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750

빵껍질 없는 빵 이야기 - 식빵의 역사 우리 동네에 뺑드미 제빵소라는 빵집이 있는 것을 오며가며 본 적이 있습니다. (망했는지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Pain은 불어로 빵이고, de는 "~의"라는 뜻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미(mie)라는 단어는 처음 보는 것이었어요. 스마트폰으로 불어 사전을 뒤져보니 (세상은 정말 편하고 좋아졌습니다!) mie라는 것은 빵의 껍질이 아닌 속살을 뜻하는 단어이더군요. 결국 뺑드미(pain de mie)는 '속살로 된 빵'이라는 뜻인데, 불한 사전에는 '식빵'이라고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빵에는 정말 많은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그저 다 '빵'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구미 사람들에게 아무거나 '빵'이라고 지칭하면 안되는 모양입니다. 가령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주인공과 그 여친인 캐서린이.. 2018. 6. 21.
북한은 대체 왜 병력의 70%를 전진배치했을까 ? - 철도와 군대 4줄 요약 : 1) 북한은 전체 병력 70%를 휴전선에 배치하는 기형적인 병력 배치를 하여 한미 연합군의 후방 상륙에 속수무책인데, 이는 아마 엉망인 내부 교통망 때문인 듯 합니다.2) 상륙 작전을 하는 한미 연합 훈련은 분명히 공세적 훈련 맞고, 북한군을 속수무책으로 만드는 그런 훈련에 기겁을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입니다.3) 비핵화 협상에서 무장해제를 하는 측은 북한입니다. 만약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는 그냥 한미 훈련을 다시 하면 됩니다. 독도함 해체하라는 요구도 아닌데 마치 우리가 무장해제하는 것처럼 오도할 필요는 없습니다.4) 만약 북한이 핵을 고수하고, 정말 남한에 사용하기 위해 핵을 만든 것이라면, 어차피 상륙작전이나 기갑부대 훈련으로는 핵을 막지 못합니다. 비핵화와 연.. 2018. 6. 17.
형제간의 전쟁 - 1810년 네덜란드 합병 1809년 바그람 전투에서 오스트리아를 격파한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로부터 추가적인 영토를 뜯어냅니다. 그러나 이때가 나폴레옹 제국이 최대 영토를 자랑하던 때는 아니었습니다. 그 순간은 1810년에 오는데, 이때 나폴레옹이 우디노의 군단을 동원하여 추가로 타국을 정복했고 그 땅을 아예 프랑스 영토로 편입했거든요. 1810년은 비교적 조용한 한 해로 알려졌는데, 그런 한가한 시기에 나폴레옹의 먹이가 된 나라는 어디였을까요 ? 바로 네덜란드였습니다. 그리고 나폴레옹이 침공할 때 당시 네덜란드의 국왕은 용감하게도 병사들에게 발포 명령을 내리며 저항을 지시했는데, 그 국왕은 바로 나폴레옹이 아끼는 동생 루이 보나파르트였습니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 이 복잡한 이야기를 듣고 나시면 왜 네덜란드 축구팀의.. 2018. 6. 14.
해방촌 보니스 피자펍의 성공과 서촌의 비극 며칠 전에 해방촌에 갔다가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보니스 피자펍에 갔습니다. 오후 5시라서 좀 일찍 간 것이었는데도 한 15분 정도 줄을 서야 했습니다. 이 글이 결코 보니스 피자펍에서 뭐 얻어먹고 올리는 파워블로거지글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먼저 단점부터 장황하게 나열하겠습니다. 1) 자리가 좁습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커플들이 하는 닭살 돋는 대화를 50cm 옆에서 그대로 다 들어야 합니다.2) 카운터에 찾아가서 직접 주문해야 하는 셀프 주문 시스템입니다. 음료수도 냉장고에서 손님이 직접 꺼낸 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해야 합니다.3) 무엇보다 저를 당황하게 만든 것은 영어로 주문을 해야 하더라는 것입니다. 외국인 종업원이 계산하러 간 저에게 "Hello~"를 하더라고요. (나중에 다른 분께 .. 2018. 6. 11.
머스켓 소총의 경제학 요즘 미국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등장하는 AR15 소총, 즉 M4 소총의 민수용 반자동 버전 가격을 찾아보니 대략 600~700불 정도 합니다. 우리 돈으로 약 60~70만원 하는 셈이지요. 비싸게 느껴지시나요 ? 최저임금으로 일할 때 대략 12일 정도를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니 엄청나게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110kg짜리 어른 돼지 1마리의 가격이 대략 45만원 정도한다니까, 돼지 1.5마리 정도의 가격입니다. 하지만 원래 무기라는 것은 이 정도보다는 훨씬 비싼 물건이었습니다. 적어도 산업 혁명 이전까지는 말이지요. 일리아드(Illiad)에서 트로이의 편을 든 전쟁의 신 아레스가 그리스군 장수를 때려죽인 뒤 하는 일이 쓰러진 적의 갑옷과 투구를 벗겨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 2018. 6. 7.
하루 일당으로 몇인분의 빵을 살 수 있었나 - 예수님과 영국군의 경우 제 블로그를 오래 출입하신 분들께서는 눈치를 채신 분들이 꽤 있겠습니다만, 저는 원래 역덕이나 밀덕이라기 보다는 돈덕 먹덕에 가깝습니다. 즉, 역사 속의 돈 이야기와 먹을 것 이야기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군인 연금 편이나 사탕무 설탕 제조법의 선구자 아카르트 편에서도 탈러(thaler)니 펜스(pence)니 하는 먼나라 옛나라의 돈 단위를 적었지요. 저는 그런 옛 화폐 단위를 적을 때 당시 화폐 속의 금이나 은의 함량을 기준으로 저 나름대로 환산을 합니다. 물론 현대의 금값이나 은값도 환율과 국제 투기 세력의 움직임에 따라 하도 변화무쌍하여 정확한 환산은 의미가 없고, 대충 1만원인지 10만원인지 구분하는 수준에서 만족하는 편이지요. 이렇게 제가 기준을 정한 것은 당시 화폐는 그 금화은화 속에.. 2018. 6. 4.
