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병4

보로디노 에필로그 (3) - 쿠투조프, 러시아를 구원하다 비아젬스키 대공의 기록에 따르면 러시아군 대부분이 전설 속의 영웅 나폴레옹을 상대로 잘 싸웠다고 스스로 우쭐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젊은 장교들과 최전선에 서지 않았던 부대들의 병사들 상당수가 정말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러시아군은 괴멸상태였습니다. 보로디노 전투에서 러시아군은 대략 3만8천에서 5만8천 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래 병력을 12만으로 추정하고 약 4만5천의 병력이 전사나 부상으로 손실되었다고 가정하면 37.5%의 손실을 낸 셈입니다. 보통 당시 전투에서 승자의 손실률이 10%, 패자는 20%였던 것을 생각하면 끔찍한 참패였습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정말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던 예나 전투와 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프로이센의 손실률은 각각 14%와 2.. 2020. 11. 2.
혈전 - 탈라베라 전투 (제5편) 조제프와 함께 작전 회의 중이던 프랑스 장군들에게 전해진 소식 중 하나는 주르당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술트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술트가 보내온 장계의 내용은 그의 남쪽으로의 행군 현황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진척이 주르당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머지 소식은 조제프와 주르당이 떠나온 마드리드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내용은 술트의 소식보다 더 나빴습니다. 세바스티아니 장군의 제4 군단과 대치하던 베네가스 장군의 스페인 라 만차(La Mancha) 군이 마드리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원래 베네가스의 임무는 세바스티아니가 탈라베라에서 빅토르와 합류하지 못하도록 세바스티아니를 붙들고 늘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임무에 보기 좋게 실패한 베네가스가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 2018. 3. 25.
바그람 전투 (제12편) - 불과 쇠 베시에르, 아니 낭수티가 지휘하는 프랑스군 기병집단으로 하여금 포병과 보병, 기병이 고슴도치처럼 대비를 하고 있는 오스트리아군 진영으로 돌격하도록 나폴레옹이 명령한 것은 기병대의 위력을 믿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시간을 벌 목적 뿐이었지요. 전쟁터에서 시간이란 수천명의 병사들을 희생시키더라도 벌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과연 무엇을 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고 했던 것일까요 ? 어차피 마세나의 군단을 남쪽 에슬링으로 떠나 보내고나면 당장 무너져내리는 아더클라 방면 전선을 막아줄 병력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는 주변에 병력이 있긴 했습니다. 바로 나폴레옹이 최후의 비상 수단으로 아끼고 아끼던 근위대가 있었지요. 그러나 나폴레옹 같은 대인배에게 있어서, 당시.. 2017. 8. 27.
나폴레옹 당시의 포병 나폴레옹이 포병 전술의 귀재라고들 합니다만, 사실 제가 아는 한에서는 나폴레옹이라고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색다른 포병 전술을 썼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 프랑스만 뛰어난 성능의 대포를 쓴 것도 아니었고, 나폴레옹이 뭔가 특별한 포병 전술을 직접 개발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나폴레옹의 포병들은 집중된 포병대의 기동성 있는 운용을 꽤 중요시했습니다. 많은 대포를 집중시킨 포병단을 신속히 이동시키고 집중적인 화력을 퍼부어 적을 뒤흔들어놓고, 그래서 생긴 틈으로 또 다시 신속하게 이동하는 식이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극적으로 이루어진 전투가 2개의 포병단이 번갈아 가며 러시아군을 향해 돌격한 프리틀란트 전투입니다. 그러나 이건 나폴레옹이 고안한 것이 아니라 세나르몽 (Alexandre-Antoine Hure.. 2017.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