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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9

나폴레옹은 대체 왜 살이 찐 것일까 ? - 고탄저지의 비극 저는 여러번 밝혔다시피 비만인 편입니다. 젊었을 때는 괜찮다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늘어나는 체중으로 좌절과 굴욕을 맛본 사람이 저 하나 뿐만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나폴레옹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포병 소위 시절의 나폴레옹... 누군지 알아보시겠습니까 ?) 그의 많은 초상화에서 보듯이, 젊은 시절 나폴레옹은 상당히 마른 편이었습니다. 그를 당시 직접 본 많은 사람들이 남긴 기록에도 '야위었다, 마치 아픈 사람같은 안색이었다'라는 표현이 많습니다. 그는 제1통령 시절, 튈르리 궁에서 지낼 때부터 겨울철에는 벽난로의 불을 크게 피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마른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도 추위에 무척 약했기 때문입니다. (제1통령 시절 날씬했던 나폴레옹의 모습) 나폴레.. 2018. 8. 30.
스톡홀름의 프랑스 왕 (10편) - 로또를 맞은 것은 누구인가 베르나도트는 스웨덴 국민들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 즉 러시아로부터 핀란드를 되찾아오는 임무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건 북구의 촌뜨기 스웨덴 사람들이 국제 사정을 몰라서 가진 소원일 뿐, 도저히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스웨덴 사람들의 소망을 처리하는데 있어, 자신이 그저 지시받은 목표를 무조건 수행해내는 단순무식한 장군이 아니라 목표 설정 자체부터 재검토하는 진정한 국가 지도자급 인물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증명해보입니다. 그는 떠오르는 강대국 러시아로부터 핀란드를 되찾아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설령 나폴레옹의 힘을 빌어 일시적으로 되찾아온다고 해도 그건 일시적인 만족감을 줄 뿐, 결국 반드시 러시아와 끝없는 전쟁을 불러올 뿐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았습니다. 러시.. 2018. 8. 27.
나폴레옹 시대의 채권 투자 이야기 저로 하여금 이 블로그를 연재하게 만든 것은 세 권(..은 아니고 세 세트)의 소설입니다. 모두 영국 소설이고, 제 블로그에 자주 출입하시는 분들은 이미 다들 아시는, Sharpe, Hornblower, 그리고 Aubrey-Maturin 시리즈입니다. 이 세 종류의 소설은 모두 영국인이 쓴 나폴레옹 시대의 역사 소설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지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들은 모두 20대 정도의 하급 장교(Sharpe의 경우는 일병 계급부터 시작합니다)에서 시작하여, 노년에 제독(역시 출신 성분이 미천한 Sharpe의 경우는 신분의 벽을 뚫지 못하고 중령에서 스톱)까지 이르게 되지요. 이 장편 시리즈물의 주인공들이 도중에 포로가 되기도 하고, 함정에 빠져 계급을 박탈당하기도 하는 등 갖.. 2018. 8. 23.
스톡홀름의 프랑스 왕 (9편) - 알았다면 뽑지 않았을 왕세자 아우구스트 왕세자와 폰 페르센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도 사태는 험악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왕의 역할일텐데, 카알 13세는 정작 거의 아무 역할을 못 했습니다. 이미 1809년 11월 이미 한차례 심장마비를 일으킨 이후 건강 문제로 인해 국정에 거의 참여를 못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스웨덴의 조야는 모두 안정을 원했는데, 이 혼란이 끝나기 위해서는 강력한 후계자를 조속히 선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했습니다. 문제는 카알 13세의 왕비 샤를로타(Hedvig Elisabet Charlotta) 왕비였습니다. 살해된 폰 페르센과 함께 구스타프파의 수장 노릇을 해왔던 여걸이던 그녀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구스타프 왕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2018. 8. 20.
나폴레옹 시대, 중고 프리깃함 가격은 어느 정도였을까 ? 최근에 흥미로운 보험 사기 관련 뉴스가 있었습니다. 길이 100m가 넘는 4천톤급 원양어선에 보험금을 노리고 일부러 화재를 일으킨 뒤, 보험금으로 무려 6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냈다는 것이었지요. (https://news.v.daum.net/v/20180809072704748 참조) 거기서 저의 마음을 가장 설레게 했던 것은 애초에 그런 큰 배를 구입하는데 들었던 금액이었습니다. 19억원이더라구요. 비록 낡은 중고어선이라서 많이 내려간 가격이긴 했지만, 그 정도면 서울에 있는 좋은 동네 넓은 아파트 가격이쟎아요 ? 저는 그런 큰 배는 가격이 엄청나게 높아서, 일반인은 꿈도 꿀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저 정도면 물론 큰 액수이긴 하지만 로또 한방이면 가능한 금액이라는 점에 마음이 설렜습니다. 길이.. 2018. 8. 16.
