은 기업의 금고를 채우기만 할 뿐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극히 작더라' 라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비슷한 내용의 기사는 매우 많습니다. (물론 반대로 찬양고무하는 내용도 많습니다.) 'Trump’s Tax Cut Hasn’t Done Anything for Workers'h.. 2018. 11. 29.
급할 수록 돌아가라 - 쿠임브라(Coimbra)의 함락 9월 27일 오전의 이 부사쿠 전투에서 프랑스군은 약 500의 전사와 3600의 부상, 거기에 400에 가까운 실종자를 냈는데 비해 영국-포르투갈 연합군은 고작 전사 200에 부상 1000, 그리고 50의 실종자를 냈을 뿐이었습니다. 명백한 프랑스군의 참패였고, 그 원인은 마세나의 잘못된 판단이었지요. 마세나는 자신의 작전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에 대해 꽤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우수한 지휘관은 패전의 충격에서 재빨리 빠져나오는 법이지요. 그는 실패의 원인이 생각보다 웰링턴의 방어선이 훨씬 더 길게 늘어져 있어서, 가파른 능선이라는 강력한 방어선을 충분히 우회하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잘 이해했습니다. 원인이 나오면 해법도 있기 마련이고, 해법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훨씬 더 크게 우회하면 되.. 2018. 11. 26.
부사쿠(Bussaco) 전투 (2) - 가늘고 긴 선 마세나의 명령대로 이른 아침 부사쿠 능선에 늘어선 영국군 방어선의 측면을 향해 기어오른 레이니에의 제 2군단은 크게 2개 사단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들은 몬데고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자욱한 아침 안개에 가려져 영국군의 관측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안개로 인해 프랑스군도 능선 위의 영국군의 존재를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대오를 맞추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이들은 사단 단위의 질서 정연한 대오가 아니라 기껏해야 대대 단위를 간신히 유지한 엉클어진 모습으로 행군해야 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안개를 뚫고 고지에 오른 프랑스군 눈 앞에 펼쳐진 능선은 텅 비어 있어야 했습니다. 영국-포르투갈 연합군의 방어진의 측면을 우회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천만.. 2018. 11. 22.
의외의 의미를 가진 노래 - We will rock you 가사 해석 저는 전부터 퀸의 We will rock you 라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굉장히 이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노래는 다들 아시다시피 전세계 스포츠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울려퍼지는 응원가와 축가로 쓰이는 신나고 힘찬 노래입니다. 그러나 그 가사 내용은 사람의 사기를 드높이기보다는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하는 것으로 들립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면 늙어서 추해진다' 라는 내용의 가사이거든요. 그런데 미국 영국 등의 관객들이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도 아닐텐데 그런 가사의 노래를 응원가로 부를까 싶어 의아했습니다. (구글에 we will rock you sports anthem으로 검색해보면 수많은 클립이 쏟아집니다. ) 그런데 이 기사를 보니 작사작곡을 한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정말 '인생의 덧없음'.. 2018. 11. 19.
유럽인들은 언제부터 고기를 배불리 먹었나 - Poule au pot 이야기 '문학과현실'사에서 출간된 빅토르 위고의 "브르타뉴의 세 아이들"이라는 소설은 솔직히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이 소설 속에는 주인공들이 마라나 당통, 콘월리스나 윌리엄 피트와 같은 실존 인물과 함께 등장하기 때문에, 제가 읽을 때 누가 실존 인물이었고 누가 가공의 인물인지가 약간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위키를 뒤져 보았으나, 대체 이 소설에 대해서는 찾을 수가 없더군요. 한참 후에야, 이 소설의 원제가 '1793' 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소설은 빅토르 위고가 마지막으로 쓴 작품으로서, 제목이 암시하듯이 프랑스 대혁명에 반발하며 일어났던 방데(Vandee) 지방의 내란을 다룬 것입니다. 줄거리는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몇가지 인상적인 대목들이 있더군요. 아마 '~.. 2018. 11. 15.
