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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 잡담 : 세계 최초의 디지털 링크와 캐나다 해군의 비애 요즘 밀덕들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디지털 링크(아래 사진)는 간단히 말해 항공기/선박 등이 레이더 같은 자체 센서로 보는 것을 멀리 떨어진 다른 아군 항공기/선박들도 함께 보는 것.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은데 의외로 어려운 기술이고, 또 의외로 일찍 구현이 된 기술. 그리고 그게 최초로 구현된 곳은 뜻밖에도 보잘 것 없는 캐나다 해군. WW2가 끝나고 세계가 군축에 들어가자 WW2에서 독일군 U-boat 사냥에 헌신하던 캐나다 해군도 사정없이 찌그러 들었는데, 이제는 쏘련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NATO 비스무리한 것이 서방국가들 간에 결성되자 캐나다 해군은 항모와 구축함 등을 잔뜩 도입하여 거기에서도 뭔가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음. 하지만 현실은 가차없는 예산 삭감... 그래서 캐나다 해군은 항.. 2022. 8. 4.
잘러 (Saale) 강 뒤에서 - 나폴레옹의 고민 샤른호스트가 '과연 나폴레옹이 어느 쪽 길로 쳐들어올 것인가'에 대해 골머리를 앓는 동안, 나폴레옹은 4월 13일 조용히 자신의 출정을 자신의 장인 어른인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1세에게 편지로 알렸습니다. 이 편지에서 나폴레옹은 원래 1주일 뒤에나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적군이 엘베 강 서안까지 넘어왔다는 이야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계획보다 출정을 앞당긴다고 담담히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2~3일 뒤에 마인츠(Mainz)에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까지 통보했습니다. 나폴레옹 본인의 출정은 굉장한 기밀 정보였습니다. 그런데 그걸 편지에 공공연하게 써서 어느 쪽에 붙을지 모르는 오스트리아 궁정에 보내는 행동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을까요? 혹시 나폴레옹은 그 특유의 자아도취 때문에 이제 처가댁이 된 오스트.. 2022. 8. 1.
우주선과 위성에서 사용하는 CPU와 OS 일일이 다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아직까지는 IBM PowerPC 기반으로 만든 영국 방위산업체 BAE의 single board computer (SBC)를 많이 쓰는 듯. 가령 NASA가 2018년에 화성에 착륙시킨 InSight 우주선에도 BAE Systems RAD750 SBC를 사용. BAE의 최신 RAD5545 SBC (사진1)도 IBM PowerPC 기반. 물론 엄청나게 비쌈. 이렇게 radiation hardening을 거친 processor가 비싼 이유는 방사선과 각종 입자들의 공격을 버티기 위해 특수 절연재료를 쓰기도 하고 error-correction을 위해 일부 설계 자체를 강화하기도 하기 때문. 무엇보다, 그런 변경의 효과가 어떤지 테스트를 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그.. 2022. 7. 28.
프란츠브뢰첸(Franzbrötchen)의 전설 - 함부르크의 프랑스군 지난 편에서 언급했듯이, 나폴레옹의 1810년 함부르크 합병은 함부르크 시민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대륙봉쇄령에 따른 경제적 몰락과 실업 사태에 덧붙여, 점령군 행세를 하는 프랑스군 병사들을 자신들의 집에 받아들여 먹이는 부담까지도 떠맡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한자 동맹의 중심 도시이자 자유 도시로서 남다른 지위를 누리던 함부르크 시민들에게는 프랑스군이 시내에 주둔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을 크게 갉아먹는 일이었습니다. 프랑스군이 함부르크를 지배한 대략 8~-9년 동안 함부르크는 (좋든 나쁘든) 프랑스의 영향을 짧고도 강렬하게 받았습니다. 그런 영향은 몇몇 거리 이름에도 남아있지만 음식에도 남아있습니다. 바로 프란츠브뢰첸(Franzbrötchen)이라는 빵입니다. (누가 마치 군홧발로.. 2022. 7. 25.