나폴레옹의 잠수함 노틸러스(Nautilus) 호 이야기 지난 편에서는 나폴레옹이 불로뉴에 약 20만명의 '영국 방면군'과 약 1천여척의 대형 보트들로 구성된 상륙 함대를 집결시키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이 소식은 공포심과 상상력이 빚어낸 기발한 형상의 각종 상륙함들과 하늘을 뒤덮으며 기구를 타고 날아올 프랑스군의 모습으로 영국 대중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심지어는 프랑스군이 영불 해협 밑에 지하 터널을 뚫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바다를 통해, 하늘을 통해, 심지어 땅속을 통해 쳐들어오는 프랑스 군의 모습. '지나친 상상력은 국가 안보에 해롭습니다') 물론 영국 정부나 군 지휘관들은 이런 황당무계한 찌라시 기사들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만, 대중들이 공포에 질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프랑스군의 영국 상륙 자체는 전.. 2018. 5. 31.
트럼프의 편지에서 His Excellency의 의미는 ? 최근 며칠동안 트럼프 트황상께서 한국 뿐만 아니라 한장의 편지로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았지요. 이 편지 첫머리는 아래와 같이 시작합니다. His ExcellencyKim Jong UnChairman of the State Affairs Commission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Pyongyang Dear Mr. Chairman We greatly appreciate your time, patience, and effort with respect to our recent negotiations and discussions relative to a summit long sought by both parties, which was scheduled to t.. 2018. 5. 28.
외국인들이 혐오하는 한국 식습관 - 과연 그들의 과거는 ? 한국인들과 처음 식사하는 서양인들은 흠칫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로서는 기분 나쁜 이야기지만, 일단 후루룩 쩝쩝 소리를 내면서 먹는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고, 또 일부 음식은 한 그릇에 든 국물이나 반찬을 여러 사람이 침이 묻은 숫가락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같이 먹는 것에 난감해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식사 예절은 구역질난다 라고 말하는 서양인들도 있고, 왜 남의 문화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느냐 라며 변호해주는 서양인들도 있습니다. 서양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 특히 음식 먹을 때 소리를 내지 않고 먹는 것에 대해 굉장히 예민합니다. 전에 국내 기업체의 상무님, 그리고 외국 기업체의 외국인 이사님과 함께 뜨거운 녹차를 마실 일이 있었는데, 한국인 상무님은 후루룩 소리를 내는 것에 비.. 2018. 5. 24.
달콤씁쓸한 결말 - 설탕과의 전쟁 (마지막편) 하지만 본격 산당국(産糖國)의 꿈이 현실화되기 전에 전쟁의 물결이 닥쳤습니다. 아카르트의 든든한 후원자이던 빌헬름 3세가 알고보니 멍청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입만 살았던 강경파의 주장대로 겁도 없이 나폴레옹에게 먼저 싸움을 걸었고, 나폴레옹은 '내가 바로 나폴레옹이다'라는 것을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빌헬름 3세에게 혹독하게 교육시켜 주었습니다. 이 전쟁은 아카르트의 농장과 정제소까지 집어 삼켰습니다. 1806년 밀물처럼 쳐들어온 프랑스군은 아카르트의 농장과 공장을 불태워버렸던 것입니다. 아카르트는 모든 것을 잃고 실의에 잠겼습니다. 사탕무 정제소가 사실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프로이센은 온 나라가 탈탈 털렸고, 나폴레옹에게 알짜배기만 골라 영토를 절반이나 빼앗기고 덤으로 막대한 전쟁 배상금까지 물어내.. 2018. 5. 21.
베이비 그루트가 춤을 추던 음악은 ? - Mr. Blue Sky 가사 해석 2017년에 나온 마블 영화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가볍고 유쾌한 히어로 무비입니다. 특히 베이비 그루트의 귀욤귀욤이 뿜뿜 뿜어져 나와서 제 와이프도 무척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특히 저처럼 7080 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액션 영화라기보다는 거의 음악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시절의 팝 음악을 곳곳에 삽입했습니다. 저 뒤 배경에서 주인공들이 엄청난 우주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베이비 그루트가 이 음악에 맞추어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는 오프닝 장면에 삽입된 음악은 아마 20대 분들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다고 느끼실 만한 곡인데, 바로 영국 락 그룹 Electric Light Orchestra (ELO)의 Mr. Blue Sky입니다. 저.. 2018. 5. 18.
나폴레옹 시대의 군인 연금 이야기 최근에 어느 독자분께서 '나폴레옹 당시 부상당해 불구가 된 병사들에 대한 처우는 어떠했는가'라는 질문을 올리셨습니다. 그에 대해 짧게 댓글은 달았습니다만, 생각난 김에 전에 다음블로그에 썼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전에 장군님 출신의 개인택시기사분을 만난 썰을 푼 적이 있습니다만, 그 전직 장군님은 결코 먹고 살 길이 없어서 택시 운전을 하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분도 하신 말씀이 "군인 좋은 거 하나도 없어요, 딱 하나, 연금이 빵빵하게 나온다는 것 빼고 말이에요" 라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미국 못지 않게, 우리나라도 군인 연금 자체는 꽤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 시대의 시민 병사들은 상비군이 아니었고, 직업 군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그냥 외국인 용병 .. 2018.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