부사쿠(Bussaco) 전투 (1) - 사자는 방심하지 않는다 탄약고 폭발로 인한 알메이다 요새의 갑작스러운 함락은 웰링턴을 크게 당황시킬만 했습니다. 하지만 웰링턴은 그렇게까지 당황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생각보다 너무 일찍 함락되긴 했지만 어차피 알메이다의 함락은 예견되었던 것이고, 시우다드 로드리고의 스페인군이 분전해준 덕분에 방어 준비는 이미 충분히 되어 있었거든요. 문제는 그 방어 준비라는 것의 본질이었습니다. 웰링턴의 방어전략은 간단했습니다. 후퇴였지요. 그는 기세등등한 프랑스군과 싸울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는 그 일대의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리고 게속 후퇴했습니다. 군대가 후퇴하면서 주민들에게까지 소개령을 내리는 것은 당시 유럽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웰링턴이 그런 명령을 내린 것은 식량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식량을 현지 조달하는 프랑스군의.. 2018. 11. 12.
Hammer to Fall 가사 해석 - 필연적인 죽음에 대한 신나는 노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2번 본 기념으로 퀸의 노래 가사 한편 더 올립니다. 지난 6월부터 이 영화 개봉을 학수고대했는데, 그러면서도 혹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면 어쩌나 하고 약간 걱정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적어도 제게는 매우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하일라이트인 웸블리 공연 장면은 이미 2번 보았지만 또 보고 싶을 정도로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진짜 프레디 머큐리는 아니지만 큰 화면에서 빵빵 터지는 사운드로 들으니 진짜 공연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유튜브로 보는 실제 프레디의 공연 녹화와는 또다른 감동이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의 웸블리 공연은 실제 공연과는 달리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를 빼고 4곡이 연주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걸 뺸.. 2018. 11. 8.
어느 병사의 주석 스푼 이야기 화제의 영화였던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저스 3 : 인피니티 워'에서 묘한 소품이 있었습니다. 토르가 우주 공간에서 떠돌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 일당의 우주선에 구출해낸 뒤, 뭔가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토르는 상당히 조그만 구리 사발 같은 것에서 뭔가 수프 같은 것을 스푼으로 먹고 있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타노스가 가오갤 일당 중 가모라를 붙잡은 뒤에, 가모라에게 '너 배고프지 않냐?' 라며 뭔가 먹을 것을 건네는데, 그게 토르가 먹던 것과 똑같이 생긴 조그만 구리 사발 같은 것이었어요. (유튜브를 열심히 검색해서 간신히 찾은 화면입니다. 원래도 좀 작은 사이즈의 사발인데 타노스의 손에 쥐니 거의 컵이네요. 토르가 먹던 사발 장면은 아무리 검색해도 안 나옵니다.) (인피니.. 2018. 11. 5.
국내 보수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미국 경제 활황의 비결 요즘 한국 경기가 어렵다는 신문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체감적으로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실은 제가 느끼기에는 리먼 사태 이후, 조금 더 과장하면 IMF 이후 젊은이들 취업은 항상 어려웠고 자영업자 장사도 계속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그동안 우리나라는 MB와 503 정권 하에서 대단한 호황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런 호황의 달콤한 과실은 주로 기업들과 자본가들이 다 따먹었기 때문에, 대기업에 근무하지 않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것일까요 ? 하긴 양극화는 점점 심해진다고 하지요. 생각해보면 그동안에도 보수 언론의 경제란에서도 서민 경제를 걱정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김영란법이나 노인기초연금처럼 정부에서 사회정의 또는 사회복지를 위한 규제나 법령을.. 2018. 11. 3.
영국에서는 말이, 스코틀랜드에서는 사람이 먹는 곡식 Sharpe's Trafalgar by Bernard Cornwell (배경 : 1805년 인도양 무역선 상) ----------------------------- 아침식사는 매일 오전 8시였다. 3등실의 승객들은 종종 그룹으로 나뉘어, 각 그룹 내에서 당번을 정해 앞갑판(forecastle) 쪽에 있는 주방으로부터 버구(burgoo) 한단지를 가져왔다. 버구라는 것은 오트밀 죽에 밤새 주방 난로에서 고기를 삶을 때 나온 쇠고기 기름 조각을 섞은 것이었다. 점심은 정오에 있었는데, 이 때의 메뉴도 역시 버구였다. 다만 점심 때의 버구에는 좀 탄데다 덩어리진 오트밀에 좀더 큰 고기 조각 또는 질긴 말린 생선 조각이 섞여 나왔다. 일요일에는 소금에 절인 생선과 돌처럼 딱딱한 건빵이 나왔는데, 건빵은 바구미 .. 2018.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