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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9

아폴로 호는 왜 좌초했나 - 나폴레옹 시대의 GPS 최근 미군 소속 EA-18G 전자전 전투기가 2만5천 피트 상공에서 비행 중 환경제어시스템(environmental control system)의 고장으로 온도가 마이너스 34도까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답니다. 2명의 조종사들이 얼어죽을 정도로 추웠다는 점 외에도, 당장 문제가 발생한 것이 캐노피 유리의 안쪽은 물론 주요 계기판에 불투명한 얼음막이 잔뜩 끼어 계기 비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동상으로 인한 부상을 빼면 이 기체는 무사히 기지로 귀환했다고 합니다. 어떻게요 ? 놀랍게도, 조종사들이 손목에 차고 있던 450달러짜리 Garmin Fenix 3 스마트 왓치 덕분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상 관제소도 도움이 되었지요. 이 스마트 왓치는 기압과 고도, 그리고 진행 방.. 2018. 2. 26.
계곡의 연합군 - 탈라베라(Talavera) 전투 (1편) 1809년 5월 16일 폰트 다 미사헬라(Ponte da Mizarela)에서 술트의 프랑스군을 놓친 웰슬리의 영국군은 크게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1차 목표인 포르투갈 탈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셈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성공일 뿐이었습니다. 스페인-포르투갈 접경 지역 곳곳에는 빅토르와 세바스티아니 등이 이끄는 프랑스 군단들이 호시탐탐 포르투갈을 위협하고 있었으니, 이들을 격파하기 전에는 포르투갈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웰슬리는 정말 이들을 목표로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웰슬리의 영국군은 고작 2만명 수준이었습니다. 영국군에게는 이 정도면 굉장히 큰 규모의 야전군이었지만 스페인 내에서는 그리 인상적인 병력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스페인을 점거 중이던 프랑스군은 최소 7개 .. 2018. 2. 25.
밥상의 사회 계급 - 바위로 만든 군함 이야기 제가 카투사로 미군들과 근무했을 때, 미군애들의 재미있는 습관이나 행동거지들 몇가지를 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인종간의 갈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저희 부대는 Finance 부대였습니다. 한마디로, 행정병들로 구성된 부대였지요. 또, 부대의 1/3 정도가 흑인, 1/3은 멕시칸, 나머지 1/3이 백인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다른 부대보다 소위 '유색인종'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는데, 고참 말에 따르면 특히 흑인들은 '사무실 근무'를 선호한다고 하더군요. 원래 흑인들은 육체 노동을 싫어하고, 사무실에서 펜대 굴리는 직업을 꼭 얻고 싶어한다고요. 저도 그랬지만 제 고참도 당시 인종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때이므로 뭐 그 이야기는 꼭 믿을 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의외로, 어쩌면 당연히, 미군들.. 2018. 2. 21.
문재인 때문에 미국이 한국 철강에 고율 관세를 ? 댓글에 속지 마세요. 4줄 요약 1. 미국 상무부가 고율의 철강 관세를 준비 중인데 같은 동맹인데도 일본은 빠지고 한국은 대상에 올랐음.2. 보수 댓글부대에서는 이 모든게 문재인의 친북 친중 성향 때문이라고 씹고 있음.3.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고 한국이 중국에서 철강을 잔뜩 수입하여 가공한 뒤 미국에 수출한다는 의심을 받기 때문임. 4. 결국 문재인이 아니라 중국산 철강을 많이 쓰는 국내 기업들 때문임. 다음과 같은 제목의 연합뉴스 기사가 오늘 아침 많이 읽힌 기사로 떴더군요. "같은 동맹인데도…일본 빠지고 한국만 232조 고율 관세" 핵심 내용을 1줄만 뽑으라면 아마 아래 1줄일 것입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53%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대상으로 지목한 12개 국가에.. 2018. 2. 18.