스톡홀름의 프랑스 왕 (8편) - 왕세자와 백작의 죽음 이야기를 다시 1809년 초 스웨덴으로 돌리겠습니다. 구스타프 4세를 쿠데타로 축출하고 카알 13세를 새 국왕으로 새운 스웨덴은 이미 노쇠한 카알 13세의 뒤를 이을 후계자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카알 13세의 아들들은 모두 유아기에 사망했기 때문에 카알 13세가 서거하고 나면 왕가 후손이 끊어질 판이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유럽 왕가에서 드문 일이 아니었고, 보통 제일 가까운 외국 왕가나 외국 귀족의 자제를 데려와 왕으로 삼는 일이 많았습니다. 딱히 불화가 일어날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스웨덴은 새 후계자가 누가 될 것이냐를 놓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대체 그 후보자들이 누구누구였길래 이런 갈등이 생겼을까요 ? 아마 베르나도트를 데려오는 것에 대해 반대가 심해서 갈등이 생겼나.. 2018. 8. 13.
나폴레옹과 비스마르크의 군대에는 취사병이 없었다 ** 이번 목요일은 'PX병과 취사병을 없앤다'라는 군 개혁안을 기념하여 올리는 재탕글입니다. 제가 카투사로 군 생활을 했던 미군 부대에는 식당(mess hall)이 2개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미군 애들 중 취사가 주특기인 애들이 요리도 하고 식당 관리도 했습니다만, 다른 하나에서는 한국인 아저씨들이 미국인 민간 군속 아저씨의 관리 하에 그런 주방일을 했습니다. 즉, 식당이 거의 민영화되어 있더라고요. 카투사에 가게 되면 미군에서만 사용하는 희한한 용어들을 몇개 배우게 되는데, 그 중 kitchen police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게 주방을 감시하는 경찰이라는 뜻이 아니라, 주방에서 (요리 외에) 하는 청소 및 설거지 같은 잡역을 말하는 단어입니다. Police up 이라는 단어는 동사로서 뭔가를.. 2018. 8. 9.
스톡홀름의 프랑스 왕 (7편) -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 1806년 11월, 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다부를 돕지 않았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욕을 먹어야 했던 베르나도트의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시 상황이었고, 그야말로 거미새끼처럼 흩어져 도망치던 프로이센군을 추격하기 위해 베르나도트를 포함한 프랑스군은 승리를 만끽할 여유도 없이 강행군을 해야 했습니다. 베르나도트의 군단은 뮈라의 예비 기병대 및 술트의 군단과 함께 블뤼허(Gebhard Leberecht von Blücher) 장군이 지휘하는 프로이센군을 추격하고 있었지요. 프랑스군의 맹추격에 퇴로를 끊긴 블뤼허는 11월 5일, 과거 한자 동맹의 주요 항구 도시인 뤼벡(Lübeck)에 입성했습니다. 당시 뤼벡은 프로이센의 영토가 아닌 중립 도시였습니다. 따라서 프로이센의 패잔군 약 1만7천이 성 앞에.. 2018. 8. 6.
스톡홀름의 프랑스 왕 (6편) - 세상 억울한 사나이 1806년, 상황 판단 능력이 떨어지던 프로이센 국왕 빌헬름 3세(Friedrich Wilhelm III)가 겁도 없이 나폴레옹에게 도전한 제4차 대불동맹전쟁에서 프로이센은 건국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 했습니다. 특히 10월 14일은 아마 프로이센 역사상 최악의 날이었을 것입니다. 프로이센 전체 야전군이라고 할 수 있는 12만 대군이 예나와 아우어슈타트에서 하루 아침에 산산조각 났거든요. 프로이센에게는 특히 아우어슈테트 전투가 뼈 아픈 상처가 되었습니다. 6만의 프로이센 대군이 불과 2만7천 밖에 안 되는 다부(Louis Nicolas Davout) 원수의 프랑스군 제3 군단에게 박살이 났으니까요.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프로이센을 박살낸 나폴레옹이 베를린에 입성할 때, 놀랍게도 베를린 시민들은 이.. 2018.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