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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해설9

시작과 끝 vs. 윤회 - The Windmills of Your Mind 가사 해설 이번에 제임스 웹 망원경이 보여준 사진은 다시 한번 인생의 덧없음을 보여줍니다. 은하수쪽이 아닌, 우리 눈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텅빈 하늘을 향해 손을 뻗고 손가락 끝에 작은 모래 알갱이 하나를 얹었을 때 그 알갱이로 가려지는 면적을 확대해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은하계가 보인다는 것을 제임스 웹 망원경이 보여준 것입니다. 대체 이 우주 속에는 얼마나 많은 세계들이 있는 것일까요? 그렇게 무서울 정도로 광활한 우주에 비하면 먼지만도 못해 보이는 인간이라는 존재, 더 나아가 우리 하나하나의 인생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요? (이 사진 속에 빛나는 존재들은 별이 아닙니다. 하나하나가 은하계로서, 그 속에 또 무수히 많은 별들이 있습니다.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계 하나.. 2022. 9. 1.
왜 예수님은 여자만 구해주셨을까? - Mary Hamilton 가사 해설 최근 3세 여아 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하여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특히 아동 학대라는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 대체 친모가 누구냐 등의 선정적인 기사를 써대는 언론 때문에 더욱 씁쓸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분들께서 주목하지 않으시는 점이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분명히 아빠가 있을텐데, 왜 아빠의 책임을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남성과 여성은 분명히 신체적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해서 각자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신체건강한 남성은 병역의 의무가 있습니다. 그에 비해, 여성에게 출산의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이를 낳는다면 분명히 그 신체적 정신적 시간적 사회적 심지어 어떤 경우엔 경제적인 것까지 대부분의 부담을 여성이 지게 됩니다. '요즘은 남자도 육아를 많이 돕거든요?' .. 2021. 4. 1.
친일파들에게 바치는 듯한 노래 "Nevermind" 가사 해설 제가 미국에 몇 달 장기 출장을 갔을 때, 갔던 동네가 볼 것이 많은 동네도 아니었고 제가 그다지 활달한 성격도 아니어서 결국 저녁이나 주말에 싸구려 호텔방에서 죽어라 TV만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True Detective라는 HBO 미니시리즈의 시즌2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드라마는 한국 것이나 미국 것이나 공통점이 있더군요. 처음부터 안 보고 중간부터 봐도 대충 줄거리 짐작이 가고, 중간에 좀 빼먹어도 상관이 없으며, 심지어 상당량의 대사를 못 알아먹어도 줄거리 파악에는 별 지장이 없더라는 것이지요. 이게 결코 제 영어 실력이 뛰어나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저도 반이나 알아 듣나 싶은 정도의 실력 밖에 안 됩니다. 사람의 언어 소통 중 70% 정도는 말 내용이 아니라 얼굴 표정과 손짓발짓 그리고 목소.. 2021. 3. 11.
사랑에 대한 위로 - The Rose 가사 해설 The Rose라는 노래는 배트 미들러(Bette Midler)가 자신이 주연한 같은 이름의 1979년 영화 The Rose의 엔딩 송으로 직접 불러서 유명해진 노래입니다. 제니스 조플린의 인생을 그린 이 영화는 저를 포함해서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이 주제곡만큼은 매우 유명하지요. 원래 70~80년대 팝계의 분위기는 보통 가수가 직접 자신의 곡을 작사작곡하는 것입니다만, 이 노래는 배트 미들러가 쓴 것이 아닙니다. 배트 미들러도 가수이자 배우입니다만, 맥브룸(Amanda McBroom)이라는 상대적으로 무명인 가수이자 배우가 1977년에 작사작곡하여 이런저런 소무대에서 불렀던 곡입니다. 이 가수는 매니저가 밥 시거(Bob Seger) 스타일의 곡을 써보라는 요구를 받고 45분만에 이 곡을.. 2020. 12. 10.
슬픈 눈을 한 저지대의 여인 (Sad-eyed lady of the lowlands) 가사 해설 제 자동차를 얻어타시는 분들은 대개 존 바에즈(Joan Baez)의 노래, 좀 더 정확하게는 밥 딜런(Bob Dylan)의 노래를 바에즈가 다시 부른 곡에 시달리십니다. 나이에 따라, 어떤 분들은 '저와 노래 취향이 비슷하시군요'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특히 젊은 분들은 '이건 뭐 미국 타령이네요'라고 평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멜로디는 같은 것이 계속 반복되네요' 라고 씁쓸하게 코멘트를 하시기도 합니다. 실제로 밥 딜런의 노래는 멜로디보다는 가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밥 딜런은 30개가 넘는 그래미 상도 받았지만 노벨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그의 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적인 영감을 줍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Sad-eyed lady of the lowlands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노래는 196.. 2020. 4. 9.