우주로 간 프로세서들 - 방사선과의 싸움 인공위성은 전력 측면에서 항상 가난하다는 말이 언듯 이해가 안갈 수 있음. 우주에는 엄청난 강도의 태양광이 쏟아지는데 구름도 없으니 태양광 발전에 최적의 환경. 그러니 그냥 태양광 패널을 활짝 펼치면 전기는 공짜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실제로 많은 위성들이 좌우로 긴 태양광 패널을 날개퍼럼 달고 있음. 가장 큰 태양광 패널을 달고 있는 것은 역시 가장 큰 인공위성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 사진1)는 총 4장의 태양광 패널 날개를 달고 있는데, 각각의 넓이는 375 제곱미터에 달하고, 여기서 총 75~90 kW의 전력을 생산함. 이런 풍부한 전력을 이용하여 ISS 상에는 약 100여대의 각종 laptop 컴퓨터를 운용 .. 2022. 7. 21.
한자 동맹의 영광 - 함부르크를 둘러싼 소동 나폴레옹은 3월초 마인 방면군의 편성에 열중하면서도 외젠에게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주 편지를 보내며 함부르크의 중요성에 대해 두번 세번 반복했습니다. 외젠으로서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함부르크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쉽게 프로이센-러시아 연합군의 손에 넘어가버렸고, 당연히 나폴레옹은 크게 노발대발했습니다. 다소 나중의 일입니다만, 나폴레옹이 마인 방면군을 이끌고 진격을 시작할 때 다시 외젠에게 편지를 보내 강조한 이번 작전의 2가지 1차 목표는 잘러(Saale) 강 방어선의 확보와 함부르크의 탈환일 정도로 나폴레옹은 함부르크를 중요시했습니다. 함부르크는 훨씬 나중인 5월 30일, 작센에서의 패배를 접한 연합군이 스스로 함부르크에서 철수하면서 다시 나폴레.. 2022. 7. 18.
밀리터리 잡담 - 스파이 위성의 한계와 대안 전기 문제 때문에라도 광학 이미지든 영상 레이더(SAR) 이미지든 위성 자체적으로 데이터 처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실시간 감시 및 탐지에 있어 꽤 문제가 됨. 일단 인공위성은 꽤 많은 데이터를 캡춰함. 매일 수 테라바이트(TB)를 수집한다고. 문제는 이걸 지상 수퍼컴에서 분석하려면 일단 다운로드를 시켜줘야 하는데, 궤도에 떠있는 위성이라고 해도 항상 기지국과 고속통신이 되는 것이 아님. 민간 위성의 경우는 대개 자국 내의 기지국 상공을 지나갈 때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음. 근데 보통 다운로드 받을 기지국 상공 범위를 지나가는 시간이 불과 십여분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고. 그러니 10분 안에 (만약) 100 Mbps 속도로 다운로드를 받는다고 하면... 많아야 60GB 밖에 다운로드 받지 못함. 참고로 Mo.. 2022. 7. 14.
연합군 내부의 상호 불신 - 엘베 강과 튀링겐 숲 사이에서 샤른호스트가 아무 설명없이 다짜고짜 블뤼허에게 '뮐베르크에 다리를 놓으십시요'라고 요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유사시 드레스덴을 거치지 않고도 즉각 엘베 강 동쪽으로 퇴각할 수 있는 탈출로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드레스덴 북쪽, 그러니까 엘베 강의 더 하류 쪽에 새로운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아울러, 너무 서쪽으로 진격하면 고립되어 각개격파 당할 위험이 커진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샤른호스트의 이런 조바심을 이해하려면 북부 독일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4개 도로 중 라이프치히 경로와 드레스덴 경로의 위치를 보셔야 합니다. (호프에서 드레스덴으로 향하는 최남 도로의 바로 남쪽은 오스트리아 영토인 보헤미아, 즉 체코였는데, 그 국경은 바로 얼츠 산맥이었습니다. 영어로 오어(Ore) 산맥이라고 하.. 2022. 7. 11.
