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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10

합법 마약 - 나폴레옹 시대의 영국의 음주 행태 전에 신문에서 읽었는데, 중국의 CCTV에는 중국 각지의 소수 민족을 찾아다니며 각 민족 고유의 풍습과 생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서 꼭 나오는 장면이, 그 소수 민족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취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이 꼭 나온다고 하네요. 그 글을 쓴 필자는, 그것이 소수 민족이 흥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족들에게, '소수 민족들은 대개 음주가무에 빠져 지내는 열등 민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습니다. 중국인들이 술에 취하는 것을 좋아하느냐 안하느냐는 일단 생각하지 말고,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서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정말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도 드뭅니다. 사실 제가.. 2019. 8. 29.
어느 영국군 장교의 이베리아 전쟁 회고록 이번 포스팅은 J. Kincaid 라는 이름의 스코틀랜드 출신의 젊은 장교가 쓴 "Adventures in the Rifle Brigade, in the Peninsula, France, and the Netherlands from 1809 to 1815" 라는 책의 일부 중 인상 깊은 장면 몇가지를 발췌해서 적은 것입니다. 5년 전에 적었던 포스팅인데, 목요일이라 재탕으로 올립니다. 이제 다음주에 마무리할 '나폴레옹 시대의 병참부'와도 연계되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이 킨케이드 대위가 복무한 부대인 제95 라이플 연대는 Bernard Cornwell의 소설 속에서 리처드 샤프가 소위로 부임한 그 라이플 연대가 맞습니다.) Episode 1. 영국 장교들의 야전 살림살이 이런 경우 우리 수송대는 언제나.. 2019. 2. 14.
19세기초 영국군과 인도군은 어떻게 싸웠나 - Sharpe's Triumph Bernard Cornwell이 지은 Sharpe 시리즈는 1799년 영국군이 인도 중부 마이소르(Mysor) 지방을 침공하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그로부터 3년 정도의 안정기를 지나, 마이소르 지방의 수도인 셰링가파탐이 영국군의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인도 군주 하에서 안정화되자, 영국은 다시 더 북부의 마라타 연합이 지배하는 지역을 노립니다. 이런 식으로 영국이 인도 전체를 식민지화하는데는 무려 10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로버트 클라이브가 7년 전쟁 도중 플라시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무찌르고 인도에서 영국의 주도권을 확보한 것이 1757년이었으니까, 정말 오랜 세월에 걸쳐 야금야금 먹어들간 셈이지요. 인도 대륙이 정말 크긴 큰가 봅니다. 그래서 나폴레옹 전쟁이 한창인 무렵, 영국은 아직도 인도 .. 2019. 1. 17.
이 남자가 싸우는 방법 - Sharpe's Honour 제1장 Bertrand Cornwell의 Sharpe 시리즈 중, Sharpe's Honour 중 제 1장입니다. 맛보기로 한장만 번역했어요. ------------------------------------------------------------------------------------ 차가운 바람이 바위투성이 골짜기를 휩쓸던 습기찬 어느 봄날, 샤프 소령은 오래된 돌 다리 위에 서서 남쪽의 바위투성이 능선 낮은 쪽으로 향하는 길을 지켜보고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로 인해 언덕들은 어두워보였다. 그의 뒤쪽으로는, 머스켓 소총의 발화장치를 헝겊으로 가리고, 총구에는 빗물이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코크마개를 막아둔 채로, 5개 중대의 보병들이 늘어서 있었다. 샤프가 알기로는, 능선까지의 거리는 500야드였다.. 2019. 1. 10.
나폴레옹 시대의 아침 식사 광경 (발췌 번역) 제가 좋아하는 3대 나폴레옹 전쟁 소설 시리즈인 혼블로워, 샤프, 잭 오브리 시리즈들 중에서 아침식사 장면만 몇몇 번역을 해보았습니다. 그냥 심심풀이로 읽어보세요. 다만, 출출한 야밤에 읽으시면 좀 곤란하겠네요. Mr. Midshipman Hornblower by C.S.Forester (배경 : 1795년 프랑스) --------------------- (프랑스 망명귀족들이 영국 해군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 퀴베롱 지역에 상륙합니다. 사관후보생 혼블로워는 통역으로 이들과 동행합니다.) 그들은 번쩍이는 구리 냄비가 벽에 걸린 커다란 주방으로 들어갔고, 말이 없는 여자가 커피와 빵을 내왔다. 그녀는 애국자로서 열정적인 반혁명주의자일 수도 있었겠지만, 최소한 그런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녀의 감정은 .. 2018. 12. 27.
