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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비난 받는 이유와 물고기 표시(Ichthys) 요즘 신천지라는 기독교 계열 이단 종교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거셉니다. 10여 년 전부터 개신교에서는 이 신천지라는 이단에 대해서 엄청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도 1층 공지란에 가장 크게 붙여놓은 것이 신천지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 공지란에도 이런 그림과 함께 신천지에 대한 경고문이 붙어있었습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면서, 누가 신천지 신도 수가 몇천 명 정도냐고 묻길래 몇십만 명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실은 저도 그 숫자는 잘 몰랐습니다. 그냥 생각에, 몇천 명 수준이면 그 종교가 그렇게 유명하지 않을 것이고, 몇백만 명 수준이면 감히 이단이라고 부르지 못할테니, 아마 수십만 명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25만 명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사.. 2020. 2. 29.
코로나-19와 마스크 등에 대한 팩트 체크 원래 의미없는 댓글에 반응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만, 하도 악의와 증오심에 불타는 괴담들이 많아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짧게 씁니다. 1. 한국 정부가 좌파 친중이라서 자국민은 내버려두고 중국에게 마스크 3백만장을 조공바쳤다라는 주장 한국 정부가 보낸 것은 없고, 지자체나 민간단체가 보낸 마스크가 있습니다. 그 양이 3백만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봐야 국내 하루 생산량의 절반도 안되는 양입니다. 무엇보다, 일본도 지자체나 민간단체들이 주도해서 중국에 마스크 3백만장을 포함한 의료품을 보냈습니다. 일본 정부가 좌파 친중이라서 그러겠습니까 ? 일본도 이런 난리 속에서 어떻게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https://edition.cnn.com/2020/02/25/asia/.. 2020. 2. 26.
마스크와 '보이지 않는 손' 코로나19 때문에 요즘 마스크 대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 마스크는 착용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손은 과다하게 자주 씻는 편입니다. 저는 마스크보다는 손 자주 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침하는 환자 근처에 제가 있다가 직접적으로 바이러스가 섞인 침방울이 제 코로 들어올 확률보다는 아직 죽지 않은 바이러스가 묻은 무언가를 제가 만졌다가 그 손으로 (무의식 중에) 제 콧구멍에 손을 댈 확률이 훨씬 크거든요. 또 물도 일부러 자주 마십니다. 사실 그게 코로나19 예방에 딱히 도움이 되는 건 아니겠으나, 물을 자주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기 때문에, 결국 손을 자주 씻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몇 주째 교회 예배.. 2020. 2. 26.
온라인 예배에는 성령이 없다 ? -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과 은화 이야기 지난주에 개탄스러운 기고문 하나를 보았습니다.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28815 요약하면 코로나19건 뭐건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반드시 교회에 나와서 예배를 드려야 하며,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헌금으로 대체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를 댑니다다만, 무엇보다 저는 교회에 나와야만 성령이 임재하신다는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기고문을 올린 목사님은 이런 말까지 하셨습니다.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예배를 한다는 논리는 구약시대에 예루살렘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산당에서 제사하던 논리와 다르지 않다." 이건 정말 기독교가 아니라 유대교스러운 주장입니다. 저 가까운 상당에서 제사 지내는 것은 사마리인들 이야기이기 때문.. 2020. 2. 24.
"86 that" - 숫자로 말하는 사회 최근에 TV에서 2007년도 영화인 조디 포스터 주연의 브레이브 원(The Brave One)을 봤습니다. 영화는 뭐 그닥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중에서 이런 장면이 나왔습니다. 조디 포스터의 뒤를 쫓는 형사(Terrence Howard 분)가 ex-wife를 어떤 바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미리 도착해서 한잔 하고 있던 형사는 전처가 도착하자 바텐더에게 '이 숙녀분께 마티니 한잔 드리게' 라고 하는데, 전남편 만나는 것이 달갑지 않았던 여자는 '일 때문에 만나는 거쟎아' 라며 거절합니다. 그러자 형사는 풀죽은 목소리로 바텐더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Eighty-six that." 그 순간 자막에는 대충 이렇게 나왔습니다. "주문 취소하겠네." 저는 원래 귀가 어둡고 머리 회전이 느린 편.. 2020. 2. 20.
멈추지 못한 발걸음 (2) - 나폴레옹, 스스로를 속이다 당시 그랑다르메 소속 병참장교(commisaire de guerre)였던 벨로 드 케르고르(Alexandre Bellot de Kergorre)에 따르면, 나폴레옹이 비텝스크에 도착했을 즈음 이미 그랑다르메는 네만 강을 넘었을 때에 비해 2/3로 줄어있었습니다. 이는 전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강행군과 식량 부족, 불결한 식수 등으로 인한 질병과 부상, 낙오, 탈영 등으로 인한 비전투 손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일개 민간 계약자에 불과한 병참장교가 과연 전체 그랑다르메의 인원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을까요 ? 없었을 것입니다. 당시 전체 그랑다르메의 정확한 인원수나 전투 준비 상태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폴레옹 본인조차, 아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황제 나폴레옹 본인만큼은 그랑다르메의 실제 상태에.. 2020. 2. 17.