항공모함 조준? 그거 인공위성으로 하면 되는거 아뇨?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생생히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제공하는 민간 위성업체 Maxar의 native 해상도는 30cm. 아래 사진이 30cm 해상도. 픽셀 하나하나 사이의 거리가 실제 물체로 따지면 30cm에 해당한다는 뜻. 이것도 엄청나게 진보된 것이며 '쓸데없는 고퀄'에 해당할 정도. 가령 NASA가 1970년대부터 꾸준히 쏘아올려 지구 표면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Landsat 프로그램의 경우, 1999년 발사된 Landsat 7 (아래 사진)의 해상도는 15m. (cm가 아니고 m 맞음) 미국의 스파이 위성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2019년 8월 30일, 우리 트황상께서 아무 생각없이 트위터에 올리신 이란 로켓 발사 사고 현장 위성 사진 (아래 사진)의 해상도는 10cm. 최대 해상도는 당연히 기밀이지.. 2022. 7. 7.
네 갈래의 도로 - 샤른호스트의 고뇌 3월 30일, 드레스덴에 도착한 블뤼허는 하르덴베르크에게 엘베 강을 건너 진격을 시작하겠으며, 베를린 점령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던 비트겐슈타인의 러시아군도 함께 움직여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바로 이때 4일 전에 비트겐슈타인이 보내온 편지가 비로소 도착했습니다. 그 내용은 자신이 베를린과 마그데부르크 사이의 딱 중간 위치인 벨지히(Belzig)에 사령부를 차렸는데, 여기서 샤른호스트와 만나 향후 작전계획을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좋게 말하면 그런 것이었고 공손한 표현 뒤의 실질적인 내용은 샤른호스트와 향후 작전 계획을 논의하기 전에는 한발자욱도 더 전진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샤른호스트는 당장 말을 달려 하룻만에 벨.. 2022. 7. 4.
미해군 항모전단에 대한 소련 해군의 대응 - 우주전쟁 나찌 패망 이후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고 패권을 다투던 쏘련은 내심 큰일났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힘. 무시무시한 미국과 패권을 다투기엔 자신들의 기술력과 물량이 너무 딸린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 특히 육군과 공군에서는 어느 정도 비벼볼 수 있었으나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에는 쏘련 해군은 지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후짐. 그래서 쏘련은 일단 미해군과 정면 대결은 피하고 잠수함, 장거리 폭격기, 그리고 대함 미쓸 개발과 배치에 치중. 문제는 그럴 경우 별로 넓지도 않은 쏘련 영해에서 미해군과 어느 정도 싸워볼 만해졌으나, 대서양이나 태평양은 고사하고 공군 전투기들의 활동 범위를 벗어나는 북해 일대만 해도 항모를 앞세운 미해군에게 도저히 대적이 안됨. 장거리 폭격기로 그 갭을 메꾸려 했으나 F-14.. 2022. 6. 30.
스페인 모델의 실패 - 냉정한 작센 사람들 3월 30일, 드레스덴의 강북 신도시 노이슈타트(Neustadt)에 들어온 블뤼허는 브레슬라우 사령부에 있던 하르덴베르크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 편지에서 블뤼허는 노이슈타트와 드레스덴 구도심지 알트슈타트(Altstadt)를 연결하는 아우구스투스 다리의 폭파에 대해 언급하며 이로 인해 작센인들의 반(反)프랑스 감정이 악화되었다고 썼습니다. 실제로 드레스덴에 입성한 프로이센군은 드레스덴 시민들로부터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고, 나폴레옹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체제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그냥 불만 가득한 침묵을 지켰을 뿐 말썽을 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프로이센군도 엄정한 군기를 준수하여, 드레스덴은 물론 모든 작센 주민들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드레스덴에 입성한 이후 블뤼허가 자신의 부.. 2022. 6. 27.