존 바에즈가 전우애를 노래했다 ? - Brothers In Arms 가사 해설 최근에 열심히 보는 웹툰이 있습니다. '호랑이 형님'이라고 네이버에서 토요일에 연재하는 웹툰인데, 우리 전통 설화와 판타지와 조선 초기의 역사를 오밀조밀 짜맞춘 액션+귀요미+무협+의리 계열의 웹툰입니다. 제가 볼 때 정말 대단한 명작입니다.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50305&weekday=sat 나름대로 줄거리가 복잡한 만화라서 여기에서 설명을 하기는 좀 그렇고, 최근 줄거리를 요약하면 곰 일족의 수장이 일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일족의 새끼 중에서 가장 강한 새끼곰을 골라 끔찍한 고통을 겪을 용병으로 요괴들에게 보내는 사연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에 우연히 끼어들게된 그런 용병 출신의 다른 짐승이 그런 현실.. 2019. 12. 19.
이보다 더 좋은 축복 노래는 없다 - Forever Young 가사 해설 맨 처음 이 노래를 대충 들었을 때, 뭔가 연인 사이에서 불러지는 노래인가 싶었습니다. 다만 '네가 영원이 젊었으면 좋겠구나'라는 부분이 좀 이상했어요. 연인 사이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쟎아요 ? 무슨 불로초를 바라는 진시황의 노래도 아니고 말이지요. 좀더 가사를 들어보고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건 자기 아이를 위한 축복 노래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 노래의 배경을 뒤져 보니, 역시 밥 딜런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지은 노래더군요. 다시 들어봐도, 자신의 아이를 위해 이보다 더 나은 축복의 가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종교가 무엇이든, 아이의 장래 희망이 무엇이든, 아이가 공부를 잘하든 운동을 잘하든 혹은 어떤 것에든 뛰어난 점이 없더라도, 모든 경우에 잘 어울리는 가사에요. 인간이 항상 젊을 수는 없지.. 2019. 11. 14.
Bookends - 영화 '500일의 섬머' 속 가사 해설 '500일의 섬머'라는 2009년도 영화가 있습니다. 공짜를 좋아하는 저는 또 케이블 TV로 봤지요. 원래 독립 영화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Fox Searchlight Pictures가 배포를 맡아 선댄스 영화 페스티벌에서 최초 상영되었고, 의외로 좋은 평가와 인기를 끌어내어 제작비 750만불의 8배인 6천만불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사람들은 변해. 감정도 변하고. 그게 한때 나눴던 사랑이 진실되지 않았다던가 진짜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다만 그건 사람들이 성장할 때, 때로는 서로 멀어지는 방향으로 성장한다는 뜻이지.) 배트맨 시리즈 The Dark Knight Rises에서 로빈 역으로 나와서 잘 알려진 조셉 고든-레빗(Joseph Gordon-Levitt)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한줄 요약하.. 2019. 4. 25.
미라클 벨리에 (La Famille Bélier) - Je vole과 En chantant의 가사 해설 'La Famille Bélier' (벨리에 가족)이라는 2014년도 프랑스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국내 케이블 TV에서 '미라클 벨리에'라는 제목으로 방영해줄 때 아무 생각없이 보게 되었지요. 나중에라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꼭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진짜 재미있습니다. 줄거리를 한 줄 요약하면 '청각장애인 가족 중 유일하게 정상인 사춘기 딸이 노래를 통해 부모와 교감하고 성장한다'라는 것인데, 웃음과 감동이 모두 있는 진짜 가족 영화입니다. 그런데 가족 영화라고 해서 이걸 자녀분과 보시면 그게 또... 좀 민망하실 겁니다. 가족 영화치고는 성적인 내용도 꽤 나오거든요. 저는 관광차 프랑스에 한 일주일 정도 밖에 가보지 않은 프알못에 불과합니다만, 이 영화를 보고 프랑스 사람들의 가치관에 대해 굉장히 충격.. 2019.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