영국의 보물 상자, Wardian case 이야기 인간이 먹어야 사는 동물의 몸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하는 이상, 농업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산업임에 틀림 없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보지요. 어느날 지구상의 모든 농축산업이 생산을 중단한다고 가정해보십시요. 인류가 과연 몇 년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까 ? 저는 그래도 과자도 까먹고 통조림도 따먹고 정부 창고에 무진장 쌓여 처지곤란이라는 정부미도 털어 먹으면 그래도 2~3년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https://www.quora.com/Can-humans-current-food-storage-support-us-to-survive-a-whole-year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12/oct/14/un.. 2020. 2. 13.
멈추지 못한 발걸음 (1) - 1812, 시즌 오버? 바이에른군의 에라스무스 드로이(Erasmus Deroy) 장군이 본국에 보낸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병사들의 군화는 물론 군복 코트, 바지, 각반 등이 모두 누더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군대가 요즘에 비해 지나치게 화려한 군복을 고집했던 것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람은 입는 옷에 따라 거동이 달라지는 동물이라서, 절도 있는 군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으면 그만큼 더 군기있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복장을 입고 있으면 반대로 군기가 바닥에 떨어지는 문제가 있지요. 상황이 딱 그랬습니다. 드로이 장군도 병사들의 사기가 바닥일 뿐만 아니라 불만과 명령 불복종이 위험 수준에 달했다며 보고서에서 개탄했습니다. 게다가 뷔르템베르크 출신 칼 폰 수코프(Carl von Suckow)의 기록에 따르면 이.. 2020. 2. 10.
구미에서도 커피에 프림을 넣을까 ? - Clouds in my coffee 최근에 TV에서 '거미줄에 걸린 소녀'(The Girl in the Spider's Web)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밀레니엄'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Stieg Larsson)의 소설 시리즈 중 제2권을 각색한 영화였는데, 사실 이 영화는 제1권을 각색한 2011년 영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에서 출연진이 싹 다 바뀌어서 몰입감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는 루니 마라가 '리스베트' 역을, 다니엘 크레이그가 '미카엘' 역을 맡았는데, 이 '거미줄에 걸린 소녀'에서는 제게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배우들이 리스베트와 미카엘을 맡았거든요. 뿐만 아니라 줄거리도 원작 소설에 .. 2020. 2. 6.
갈증과 이질 - 러시아군의 뒤를 쫓아서 (2) 여기서 잠깐 앙리 뒤코르(Henri Ducor)라는 프랑스 해군 수병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앙리는 원래 12살 때부터 사환으로 프랑스 해군 함정에 타기 시작한 선원이었고, 타고난 신체 조건과 근면함으로 20세가 되기도 전에 조타수 직위까지 승진한 유능한 뱃사람이었습니다. 뱃사람이었던 그는 러시아 원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야 할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진짜 모르는 것입니다. 그의 첫 고난은 나폴레옹의 명령을 받은 빌뇌브 제독의 함대가 카리브 해의 영국 식민섬을 공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함대가 바로 트라팔가 해전에서 넬슨이 이끄는 영국 함대에게 박살이 난 바로 그 함대였거든요. 빌뇌브는 영국 해군의 포로로 잡혔지만 프랑스 함대 전열함 중 5척은 무사히 탈출하여 카디즈(Cadiz) 항구로 돌아.. 2020. 2. 3.
바이러스, 목사님, 그리고 악수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알고보면 이미 우리 주변에는 더 무서운 전염병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가령 올해 1월 15일자 뉴스를 보면 미국은 이미 이 전염병에 1천만 명 정도가 감염되고 최소 4800명이 사망했습니다. 바로 독감입니다. 美 독감 대유행.. 석달새 4800명 사망 https://news.v.daum.net/v/20200115030248873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석 달간 미국에서 최소 970만 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3일 밝혔다. 이로 인해 최소 4800명이 숨지고 8만7000명이 입원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에 최소 62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에 비해 독감 환자가 350만 명가량 .. 2020. 1. 30.
굶주림과 징발 - 러시아군의 뒤를 쫓아서 (1) 결국 러시아군의 후퇴는 드리사(Drissa)까지는 다 계획이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 의도적인 것이었지만, 그 이후로는 어쩔 수 없이 당장의 패배를 피하기 위해 줄행랑을 친 것이었습니다. 비텝스크에서 바클레이가 그랬던 것처럼, 러시아군도 싸우고 싶었습니다. 나폴레옹은 물론 싸우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싸우고 싶어했는데도 싸우지 못했던 이유는 러시아 제1군과 제2군이 합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개전 초기 나폴레옹이 러시아 제1군과 제2군 사이에 쐐기처럼 프랑스군을 박아넣어 바클레이와 바그라티온을 분리시켜 놓은 것은 묘수처럼 보였지만, 결국 그 때문에 나폴레옹은 러시아 저 깊숙한 곳으로 기약없이 빨려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냥 추격을 멈추고 바클레이와 바그라티온이 .. 2020.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