마늘을 사랑한 영국인 리처드 샤프 오래 전에 차두리 선수가 아직 현역일 때 프랑크푸르트에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이 신문에 났었습니다. 그때 아주 인상적인 한마디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여기서 적응하려면 독일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신다. 한국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마늘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다음날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뭐가 미안하지요 ? 마늘 냄새가 나는 것이 미안한거지요. 제가 다른 곳에서 듣기로도, 유학생이 주말에 한국 음식 해먹고 가면 서양애들은 귀신처럼 냄새로 알아차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양애들은 대개 마늘 냄새를 무척이나 싫어하지요. (이것이 바로 드래곤 브레스보다 더 무섭다는 갈릭 브레스) 이렇게 마늘 냄새가 그 다음날까지 나는 것은 이유가 있답니다. Allyl methyl sulfide(AMS.. 2018. 9. 13.
나폴레옹은 대체 왜 살이 찐 것일까 ? - 고탄저지의 비극 저는 여러번 밝혔다시피 비만인 편입니다. 젊었을 때는 괜찮다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늘어나는 체중으로 좌절과 굴욕을 맛본 사람이 저 하나 뿐만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나폴레옹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포병 소위 시절의 나폴레옹... 누군지 알아보시겠습니까 ?) 그의 많은 초상화에서 보듯이, 젊은 시절 나폴레옹은 상당히 마른 편이었습니다. 그를 당시 직접 본 많은 사람들이 남긴 기록에도 '야위었다, 마치 아픈 사람같은 안색이었다'라는 표현이 많습니다. 그는 제1통령 시절, 튈르리 궁에서 지낼 때부터 겨울철에는 벽난로의 불을 크게 피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마른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도 추위에 무척 약했기 때문입니다. (제1통령 시절 날씬했던 나폴레옹의 모습) 나폴레.. 2018. 8. 30.
나폴레옹 시대의 채권 투자 이야기 저로 하여금 이 블로그를 연재하게 만든 것은 세 권(..은 아니고 세 세트)의 소설입니다. 모두 영국 소설이고, 제 블로그에 자주 출입하시는 분들은 이미 다들 아시는, Sharpe, Hornblower, 그리고 Aubrey-Maturin 시리즈입니다. 이 세 종류의 소설은 모두 영국인이 쓴 나폴레옹 시대의 역사 소설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지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들은 모두 20대 정도의 하급 장교(Sharpe의 경우는 일병 계급부터 시작합니다)에서 시작하여, 노년에 제독(역시 출신 성분이 미천한 Sharpe의 경우는 신분의 벽을 뚫지 못하고 중령에서 스톱)까지 이르게 되지요. 이 장편 시리즈물의 주인공들이 도중에 포로가 되기도 하고, 함정에 빠져 계급을 박탈당하기도 하는 등 갖.. 2018. 8. 23.
Sharpe's Eagle 중 - 탈라베라 전투 직전 상황 Sharpe's Eagle by Bernard Cornwell (배경: 1809년 7월 27일 스페인 탈라베라) ---------- (웰슬리 휘하 영국군이 좌익, 쿠에스타 휘하 스페인군이 우익을 맡아 프랑스군과 탈라베라에서 대치합니다. 영국군 샤프 대위 일행이 언덕 위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 봅니다.) "저게 뭐야 ?" 3/4 마일 전방에서 프랑스군 용기병들이 기병총을 쏘아 대고 있었다. 샤프에게는 그들이 무엇에다 대고 쏘는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총에서 나오는 연기와 희미한 총성을 지켜보고 있었다. "용기병이요." "나도 그건 알아." 호건 소령이 말했다. "뭐에다 대고 쏘냐는 거지 ?" "글쎄, 뱀일까요 ?" 포르티나 강을 따라 걸어올라오면서, 샤프는 작고 검은 뱀들이 강 옆 짙은 수풀 속에서 .. 2018. 3. 7.
어느 용자의 초상 - 프랑스군의 포르투갈 탈출 1809년 5월 12일 포르투 전투에서 승리한 영국군이 뒤를 바싹 뒤쫓고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군은 허겁지겁 산길로 후퇴해야 했고, 따라서 모든 짐은 물론 대포까지 다 버리고 가야 했습니다. 분노한 포르투갈 민간인들에게 학살당할 것이 뻔한데도 부상병들을 버리고 감은 물론, 군자금까지 병사들에게 마구 나누어줄 상황이었습니다. 때는 이른 5월이라 차가운 비까지 계속 내려 후퇴하는 프랑스 병사들의 사기까지 축 적셔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갈 길 바쁜 프랑스군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나타났습니다. 폰트 노바(Ponte Nova, 새 다리, 스페인어로는 Puento Nuevo)라는 이름의 다리에 도착했을 때, 술트 원수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두개의 긴 대들보만 남기고 그 위를 가로지른 널판지는 다 해.. 2018.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