나폴레옹 시대의 포로들은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나폴레옹 전쟁 당시에도 포로가 (당연히) 많이 생겼습니다. 동양적, 특히 일본식 사고 방식에서는 싸움에 졌는데 죽지 않고 생포되어 목숨을 구하는 것이 굉장히 치욕적인 일로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유럽에서는 싸우다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항복하는 것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항복이라는 것은 그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적에게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행위가 아니라, 일종의 계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항복에는 조건부 항복과 무조건 항복이 있었는데, 일단의 부대가 전장에서, 혹은 지키던 도시나 마을에서 더 이상 싸우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과 조건부 항복을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가장 유리한 항복 조건이란 지키고 있던 장소를 적에게 넘겨주는 대신, 항복하는 부대가 .. 2018. 2. 15.
어느 용자의 초상 - 프랑스군의 포르투갈 탈출 1809년 5월 12일 포르투 전투에서 승리한 영국군이 뒤를 바싹 뒤쫓고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군은 허겁지겁 산길로 후퇴해야 했고, 따라서 모든 짐은 물론 대포까지 다 버리고 가야 했습니다. 분노한 포르투갈 민간인들에게 학살당할 것이 뻔한데도 부상병들을 버리고 감은 물론, 군자금까지 병사들에게 마구 나누어줄 상황이었습니다. 때는 이른 5월이라 차가운 비까지 계속 내려 후퇴하는 프랑스 병사들의 사기까지 축 적셔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갈 길 바쁜 프랑스군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나타났습니다. 폰트 노바(Ponte Nova, 새 다리, 스페인어로는 Puento Nuevo)라는 이름의 다리에 도착했을 때, 술트 원수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두개의 긴 대들보만 남기고 그 위를 가로지른 널판지는 다 해.. 2018. 2. 10.
아바(ABBA)의 페르난도(Fernando) 가사 해석 - 뜻 밖의 저항 가요 '맘마미아'라는 영화는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ABBA)의 대표곡들을 모아서, 뮤지컬로 제작한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 가사의 내용과 영화 줄거리를 정말 잘도 끼워맞췄구나라고 감탄을 했었습니다. 아바는 70~80년대 초까지 활동했던 그룹이라서, 저는 중학교 정도 때 주로 그 노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형편없습니다만) 그때 영어 실력으로는 가사는 거의 들을 수가 없었지요. 저는 중학생 때 생각하기를, '나중에 대학가면 이런 노래 가사도 다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영어 실력이 좋아지겠지' 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OTL) 최근에 본 그 '맘마미아'라는 영화 때문에, 문득 생각이 나서 아바의 히트송 CD를 찾아서 퇴근 시간에 들어보았어요. 지금 들어도 노래가 다 .. 2018. 2. 6.
이발사 vs. 원수 - 포르투(Porto) 전투 3편 웰슬리의 영국군이 도우루 강 남안에서 강을 건널 방법을 못 찾고 당황하는 동안, 술트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5월 10일 도우루 강 남쪽에 있는 그리조(Grijó)라는 작은 마을에서 영국군이 프랑스군을 공격하여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술트는 비교적 여유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었을까요 ? 그는 나름대로 안전조치를 취해놓고 있었습니다. 포르투가 위치한 도우루 강 하구는 꽤 넓고 깊어서 사람이나 말이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여울목이 전혀 없었습니다. 따라서 술트는 도우루 강 인근의 모든 바지선과 보트, 조각배들을 모조리 압류하여 북쪽 강변에 끌어다 놓은 상태였습니다. 영국군에게 날개 혹은 지느러미가 없는 이상, 도우루 강을 건너 올 수는 없다고.. 2018. 2. 4.
주한미군이 전쟁 준비에 나섰다 ? 난연(flame-resistant) 군복 지급 소동 최근 몇몇 언론에서 '주한미군에게 난연(flame-resistant) 군복을 지급할 계획이며, 이는 한국에서 곧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했습니다. http://www.segye.com/newsView/20180202004289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category=mbn00009&news_seq_no=3448676 "주한미군사령부가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전투복'을 주한미군 전원에게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련 업체에 주문한 것으로 1일 알려졌습니다. 난연 전투복은 미군이 2006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미군 장병을 폭발 화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주한미군의 이번 결정은 유사시 한반도에서 .. 2018.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